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reverted to being a K-drama genius RAW novel - Chapter 147
래원도 이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를 향한 기자들의 관심을 필사적으로 배우들 띄워주기로 돌린 것이었다.
래원의 선전으로 래원 본인은 잠시 마이크를 끄고 쉴 수 있었다.
5명의 배우와 배역에 관한 질문들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포털 사이트에는 실시간으로 에 대한 기사가 터져나왔다.
실시간 검색어 또한 래원과 배우들 차지였다.
한편, 이 드라마의 주기훈CP는 자신이 메인 연출이나 책임 프로듀서를 맡은 드라마 중 이렇게 제작 발표회 반응이 뜨거웠던 경우는 처음이라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 되어 있었다.
이렇게 요란하고 떠들썩한 제작발표회를 끝내고,
래원의 팀은 이틀 같은 2주를 보냈다.
첫 방송이 바로 2주 후였기 때문이다.
제작 발표회부터 예상 그 이상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기에,
팀은 이에 부응하고자 각자 자기 자리에서 욕심을 부리는 가운데 촬영 스케줄이 밀리지 않도록 차질없이 소화해야 했다.
래원 역시 사람인지라 쏟아지는 기대감이 피부로 느껴지자, 부담감이 밀려들었고, 이는 편집실에서 밤을 새우는 것으로 해소하는 방법뿐이었다.
편집에 남은 에너지를 쏟아붓는 것만이 래원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그리고 8월에서 9월로 넘어가는 주의 금요일.
드디어 예능 드라마 SBC 미니시리즈 의 첫방 날이 밝았다.
래원은 오전부터 촬영장에서 진을 뺀 후,
밤 9시 반이 되어서야 SBC에 들어왔다.
저녁은 걸렀다.
첫방 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모니터실에서 실시간 시청률 추이를 지켜보고 싶었으니까.
그것이 ‘예능 드라마’라는 래원의 모험이 얼마나 시청자들에게 통할지, 가장 먼저 확인하는 방법이자 유일한 루트였기 때문이다.
모니터실로 걸어 들어가는 래원의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어서 와라.”
래원을 기다리고 있던 황태수 국장의 낮은 목소리.
그리고 그 옆에는 주기훈 CP가 서 있었다.
팔짱을 낀 채로 초조한 듯 달그락 달그락 손가락을 굴리는 황태수.
그는 자기 드라마 첫방을 앞둔 것마냥 긴장한 기색을 보였다.
“마지막 광고입니다.”
모니터 감독의 말.
이에 모니터실 안의 공기가 차갑게 얼어붙는 듯했다.
마지막 CF가 나오는 30초 동안 래원의 머릿속에는 지난 2주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하루에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었으니까.
5, 4, 3, 2, 1
드디어 10시 정각.
“시작 합니다!”
1화 타이틀이 뜨며 첫 방영이 시작됐다.
모두의 두 눈이 실시간 시청률 그래프 모니터와, 드라마 방영분 화면을 오갔다.
시청률 추이에 찍힌 시작점은 8.9%였다.
K드라마 천재로 회귀했다! 138화 – 리디북스
“시작은 괜찮네.”
황태수 국장이 한 쪽 입꼬리를 씨익 올리며 말했다.
8.9%에서 시작한 시청률은 이후 엎치락뒤치락하기를 반복했다.
팔짱을 낀 채 지켜보던 래원의 미간에 저절로 주름이 생겼다.
모든 드라마에 항상 최선을 다하지만, 이번에는 특히나 남달랐다.
래원으로서는 ‘예능 드라마’라는 새로운 시도에 도전한 것도 부담 요소였고,
특히 원준혁을 제외한 주연과 조주연 배우들에게 다들 모험 요소가 있었다.
‘윤혜심’은 굉장히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터라 요즘 20대 초반은 그녀를 모르는 이가 더 많았으며,
‘전미호’와 ‘이재윤’은 대학로에서는 스타라고 하나, 브라운관 데뷔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나’도 브라이트 걸스로 얼굴을 알렸을 뿐, 배우로서 대중 앞에 서는 첫 작이었으니까.
‘그래도 후회는 없어.’
물론 래원이야 다가올 미래를 경험한 바 있었기에 자신의 선택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전생의 기억에 따르면,
내년에 예능 드라마 라는 예능 드라마가 초히트를 친다.
당시로써는 최초로 ‘예능 드라마’를 표방했던 작품이었다.
래원은 차여름의 기획안을 발견하고 그보다 일찍 ‘예능 드라마’의 붐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만큼 최선을 다했다.
단 한 가지 래원이 예측하거나 컨트롤 할 수 없는 유일한 변수는 ‘타이밍’ 이었다.
이번 삶의 시간이 전생과 완전히 똑같이 흐르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반응이 바로 오느냐, 천천히 오느냐 일 텐데⋯.’
배우들 역시 마찬가지.
유일한 변수는 ‘타이밍’이었다.
전미호, 이재윤 그리고 이나.
셋 모두 미래에 스타 배우로 대성하는 모습을 래원은 직접 보았으니까.
특히 이나는 전생에 브라이트 걸스가 아닌, 래원이 기억하지 못하는 다른 아이돌로 활동한 후 배우로서 더욱더 호평을 받았더랬다.
‘우리 드라마가 이 친구들의 흑역사가 되느냐, 찬란한 역사의 시작이 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그때.
[고필우]를 꽃미남 유튜버로 만들기 위해 편집에 몰빵했던 스튜디오 촬영 장면.여기에서 실시간 시청률이 9.8%를 찍으며 10%에 다가가고 있었다.
“으아⋯. 조금만 더! 준혁아 조금만 더 힘을 써라!”
모니터실 안, 4명의 남자는 애꿎은 원준혁 선수의 이름을 부르며 흡사 축구나 야구 생중계를 지켜보는 듯이 반응했다.
허나 아쉽게도 10%를 넘기지 못한 채 다음 시퀀스로 넘어가고 말았고,
시청률은 다시 9%대 안에서 시계 추처럼 올라갔다가 내려가기를 반복했다.
래원은 이를 지켜보며 최근 2주간, 즉 제작발표회에서 반응을 얻은 이후부터 오늘까지의 시간을 하나둘 떠올렸다.
2주 동안은 원래 촬영 스케줄에 별도로 카메오 촬영분을 추가로 찍고 편집했더랬다.
그래서 매일 4시간 이상 잘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물론 카메오에 대한 것은 시청자들에게 아직 대외비였다.
차례로 기사를 띄우며 시청자 몰이에 활용할 계획이었다.
언론에 공개될 순서는 드라마 출연 순서상으로,
1. 엄하늘
2. 구민준
3. 류소현 & 류지현 자매
4. 브라이트 걸스 3인방(노노카, 래미, 솔라)
이었다.
이슈를 불러일으킬 만한 순서와도 같았다.
래원이 철저하게 의도한 것이다.
엄하늘은 원래 스타급 배우였지만,
그 외의 배우들은 전부 래원을 처음 만났을 때보다 떡상했더랬다.
특히 구민준과 류 자매는 래원과 처음 작업했던 신인 시절과 다르게 이제는 시청자들을 몰고 다니는 스타로 성장했고,
래원은 이번에 그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확인해볼 참이었다.
브라이트 걸스도 작년에 데뷔한 아이돌 중 최고로 주가를 올렸기에 카메오 출연의 효과가 기대되는 바였다.
지난 2주간 류 자매 촬영분을 제외하고는 모든 카메오 장면 촬영이 순조롭게 끝났다.
이들의 스케줄을 모두 맞춰주면서 차질 없이 촬영을 소화하는 과정에,
조연출 임현서가 생각보다 많은 도움이 됐다.
래원과 손과 발이 척척 맞아서
오히려 1번 조연출보다 큰 도움이 됐달까?
임현서가 경험은 다른 조연출보다 부족했으나, 눈치가 빠르고 똑똑하고 센스도 있었고 무엇보다 굉장히 절실했다.
‘임현서. 역시 구제해서 데리고 있길 잘했어. 앞으로 더 열심히 부려먹어야지.’
그의 절실함은 아마도 래원의 곁에 붙어 있기 위함인 것 같았다.
그는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자신을 끌어준 하인혁의 마수를 뿌리치고 도래원의 바짓가랑이를 붙잡는 놀라운 결단력을 보여줬으니까.
이런저런 생각을 반추하며 모니터를 하는 래원.
4명의 시커먼 남정네들이 이곳 SBC 모니터실에 모여 있는 동안,
이와 동시에,
차여름과 차가을 작가의 작업실.
여기서는 4명의 여자가 옹기종기 모여 첫 방송 모니터 모임을 가지는 중이었다.
차여름과 차가을.
그리고 의 공동 작가 ‘박은정’과,
몇 주 전에 방영했던 차가을 작가의 단막극 의 주연으로 출연하며 차 자매와 친해진 배우 ‘류소현’까지.
네 사람은 손에 맥주 한 캔씩을 들고 작업실 거실 소파에 쪼르르 앉아서 두 눈을 TV에 고정하고 있었다.
“아우, 야! 네 드라마도 아닌데 손톱 좀 그만 물어뜯어!”
차여름이 옆에 있던 차가을을 툭 치며 말했다.
초조하면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있는 차가을이었다.
“아니⋯. 언니가 고생한 거 옆에서 본 게 있으니까 나도 긴장되는 걸 어쩌라고.”
그때, 옆에 앉은 류소현이 배시시 웃으며 차가을의 손을 꼬옥 잡아주었다.
“작가님 완전 새가슴이시구나! 대본에서 느껴지는 거랑 다르네요?”
“내 대본이 어떤데요?”
“기본적으로 대범하고, 진행도 스피디하고, 때론 박진감도 넘치고요.”
“실제 성격은 완전 쪼잔해서 대본으로 대리만족하면서 사는 거죠, 뭐.”
류소현의 말에,
차여름이 동생을 놀리듯 거들었고,
차가을도 질 수 없다는 듯이 반격했다.
“언니 지금 자기소개 해?”
그간 조용히 TV가 뚫어질 것처럼 모니터 하고 있던 박은정이, 입에 검지를 가져다 댔다.
“엇. 이제 쉿!”
순식간에 조용해진 작업실 거실.
모두가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
[심덕분]의 감정 씬이었다.“심덕분. 분명 날 때부터 내 이름이었는데 언젠가부터 왜 이렇게 어색한가 몰러⋯. 이제는 누구 집사람, 누구 엄마가 더 익숙해져부렸어.”
가만히 지켜보던 류소현이 조용히 속삭였다.
“윤혜심 쌤, 역시 최고다⋯.”
너무 억척스럽지 않으면서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근하면서도 고혹적인,
단단한 듯하면서도 여린,
[심덕분]의 색깔을 입체적으로 찰떡처럼 소화해내고 있었다.“이런 기분이네요⋯. 첫방 보는 거⋯. 굉장히 대리만족 되는데요?”
이 같은 류소현의 읊조림에
다른 3명의 여인이 물음표를 띄웠다.
“제가 징크스가 있거든요. 제 드라마 첫 방 보면 시청률 망하는 거. 그래서 최근 몇 년간 첫 방을 본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근데 되게 좋은 거였네요, 첫방 모니터⋯. 이렇게 설레는 거였구나⋯.”
이에 이번에는 차가을이 류소현의 손을 꼬옥 잡아주었다.
“어? 근데 잠깐만! 소현 씨가 직접 첫방보면 시청률 망한다고요?”
차여름 작가가 눈을 동그랗게 떴고,
류소현이 안심시키려는 듯 답했다.
“아, 제 드라마요. 제 드라마 한정 징크스예요.”
“그니까요!”
그러나 차여름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소현 씨, 우리 드라마 카메오로 나오잖아요!”
“헉! 맞다!”
박은정도 깜짝 놀라는 반응.
류소현 역시 이 생각까지는 못했는지 잠시 말을 더듬더니,
“어⋯. 그건⋯. 아직 촬영 전이니까 괜찮은 걸로⋯?”
겨우 답을 해냈더랬다.
차가을이 두 작가 차여름과 박은정을 안심시키고자 말을 보탰다.
“그래! 1화부터 빵빵 터지고 재밌네! 잘 될 거 같아. 예감이 좋아.”
“⋯ 그렇겠지?”
그래야만 했기에,
다들 더는 토를 달지 않았다.
그렇게 의 1화가 마지막을 향해 치달으며, 네 사람의 손에 들린 맥주가 전부 비어가던 찰나.
SBC 모니터실에서 돌연 고함이 들렸다.
“넘었다!!! 드디어 10.2%!”
황태수 국장이 호통에 가깝게 친 커다란 소리에,
주기훈CP도 래원에게 수고했다는 듯이 어깨를 툭툭 쳐주었다.
주기훈의 얼굴에도 함박웃음이 피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가 지금까지 PD나 CP를 맡았던 드라마 중에 첫 방송 시청률이 10%를 넘긴 케이스는, 종합편성 채널이 생긴 이후로 이번이 처음이었으니까.
래원은 한시름 넘겼다는 생각에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내 모험이 시청자들에 어느 정도 통했다는 뜻으로 봐도 되겠지?’
물론 앞으로가 더 중요하겠지만,
이 정도 출발이면 충분히 순항이었다.
‘앞으로가 더 재밌을 거니까!’
래원은 근거 있는 자신감으로 씨익 웃었다.
이제 모니터실의 [ON AIR] 등이 점멸됐고 다른 기기들도 꺼졌다.
다들 이곳을 나서려는데,
꼬르르륵——
그 순간 정적을 뚫고 누군가의 배에서 요란한 소리가 울렸다.
“⋯ 누가 배고프다고 시위하냐?”
황태수가 농담처럼 던진 말.
래원은 놀라서 자기도 모르게 손을 배에 가져갔다.
모니터를 하며 까맣게 잊고 있었다.
오늘 저녁을 굶었다는 것을.
배에 손을 댄 채 어안이벙벙한 표정을 짓고 있는 래원.
이에 황태수가 껄껄껄 웃었다.
“한숨 돌리고 나니까 밥 달라고 신호지? 나도 PD 할 땐 모니터 하고 나면 맨날 배고팠었는데⋯.”
그가 갑자기 래원의 목에 헤드락을 걸었고,
“가자. 나도 뭐 좀 먹어야겠다. 배고프네. 너무 신경 써서 모니터했나⋯.”
“네! 맛있는 거 사주세요, 국장님.”
래원도 실실 웃으며 답했다.
‘이게 얼마만의 헤드락이야? 황태수 선배 오늘 기분이 퍽 좋은가 보네?’
그 이유가 자신의 드라마 덕분이라는 사실에 래원 역시 뿌듯함이 일었다.
한편,
[주기훈CP] 1화 실시간 최고 시청률 10.2% 떴습니다.단톡방에서 이 소식을 보자마자 차 자매의 작업실에는 4개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와아아악!” “축하드려요!”
“우왕!!!” “꺄아아악!!”
이윽고 맥주 한 캔씩을 추가로 까며 수다 삼매경에 빠진 차여름, 차가을, 박은정 그리고 류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