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older brother of a top star RAW novel - Chapter (23)
탑스타의 친오빠가 되었다 23화
“와-. 진짜 최고였다.”
“누구 노래 부르는 거 보고 소름 돋는 건 정말 오랜만인데.”
“윤성아. 너도 노래 참 잘 부르네. 왜 그동안 실력을 꽁꽁 숨기고 있었던 거야? 하하.”
노래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PD들의 반응이 아까보다 훨씬 좋았다.
“듀엣이 확실히 낫네.”
“맞아. 듀엣으로 하니까 무대가 더 풍성해지는 느낌이야.”
“어떡하냐, 윤아야. 앞으로 너 노래 부르려면 윤성이랑 쭉 같이 불러야 할 거 같은데?”
그러자 윤아는 헤실헤실 미소를 지었다.
“저는 좋아요. 혼자 부르는 건 긴장되고 쓸쓸해서 싫거든요.”
나도 오늘 듀엣이 생각보다 좋아서 놀랐다.
윤아에게서 나오는 아우라를 따라 그저 몸을 맡기며 음악에 푹 빠져 있으니 온몸에 따뜻한 기운이 감돌면서 노래 끝에는 달콤한 여운이 남았다.
힐링 받는 기분.
그래. 누군가에게 위로받는, 딱 그런 기분이었다.
보통 듣는 사람이 힐링을 받아야 하는데, 부르는 사람이 가슴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다니.
윤아 덕분이겠지.
“그런데 윤성아. 너 편곡은 그냥 즉흥적으로 바로 했던 거야?”
김 PD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네. 일단은 생각나는 대로 한번 해본 거였어요. 노래가 좀 이상했죠?”
“이상했다고?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우린 오히려 네가 전부터 준비했던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맙소사. 그게 진짜 즉흥적으로 만든 편곡이었다고?!”
“와. 천재 아니야? 그걸 어떻게 즉석에서 해. 프로들도 그렇게는 쉽게 못 해.”
이들이 가지고 있는 아우라와 윤아의 아우라가 하나로 합쳐지면서 충동적으로 나는 즉흥적인 편곡을 했다.
다행히 그것이 엉성하거나 거북하게 들리지 않았던 모양이다.
“오늘 편곡은 최고였어. 아마 이게 영상으로 나오면······.”
“영상? 어! 잠깐만. 우리 영상은 찍었지?”
“내 정신 좀 봐라. 넋 놓고 보느라 영상 녹화가 되고 있었는지도 확인을 못 했네.”
PD 하나가 다급하게 확인을 해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 다행이다. 영상 잘 찍혀 있네.”
“아. 안타깝네. 차라리 안 찍혀 있기를 바랐는데. 그럼 윤아랑 윤성이가 노래 부르는 거 한번 더 볼 수 있는 거 아니야?”
PD들은 컴퓨터 화면에 방금 찍힌 영상을 켰다.
······확실히 마스크가 좋아서 그런가.
예전 몸뚱이는 내 사진이나 영상을 봤을 땐 으 극혐 소리가 먼저 나왔는데, 여기서는 오히려 나도 모르게 짧은 감탄사를 내뱉게 되었다.
자기 얼굴을 보고 좋아할 수도 있는 거구나.
특히 윤아는 말할 필요도 없이 완벽한 비주얼을 보여 주고 있었다.
거기에 감미로운 목소리가 섞이니, 별도의 화면 처리 없이도 영상미가 뛰어나 보일 정도였다.
“윤성아. 이거 영상 올릴 거지?”
“아, 네.”
“어떻게 올릴 생각이야?”
“윤아가 혼자 불렀던 버전이랑 저희가 듀엣으로 부른 버전 둘 다요.”
“오. 그렇게 하는 게 좋겠다. 보니까 너희들이 듀엣으로 부른 건 뭐랄까. 마치 헤어진 연인이 보낸 편지에 답가를 보내는 것처럼 들렸거든.”
그렇게 느꼈다면 내 의도대로 편곡이 잘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이번 편곡을 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것도 있었다.
‘남의 노래가 아닌, 나의 노래. 아니. 우리의 노래를 부르고 싶다.’
지금까지는 윤아와 다른 가수가 불렀던 노래를 가져와 연습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번 편곡을 통해 난 새로운 것을 갈망하기 시작했다.
그건 바로 나와 윤아만의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것을 해내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곡을 내가 만들어야겠지.’
여기 있는 PD들의 실력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 동생의 노래를 만드는 일이다.
거기다 윤아가 원하는대로 내가 옆에서 보조를 해주려면 듀엣곡을 만들어야 한다.
솔로곡보다 듀엣곡은 당연히 더 만들기 힘들고 까다롭다.
남녀가 잘 어울릴 수 있게 음정도 잘 맞춰줘야 하고 어느 쪽 하나의 밸런스가 무너지면 곡 전체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대로는 안 돼.’
그러므로 지금보다 더 나은 실력이 필요했다.
솔직히 지금도 충분히 듀엣곡 하나는 뚝딱 만들 수 있을 것 같지만, 이왕 만드는 거 최고로 잘 만들어 보고 싶었다.
나와 윤아를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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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고. 힘들어.”
소속사에서 집으로 돌아온 뒤, 나는 밖으로 나가 런닝을 했다.
그런 나를 따라 같이 뛰던 윤아는 결국 항복 선언을 했다.
“오빠. 조금만 쉬자. 너무 힘들어.”
흠. 이제 30분 밖에 안 뛰었는데.
하지만 윤아가 힘들다는데 억지로 시킬 생각은 없었다.
“그럴까? 많이 힘들면 집에 들어갈래?”
“아냐. 나 때문에 오빠 운동 못 하면 어떡해?”
“뭐, 너 데려다주고 오빠는 운동 더 하다 가면 돼.”
“으허-. 체력 진짜 뭐야.”
윤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옆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나는 집에서 가져온 이온 음료를 건넸다.
“마셔.”
“웅. 고마워.”
벌컥벌컥 음료수를 들이켠 후에야 윤아가 조금 살아났다.
“이제야 살겠네. 오빠는 안 힘들어?”
“힘들지. 근데 운동을 하고 나면 기분이 좋잖아. 거기다 한계까지 나를 몰아붙이고 나서 해내면 그 쾌감은 훨씬 더 커지고.”
“······.”
윤아는 짜게 식은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우리 오빠가 언제 저렇게 변했을까.”
이건 내 오랜 버릇이었다.
저번 삶에서도 운동을 워낙 좋아했고, 아무리 스케줄에 시달려 몸이 힘들고 피곤해도 결코 운동을 건너뛰는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윤성 몸은 너무 약골이었다.
얼굴만 잘생겼지, 몸은 깡 말라서 툭 치면 부러질 것만 같았다.
그렇기에,
“지금부터라도 체력을 확실히 길러야지 그래야 네가 원하는 대로 같이 무대도 올라가 줄 거 아니야.”
“오~ 그런 깊은 뜻이. 조금 감동인데?”
“윤아야. 너는 기초 체력이 워낙 좋아서 괜찮지만, 오빠는 아니라서. 열심히 키워야지.”
“으. 오빠가 무슨 체력이 안 좋아. 지금 하는 것만 봐도 슈퍼솔져가 따로 없는데.”
그건 윤아가 몰라서 그렇다.
아까부터 다리가 후들거리고 심장이 터질 것처럼 쿵쾅 대고 있지만, 내가 겉으로 내색하지 않을 뿐이었다.
그래도 불편함보다는 오히려 도전 정신이 더욱 살아나는 것 같아 썩 나쁘지 않았다.
이 약해 빠진 몸을 반드시 내가 강하게 키워 보리라.
“우리 영상은 오늘 올릴 거지?”
“응. 간단하게 믹싱 작업만 하고 보정은 따로 없이 바로 올려 버리게.”
믹싱을 제대로 하려고 마음 먹었으면 진짜 발매되는 음반처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날 것 그대로 올리는 것이 나아 보였다.
홍대 버스킹 무대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이것 역시 사람들에게 우리 둘의 목소리를 그대로 보여 주는 것이 나아 보였기 때문이다.
거기다 영상 보정도 딱히 필요가 없어 보였다.
PD들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 남매의 얼굴은 더 뜯어고칠 게 없기 때문에 보정을 넣으면 더 이상해 보인다나 뭐라나.
“기대된다. 얼마나 봐줄까?”
윤아는 발을 동동 구르면서 기대감을 한껏 표현하다가도 이내 마음을 내려 놓는 듯이 말했다.
“뭐, 많이 안 봐줘도 상관은 없어. 우리가 홍대 버스킹 때문에 잠깐 화제가 되긴 했지만, 원래 사람들은 금방 기억에서 잊곤 하잖아.”
인터넷이라는 것이 그렇다.
무언가 하나가 화제가 되면 잠깐 불타 오르다 새로운 것이 나오면 예전 것은 잊어 버리게 된다. 그것이 무한으로 반복되는 게 바로 인터넷 세계다.
“난 그냥 이렇게라도 영상을 남긴 것에 만족해. 그리고 이제 앞으로 계속 영상 찍을 거니깐.”
“응. 아버지가 작업실도 만들어 주셨는데, 한번 찍고 말면 큰일나지. 그리고 이왕 하는 거 잘되면 좋고.”
물론, 이번처럼 누군가의 노래를 계속 앵무새처럼 부르고 싶지 않았다.
우리 둘만의 노래를 부르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
“우리 둘이 같이 부를 때도 있고, 윤아 너 혼자 솔로로 불러도 좋고. 계속 영상은 찍어보자. 원래 꾸준하게 올려야 알고리즘도 타고 채널이 잘 되는 거래.”
그 말에 갑자기 윤아가 목소리를 높였다.
“뭐야. 나 혼자 부르게 하려고 했어?”
“응? 듀엣으로 부르기도 하겠지만, 너 혼자 부르는 것도 있어야······.”
“싫어.”
윤아가 굳은 목소리로 딱 잘라 말하는 것을 듣고,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왜? 혼자 부르면 정말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는 거야?”
“그······.”
윤아는 선뜻 말을 꺼내지 못했다.
“괜찮아. 윤아야. 말해 봐.”
“으. 내가 쪽팔려서 말 안 하려고 했던 건데.”
그러다 결국 윤아는 혼자 손을 부르르 떨면서 말했다.
“이상하게 혼자 무대에 서면 막 긴장되고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는 기분이야.”
“······?”
“그리고 무대가 아니더라도 카메라에 혼자 서는 것도 엄청 긴장 돼. 뭐라고 해야 하지? 나 혼자 있을 때 사람들이 갑자기 나한테 주목할 때 숨을 못 쉴 정도로 떨려. 그런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식은땀이 나.”
어떤 사람이든 무대 위에 서거나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으면 긴장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윤아는 그 정도가 일반인과는 다르게 지나치게 높아 보였다.
“그런데 오빠가 뒤에 같이 있어 주니까 마음이 편한 거 있지. 뭔가 의지도 되는 거 같고.”
그런 윤아의 말을 듣고 있자니 순간 내 뇌리에 스치는 생각이 하나 있었다.
‘윤아가 부모님을 잃고 나서 불안 증세가 생긴 게 아니라······.’
사실은 원래부터 있었던 거라면?
그것이 부모님의 죽음으로 트리거가 되어 더 심해졌던 거라면?
“······.”
항상 밝게 웃던 아이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평상시에도 전혀 티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난 그것도 모르고-.’
그냥 누구나 긴장할 수 있는 일에 윤아도 똑같이 긴장하는 거라고 가볍게 생각했었다.
‘이걸 놓치고 있었다니.’
그래도 더 늦기 전에 알게 돼서 다행이다.
“오빠가 다른 건 몰라도 그 약속은 꼭 지킬게.”
“뭐야. 그럼 다른 약속은 안 지키게?”
“음. 그건 어떤 약속을 했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
“헐.”
나는 어이 없어 하는 윤아를 일으켰다.
“자. 일어나. 다시 뛰자. 너무 쉬었다.”
“으악.”
그리고 조금 속도를 느리게 맞춰주면서 러닝을 이어갔다.
“힝. 괜히 나왔어.”
말은 저렇게 해도 뒤처지지 않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윤아를 보면서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밴 안에서 약을 입 안 가득 털어 넣던 모습이 잔상처럼 떠올라 마음 한쪽이 무거워졌다.
하지만,
‘두 번 다시 그런 일은 없을 거야.’
윤아가 감당하던 그 모든 짐을 이제 내가 나눠 가질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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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라일린은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집에서 휴식을 하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냥 예전만큼 열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노래를 불러야 할 목적도, 애정도 더 이상 없었다.
매니지먼트가 몇 번이나 설득을 하며 달래봤지만, 그녀는 당분간 활동을 중지하겠다는 말만 하고 집으로 와 버렸다.
그것이 벌써 일주일 전이다.
“아가. 이거 좀 봐라.”
침대에서 시체처럼 누워만 있던 딸이 안타까웠을까.
그의 어머니가 다가와 어떤 영상을 하나 보여 주었다.
라일린은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뭔데.”
“너 홍대에서 노래 부른 그 남매 아니? 이 엄마도 뉴튜브 추천에 떴길래 한번 봤거든. 정말 잘 부르더라.”
아. 그 남매.
영상은 보지 않았고 지나가는 얘기만 들었다.
“걔네가 왜.”
“글쎄 그 남매가 네 노래를 불렀더라. 예전 네 앨범 타이틀 곡 있잖아. ‘달’이라는 노래. 네 노래 검색하다 방금 알게 됐어.”
라일린은 화면을 슬쩍 바라보았다.
조회수는 달랑 몇 천 밖에 되지 않는 최근 영상이었다.
“한번 봐봐.”
“하아-. 귀찮아.”
“그러지 말고. 딱 한번만. 응? 진짜 잘 불러서 그래. 알겠지? 꼭 봐야 돼. 응?”
엄마는 딸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은 뒤 핸드폰을 놔두고 갔다.
“······.”
라일린은 손가락 하나 까닥하기 귀찮다는 듯 배 위에 올려진 핸드폰을 내려다 보기만 했다.
귀찮다니깐 대체 왜 그러는 거지.
그녀는 핸드폰을 치우려고 했지만,
“에휴.”
그냥 영상 한번만 봐달라는 어렵지 않은 엄마의 부탁을 냉정하게 거절하긴 힘들었다.
“······얼굴은 예쁘네.”
전문 녹음실을 빌린 건가.
잘생긴 남자애가 기타를 들고 앉아 있고, 그 앞에는 남자애를 닮은 듯한 이목구비의 이쁘장한 여자애가 마이크 앞에 앉아 있었다.
“좋으면 얼마나 좋다고.”
그리 중얼 거리며 라일린은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24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