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d-working billing engineer RAW novel - Chapter 233
열일하는 과금 기사 23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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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크라 중급 초월자에 대한 정보는 극히 드물다. 힘을 쌓으면 세상을 뒤흔들고 우주에 큰 사건을 일으키는 다른 황제 클래스와 달리 차크라 중급 초월자들에 대한 소식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차크라 능력의 극의(極意)는 결국 채널링(Channeling).
그들은 경지가 올라갈수록 특정 요소에 깊이 감응하고 동화되어 버린다. 간혹 남겨진 정보들은 그들이 더욱 큰, 혹은 너무나 작은 세계로 떠나 버렸다는 이야기들뿐이다.
[아니…… 여긴 어디야? 이게 뭔데?]새까만 머리칼의 소녀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아무것도 없는 세상을 내달리고 있다. 온통 하얗기만 한 세상 속의 유일한 검정이 도드라지게 눈에 띈다.
“야-! 인간! 한재연! 여기 어디야? 지금 보고 있지?!”
약간이지만 공포마저 담긴 표정으로 소리치고 있다. 아무래도 너무나 넓어진 내면세계가 낯설게 느껴진 듯했다.
“소리 지르지 마. 아직 익숙하지가 않아서 머리가 울려.”
[한재연!] [시점]에 집중해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서 육체를 빚어낸다. 다만 그 감각이 지금까지와 달리 너무나 생생하다.‘여기가…… 내면세계가 맞긴 하지?’
차크라 중급 초월자에 대한 정보는 극히 드물고 경지에 대한 묘사도 중구난방이다. 그들이 다루는 요소와 깨달음에 따라 능력의 방향성이 완전히 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아니…… 사실 진짜 문제는 그런 게 아니지. 그 어떤 아트만을 데려와도 나와는 상황이 다를 테니까.’
나름 열심히 차크라를 수련해 왔지만 내 차크라 경지는 여러모로 정상이 아니다. 무공으로 치면 내공만 한 100갑자쯤 있어서 휘두르는 수준에 불과한 것.
솔직히 말하자면 구 층의 차크라도 태반은 써먹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여기 왜 이렇게 넓어졌어?]“천원을 정복했으니까.”
[아니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넓어지는 건…….]혼란스러워하는 히페리온을 두고 내 상태를 확인한다.
천원(天元)을 정복하면서 내 차크라 능력의 격(格)이 상승했다. 내면세계 하나만을 기준으로 하자면 지금의 나는 황제 클래스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
그러나 정말로 그런가?
‘전혀…… 아니군.’
역량의 증가가 전혀 없다.
내면세계가 더 넓어졌으니 더 많은 요소와 더 높은 경지의 차크라 술식을 사용할 수 있게 되긴 했지만…… 최근에 술식으로 싸웠던 때가 언제였던가?
내 역량이 초월자에 도달하면서 차크라 능력은 사실상 곁다리에 불과하게 되었다. 그나마 요소 무공(武功)이 천문에 도달해 전력 상승에 기여하는 정도.
‘차크라 용량은 구 층 때에도 남아돌았고…… 솔직히 차크라 경지에 비해 술식 역량이 너무 떨어져.’
그러나 이제 와서 술식을 수련해 봐야 어느 세월에 초월급까지 성장시키겠는가? 농담이 아니라 수십 년을 수련해도 장담할 수 없다.
[저기, 나는 바다로 보내 줘.]“왜 그러는데? 여기에서도 잘 지냈었잖아.”
히페리온은 나와 연결된 검령(劍靈)으로서 내 심상 안이라면 어디에라도 있을 수 있었다.
지금이야 대해에서 소설이나 보며 시간을 보내긴 하지만, 원래는 내면세계가 제자리인 것.
그러나 그녀는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까지와는 달라…… 여기에 못 있겠어. 빨리…….]어쩐 일인지 극도로 초조하고 불안해 보이는 모습에 그녀의 어깨를 잡는다.
팟!
대해로 넘어오자 초조해 보이던 그녀의 얼굴이 풀어진다.
[휴…… 훨씬 나아. 고마워.]“……진짜 심각한가 보네.”
평소와 전혀 다른 태도에 나 역시 진지해진다. 아무래도 이번에 확장된 내면세계가 그녀에게 강한 압박감을 주는 모양.
‘앞으로는 대해에 머물게 하든지 아니면 마검으로 돌려보내야겠다.’
물론 소설에 맛들인 녀석이기에 마검으로 돌아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긴 하다.
팟!
내면세계로 돌아와 끝없이 펼쳐진 백색의 공간을 둘러본다.
“뭐…… 예상은 했지만.”
쓰게 웃는다.
“넓어진 게 끝인가.”
황제급 클래스 올 마스터에 대해서는 엄청난 기대를 했던 반면. 천원의 정복은 밀린 숙제를 해결하는 기분으로 수행했다.
무량구층의 구조를 벗어난, 흔히 십 층이라 불리는 경지는 황제 클래스의 차크라 능력자나 가질 수 있는 것이지만…… 그에 걸맞은 차크라 역량이 없는 이상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뭐 그래도 강해진 것만은 틀림없지. 무공도 무공이지만. 이걸 활용할 방법도 찾아 봐야겠어.하지만 그 전에……”
중얼거리며 슬쩍 자세를 낮춘다.
“일단 여기가 얼마나 큰지 확인해야겠다.”
꽝- 쾅 – 쾅!!
무지막지한 기세로 질주한다.
음속을 아득히 뛰어넘는 속도로 한참을 질주하자 새하얀 세상을 가로막고 있는 거대한 벽이 모습을 드러낸다.
초월적인 감각에 불투명한 돔 형태의 공간이 느껴졌는데, 그 크기가 보통이 아니다.
“이게 뭐야. 천 킬로미터도 훨씬 넘겠는데…….”
그 정체를 파악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아르데니아…….”
소우주로서 독립차원으로 존재하던 아르데니아가 내면세계로 들어와 버렸다. 손을 대 표면을 만져 보자 별문제 없이 안과 밖을 오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좀 더 가 보지.”
아르데니아를 두고 계속 전진한다.
천 킬로미터, 만 킬로미터.
‘크다.’
가속한다. 전력을 다해 달려리자 순식간에 수십만, 수백만 킬로미터를 넘어 수천만 킬로미터에 이른다.
그리고 마침내 1억 킬로미터.
결국 발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아니 아무리 물리세계가 아니라 해도 이건 너무한 거 아닌가?”
순간 공간이 무한히 펼쳐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지만 점점 내 인식 범위 안에 들어가는 내면세계의 [시야]는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 주고 있었다.
쾅! 쾅! 콰콰쾅!!
광속에 준하는 속도로 끝없이 돌진한다. 현실과 달리 부담이 훨씬 적다.
이곳은 물질계가 아닌 나의 내면세계.
이곳에서 나는 반쯤 신이나 다름없는 존재다.
쿠구궁!!
천둥벼락 소리와 함께 질주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3억 킬로미터쯤 이동하니 공간의 끝에 도달한다.
“와…… 아르데니아에서 누가 나온다고 해도 끝까지 올 일은 거의 없겠는데?”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가 1억 5천만 킬로미터라는 걸 생각해 보면 실로 무시무시한 넓이.
그리고 그렇게 도착한 세상의 끝에는,
눈부시게 빛나는 거대한 항성(恒星)이 있었다.
“……태양?”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이다. 왜냐하면 그 태양은 내 내면세계가 아니라 [그 너머]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면세계 밖의 존재이기 때문일까? 나는 여기까지 달려오는 동안에 아무런 빛도 열도 느끼지 못했다.
“아니 무엇보다…… 내 내면세계에 어떻게 [밖]이 있을 수가 있지?”
의아해하며 공간의 끝에 손을 올린다.
손을 대자마자 안의 정보가 느껴지던 아르데니아와 달리 차원의 끝은 내 감각을 완전히 차단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이해할 수 없는 소음이 머리를 울린다. 정신을 집중해 그것을 해석하려 노력했다.
한참이나 집중한 결과는, 저 거대한 항성에게 명백한 의지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최종적으로 정리된 정보는.
見.
“날…… 보고 있어?”
내면세계 밖으로 보이는 거대한 행성은 아무런 답이 없다.
그러나 짐작 가는 정체가 있었다.
“설마…… 저게 [그녀]인가?”
하기야 애초에 인간이 아닌 존재니 항성의 형상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상할 게 없다. 무엇보다 여기는 물질계가 아닌 내면세계가 아닌가? [상징]이라면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어도 이상할 게 없다는 소리.
‘아니…… 좀 다른가? 여기까지는 내면세계가 확실한데…… 저 [밖]은?’
의아해하는 순간이었다.
훅.
이글거리던 항성이 삽시간에 멀어지기 시작한다. 본디 거대한 것들은 아무리 빨리 움직여도 느릿느릿해 보이는 법인데, 태양만큼이나 거대한 그것은 삽시간에 멀어져 그 모습이 타이어, 볼링공, 사과, 탁구공 크기까지 작아질 정도로 빠르게 멀어진다.
그리고 다른 것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행성, 위성, 항성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수많은 천체들.
“태양계(太陽系)……. 아니 항성계(恒星系)인가?”
당혹스러워 하는 와중에도 그것들은 계속 멀어진다.
훅.
수많은 항성계(恒星系)들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가 똑같이 멀어진다. 어느새 맨 처음 시야를 가득 채웠던 항성은 수천억 별빛 중의 하나일 뿐.
그러나 계속 멀어진다. 수많은 별들이 속해 있는 은하계가 모습을 드러내고, 그 은하들이 모인 은하군(銀河群)이 나타난다.
시점을 점점 멀어진다. 은하군마저도 끝없이 멀어지며 초은하단(超銀河團)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러고도 계속 멀어져서…….
“맙소사.”
우주가 펼쳐진다. 나는 내면세계의 끄트머리에서 멍하니 그것을 보았다.
우주의 모습을 본 적은 많다. 이제 와서 우주의 광활함에 압도될 이유 따위는 없겠지.
문제는…… 그것이 단순한 우주가 아니라는 것이다.
멀어진 별들이.
하나의 [형상]을 취하고 있다.
“미친…….”
수없이 많은 별들로 이루어진 초은하단이 풍성한 머리카락처럼 늘어져 있다.
수천억, 수천조 개의 별들이 날렵한 콧대와 살짝 지켜 올라가 있는 눈매를 그린다.
그것은 작은 소녀.
그녀는 허리를 숙여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그녀의 눈이 가늘어지는 광경은, 눈썹이 수 센티 움직인 것이 아니라 수천 개의 은하들이 수천만 광년을 이동해 만들어 낸 결과물.
“아.”
나는 멍하니 내면세계 너머를 올려다 보았다.
우주 그 자체나 다름없는 그녀가 나를.
들
여
다
보
고.
“재연아!!”
“…….”
강철로 만들어진 큐브 안에서 눈을 뜬다. 잠시 멍하니 있던 난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내가 강철계에서 로그인 했다는 사실을 떠올릴 수 있었다.
[깨어났군요. 몸 상태는 괜찮으십…….]지니의 말을 끊으며 오룡이들이 달려든다.
멍하니 중얼거린다. 수천억, 수천조 개의 별들로 이루어진 불가해(不可解)한 존재의 모습이 떠오른다.
‘미친…… 진짜 미쳤군.’
이건 격이 다른 수준이 아니다.
그야말로 차원이 다른 존재.
그녀처럼 [거대한] 존재가 나같이 하찮은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 게 납득이 안 될 정도다.
“그녀…… 인가?”
“정신 차리자마자 뭔 그녀야?”
날카로워지는 목소리에 고개를 흔든다.
손을 뻗어 목덜미를 만지니 줄줄 흐르는 식은땀이 느껴진다 . 아니, 사실 그것은 식은땀 정도가 아니다.
절대 영도의 한기(寒氣)였다.
쩌저저적!!
치이익!!
몸에서 증기가 뿜어진다. 마그마처럼 끓어오르는 육신을 극한의 냉기가 식히고 있었다.
파지지지직!!
콰릉!
엉망으로 뒤섞인 감각은 천둥번개가 되어 사방으로 튄다.
“이건, 또 뭐야?”
이제 보니 속성력이 미쳐 날뛰고 있다. 오룡이 모여 결계와 주문으로 내 몸을 둘러싸지 않았다면 내 몸에서 쏟아져 나온 속성력이 주변을 파괴하고 있었을 것이다.
“진정하고 차분하게 힘을 조절해 보세요. 모두 재연 씨에게 귀속된 힘이에요.”
플라워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눈을 감는다.
이 폭주 아닌 폭주는 극의지체를 완성하며 육신에 깃든 화점의 속성력이 넘쳐 나며 벌어진 현상.
안구에 깃든 빛이, 폐에 깃든 바람이, 혈액에 깃든 냉기와 근육에 깃든 불꽃이, 간에 깃든 독기가, 피부에 깃든 나무가, 뼈에 깃든 철이 미쳐 날뛰고 있다. 심지어 추가된 속성력까지 존재한다.
쩌저적!
손을 내뻗는 것만으로 허공에 얼음으로 만들어진 거울이 생겨난다. 나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헛웃음 지었다.
“와, 여러모로 인간이 아니네. 진짜.”
두 눈에서 빛이 줄줄이 흘러나와 하늘로 솟구치고 있다. 머리칼에는 어둠이 깃들어 마치 쉐도우 드래곤 어둑서니의 그것처럼 세상을 덧칠하고 있다.
피부에서는 싹이 돋아나고, 그렇게 돋아난 싹에서 번개와 냉기가 흘러나온다.
“후…….”
가부좌를 취하고 앉아 정신을 집중한다. 초월지경에 이른 극의지체와 절대고수로서의 전투 능력이 너무나 강력해 후순위로 밀려 있었을 뿐 속성력 또한 꽤 오랫동안 다뤄 온 나였기에 30분 남짓 힘을 추스르자 어느 정도 힘을 안정시킬 수 있었다.
고오오……
“오오. 가라앉는다. 아니 대체 무슨 속성력이 이렇게 다양해?”
“이게 무슨 일인지…….”
“그나저나 뭔가 엄청 달라진 거 같지 않아? 이 기운은…… 차크라인가?”
“아니, 진짜 거기에서 더 성장한다고?”
“대체 얼마나 변한 건지 가늠이 안 돼. 이런 일이 가능하다니…….”
오룡이들이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내 상태를 관조한다.
몸 안의 속성력이 폭주한 이유를 알아내기는 어렵지 않았다.
‘마지막 화점이 정복되며 암속성과 함께 모든 속성의 격이 올랐어.’
그렇다.
정복이 완성된 모든 화점이 공명하며…… 9개의 속성 전부의 천문(天門)이 개방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