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older brother of a top star RAW novel - Chapter (151)
151화
탑스타의 친오빠가 되었다 151화
그런 말이 있다.
수능날만 되면 조상신부터 시작해 이름도 없는 모든 잡신이 한국 땅에 다 모이는 터라 날씨가 을씨년스럽게 춥다고 말이다.
하지만 이번 겨울은 그리 춥지 않았다.
“오빠.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알겠지? 내가 계속 기도하고 있을게.”
“윤아. 이 기지배가 너 만들어 준다고 평소 아침에 일어나지도 못하는 게 새벽부터 일어나서 도시락까지 만들었더라.”
아마도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이 아닐까.
이미 충분히 여기서 따뜻함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윤성아. 이것도 좀 마시고 가. 엄마가 과일 직접 갈아서 만든 거야.”
“그래, 오빠. 든든하게 먹고 가야지. 이거 계란말이도 내가 한 거다?”
“그 어려운 계란말이를?”
뭔가 엉성해 보이는 계란말이였으나, 정성은 한가득이었다.
아침부터 거실에 집합한 우리 가족은 무슨 먹방 방송을 보는 것처럼 내가 밥을 떠서 먹는 걸 일일이 다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 체하겠어요.”
“하하. 미안. 오늘 우리 아들한테 너무 중요한 날이잖아.”
“그래. 괜히 엄마도 떨리네. 우리 아들이 벌써 수능도 다 보고.”
“으으. 맞아. 나도 엄청 떨려. 우리 오빠가 수능을 보다니.”
나도 잘 믿어지지 않았다.
고3이 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내가 이제 수능을 볼 나이가 되다니······. 하고 웃어넘겼는데.
정말 순식간에 시간이 흐르고 말았다.
그리고 내가 이 집안의 식구가 된 것이 벌써 5년이나 되었다.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고, 모든 순간이 따뜻했던 기억뿐이다.
사랑을 받고 자란 사람은 그 성격에서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난 알 것도 같았다.
“사람 엄청 많네.”
“그러게. 기자들도 엄청 많고.”
가족이 공들여서 준비한 아침밥을 든든히 먹고 윤아가 만들었다는 도시락까지 챙기고 나서 우린 시험장에 도착했다.
시험장에는 벌써부터 많은 사람이 몰려있었고,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는 것이 보였다.
겉으로는 시험장에 들어가는 학생들을 찍고 있지만, 저들이 여기에 몰린 이유는 이미 알고 있었다.
“오! 왔다!”
“저기 있다!”
어떻게 알았는지, 그들은 우르르 내 쪽으로 달려왔다.
“정윤성 씨! 팬분들이 대학 진로를 어떻게 하실지 관심이 많은데,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번에 유명 대학들에서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중 어디로 가기로 결정하셨나요?”
“버클리 음대에서도 정윤성 씨를 특별 전형으로 입학시키려 한다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번 수능은 그냥 겉치레만 하는 건가요?”
내가 수능을 보는 걸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 참 이상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남매 그룹이지 않은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심지어 내가 여러 학교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사람들은 과연 내가 어느 대학으로 갈지 관심이 쏠리는 것이었다.
“아직 딱히 정해놓은 건 없습니다. 그리고 수능도 대충 보려고 온 게 아니에요. 정말 최선을 다해 볼 생각입니다.”
“학교에서도 매번 상위권 성적이시라던데,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공부를 잘할 수 있는 비법이 있는 건가요?”
“음. 글쎄요. 그냥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했을 뿐입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질문들이 쏟아졌으나, 나는 그들의 질문을 뒤로하고 가족들과 인사부터 나눴다.
“후회 없이 잘 치르고 오렴.”
“오빠. 화이팅~!”
“네. 잘 보고 올게요.”
내가 들어가는 순간까지도 기자들은 질문을 쏟아내느라 바빴다.
이들은 내가 여기저기서 러브콜을 받았으니, 수능을 제대로 보지도 않고 나올 거라 생각했지만, 난 정말 최선을 다할 생각이었다.
‘절대 다른 말이 나오지 않게 좋은 성적을 받아야지.’
그렇게 자리에 앉아 기다리다 시험지를 받고, 첫 문제를 마주하는 순간.
“······.”
이거 좀 어려울 수도······?
* * *
기록적인 한파 속에 끝마친 수능.
여기저기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3년 동안, 아니. 초등학교를 들어가는 순간부터 시작된 수능 레이스를 드디어 끝낸 학생들이지 않던가.
괜히 저 학생들을 보고 있자니, 나도 찡한 마음이 들었다.
“오빠~!”
“윤성아.”
부모님과 윤아가 볼이 빨개진 채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추운데 왜 밖에서 기다리고 계셨어요.”
“괜찮아. 방금 전까지 차에 있었어.”
“네 엄마는 아까부터 차에서 내려가지고 네 기도만 하더라.”
부모님은 고생했다며 내 등을 토닥여 주었다.
나는 웃으며 윤아에게 도시락통을 건넸다.
“덕분에 이거 먹고 시험 잘봤다.”
“오~ 어땠어? 맛있었어? 혹시 먹고 배 아프면 어쩌지 걱정 많이 했는데.”
“반찬이 많아서 좋더라. 먹고 배불러서 졸립긴 했지만.”
그러자 윤아는 빙긋 웃다 조용히 내게 물었다.
“시험은? 시험은 잘 봤어?”
“음- 이번 수능이 불수능인 거 같더라. 엄청 어렵던데.”
빈말로 하는 게 아니라 진심이었다.
이번 수능은 난이도 조절을 실패한 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 정도로 지랄 맞은 문제들이 나올 리 없었다.
‘엄청 좋은 성적을 내려고 했는데.’
과연 내가 원하는 대로 성적이 나올지는 모르겠다.
* * *
[정윤성을 향한 대학들의 베팅 레이스 시작?] [줄리어드, 버클리, 왕립 음악원 등등. 수많은 대학이 보내는 러브콜.] [이미 입시 지원 영상까지 보냈다? 줄리어드는 벌써 합격 통지서 보낸 지 오래.]수능이 끝나면 알아서 다들 흥미가 식을 거라 생각했으나, 오히려 더 뜨겁게 불타올랐다.
줄리어드와 버클리 쪽에서 언론에다 정보를 흘린 탓이었다.
나는 입시 지원 영상을 받고 있는 여러 유명 음악 대학에다 연주 영상을 찍어서 보냈는데, 그들은 2차 오디션도 보지 않고 곧바로 내게 합격 통지서를 보내 버렸다.
그뿐만이 아니라 언론에다가도 그 사실을 흘려 버리는 바람에 국내 언론들이 전부 대서특필을 한 것이었다.
“이야. 역시 슈퍼스타는 슈퍼스타네. 네가 대학 가는 걸로 이렇게 나라가 들썩일 수도 있다니. 심지어 외국에서도 기사가 나고 말이야.”
“그래서 저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어떤 생각?”
“이 모든 게 사실은 몰래카메라가 아닐까 하고요.”
“하하. 나는 네가 지금 어떤 기분일지 상상조차 안 간다. 내 행동 하나하나를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 지켜보고 있다는 거잖아.”
그런 부담감 때문에 연예인 중 공황장애에 걸리는 사람들이 많다.
일거수일투족을 감시 당한다는 생각, 또 실제로 그런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니, 당연히 정신병이 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나도 그런 압박감을 받지 않는 건 아니었으나, 우리 가족과 윤아 덕분에 딱히 정신적인 피해를 입은 적은 없었다.
또한 오랜 매니저 생활 덕분에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어느 대학으로 갈 생각이야?”
“일단은 외국 쪽을 생각하고 있어요.”
“음. 그럼 줄리어드를 갈 생각이구나?”
양 부사장의 말에 나는 마시던 찻잔을 내려놓고 그를 바라보았다.
“줄리어드가 맨해튼에 있잖아. 그리고 맨해튼은 월가의 도시이기도 하고. 심지어 거기에는 네가 세운 법인도 있고. 그럼 당연히 줄리어드로 가려고 하겠지. 거긴 세계 최고의 음악 대학이라며.”
틀린 말은 아니었다.
공교롭게도 줄리어드는 월스트리트가 있는 맨해튼섬에 있으며, 그곳에는 내가 세운 법인 회사가 있다.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회사 이름은 왜 ‘Shine’으로 한 거야? 무슨 의미라도 있어?”
미국에 세운 내 첫 법인 회사, 샤인.
뭔가 대단한 의미를 두고 이름을 정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나와 윤아, 그리고 우리 가족이 늘 밝게 웃으며 살았으면 좋겠다는 뜻이 담긴 이름이었다.
“그냥 뭐든 밝으면 좋잖아요.”
“그러게. 우리 회사도 꼭 많이 밝아졌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양 부사장은 내게 서류를 하나 건네주었다.
“정식으로 승인이 났어. 이제 샤인이란 회사는 네 거야. 벌써 사무실도 잡아 놨고. 문제는 직원도 없고 가구 하나 없는 곳이라는 거지.”
“음. 가만 놔두면 월세만 나가겠네요.”
“맞아. 맨해튼 무진장 비싼 거 알지?”
나는 서류를 받고 나서 슬쩍 양 부사장을 바라보았다.
“부사장님은 근데 계속 국내 회사에 남아 계실 건가요?”
그러자 그 이상한 낌새를 느낀 것인지 양 부사장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뭐야. 너 설마 나 스카우트하려는 거야?”
“그 회사에서 얼마를 받고 계신지는 잘 모르겠지만, 두 배 이상은 챙겨 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거야 나도 알지. 네가 돈이 좀 많냐. 그런데 반대로 말하면 그 돈을 홀라당 네가 날려 버릴 수도 있다는 거고.”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어디까지나 내가 알고 있는 미래에만 투자할 것이기 때문에 결코 무너질 일은 없다.
“제가 지금까지 한번도 투자 실패를 한 적이 없다는 거 아시잖아요.”
“그것도 아주 잘 알지. 그래서 이미 오래전에 내고 왔어.”
“네?”
“나 이제 부사장 아니야.”
내가 잠시 멍한 표정을 짓고 있자 그가 크게 미소를 지었다.
“그런 표정도 지을 줄 아네.”
“아니. 내고 오셨다는 게 어떤······.”
“사직서.”
“네?!”
그는 아주 홀가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단기간에 부사장까지 올라간 건 다 네 덕분이었잖아. 그런데 넌 법인을 세웠고, 그럼 더 이상 내가 몸담았던 회사를 거쳐서 투자하지 않는다는 뜻인데, 그럼 내 실력이 뽀록나지 않겠어? 하하.”
그건 틀린 말이다.
내가 지금까지 그와 함께 일했던 건 그가 가진 아우라 때문이었다.
여의도를 많이 돌아다녀 봤지만, 이 사람처럼 아우라를 힘차게 뿜어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궁금하기도 해. 과연 네가 어디까지 성공을 할 수 있을지. 얼마나 대단한 투자자가 될지 말이야.”
그러면서 그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이건 좀 불안해.”
“네?”
“네가 법인 세우고 나서 제일 처음 투자금을 넣겠다던 곳 말이야. 티엑스 기업. 거기 회사를 내가 이것저것 알아봤거든. 근데 불안한 점이 한두 개가 아니야.”
“그래요?”
“응. 정말 거기다 투자하려고? 아무도 거길 투자하려 하지 않던데. 물론, 전기차에 대한 비전은 좋다만······. 괜찮겠어?”
“네. 이미 3억 달러는 그곳에다 쓰려고 마음먹었어요.”
“뭐? 3억 달러를 전부 거기다?! 거긴 중소기업 수준이라 3억 달러면 엄청난 금액일 텐데?”
“네. 그러니 잘 되면 더 많은 돈을 벌지 않겠어요?”
“······.”
양 부사장은 뭔가 후회하는 표정을 짓는 것 같았다.
내가 시작부터 3억 달러를 날려 버릴 거라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내가 아는 미래로는 절대 그 회사가 망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띠리링~!
그때 갑자기 핸드폰 알람이 울렸다.
“아. 마침 시간이······.”
“응? 무슨 시간?”
“진짜 긴장되는 시간이 와버렸어요.”
양 부사장은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얼굴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짧게 심호흡을 하며 핸드폰을 켰다.
그러고는 홈페이지로 들어가 내 수험번호를 입력하자,
“······.”
내 수능 시험 결과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