No Kidding, I’m an Extra RAW novel - Chapter (379)
EP.423 유리야 미안해 # 8
“이야, 세상에. 그런 게 다 있냐?”
보이드 프린세스의 템 성능을 직관한 유리가 놀라워하면서 말했다. 투명장막의 성능은 정말 상상 이상이니 충분히 놀랄 만하다.
“어디서 이런 걸 구했어? 시발 처음 보는데? 어떻게 이 작은 거에 이런 투명 성능이 다 있지?”
근데 우리가 보이드 프린세스에 대한 설명을 했던가?
“아, 맞다. 그건요.”
“…아.”
레오나의 시후의 시선이 유리를 향한다.
“뭔데?”
“김근철이. 설명 누락한 부분까지 전부 설명해주세요.”
“어, 그래. 유리야. 그건 사실 이계의 아이템인데 말이야.”
“이계의 아이템이라고? 그게 뭔 개소리야?”
그게 개소리가 아니라 진짜야, 유리야.
유리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팔찌를 잡아 들었는데, 저건 다름이 아니라 괴인이 준 물건이다. 그것도 엄청난 괴인이 준 물건.
“괴인한테서 탈취한 물건인가? 사용법 알아내는 게 거의 불가능했을 텐데?”
말해 무엇하랴!
“사실 받은 거야.”
“누가 줬는데?”
“보이드 프린세스라고 있어. 그 약간 S 급 괴인 같은 사람.”
“크크크, 이 새끼 뭔 개소리를 하고 있어.”
유리가 가볍게 툭툭 잽을 날리면서 씨익 웃었다.
“야. 빨리 좀 말해봐. 궁금하니까. 친구한테 숨기기 있기? 없기?”
“없기!”
야호!
신이 나 만세를 부르며 점프하니 기운이 넘치게 된 유리도 활짝 웃으면서 나를 따라 구호를 외치며 점프했다.
“없기! 그래서 누가 줬는데?”
“보이드 프린세스라고 있어. 그 약간 S 급 괴인 같은 사람.”
“야. 진짜 지랄하지 마.”
“진짜야.”
“뭐?”
ㅡ스르륵.
유리의 얼굴에 띈 미소가 사라진다… 미안해. 유리야.
진짜야.
“구라 아니고?”
“어. 내가 아까 설명을 누락 했는데, 시후의 힘이 통령군주의 힘과 유사하다고 알려줬던 게 바로 보이드 프린세스라고. 어쩌다 보니 그렇게 대면한 다음에 알게 되었지.”
“아니… 무슨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유리가 구라치지 말라는 듯 레오나랑 시후의 얼굴을 확인했다. 지금 내가 구라치는 거라고 확인받고 싶은 마음이겠지만, 이미 둘 다 진실을 알고 있다.
“정말이에요, 우유리. 어쩌다 보니 보이드 프린세스와 접촉하게 되었죠.”
“…”
“조금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우연찮게 김근철이가 타겟이 된 거예요. 그 상태로 김근철이는 협박을 받아서 반 강제로 그 괴인의 요구를 따르게 됐고요. 아무리 그래도 S랭크 괴인인 만큼 김근철이가 깝칠 수는 없었죠. 그것부터 시작해서 여기까지 온 거랍니다.”
나이스한 설명이다.
ㅡ비틀.
“아니, 유리야!”
“허억!”
순간 유리가 비틀거려서 시후랑 같이 잡아줬다!
“왜 그래! 많이 놀랐어!”
그 상태로 침대에 앉혀줬지만, 유리는 아주 충격을 받은 듯한 얼굴 그대로였다.
나였어도 존나 놀랐을 설명이니까.
“아니… 시발 이게 무슨 소리야. 갑자기? S랭크 괴인이 나와?”
“그,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나는 지금 뭔가 믿을 수가 없는데? 협박? 그게 뭔데? 자세히 말해봐.”
“어.”
바로 나와 보프 사이에 있던 커넥션에 대해서 설명해줬다.
“시작은 그 하수인을 우연찮게 마주친 거였지.”
뭐 대충 그 탓에 타겟이 되었고, 협박을 받게 되었다. 아무리 그래도 난 당시에 좆밥이었다. 그런 괴인이 각 잡고 뭔가를 하려고 한다면 속수무책이니 신고도 하지 못하고 당해줬다.
“정말 굴욕적인 일이었다. 내 힘만 충분했어도 어떻게든 기회를 잡아서 쓰러뜨렸을 텐데 말이야. 아직도 억울해. 그때의 난 너무 약했으니까.”
보프는 적이다.
하지만 힘이 없었기에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연관이 된 상태로 살다 보니 여러 가지 정보가 귀에 들어오더라고. 그래서 지금은 녀석의 요구를 들어주는 척하면서 정보를 뽑아내는 중이야.”
뭐 그렇게 유리에게 설명을 마쳤다.
“…”
유리는 팔짱을 낀 채 입을 닫고는 바닥을 보면서 뭔가를 생각하는 것처럼 조용히 입을 닫았다.
“통령군주랑 보이드 프린세스.”
그리곤 마침내 입을 열고 말한다.
“거기에 이번 그 콜로서스 사태라… 뭔가 좀 많이 연결되어 있는 것 같긴 한데.”
“그렇지?”
“근데 그 정보의 출처가 그 괴인년 아니냐? 김근철이 니 속고 있는 거 아냐?”
“그 정도 위험은 처음부터 감수하고 있었어, 유리야. 무엇보다 시후의 안전이 걸린 일이니까.”
“…음.”
“걸러 들을 건 걸러 들어야 하지만 신빙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거기까지 말하니.
유리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이 새끼들… 왜 이거 말 안 하고 있었는지 좀 이해가 되네. 단순히 통령군주의 비밀 뿐만이 아니라 괴인까지 연관되어 있다면… 위험할 수밖에 없겠네.”
“그래.”
“뭐, 그래. 대충 알았어. 어쩔 수 없는 상대라면 정보수집을 좀 해야겠지. 보이드, 보이드 프린세스라…”
깊게 생각하는 듯한 모습.
유리가 자기 턱을 쓸었다.
“그동안 활동하지 않던 괴인인데 말이지. 뭐, 좋아. 일단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보자고. 좀 믿기 힘든 이야기긴 한데, 친구 말 믿어야지.”
“유리야…!”
“그리고 한마디만 더 하겠는데.”
“응?”
ㅡ처억.
돌연 유리가 내게 헤드락을 걸었다.
어?
“그런 일! 있으면! 진작에 좀 처 말하라고! 이 새끼야아아아!”
“어이고오오오오!”
ㅡ꽈악!
무슨 기계에 말려 들어간 것 같은 이 기분…! 유리의 팔이 조여들면서 가슴이 내 얼굴을 찌부라트릴 듯 압박한다!
“허억! 우유리! 그만! 그만하세요오옷!”
“야! 지금 근철이 얼굴에 가슴 닿고 있잖아!”
바로 레오나랑 시후가 와서 도와줬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얼굴 터질 뻔했다.
“크윽, 유리야. 얼굴 찌부러지는 줄 알았잖아.”
“닌 좀 찌부러져야 돼, 이 새끼야. 아니. 학기 초부터 그랬다면서 말 한마디를 안 했네? 대체 그동안 뭐 하고 산 거냐?”
“그러게 말이다.”
“이 새끼 비밀이 왜 이렇게 많은데. 어? 뭐 하는 놈이야, 너?”
유리가 손가락으로 내 볼을 꾹꾹 누르면서 위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아, 이러면 진짜 녹음기를 킬 수밖에 없잖아.
아깐 그렇게 울어놓고 이렇게 벌써 일진 모드라니.
녹음기가 운다.
“그건 또 그렇네요. 하여간 진짜. 김근철이가 비밀이 많긴 하죠.”
“난 비밀이 없는 남자야.”
“지랄하지 마.”
나만큼 겉과 속이 같은 사람이 또 어디 있다고.
“뭐 근철이가 그렇긴 하지… 아무튼. 그런데 배고프지 않아? 슬슬 저녁 먹으러 갈까?”
그때 시후가 밥때를 알렸다.
요긴한 녀석 같으니라고.
“그거 좋지. 뭐 먹냐?”
“음, 여기서 시켜 먹을까요?”
“오! 그러자!”
치킨 먹어야지!
*
*
*
‘어째 하루가 길었네요.’
저녁 식사를 하고 시간을 좀 보내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레오나는 호텔 테라스에 선 채 하늘을 보며 생각을 정리했다.
‘잘 풀려서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죠?’
우유리에게 비밀을 들켰을 때는 큰일이라고 생각했지만, 동시에 올 게 왔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친구끼리 영원한 비밀은 없는 법이니까.
‘아니, 그런데 그거 어떻게 알았냐구요.’
설마 그때 미행을 하던 건 자신뿐만이 아니었나? 그렇다면 여태까지 우유리는 김근철이를 얼마나 미행했을까.
자신도 모르게 그러다니 정말이지 놀랍다.
‘우유리 이 무서운 녀석… 하여간 김근철이 당신이 문제예요. 이 미행을 부르는 녀석 같으니.’
다 김근철이가 문제다.
아무튼.
숨겨왔던 비밀을 들킨 것 치곤 아주 잘 풀렸다. 솔직히 말해서 너무나 민감한 비밀이다. 호탕한 우유리라고 해도 어떻게 말할지 모를 상황이었다.
그런데 우유리는 우리의 편을 들어줬다.
레오나는 그것에 아주 큰 감사를 느꼈다.
‘쭉 숨기고 있었는데 다 이해해줬네요.’
너무나 고맙다.
“…”
ㅡ스윽.
레오나는 고개를 올려 심야의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별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 것이라곤 인공위성의 불빛. 날씨도 차가운데 하늘도 텅 빈 것 같아서, 가슴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찬바람이 들어오는 것 같다.
‘…김근철이.’
말할 타이밍을 놓쳤다.
김근철이의 이야기를 들을 때. 처음에는 너무 놀라서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좀 지나니 다 떠올릴 수 있었다.
‘당신, 보이드 프린세스에게 부모님을 잃지 않았나요?’
김근철이의 출생에는 상당히 어두운 비밀이 있다. 바로 S 랭크 괴인에 의해 부모님을 잃었다는 사실이다.
놀라서 까먹고 있었지만, 레오나는 그 사실을 저번에 떠올렸다.
동시에 의문이 떠오른다.
‘김근철이 당신은 늘 복수하고 싶어 했죠. 자신의 모든 것을 앗아간 그 보이드 프린세스에게.’
분노로 가득 찬 과거가 그것을 증명한다.
요즘 김근철이는 자신의 케어를 받고 착해빠진 순둥이가 되었지만, 아카데미에 입학하기 전의 김근철이는 상당히 난폭한 아이였다.
그 분노는 필시 괴인에게 부모를 잃은 불우한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 분명하리라.
그런데 그런 김근철이가.
‘보이드 프린세스와 교류를 하고 있었다니.’
아무렇지도 않은 척.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복수를 하기 위해 숨을 죽이고 있었던 건가요.’
추론.
레오나의 추리는 거기까지 닿았다. 그렇다. 김근철이는 보이드 프린세스를 증오한다. 복수하고 싶어 한다.
그런 김근철이에게 있어서, 그 교류는 우연이었지만 아주 좋은 기회였을 것이다. 복수해 마지않을 자신의 원수를 다시 만나고, 계속 얼굴을 볼 수 있는데 얼마나 기쁠까.
그래서 신고하지 않았다.
신고를 하는 대신 요구에 따른다는 결론은 어지간해선 낼 수가 없다. 이것은 필시 복수를 위해서 기회를 잡는 것이 분명하다.
자신의 손으로 복수를 이루기 위해서 아주 냉정하게 마음을 잠시 접어둔 것이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하면서.’
김근철이에게 비밀이 많이 있다고 한 것은 결코 빈말이 아니다. 김근철이는 지금도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하면서 복수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친구들 덕분에 분노를 가라앉히고, 착한 영웅이 되고, 유쾌하게 웃고 있지만, 그 마음속에 있는 복수심은 아직도 증오를 원동력 삼아 강하게 타오르고 있는 중이다.
모두에게 그것을 숨긴 채 혼자서 칼을 갈고 있는 것이다.
“…읏.”
그 분노에 압도된 레오나는 도저히 이 이야기를 꺼낼 수가 없었다.
몸서리가 쳐진다.
‘김근철이… 그동안 보이드 프린세스를 만나면서 얼마나 큰 증오를 느끼고, 그것을 참아냈을까요?’
김근철이가 그런 복수심에 사로잡혀, 증오를 불태우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미어진다. 아직도 김근철이는 그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