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d-working billing engineer RAW novel - Chapter 186
열일하는 과금 기사 185화
[주식N : 관심주의 주가가 급격히 하락했어요!] [네메시스(↓10%)]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왜냐하면 내가 네메시스의 주식을 꽤 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NPC를 소환하거나 게시판 패치를 하기 위한 수준이라 그리 많지는 않지만, 최근 네메시스 주식이 워낙 비싸 그것만 해도 억 단위의 돈이다.
“아니, 대체 뭔데. 몬스터 사태 관련한 부정 이슈가 터졌나?”
짐작 가는 일은 있다. 아닌 게 아니라 게임 속 몬스터들이 현실로 쳐들어오고 있지 않은가? 심지어 개중 상당수가 어느 게임의 어떤 몬스터인지 다 밝혀져 있는 상황.
‘솔직히 화풀이를 당해도 이상할 게 없지.’
이곳이 게임신이 지배하는 34지구가 아니었다면 몬스터 사태의 피해자들이 이미 옛날 옛적에 게임사를 불태우고 대표를 목 매달았을 것이다.
물론 그들을 추궁하고 해코지해 봐야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겠지만 원래 인간은 그리 합리적이지 않은 동물.
그렇게 해서 얻을 게 하나 없다고 해도 단지 기분을 풀기 위해 능히 그러한 짓을 벌이는 존재다.
‘바꿔 말해…… 다른 문명에서는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도 모르고.’
현재 몬스터 사태에 얽힌 11종의 게임 중 34지구에서 발매한 게임은 3종이다.
내가 플레이하는 MMORPG 리벤지.
실력 갓겜, AOS 블레이드&매직.
로그 라이크류 하드코어 게임, 가장 어두운 절망.
나머지 8종의 게임 중 4종 또한 34지구에서 만들어지지는 않았지만, 서비스가 되거나, 적어도 그 정체는 알려진 게임이다.
‘멀린이 제작한 카드 게임, 다크 스타가 그런 경우지.’
그리고 나머지 4종은 어디서 나온 것인지 정체도 모를 것들이다. 뭐 게임 스타일이야 다 뻔하지만 적어도 구체적인 정보는 없는 경우.
짐작이지만, 34지구 출신이 아닌 다른 문명권에서 저 게임들의 개발자나 서비스 업체는 온갖 수난을 당하고 있을 것이다.
“뭐 그래도 당장 중요한 건 네메시스지.”
나는 체다의 배를 두들겨 인터넷을 뒤졌다.
몬스터 사태로 혼란의 도가니인 온갖 기사와 뉴스 사이에서 내가 원하던 정보들이 보인다.
온갖 뉴스, 오르고 떨어지는 주식. 정부의 발표와 사람들의 반응.
돈에 관심이 많은 사회인이며 인류 제국의 경영자인 나는 이내 사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
‘자본이 이동하고 있다.’
게임 산업에 투자되었던 자본 중 상당수가 전쟁 관련 기업과 인물들에게로 옮겨졌다.
리벤지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다.
세계 자본의 판 자체가 새로이 짜이고 있었다.
‘너무나 일사불란하다. 이건 개개인이 움직여 나올 수 있는 결과가 아니야.’
마치 내가 골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NPC를 소환해 아이템들을 풀거나 플레이어들의 직업과 스킬 북 등을 제한적으로 풀어 밸런싱을 맞추던 것과 비슷하다.
명백하게 느껴지는 [위]의 의지.
즉, 이 모든 것은.
‘전쟁 준비.’
지금껏 34지구는 평화로웠다.
34지구의 역량은 너무나도 강해서 몬스터 사태라는 이 우주적인 재앙조차 남의 일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도시 한가운데 전투 오우거가 등장해도 일반 시민들한테 몰매를 얻어맞고 죽는데 무슨 사건 사고가 벌어지겠는가?
그러나 그런 34지구에서조차…… 22레벨의 초월급 몬스터 11체의 습격은 충격이었다.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장난스러운 글들이 보인다.
[아! 신적인 초월자 지구에서는 3분 요리?] [여기 초월자 단 11마리!] [초월급 몬스터 : 아니 여기가 어디여 ㅅㅂ]초월급 몬스터를 비웃는다. 그뿐이 아니다.
[초월자 한 명 없이 초월급 순삭하는 기가스 부대.JPG] [전 우주가 경악하는 34지구의 위엄.] [군대가 초월자를 쉽게 상대할 수 있는 11가지 이유.] [초코님 너무 귀여워 ㅠㅠ 우리 집에서 키우면 안될까요?]└초코(재산 3000조) : 집사야 가서 푸와그라 좀 챙겨 와라.
[신규 초월자 한재연이 광속으로 내달린 사연은?]평소에 보기 힘들던 지구뽕이 난무하고 초월자들을 칭송하고 칭찬한다.
역설적이지만, 이는 오히려 사람들이 위기감을 느끼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평화롭고 여유로운 34지구의 기본적인 풍조란 모든 것에 쿨한 쪽에 가까웠으니까.
‘솔직히 너무 잘 막은 거지.’
그렇다. 이번 초월자들의 공격은 누가 트집 잡기도 어려울 정도로 완벽히 방어했다. 바꿔 말하면 그렇게 막아 냈음에도 수천 명이 죽은 것이다.
만약 초월자들이 방어에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지 않았다면?
적들의 공격 위치를 제대로 예지해 내지 못했다면?
전투가 3분이 아니라 10분이나 20분에 걸쳐 이루어졌다면?
‘만약에 그랬다면…… 수천 명이 아니라 수십만 명도 죽을 수 있었다.’
평화에 익숙해져 있던 34지구의 사람들은 그 사실에 충격과 공포를 느꼈고 그것은 고스란히 [여론]이 되었다. 심지어 [위]에서 거기에 앞장서기까지 하니, 이미 터질 듯 응축되어 있던 34지구의 역량이 방향성을 가지기까지 얼마 걸리지도 않는다.
“이게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감이 안 오네. 뭔가 대대적인 규모로 벌어질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당장 중요한 건 주식.
이미 10%나 떨어져 천만 원도 넘는 손해를 보았지만…… 어쩌면 이건 기회일지도 모른다.
좋게 생각하면 할인 찬스가 아니던가?
계속 잘나가던 리벤지가 이렇게 급락하는 건 극히 드문 일이다.
네메시스 – 11,133,110원(-1,253,200원)↓
10%가 넘게 떨어졌지만, 여전히 비싸다.
“아…… 122만 원일 때 잔뜩 샀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때는 내가 돈이 없었다.
요번에 고작 3분 싸운 거로 번 150억이 그때 있었으면 리벤지 주식 1만 주도 샀을 텐데……
“그래. 지금은 돈이나 더 벌어 두는 게 맞겠지…… 그런데 설마 웹소설 조회 수도 줄지는 않겠지?”
불안해하면서도 자리에 앉아 작업을 시작한다.
10년의 세월 동안 쌓이고 쌓인 원고의 비축분은 실로 어마어마해서 한 번에 풀었다가는 오히려 문제가 생길 정도였기에, 나는 한 작품을 잔뜩 올리기보다 여러 작품을 동시 연재하는 식으로 하루 종일 타이핑을 이어 나갔다.
“로그인.”
“로그아웃.”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나는 계속 타이핑을 이어 나갔다. 물론 온종일 필사만 한 것은 아니다.
⤷지존법사 : 킬리씨 무한탑 3층에 층주 떴습니다!
⤷킬리언스 : 바로 달려가겠습니다!
⤷아레스(길드 마스터) : 재연 씨 바쁘실 텐데 쟁에 껴도 괜찮겠어요?
⤷킬리언스 : 틈틈이 하는 거니 괜찮습니다!
⤷아레스(길드 마스터) : 허허. 초월자가 끼는 쟁이라니 가슴이 웅장해지는군요.
길드의 [형님]들은 더 이상 나를 동생으로 여기지 않게 되었다. 하기야 아는 동생이 국회의원 배지만 달고 와도 부담스러운 게 사람인데 아예 존재를 초월한 무언가가 되었으니 부담스럽지 않으면 이상한 일이리라.
그러나 나는 굳이 게임 속 인연을 끊지 않았다. 이 관계는 나에게도 도움되기 때문이다.
⤷아레스(길드 마스터) : 저기 재연씨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데 국장이 자꾸 부탁해서……
⤷킬리언스 : 아 방송 이야기인가요? 제가 번호를 알려 드릴 테니 그걸 전해 주세요.
⤷아레스(길드 마스터) : 정말로? 오! 고마워요!
⤷지존법사 : 아니 형님 ㅋㅋㅋㅋㅋ 청탁하는 거 봐 ㅋㅋㅋㅋㅋ
⤷킬리언스 : 청탁은요 연결이죠 연결. 페이만 잘 맞춰 주시면 상관없습니다 ^^!
⤷아레스(길드 마스터) : 하하! 그 친구가 그리 박하지는 않으니 기대해도 될 겁니다.
슬금슬금 연락처를 흘린다. 연락처를 흘린다고 개나 소나 연락할 거라는 걱정은 하지 않는다. 아무리 34지구가 마경이어도 초월자가 우스운 존재는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상대가 장관급 권력자만 되어도 연락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운데, 무력을 가진 초월자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두두두두.
두두두두두!
24시간 게임을 돌리며 타이핑을 이어 나간다. 이제는 익숙해진 필사 속도는 하루에 40여 권!
그러나 어느 순간.
두두두…… 콰득!
“아.”
타이핑을 버티지 못한 키보드가 기어코 박살 나고 말았다.
나름대로 고르고 고른 물건이지만, 하루 40권을 매일매일 타이핑하는 미친 일정을 견디지 못한 듯했다.
“부서진 김에…… 잠시 스톱해야겠다.”
지난 4일간의 집필로 150권이 넘는 비축분을 쌓아 두었다. 물론 내게는 그렇게 쌓은 비축분보다 훨씬 더 많은 원고가 있었지만, 웹소설이라는 게 원고만 있다고 무한정으로 캐시를 만들어 내는 요술 방망이가 아니다.
‘시장이 상품을 소화할 시간이 필요해!’
연재가 느릴 때는 독자들이 연참을 외치기 마련이고 연재 속도를 늘리면 당연히 매출도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연재 속도를 무한히 늘린다고 매출도 무한히 늘어나겠는가?
아니다.
매일 한 권씩만 연재해도, 언젠가 독자는 따라오지 못할 날이 올 터였다.
무엇보다 독자는 읽기 위해 결제하는 것이니, 당연히 읽을 수 있는 선에서만 구매한다.
독자도 다 사람이고 개인 생활이 있는데 매일같이 책을 몇 권씩이나 읽을 수 있을 리가.
그게 가능한 인간은 정말 한 줌의 한 줌에 불과하겠지.
“소설 말고 다른 방식으로도 벌어야 해.”
나는 주식 앱을 켜 네메시스를 확인했다.
네메시스 – 9,886,330원(+11,200원)↑
고점 대비 15% 넘게 떨어졌던 네메시스의 주가는 하강을 멈추고 서서히 반등하고 있었다.
네메시스에 큰 악재가 있던 것도 아니니 사실 이만큼이면 많이 떨어진 것이다.
“일단…… 100억 원치만 사자. 체다.”
내 부름에 체다가 작게 울고는 고개를 나와 눈을 맞춘다.
홍채 확인.
할짝!
손을 내밀자 손가락을 핥는다.
DNA 확인.
“야옹!”
100억의 자금이 주식으로 바뀐다. 이로써 내가 가진 네메시스의 주식은 원래 가지고 있던 것까지 더해 1,050주가 되었다. 과거에 내가 얼마 되지도 않는 돈으로 2,000주를 샀던 걸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지만…… 그동안 리벤지의 위상이 달라졌으니 어쩔 수 없다.
‘이걸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는 차차 알아보기로 하고…….’
일단 중요한 것은.
돈을 더 버는 것이다.
나는 체다를 이용해 전화를 돌렸다.
먼저, 영화감독 앨런.
[오! 드디어 시간이 난 거야? 자리는 물론 있지! 지금 준비와 협의가 거의 끝나가네! 2주 후면 시작할 수 있을 거야!]역시나 당장 시작할 수 없었지만 예상하던 문제.
다음은 용병 관리청이다.
[임무 배정이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지원하실 수 있는 임무는 17건입니다. 관련 정보를 보내드릴 테니…….]드디어 시작된 용병업.
그러나 끝이 아니다.
[네? 방송이요!? 불감청(不敢請)이지만 고소원(固所願)이죠! 재연 씨라면 내일 당장이라도 가능합니다! 네? 최대한 비싼값에 많은 방송에 출연하고 싶다고요? 참, 양아치 같은 소리지만…… 당연히 가능합니다!]신나하는 나태석 PD의 목소리를 들으며 스케줄을 정리한다.
“아…… 매니저를 둬야 하나?”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지만, 월급이 아깝다.
내가 어떻게든 해 보고 그 돈으로 주식 1주를 더 사는 게 이득이리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광고에 대해서…….”
“야옹!”
그때 체다가 갑자기 울었다.
“뭐야? 벌써 방송국에서 전화가 왔나?”
의아해하며 체다를 본다. 녀석의 이마 위로 글자가 떠올랐는데, 뜻밖에도 상대는 방송국 사람이 아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방송국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플라워.]크로매틱 드래곤의 머리 중 하나인 그린 드래곤의 이름이 거기에 있었다.
“아니, 갑자기 무슨 일…….”
“야옹!”
체다가 또 울었다. 연락이 별로 안 올 거라는 예상이 무색할 지경. 다시 이름을 확인한다.
이번에는 확실히 방송국 사람이 아니다.
[배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