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younger brother of the heroine of the novel RAW novel - Chapter (36)
“다음으로……. 출석번호 14번, 케이네스 군.”
수군거리던 학생들의 대화 소리가 한순간에 조용해졌다.
나는 복잡했던 머리를 정리한 뒤,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 이름은 케이네스 H 스페이원……. 아니, 케이네스 L 아르덴입니다. 어제 황실로부터 작위를 수여받아 스페이원 가문으로부터 독립하게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내 자기소개에 모두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지, 질문 있습니다!”
어느 소녀가 번쩍! 손을 들었다.
“예, 말씀하세요.”
내 대답에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로즈 가문의 영애와 파혼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사실인가요?”
벌써 신입생들의 귀에도 그 이야기가 전해졌구나.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렇게 되었습니다.”
“저도 질문이 있습니다! 분명 마나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제4 서클이라는 경지에 도달하실 수 있었던 겁니까?”
무슨 기자회견이라도 하는듯한 느낌이네.
나는 차근차근 그들에게 설명을 해 주었다. 후천적으로 마나를 얻은 뒤, 스페이원 가문에서 비밀리에 특별교육을 받았다고 말이다.
실제로 그란스는 본가로 귀환하자마자 해당 소문을 제국 각지에 퍼트리기 시작했다.
케이네스 H 스페이원이라는 소년은 스페이원 가문에서 감춰둔 특별한 존재라고.
‘쯧,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나.’
내 노력이 모두 그란스의 것이 되어 버린 상황. 확실히 기분이 더러울 수밖에 없었다.
물론, 사전에 그란스와 말을 맞춰 두었기에 나는 소문으로 퍼진 이야기들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학생들에게 전달해 주었다.
“그러면…… 완전히 스페이원 가문에서 독립하게 된 건가요? 스페이원 백작가의 후계문제는…….”
“그 부분은 가주님께서 결정하실 일입니다. 그리고 제가 스페이원 가문의 핏줄을 물려받은 이상, 아르덴 가문은 스페이원 가문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황실을 보필할 것입니다.”
내 대답에 아이들은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 누군가는 침을 꿀꺽 삼켰는데.
가슴을 편 채 당당한 모습으로 황실을 보필하겠다 발언하는 13세 소년은…… 아마 이 아카데미에서도 몇 없으리라.
교수인 율리우스조차 한순간 멍을 때리고 말았다.
근간에 흐르는 소문들이 모두 사실임을 확인하게 된 율리우스.
‘케이네스 L 아르덴……. 제3 황자 전하의 측근이라는 것이 사실이었구나.’
율리우스는 박수를 한 번 치면서 학생들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짜악!
“……그럼, 케이네스 군의 자기소개는 이 정도로 마무리를 짓겠습니다. 다음으로 출석번호 15번, 아르데알 군. 자기소개를 부탁드리죠.”
“알겠습니다. 하지만…… 케이네스 군 다음으로 자기소개를 하는 건 상당히 부담스럽네요.”
주변 학생들은 쓰게 웃으면서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먼저, 제 이름은 아르데알 T 세필로드라고 합니다. 그리고…….”
푸른빛의 머리카락과 군청색의 눈동자를 지닌 미소년.
그는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면서 생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상큼함이 느껴지는 미소랄까?
“또래에서 제4 서클 마법을 구사하는 천재가 있다는 사실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케이네스 군.”
“…….”
그의 미소에 살짝 오한이 일어나고 말았다.
‘그보다…….’
설마, 세필로드 가문의 장남이 나와 같이 강의를 듣게 될 줄이야.
나는 사전에 라바디안 제국의 주요 가문들에 대해 조사를 해 두었다.
그리고 주요 가문들 중에서도 깊은 역사를 가진 세필로드 후작가.
스페이원과 비교한다면 확실히 무색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필로드 가문은 군사력, 경제력에 이어 명성까지 튼튼한 대가문 중 하나로 손꼽혔다.
‘……세필로드 가문의 후계자께서 친히 관심을 가져 주실 줄이야. 이거, 영광이라고 해야 하나?’
나는 작게 웃으면서 다리를 꼬았다. 그리고 팔짱을 끼면서 다른 아이들의 자기소개를 주의 깊게 들었는데.
특히, 학생들의 가문 명만큼은 머릿속 깊은 장소에 저장해 두었다.
“아, 저도 질문 있습니다.”
나는 자기소개를 진행하는 학생들을 향해 질문을 하나씩 던지면서 친밀감을 형성하기 위한 밑바탕을 깔았다.
같은 클래스라는 사실만으로 인맥을 형성하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겠지.
게다가 내게는 언제나 제3 황자. 라이어드의 이름이 따라붙을 테니…….
“……이상입니다.”
출석번호 32번의 학생이 자리에 앉았다.
율리우스는 작게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예, 수고하셨습니다. 그러면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겠군요. 우선 서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종이 울린다면 강의실을 나가셔도 상관은 없습니다만, 그전까지는 강의실에서 쉬도록 하세요.”
교수의 지시에 학생들은 ‘네!’라고 대답한 뒤, 곧바로 각자의 무리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저어,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벨로드라고 하는데…….”
내 주변을 둘러싼 소년, 소녀들.
설마, 먼저 다가와 줄 거라곤 생각도 못 했네.
나는 그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끝내 하나의 무리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어떠한 무리에도 속하지 못한 사르반은 조용히 교과서를 펼쳤는데, 나는 그에게서 시선을 돌려 버렸다.
“스, 스페이원 가주님께서는 평안하십니까? 저희 아버지께서 일전에 스페이원 백작님께 큰 도움을 받으셔서…….”
“아르덴 상회의 주인이 케이네스 군이라고 들었어요. 이번에 저희 리다스 상회와…….”
아르덴 상회가 아르덴 가문의 영지에 본부를 옮기면서 케이네스 H 스페이원의 이름은 한순간에 제국의 유명인사가 되어 버렸다.
이 세계의 언론. 즉, 신문이라는 매체가 해당 소식을 제국 각지로 퍼트린 것이다.
언론의 주목은 살짝 골치가 아팠지만, 나에 대한 소식이 기사화되자, 아르덴 상회를 경계하던 경쟁사들은 빠르게 떨어져 나가버렸다.
아르덴 상회의 배후에 스페이원 상회가 우뚝하니 서 있는 것처럼 상황이 연출되고 말았으니까.
뭐, 그 부분에 관해서는 달갑게 받아들여야겠지.
“이 향기……. 저희 상회에서 판매하는 향수를 사용해 주셨군요. 저로서는 정말로 기쁘다는 말씀만 드릴 수밖에 없네요.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앞으로도 저희 아르덴 상회를 잘 부탁드립니다.”
“네, 네. 물론이에요. 아르덴 상회의 화장품과 향수의 품질이 좋다는 것은 이 제국에서도 아주 유명하니까요.”
나는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여학생들을 상대했다.
이들은 우리 상회에서도 많은 소비를 해 주고 계시는 고객님들이니까.
백작, 후작 가문의 영애들은 한 달에 은화 수십 닢 정도는 가볍게 사용했다. 심지어 화장품을 구매하는 데에만 금화 수십 닢을 투자하는 영애들도 가끔씩 발견됐는데.
‘……그 가끔에는 세린도 포함되겠지.’
스페이원 가문의 장녀, 세린 H 스페이원.
그녀의 낭비벽은 정말로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스페이원 백작은 나를 제외한 그 외의 자식들에게는 꽤나 관대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으며, 생활비라는 명목으로 매달 금화 수십 닢을 자식들에게 던져 주었다.
‘한 달의 생활비로 수억 원을 건네주는 부모가 세상에 어디 있어?’
그러나 스페이원 가문이 보유한 재산을 생각해 보면, 수억 원이라는 현금은 그들의 손톱 때에도 미치지 못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하긴, 무능아라 불리던 내게도 매달 금화 10닢씩 주었었으니…….’
나는 동급생들과 ‘친구’라는 이름으로 인연을 만들었다.
물론, 고고한 늑대처럼 홀로 움직여도 큰 문제는 없겠지. 하지만 인맥이라는 것은 이 아카데미의 생활에서도 상당히 중요했다.
게다가 언젠가는 이들이 라바디안 제국의 미래를 책임지게 될 터.
그렇다면 미리 인연을 만들어 두는 편이 내게 이득이 될 것이다.
‘그보다 저 녀석은 이런 분위기의 속에서 잘도…….’
또래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던 나는 슬쩍 사르반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떠들썩한 강의실. 그 속에서도 묵묵히 교과서에 집중하는 모습에 살짝 감탄이 나올 지경이었다.
‘나중에 대화를 한 번 나눠 봐야겠어.’
나는 점심 식사를 알리는 종소리를 듣고,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 뒤를 따라 나오는 대여섯 명의 학생들.
그들은 마법 학부 건물의 정문에서 대기 중인 하녀와 집사를 데리고 구내식당으로 이동했다.
식당에서는 평소처럼 귀족과 평민의 무리가 구분되어 있었는데, 우리는 신입생들로 가득한 테이블에서 자리를 잡았다.
“나는 17번 세트로 부탁할게.”
“알겠습니다.”
집사복의 사내는 주문을 받자마자 곧바로 자리를 벗어났다.
무리에 어울리기 위해서는 그만한 행동을 보여 줘야겠지. 그런 이유로 나는 은화 12닢의 코스요리를 주문했다.
현재 이 무리의 중심은 바로 나와 아르데알이다.
하지만…….
“호오~? 케이네스 군의 이야기는 들으면 들을수록 놀라움뿐이군요.”
정작 무리의 중심인 아르데알은 내게 관심을 보이면서 질문 공세를 퍼부을 뿐, 주변의 학생들에게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합석한 여학생들은 나와 아르델알을 번갈아 보더니, 살짝 얼굴을 붉혔는데.
그녀들의 모습에 나는 속으로 끄응 시름을 앓으면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분명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을 거야.’
그녀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나는 이성을 사랑하는 한 명의 남성이다.
동성인 아르데알과는 친구 이상의 관계를 가질 생각이 없으니, 부디 지금 펼치는 망상들을 꾸깃꾸깃 접어 주기를 간곡히 부탁하고 싶었다.
그리고 잠시 뒤, 고용인들이 대령해 준 음식들이 테이블 위에 준비되자, 우리는 귀족으로서의 식사 예절을 지키며 느긋하게 점심 식사를 시작했다.
딸그락.
“으음, 확실히 맛있네요. 구내식당이라기에 조금 얕봤었는데…….”
한 소녀의 발언에 모두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식사가 마무리되어 가자.
“1시부터는 입학식이 있다고 하니, 저희도 서둘러 이동하도록 하죠.”
아르데알이 주변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말했다.
입학식을 위해 일찍 식사를 마친 신입생들.
우리는 아르데알의 말대로 식사를 마친 뒤, 자리에서 일어나 곧바로 대강당을 향해 발걸음을 움직였다.
그렇게 대강당으로 이동하던 도중, 우리의 앞으로 사르반이 나아갔다.
주변 여학생들은 그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작은 목소리로 수군댔다.
“저 평민……. 계속 혼자네요.”
“……저는 가능하면 그와 어울리고 싶지 않아요. 평민들은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하여 야만스럽고 포악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들었거든요.”
“어머, 무서워라…….”
그녀들의 대화 내용에 나는 쓰게 웃었다.
과연 모든 평민들이 정말로 야만스럽고 포악한 성격을 가지고 있을까?
극단적인 일반화에 나는 그녀들에 대한 인식을 한 단계 격하시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들 역시 처음에는 평민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을 것이다.
단지, 어린 시절부터 부모 또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들어온 이야기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납득했을 뿐.
무조건 그녀들을 비난하기는 어렵겠지. 순전히 자라온 환경의 문제일 테니 말이다.
그리고 그녀들 중 한 명이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케이네스 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여전히 나를 향해 ‘님’자를 붙이는 붉은 머리카락의 소녀. 고양이 형의 눈동자를 지닌 그녀는 웹툰에서 몇 번 본 적 있는 것 같은 악녀 캐릭터와 닮았다.
물론, 이런 생각은 그녀에게 실례겠지.
나는 속으로 그녀에게 사과를 한 뒤, 턱을 한 번 쓰다듬으면서 물음에 대답했다.
“흐음, 그렇군요. 저는 상회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평민들과 대화를 나누어 본 경험이 있습니다. 물론, 총관직은 따로 두었지만, 저 역시 아랫사람들의 행동들을 지속적으로 주시해야 상회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으니까요.”
내 이야기가 시작되자, 아르데알의 시선이 나를 향해 움직였다.
“결과적으로 평민들 모두가 그리 포악한 것은 아니랍니다. 귀족들처럼 높은 교육을 받지는 못했지만, 저 사르반이라는 평민은 이 아카데미에 들어오기 위해 여러모로 많은 노력과 시간을 쏟아 부었겠죠. 게다가 재능도 충분하다고 하니, 저로서는 지금 당장 아르덴 가문에 고용하고 싶네요.”
“아…….”
예상치 못한 대답이었을까?
내가 사르반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내뱉자, 여학생들은 살짝 멍을 때리고 말았다.
지금까지 이미지화 해왔던 평민들의 모습에 살짝 균열이 그어졌을지도 모르지.
“새, 생각해 보니…… 케이네스 님의 말씀도 옳으신 것 같네요.”
“……맞아요. 평민이면서도 재능을 가지고 있고, 더욱이 노력까지 했다면…….”
여학생들의 당황스러운 목소리에 아르데알은 작게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케이네스 군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르반 군의 재능은 아직 모두 개화되었다고 볼 순 없겠죠. 게다가 13살에 제2 서클의 마법을 다루고 있다면, 졸업했을 때에는 제3 서클의 마법을 익히게 될 가능성도 존재하겠네요. 그리고…….”
그는 잠시 말을 끊으면서 나를 지그시 바라봤다.
“케이네스 군 역시 아카데미를 졸업할 당시에는 제5 서클의 마법을 다루고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그 부분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불과 4~5년이라는 시간으로 제4 서클을 익히셨으니, 제5 서클까지는 6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가능성의 이야기겠지만요.”
그래, ‘가능성’이라는 단어를 거론한다면, 분명 0%라고 내다볼 순 없겠지.
그렇지만 아르데알의 발언에 여학생들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물론, 그녀들도 머릿속으로 생각은 해 보았을 것이다. 내가 제5 서클에 도달할 가능성에 대해서.
그리고…… 정말로 제5 서클의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면, 아르덴 자작 가문은 이후 백작 가문으로 승격될 수 있으리라.
‘마, 맞아, 아르데알 님의 말씀대로 케이네스 님께서 제5 서클을 익히시게 된다면…….’
‘케이네스 님께서는 제3 황자 전하의 측근이나 다름없는 분이시니, 아르덴 가문이 백작 가문으로 승격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거야!’
‘로즈 가문의 영애와 파혼이 되었으니, 내게도 분명 기회가 있어!’
여학생들의 눈동자가 살짝 반짝였다.
그녀들의 눈빛에 담긴 감정이 무엇인지는 대충 직감할 수 있었다. 혼처가 정해지지 않은 여학생들에게 지금의 나는 꽤 괜찮은 신랑감 중 하나일 테니까.
평생을 본가에서 살아갈 것이 아니라면, 귀족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장래에 한 가문의 가주가 될 사내와 혼인을 하는 것이 그녀들에게는 가장 이상적인 일이리라.
그리고…….
‘그것은 아르데알 역시 마찬가지일 터.’
수많은 여학생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신랑감에는 아르데알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세필로드 후작가의 후계자인 아르데아르 T 세필로드.
자작이라는 하급 귀족보다는 역시 후작이라는 고위 귀족이 더욱 매력적이겠지.
그러나 여학생들이 호감을 보이려는 순간, 아르데알은 순식간에 철벽을 만들어 내 그녀들의 호감을 차단시켰다.
마치 친구 이상의 관계를 거절한다는 듯이 말이다.
‘……이런 냉혈한 자식.’
그의 행동에 살짝 기가 질리고 말았다.
‘뭐, 나도 엘리자베스와 공식적으로 파혼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시선들은 받지 않았겠지.’
하급 귀족 가문의 자제들 중 가문을 물려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아카데미에 재학하는 동안 열심히 혼처를 알아봐야 한다. 귀족이라는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물론, 본가에 붙어사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그러나 20대 초중반에 결혼하지 못한다면, 귀족들은 그 이유를 함부로 만들어 내 뒤에서 수군거린다는 모양이다. 마치 무언가 문제가 있어 결혼하지 못했다는 듯이.
‘……이게 그런 인식들 때문에 만들어진 광경인가.’
강당으로 이동하는 신입생들의 모습에 나는 작게 한숨을 토해냈다.
무리의 중심이 되어 여유로운 표정을 짓는 학생들은 모두 미래가 보장된 자들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