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youngest member of Top Idol RAW novel - Chapter (143)
#143화. 후회할 짓은 하지 마세요
추석 연휴가 가까워지면서 그동안 미공개되었던 콘텐츠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여름에 촬영했던 성지후와의 부터 아이돌 체육 대회 추석 특집, 마지막으로 자컨 팀이 준비한 힐링 리얼리티까지.
쏟아지는 떡밥 속에서 더스티들의 행복한 비명이 튀어나왔다.
커뮤니티에는 아체대 관련 게시글들이 줄줄이 올라왔다.
[방금 계주 누구야?]아체대 보는데 방금 되게 잘 달린 사람 누구야?
살짝? 햄스터같이 생겼어
(흔들린 사진)
파란 옷 입었던데 밥 먹으면서 보느라 제대로 못 봄
이름 궁금했는데 지금은 경기 끝나버렸다 ㅠㅠ
-스타더스트 도서한
└우리 서한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뭔데 너 타팬들한테도 햄스터라고 불리는 거냐고 ㅠㅠ
└이 정도면 더스티가 쓴 글 아니냐 ㅋㅋㅋㅋㅋㅋㅋ
└살짝 햄스터 같이 생겼댘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ㅠㅠ
-잘 달리는 걔 햄스터 걔 오디션 1등한 걔 전부 우주먼지 막내 말랑 햄찌 도서한입니당
-인간적으로 도서한 필모그래피에 아체대도 추가하자 이 날 유독 잘생겼음
└계주 끝나고 물 벌컥벌컥 마시는데 ㄹㅇ 첫사랑 기억조작 그잡채
└2222 청춘 드라마 학교에서 늘 창가쪽에 앉아있을 그런 재질
└? 우리 학교엔 없던데
└어디에나 있을 것 같지도 않지만 정말 어디에도 없는 그런 느낌임
└그건 대체 뭔 느낌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생겼다 이 말이지
└스타프의 자랑스런 비주얼 픽….
[우주먼지 자컨 재밌다]연휴 시작하자마자 묵혀뒀던 거 몰아보고 있는데
애들 너무 무해하고 다 귀여워 ㅠㅠ
서바 그룹 출신인데 애들 다 친해 보이고 관계성도 좋더라
입덕할 것 같아 ㅋㅋㅋㅋ
-입덕하면 쉬지않고 떡밥이 쏟아지는 아이돌 스타더스트
└웬일로 더블즈가 일 잘해서 공백기가 느껴지지 않음
└애들도 거의 매일 소통 온다고 ㅠㅠ 효자돌임 진짜
└울 애들 종알종알 ㅋㅋㅋㅋ 말 많은 애들 많아서 항상 프라이빗 메시지 들어가보면 수십 개씩 쌓여있어
└ㅇㅇ 팬들한테 잘하더라
-나 이번에 입덕해서 유니버스 개인권 끊고 싶은데 추천하는 멤버 있어?
└자주 오는 건 서하임 도서한 진세현 막내라인들~ 웃긴 건 하준서
└웃긴 건 하준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 맨날 혼자서 난해한 얘기하고 있어
└은은하게 돌아있는 준서야….
└준서 구독하면 서찌의 일상 볼 수 있어
└서이안 ㅊㅊ 새벽에 노래 불러줌
└아 미친 개설레
└우주먼지 애들 다 유니버스 출석률 좋아서 아무나 ㄱㄱ 최애 될 것 같은 애로 끊어봐
└가장 말 많은 건 하임이긴 해 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뭐 하고 있다가 돌아서보면 몇 십 몇 백 개씩 쌓여있어 말 많은 우리 병아리 ㅠㅠ
-근데 울 애들 추석이니까 라이브하겠지?
└한복 입고 할듯 ㅇㅇ 티플도 매년 하잖아
└더블즈 자컨은 고맙지만 라이브는 꼭 내놔라
└아 개같이 설렌다….
└2222 낼 모레 할 것 같던데
└무한 존버 ㅠㅠ
└한복 입고 송편 만들기 해주라
.
.
.
.
착실히 찍어뒀던 것들이 하나둘씩 방송을 타며 반응이 올라왔다.
특히 아체대는 추석 시즌에 오픈해서 그런지, 주변 어른들도 한 말씀씩 하시더라.
여름 내내 빡세게 보낸 보람이 있었다.
이제부터가 조금 더 바빠질 예정이지만 말이다.
“어우, 오늘 메이크업 너무 잘 먹혔당!”
샵 직원분이 호들갑을 떨며 거울을 손으로 가리켰다. 서한은 거울을 돌아보며 싱긋 웃었다.
“그러게요. 촬영 때라 그런가?”
“뮤비 찍는댔나? 뭐야, 이번이 첫 번째 정규 앨범?”
“네, 맞아요.”
“너무 떨리겠당. 그래도 잘될 거예요. 우리 샵 기운이 좋아. 여기 오는 연예인들 다 잘되더라. 티플도! 티플도 여기 출신이잖어~.”
“아, 선배한테 들었어요. 감사합니다.”
오늘은 스타더스트의 첫 정규 앨범 뮤직비디오 촬영이 있는 날이었다.
조명판을 고려해서 조금 빡세게 받은 메이크업이 샵 조명을 받아 반짝거렸다.
지난번 활동 때 염색으로 덮었던 검은 머리가 어느덧 원래의 빛깔을 찾아 갈색으로 돌아왔다.
이번 활동 때는 탈색을 시도해 보려나?
아직까지 전해들은 바는 없었다.
서한은 졸린 눈을 살짝 비비며 스트레칭을 했다.
“아으, 졸려.”
연휴날 아침 일찍부터 무리를 해서인지, 팔이 우두둑하고 곡소리를 내었다.
“다들 피곤한가 보네.”
다른 형들도 크게 상태가 다른 것은 아니었다. 서이안은 아까부터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
이럴 때는 아무래도 휴가 얘기가 나와줘야지.
고요한 정적을 깨고 손뼉을 치며 일어난 것은 하준서였다.
“아, 맞다.”
하준서가 두 눈을 반짝이며 다른 멤버들에게 물었다.
“다들 이번 휴가 때 뭐 할 거야?”
“휴가?”
“아, 맞네. 우리 휴가 있잖아!”
말은 휴가라지만 사실상 추석 연휴를 살짝 비켜서 이틀 정도 주어지는 수준이었다.
여유롭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은 아닌 터라 아무래도 할 수 있는 일에 제약이 있었다.
해외 여행은 당연히 꿈도 못 꾸고, 어디 따로 놀러 가는 것도 힘들 것 같은데.
서한은 고민 없이 말을 뱉었다.
“저는 본가 갈 것 같은데요.”
“나도.”
다들 계획이 대강 비슷한 것 같았다. 진세현은 한 손으로 휴대전화를 휙휙 돌리면서 턱을 괴었다.
“집 가면 이틀 동안 기절해서 잠만 잘 것 같지 않아?”
“나는 최선을 다해 놀 건데!”
바로 그때, 서하임이 생글거리며 말을 얹었다. 아까 메이크업 받을 때는 반쯤 기절해 있더니, 휴가를 생각하자마자 두 눈이 똘망해졌다.
진세현은 피식 웃으며 서하임을 돌아보았다.
“뭐하고 놀 건데?”
“나는 누나랑 엄마 보러 갈 거야. 뷔페 먹으러 가기로 했어!”
“뷔페? 맛있겠다.”
서한은 두 사람의 말에 별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이다가 뒤늦게 멈칫했다.
“음?”
리얼리티 촬영 때 어쩌다가 우연히 주워 들었던 두 사람의 통화가 생각나서였다.
‘네, 어머니.’
‘저도 사정이 안 되어서요.’
호칭이 바뀌었는데?
“…!”
무언가 이질감을 느낀 서한이 두 사람의 대화를 곱씹어보는 동안, 서하임이 말을 쏟아내었다.
“누나가 이번에 아쿠아리움 공짜로 보내준다고 함! 근데 아무래도 사람 많을 것 같지 않아요? 모자 눌러 쓰고 가야 하나? 저 연습생 때 꼭 한번 가보고 싶었거든요. 타이밍을 놓쳐서 그렇지.”
“아쿠아리움 정도는 괜찮지 않나? 그냥 갔다와~.”
“그럴까용?”
서하임 본인이 해맑게 종알거리는 내용만 들어도, 딱히 문제가 있어보이지는 않는데.
아무래도 오해가 있었던 건가.
서한은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대수롭지 않게 그 말을 넘겼다.
아니, 정확히는 넘길 수밖에 없었다.
“어?”
휴가 계획을 늘어놓으며 조잘대던 서하임의 입이 굳게 닫혔다.
전혀 뜻밖의 얼굴이 바로 뒤에 서있었기 때문이었다.
강시우가 당황한 듯 자리에 일어나선 고개를 숙였다.
“아, 안녕하세요.”
이 형이 왜 여기서 나와?
갑작스레 방에 뜬금없이 들어온 불청객.
하이퍼의 정원재였다.
방송 촬영 때문에 샵에 들른 것 같은데 마침 타이밍이 맞았다.
여기서 하이퍼 얘기를 따로 들은 적이 없어서 같은 샵을 쓰는 줄도 몰랐네.
특별히 관심이 없었던 것도 맞지만 이렇게 마주치게 될 줄은 몰랐다.
서하임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그를 물끄러미 올려다보았다.
휴가의 기쁨에 종알대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아까와는 달리 차분해진 목소리가 말을 뱉었다.
“…무슨 일이신지.”
“잠깐 저 좀 봐요.”
정원재의 빤한 시선이 이쪽에 닿았다. 서한은 동그랗게 뜬 눈으로 자신을 가리켰다.
“저요?”
혹시나 싶어서 되물었더니 정원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를 왜 불러?’
무슨 영문인지는 몰라도 특별히 공격적인 말투는 아니었다. 정말 무언가 목적이 있어서 왔다는 듯, 정원재가 침착하게 덧붙였다.
“잠깐이면 돼요.”
아무래도 수상했다.
* * *
둘은 사람들이 없을 만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원재의 뒤를 따라가면서도 서한의 머릿속에는 물음표만 떠올랐다.
이후로 정원재와는 특별히 접점이 없었다.
굳이 엮이고 싶은 타입도 아니었을 뿐더러, 언젠간 논란이 터질 게 뻔한 사람과 친분을 갖고 싶지도 않았다.
정원재도 시비를 건 건 그때였을 뿐,
‘내가 죽어라 잘못한 것도 없잖아?’
무슨 사연이 있어서 오래갈 악감정도 아니다.
그러니 이렇게 따로 불러내서 할 얘기가 없다는 소리였다.
서한은 미간을 찌푸리며 정원재의 의중이 대체 무엇일지 고민했다.
바로 그때, 정원재가 아랫입술을 조심스레 떼었다.
“물어볼 게 하나 있는데요.”
“네.”
정원재가 명함을 스윽 내밀었다. 서한은 살짝 고개를 내려 명함에 적힌 글씨를 확인했다.
‘뭐야.’
박한석 성형외과. 전에 스쳐 지나가듯 봤던 그 성형외과 이름이었다.
서한은 애써 모른 척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저한테 병원 추천해 주시는 거예요?”
“…….”
“저는 지금 제 얼굴에 만족하는데….”
시답잖은 농담은 나눌 생각이 없다는 듯, 정원재는 단번에 서한의 말을 끊었다.
“이 병원 관련해서 이름 들어본 거 있어요?”
‘정신 차려요.’
그때 병원 앞에서 도서한이 했던 그 말, 그 눈빛이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이 병원이요…?”
“뭐 안 좋은 쪽으로 들어본 거 없냐고 묻는 거예요.”
그 말에 서한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다행히 자연스레 고개를 내린 탓에 정원재의 시선에서는 보이지 않았을 터였다.
서한은 태연하게 턱을 쓸어내리며 되물었다.
“성형외과에는 별 관심이 없어서. 아무래도 뜯어고치는 거니까 부작용은 있겠죠. 갔다오셨어요?”
“갔다 왔고, 하진 않았습니다.”
“…….”
하진 않았다.
대놓고 떠보는 한마디에 서한이 피식 웃음을 흘렸다.
‘맞구나.’
정원재는 마른침을 삼키며 서한을 올려다보았다.
사실 이주형에게 온 문자만 아니었어도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것이었다.
그런데.
결국 약에 손을 대기로 마음을 먹었던 지난주에, 피셔의 이주형에게서 다급한 문자가 왔던 것이다.
-야 너 그 병원 갔었어?
└아니 아직
└야 야 ㅈㄴ 불안하네
└??? 무슨 일인데
곧바로 전화를 했었는데 이주형의 목소리가 파르르 떨렸다.
그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실로 충격적이었다.
‘그 병원 경찰 조사받고 있던데? 설마. 나 잡혀들어가는 거 아니냐?’
‘뭐?’
대형이면 이런 쪽에 소식이 빨랐을 수 있지.
그러니까 그때 했던 그 말도….
혹시 만에 하나라도 뭔가를 알고 뱉은 말이었는지, 그 의중을 떠보고 싶어서 불렀다.
그리고.
그 불안함이 결국 현실이 되었다.
[‘피셔 이주형’ 마약 혐의로 경찰 조사]정원재는 서한의 눈앞에 연예 뉴스 헤드라인에 뜬 기사를 들어밀었다.
“여기 거기예요. 기사 뜬 그 성형외과.”
“…….”
“솔직히, 알았죠?”
알긴 알았는데 이렇게 알진 않았지.
심지어 경고해 줄 생각도 없었다.
그저 이번에는 정원재가 기가 막히게 운이 좋아서 걸리지 않았을 뿐이다.
‘뭐라고 대답해야 돼?’
그렇다고 미래에서 보고 왔다고 할 수는 없어서, 잠시 고민하던 서한이 입을 떼었다.
“글쎄요. 우연이겠죠. 천운이라고 해야 할까.”
“천운?”
“혹시 거기서 약할 생각이셨어요?”
그 한마디에 정원재는 차마 대꾸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대놓고 인정하자니 자존심이 상했던 탓이었다.
정원재는 인상을 찡그리며 뒤늦은 변명의 말을 뱉었다.
“진짜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됐고.”
서한은 짧게 한숨을 내쉬며 말을 뱉었다.
“후회할 짓은 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