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older brother of a top star RAW novel - Chapter (106)
탑스타의 친오빠가 되었다 106화
“다들 빨리 움직여! 이제 진짜 얼마 안 남았어!”
의 디렉터, 박홍서 PD는 쥐 잡듯이 직원들을 잡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이 에서 제일 중요한 결승 무대였기 때문이다.
그것도 무려 생방송!
마지막까지 살아 남은 4명의 래퍼들이 각자 무대를 선보이며 마지막 평가를 받게 된다.
“PD님. 이제 진짜 시작해야 돼요. 광고 나가는 것도 한계에요.”
“후. 그래. 전부 다 스탠바이 된 거 맞지?”
“네!”
최종 체크까지 끝낸 박홍서 PD는 눈을 질끈 감으며 신호를 내렸다.
“좋아. 시작해.”
그렇게 PD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갑자기 무대의 모든 조명이 꺼져 버렸다.
콘서트장에 모여 있던 관객들은 숨을 죽인 채 무대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파앗-!
꺼져 있던 조명이 다시 켜지면서 신나는 비트가 흘러나왔다.
박진감 넘치는 비트와 멜로디, 그리고 격정적인 가수들의 랩에 벌써 무대의 흥이 바짝 오른 것이 느껴졌다.
“지금까지는 좋아.”
하지만 결코 긴장감을 늦출 순 없었다.
잠깐의 실수가 곧 방송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방송팀은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얼른 마무리해 주시고, 다음 팀 들어갑니다.”
오프닝 특별 무대가 끝이 나고, 이제 결승에 진출한 도전자의 무대가 시작되었다.
보통 결승전이라고 하면 단 두 사람만 남아서 대결을 펼치게 되는데, 그렇게 하면 방송 분량도 적어지고 볼 거리도 없기에 제작진은 결승전에 4명을 올려 보냈다.
이렇게 해야만 다양한 볼거리가 생기고,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기 때문이다.
“쓰읍-. 근데 오늘 누가 이기려나.”
이건 제작진도 모르는 일이었다.
원래 경연 프로그램은 우승자가 결정되어 있다고 하던가?
예전에는 모든 방송국에서 미리 우승자를 결정해 놓고 촬영을 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그랬다가는 검찰 조사를 받게 된다. 그렇기에 방송국에서도 최대한 터치를 하려 하지 않는다.
모든 건 이번 공연에 참석하는 관객들, 심사위원들, 그리고 현재 방송을 보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맡겼다.
“그러게요. 흐름을 보면······ 아무래도 제이콥 쪽이 우세하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그렇지?”
제이콥에 대한 평가는 많이 달라졌다.
초반에는 제이콥이 본선에서 가장 먼저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우세적이었다.
하지만 그가 정윤성을 만난 뒤부터 완전히 달라졌다.
“역시 대단하긴 대단해. 제이콥이 어떤 스타일로 랩을 해야 가장 멋진 모습이 나오는지 윤성 씨는 알고 있었다는 거잖아.”
정윤성이 제이콥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그를 뽑아 달라 프로듀서 팀에 요청한 얘기는 이미 유명하다.
처음에는 사람들은 정윤성이 랩을 잘 몰라서 헛발질을 하는 거라며 조롱했지만, 그 다음 이어진 공연에서 보여 준 제이콥의 랩에 모두 입을 다물고 말았다.
호랑이 같이 포효하는 시원시원한 제이콥의 랩에 이어진 정윤성의 놀라운 작곡 실력.
거기다 정윤아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피쳐링까지!
이건 힙합의 조상신이 와도 이길 수가 없는 수준의 무대였다.
그때부터 제이콥은 포텐셜이 폭발하여 종횡무진하며 결승까지 올라왔다.
“그때 우리도 다 넋 놓고 쳐다만 보지 않았나?”
“하하. 그랬죠. 특히 정윤성 씨가 등장했을 땐 다들 입을 틀어 막았을 정도니까요.”
그렇게 잠시 이야기를 하던 중,
“다음 순서 올려 보내겠습니다.”
어느덧 무대는 다섯 번째 순서에 이르렀다.
그러자 직원들 모두 자세를 고쳐 잡고 앉았으며, 일어서서 현장을 지휘하고 있던 박홍서 PD도 마른침을 삼켰다.
“드디어 이 차례가 왔구나.”
흔들리던 의 시청률을 멱살 잡아 끌어 올려 주고, 제이콥이라는 초신성을 발굴해 준 정윤성.
그리고 역대급 첫 화 시청률을 이끌어 준 정윤아.
이 두 사람이 이번 특별 공연에 나오게 되었다.
“꺄아아아-!!”
“일일 남매!!”
사람들도 이번 무대에서 그 둘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 열광적인 환호성을 보냈다.
그런데 무대 위에 먼저 등장하는 정윤성의 복장이 심상치 않았다.
캐주얼한 평소 복장과는 달리, 그는 랩을 하는 힙합 가수 뺨치는 복장을 입고 나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황금 체인에 원형 모자.
그리고 양손에 끼고 있는 반지와 시계.
온갖 스웩이란 스웩은 다 챙긴 복장이었다.
신기한 건 그런 복장이 무척 잘 어울린다는 것이었다.
마치 패션쇼에서 워킹을 하고 있는 모델처럼 말이다.
[오늘도 거침 없이 하늘 위를 날아 올라.]그렇게 시작된 정윤성의 랩.
놀랍게도 그가 준비한 노래는 에 걸맞게 랩이었다.
“우와······.”
“미친.”
천천히 점점 빠르게 흘러 나오는 정윤성의 랩에 박홍서 PD를 비롯한 직원들 모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뭐, 뭐야. 진짜 랩이잖아?”
분명 리허설 때는 랩을 보여 주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만약 보여줬다면, 저 정윤성만의 특색 있는 랩을 절대 까먹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정윤성이 랩을? 진짜로?”
“이건 피쳐링이 아니라 처음부터 자기가 랩을 하는 거잖아?”
방송팀 팀원들은 정윤성이 랩을 한다는 것에 일차적으로 놀라고, 예상을 뛰어넘는 그의 랩 실력에 두 번 놀랐다.
저번 제이콥과의 무대에서는 정윤성이 피쳐링으로 나오는 거라서 긴 랩을 선보이진 않았다. 아마 이번 무대에서도 짧게나마 랩을 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아예 처음부터 랩을 선보였다.
감성적인 노래를 부른다고 알려진 일일 남매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 버리고 있는 순간이랄까.
더군다나 이번 무대에서 보여주는 정윤성의 랩은 저번 무대와 확연히 달랐다.
엇박자인 것 같다가도 갑자기 다음 파트에서 랩 스타일이 180도 달라진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듣기가 거북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오히려 자연스럽게 들렸다.
마치 세 명의 래퍼가 무대 위로 올라와 노래를 부르고 있는 듯한 이 이질적이면서 자연스러운 이 느낌.
그것을 정윤성이 혼자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에 이어,
[여기서 멈춰 설 순 없어. 지금은 힘차게 날아올라야 할 때야.]정윤아가 맑은 목소리로 후렴구를 부르니, 노래의 완성도가 한껏 더해졌다.
“자, 잠깐. 이렇게 되면 다음 도전자는 어떻게 되는 거지?”
박홍서 PD는 확신할 수 있었다.
이번 무대가 역대 에서 나온 최고의 무대라는 것을 말이다.
“우와아아아-!!”
“앵콜!!”
노래가 끝난 직후, 함성을 지르고 있는 저 관객들을 보라.
이런 반응은 박홍서 PD도 처음 보는 것이었다.
그건 저 프로듀서 팀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P, PD님. 다음 순서는 어떻게 하죠? 관객들이 흥분을 잘 가라앉히지 못 하고 있는데.”
“아직도 환호성이 끊이질 않아서 일단 진정을 시켜 볼까요?”
여기 저기서 날아 들어오는 직원들의 다급한 보고에 박홍서 PD는 헛웃음을 터트렸다.
그러고는 현재 시청률이 얼마나 치솟고 있는지도 확인해 보았다.
그것을 보고 한번 더 미소를 지었다.
“진짜 마지막까지 우리를 도와 주는 구나, 저 남매는.”
물론, 시청률이 올라와서 좋긴 하지만, 그 다음에 나올 도전자가 무척 불쌍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 * *
[힙합 GOAT]가 끝난 이후, 커뮤니티는 다음 날 오후에도 시끄러웠다.
내 기억으로 어제는 방송이 끝난 뒤 커뮤니티 사이트가 터져 버려 확인을 제대로 못했던 걸로 기억한다.
-일일남매는 무적이다.
-진짜 전설이었다.
-정윤성이나 정윤아, 둘 중 하나가 도전자로 나왔으면 그냥 바로 우승했을 듯.
-ㅋㅋㅋㅋ이미 1화에서 정윤아가 국힙 원탑이라고 증명 됐잖아.
-와. 근데 정윤성이 랩을 하네. 솔직히 이건 예상 못했다.
-랩 진짜 잘해. 저런 랩은 살면서 처음 들어봄. 다음 앨범에 랩 노래 하나 꼭 넣어 주라.
나와 윤아가 처음으로 미디어에 선보인 랩 노래 [비상].
처음 에 참여했을 때 만든 노래로, 그 당시에는 공개할 생각이 없었다.
그러던 중 이 노래를 처음 들어본 윤아가 무조건 이걸로 특별 공연을 해야 한다며 난리를 쳐대는 바람에 결국 몇 군데를 손봐서 윤아와 내가 부를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그 결과 무대는 성공적이었다.
[도전자들이 불쌍한 무대는 처음이었다.]-이제까지 날고 기던 힙합 가수들이 아무리 많이 나와서 특별 공연을 해도 그냥 그랬는데, 어제 건 진짜 심했다. 무슨 양학하는 줄.
-그야 말로 힙합신 ‘강림’
-제이콥이 우승하긴 했지만, 진짜 우승자는 일일 남매가 아닐까?
-그나마 다행인 건 제이콥 무대도 좋았다는 거임.
-그 좋았다는 제이콥 무대의 노래도 정윤성이 만들어 줌 ㅋㅋㅋㅋㅋ
윤아는 커뮤니티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반응을 살펴보고 있었다.
“너무 그런 거 많이 보지 마. 괜히 상처받을라.”
“응? 왜? 난 재밌는데. 괜찮아.”
원래 어떤 곳이든 빠와 까가 있는 법.
당연히 우리 남매를 욕하는 악플러들이 있기 마련이나, 윤아는 그런 것을 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볍게 웃어 넘겨 버렸다.
“이것 봐. 여기 댓글에 오빠가 싸가지 없대.”
“응?”
“얼굴도 잘생기고 몸도 좋고 노래도 잘하고, 마지막 남은 랩도 잘하면 어떡하냐고.”
난 악플을 위장한 농담 같은 것을 봐도 그냥 웃어 넘기기 힘들 때가 있는데, 윤아는 무슨 욕이 써 있어도 그냥 가볍게 웃어 넘기기만 했다.
이런 것들은 자신한테 아무런 상처도 주지 못 한다는 듯이 말이다.
“내가 인생을 살아 오면서 느낀 건데, 세상은 나를 싫어 하는 사람보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훨씬 많더라고. 악플 같은 것도 그래. 10개의 선플이 있고 그중에 악플이 1개 밖에 없는 수준이잖아. 그래서 그런 걸 봐도 딱히 마음의 상처가 되지 않아. 나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으니까.”
저런 걸 보면 나보다 더 어른스러운 것 같아 내가 배워야 할 것 같았다.
“근데 오빠.”
“응?”
“우리 다음 앨범 때 랩 노래도 한번 추가해 볼까?”
갑작스러운 윤아의 말에 나는 짐짓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진짜?”
“이렇게 반응이 좋잖아. 팬들의 요구 사항을 들어 주는 건 가수의 의무지!”
랩 노래라······.
이후로는 랩 노래를 생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나도 랩을 같이 하는 걸로 하자. 어때?”
“······.”
그냥 랩 노래는 안 만드는 게 나을지도.
“오빠 방금 랩 노래 만들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지?”
“오. 뭐야. 이젠 독심술 같은 것도 할 줄 알아?”
“오빠 얼굴에 다 써 있거든! 하여튼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얼굴에서 다 보인다니까? 그렇게 해서 연기는 어떻게 하려고.”
내가 그렇게 티가 많이 나나.
나는 멋쩍게 웃으며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았다.
윤아는 잠깐 성질을 내다 내 옆으로 다가왔다.
“근데 아까부터 뭘 그렇게 보고 있어? 엄청 고민하는 얼굴이던데.”
화면 속에 나와 있는 문서를 윤아는 천천히 따라 읽었다.
“쇼팽······ 콩쿠르 지원······ 응? 오빠 콩쿨 나가?! 잠깐. 쇼팽 콩쿨이면 나도 많이 들어봤는데. 이거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그 콩쿨 아니야?”
“응. 맞아. 근데 이걸 나가야 하는 건지, 말아야 하는 건지 보고 있던 거야.”
“뭔 소리야?”
“내가 몰래 지원을 넣는다고 해도 언론에서 조만간 알게 될 거 아니야. 그럼 사람들이 자연스레 관심을 가질 테고. 만약 내가 콩쿨에서 실수를 해가지고 일찍 떨어지게 되면? 그거야 말로 망신이니까.”
“에잇.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평소에 실수라고는 한번도 하지 않는 괴물이.”
윤아는 나를 대신해 바로 신청 버튼을 눌러 버렸다.
이미 인적사항은 다 적어 두고 버튼 누르는 것만 남겨 놓고 있었기 때문에 곧바로 신청이 들어가 버렸다.
“헉.”
그렇게 윤아의 손에 의해 나는 이제 돌이킬 수가 없게 되었다.
윤아는 그런 내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괜찮아, 오빠. 우승 못 하면 어때? 그냥 떨어지면 바로 군대부터 가면 되지. 그럼 사람들도 금방 다 잊게 될 거야.”
그런 윤아의 말에 혹한기를 하는 것처럼 전신이 바들바들 떨려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