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reverted to being a K-drama genius RAW novel - Chapter 148
“우리, 우리끼리 이럴 게 아니고 래원 감독님한테 연락해볼까요?”
“좋다! 영상 통화! 영상 통화 걸어봐요!”
그렇게 연결하게 된 영상 통화,
지이이이이잉——
래원의 휴대폰이 진동한 곳은 SBC 앞의 24시 국밥집이었다.
“뭐지? 웬 영상 통화?”
래원은 의아해했고,
황태수가 되물었다.
“누군데?”
“차여름 작가님이요.”
“1화 모니터하고 할 말 있는 거 아냐?”
“아⋯.”
“왜? 받기 무섭냐? 너 대본이랑 전혀 다르게 편집한 거 있어?”
“에이, 아뇨. 그건 아니고, 영상 통화 거실 분이 아니라서요.”
래원은 물로 입가심을 하고,
혹시 고춧가루가 끼진 않았는지 입안을 점검하고는 전화를 받았다.
“네, 작가님.”
– 감독니이이임!
래원의 휴대폰 화면에 뜬 것은,
4명의 얼굴이었다.
“아⋯. 다들 같이 계셨네요? 안녕하세요.”
– 10% 넘긴 거 감독님 덕분이에요! 너무 좋아요오!
평소 그 이상의 텐션.
래원은 갸우뚱했으나, 곧 화면 바닥에 굴러다니는 맥주 캔들을 보고 납득했다.
“아⋯. 하하. 작가님들이 좋은 대본을 써 주셔서 가능했던 겁니다. 감사해요.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만 부탁드릴게요.”
– 에이! 그건 저희가 할 소리죠오! 앞으로도 이렇게만 쭈욱! 부탁드려요.
– 맞아요! 1화 너무 좋았어요! 도래원 최고! 파이티잉!
“하하하. 네, 파이팅! 다들 한 잔씩 하셨나 봐요?”
– 네에! 감독님은 지금 어디세요?
“지금 국장님이랑 국밥 먹고 있습니다.”
– 어머, 저녁을 지금 드시는 거예요?
– 여윽시! 첫방 10% 돌파 아무나 하는 거 아니죠!
– 국장님이랑 같이 계신다고요? 저 국장님께 드릴 말씀 있는데! 바꿔주세요! 국장니이이임!
“하하하. 네, 잠시만요.”
이윽고 래원은 마이크 부분을 손으로 막고, 황태수에게 속삭였다.
“국장님, 받아 보셔야겠습니다. 작가 분들인데요⋯. 좀 취하셨네요. 국장님을 찾으시는데요?”
“그래? 못 받을 것도 없지!”
황태수도 기분 좋은 투로 허허거리며 전화를 받았다.
“작가님들,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어? 류소현이도 있네?”
– 안녕하세요, 국장님.
– 국장니이임!!
“네, 말씀하세요, 작가님.”
– 저희 도 팍팍팍! 밀어주시는 거죠오?
“그래야죠! 여부가 있나요?”
– 진짜죠? 그럼 저희도 감독판 DVD 만들어 주시는 거죠?
“네? 아, 그건 저보다는 시청자들의 선택에⋯.”
– 에이! 방금 밀어주신다면서요!
– 저희 도 감독판 DVD, 시상식 투어 시켜주세여어어!
작가들이 콧소리를 내며 농담 반과 애교 반으로 졸랐고,
황태수가 난감해하자 옆에서 가만히 듣고만 있던 래원이 그에게 속삭였다.
“작가님들이 기분 좋으셔서 많이 마신 모양이에요. 그냥 대충 오케이 해주세요. 제가 나중에 상황 봐서 수습할게요, 선배.”
황태수는 래원이 시키는 대로 작가들의 말에 허허허 웃으며 오케이를 연발해주었다.
어느새 기진맥진한 얼굴이 되어 황급히 전화를 끊은 황태수.
“어우, 역시 난 데스크가 맞는 것 같다. 작가들 등쌀은 지금도 힘드네, 힘들어.”
“잘하셨어요, 선배.”
“류소현이는 주가가 오르더니 얼굴이 많이 피었던데?”
“그러게요. 전과 다르게 사람들이랑 잘 지내는 게 보기 좋더라고요.”
“그러니깐. 예전에 그 뭐냐? 그거 그⋯.”
“아, 공황 장애요?”
“그래. 그것 때문에 우중충해 있을 때보다 훨 낫네, 훨 나아.”
“네. 잘 풀려서 다행이에요.”
“전에 류소현이가 그거 극복할 수 있었던 거, 래원이 네 덕분이라고 수상 소감하지 않았었냐?”
“그랬는데, 제가 한 게 뭐가 있겠어요. 끝까지 포기 안 하고 병원 도움 받으면서 소현 씨 본인이 노력한 덕분이겠죠.”
“암튼 류소현이에다가 류지현이까지 카메오로 나오면 반응이 어떨까 기대가 된다, 기대가 돼!”
래원과 황태수는 상기된 얼굴로 남은 국밥을 싹싹 비웠다.
이튿날 아침.
닐슨에서 발표한 의 공식적인 시청률은
수도권 10.8%
전국 10.1%였다.
수도권이 더 높게 집게 됐다는 것은 그린라이트였다.
‘예능 드라마’의 특성상 수도권 인구가 타겟이었기 때문이다.
그날 밤.
2화 방영도 순조롭게 끝났다.
포털 사이트의 토크톡 게시판과 드라마 커뮤니티에, 출연진에 대한 호감 반응이 일색인 것이 그 방증이었다.
하루 만에 10%대에서 추가로 오를 수 있을까 싶었던 시청률 또한 11.3%를 찍으며 상승 추이를 보였다.
내일을 위해 침대에 누운 래원.
문득 좋은 생각 하나가 번쩍여 휴대폰을 들었다.
자정이 넘은 시각.
상대가 전화를 받았다.
“현서야, 뭐 하고 있었냐?”
– 2화 반응 모니터하고 있었습니다.
임현서의 대답에 래원은 흡족한 듯 소리 없이 웃으며 미소 지었다.
“주말 지나고 월요일부터 보도자료 뿌리는 거로 홍보팀에 전달해라.”
– 넵! 카메오 보도자료 말씀이십니까?
임현서는 척하면 척이었다.
“어. 지금이 적기인 것 같다.”
– 넵! 일단 3화에 엄하늘 나오는 거 월요일 오전 릴리즈로 전달하겠습니다.
“그리고.”
– ⋯?
“구민준 보도자료도 뿌리자.”
– 구민준도요? 구민준 출연 분은 5화 아닌가요?
“4화 엔딩에 잠깐 등장시킬 거야. 예고편도 수정하려고.”
– 아⋯! 그것도 그러면 같이 월요일에 릴리즈하면 될⋯
“아니. 구민준은 목요일 오전.”
다른 조연출이었으면 여기서 그쳤겠지만,
래원은 임현서를 더 키워볼 만하다고 판단했기에 이유를 덧붙여주었다.
그를 가르칠 목적으로 말이다.
“우리 주연, 조주연 배우들이 생각보다 빠르게 시청자들에게 안착했어. 2화 만에 다들.”
– 넵, 맞습니다. 반응이 좋습니다.
“그래서 장작을 더 빠르게, 많이 태우자는 거지.”
– 아⋯. 넵! 무슨 말씀인지 이해했습니다. 엄하늘 건은 월요일 오전, 구민준 건은 3화 방영 전날인 목요일 오전. 이렇게 홍보팀에 전달하겠습니다.
“그래, 수고해라.”
– 넵, 좋은 주말 되십시오, 래원 선배님!
“좋은 주말은 무슨⋯. 너 내일 나랑 촬영장에서 만나잖냐.”
– 아, 그러네요? 넵! 그럼 좋은 밤 되십시오!
래원은 피식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
임현서는 보면 볼수록 길들이는 재미가 있는 녀석이었다.
래원의 가슴 속에는 이제 만족감이나 뿌듯함 이상으로 기대감이 잔뜩 채워졌다.
당장 내일 촬영장이 기대됐고,
엄하늘과 구민준 카메오 출연 소식에 기사와 시청자가 보일 반응이 기대됐으며,
그리고 다음 주 3, 4화에서 얻어낼 시청률과 시청자들의 반향이 기대됐다.
래원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애써 달래며 기분 좋게 잠을 청했다.
K드라마 천재로 회귀했다! 139화 – 리디북스
* * *
이튿날 공개된 3화의 엄하늘 카메오 출연 소식과 스틸컷 2장.
이는 을 향한 관심에 더욱 불을 지폈다.
[ 엄하늘, ‘골드 버튼’ 특별 출연 예고 ⋯ “도래원 감독과의 인연”]ㄴ 대박! 엄스카이?
ㄴ 드라마 나오는 거 완전 오랜만!
[ 엄하늘, ‘골드 버튼’에는 무슨 일로? ]ㄴ 하늘 눈나 몸매 쩐다!!
ㄴ 본방사수각ㅋ
[ 엄하늘과 신예 이재윤의 케미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 ]ㄴ 흠⋯? 사제 로맨스는 너무 뻔한 전개인데?
ㄴ 급식 동생의 첫사랑 뭐 그런 거로 나오나?
래원은 이를 모니터하며 지난 1화와 2화 반응이 새로 뜬 것들을 확인했다.
ㄴ 드라마에 예능 자막? 너무 튀는 듯
ㄴ 재미는 있는데 어그로가 쫌 심하다?
ㄴ ㅇㅇ 이거 감독이 외국에서 상 받고 오더니 겉멋 든 거 같음;;
ㄴ 뭥미ㅋ 예능이면 예능, 드라마면 드라마. 한 가지만 해라.
ㄴ 이런 드라마 특징이 초반에 새로운 거인 양, 있어 보이게 튀는 거 다 집어넣는 거임ㅋ
ㄴㄴ ㅇㄱㄹㅇ 후반부로 갈수록 용두사미 된다에 내 다리털을 건다!
반응을 모니터링하던 래원은 피식 웃었다.
“어떡하지? 시청자님아, 다리털 싹싹 밀어버릴 준비 하셔야겠는데?”
우호적인 반응, 맥락 없는 악플, 이유 있는 우려 등등 다양한 댓글들이 달려있었다.
래원은 이 모든 게 관심이라고 생각했다.
이처럼 래원이 악플에도 웃어넘길 수 있었던 것은, 막방까지 남은 7주 동안 그들의 생각을 완전히 뒤바꿔놓고 우려를 불식시킬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 * *
“너 같은 애한테는 동갑 남친이 갑이라니까!”
“얘가 이렇게 세상 물정에 어두워요. 요새는 연하남이 대세인 거 몰라?”
카페 테이블에 세 여자가 둘러앉아 있다.
간만에 마음먹고 연애를 해보려는 [서울 주민].
그리고 그녀에게 대쉬한 두 명의 남자 [고필우]와 [학식 동생].
이들을 두고 이란성 쌍둥이 자매 친구들이 설전을 벌이는 중이다.
“너 잘 생각해봐. 지금까지 네가 찼던 남자들, 다 멀쩡했잖아. 너는 너랑 말이 통하는 남자여야 마음이 가는 애라니까. 10살 어린애랑 말이 통하겠냐고!”
“역시 그렇겠지⋯?”
“됐고, 물리적인 나이가 뭣이 중하냐! 유튜브 보니까 엄청 진중하고 성숙하던데 뭐.”
“아직 미성년자잖아!”
“한 달만 있으면 성인 된다고 기다려 달랬다며! 영앤 리치가 최고라니깐! 귀엽고 잘생기고 멋지고 다 하더만! 뭘 고민하고 있냐?”
“잘생긴 걸로는 [고필우]가 더 낫지. 리치도 해당되잖냐.”
“쉿! 이름 언급 안 하기로 했잖아!”
“맞다. 쏘리. 너무 흥분했나봐.”
주위의 눈치를 보며 다시 목소리를 낮추는 쌍둥이 자매.
“구독자 수도 영앤 리치가 더 많더만! 암튼 동갑은 언제든 만날 수 있어도, 연하는 쉽게 찾아오는 기회가 아니라는 걸, 명심해!”
“⋯⋯.”
두 친구의 등쌀에 혼란만 더 가중된 [서울 주민]이다.
두 친구의 설전 가운데 한숨을 푹 내쉬는 그녀의 표정에서,
.
.
“컷! 오케이!”
메가폰에 대고 시원하게 외치는 래원.
“지금 텐션 너무 좋아요! 이번에는 투샷, 투샷 갈게요. 이대로만 쭉 해주세요.”
한껏 집중한 채로 다음 콘티와 눈앞의 세 배우를 번갈아 살피는 래원이었다.
전미호와 류지현 그리고 류소현은 금방 친해진 것 같았다.
카메라가 꺼졌을 때는 서로를 모니터해주며 연기 조언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었다.
지금처럼 말이다.
‘류지현은 원래 성격대로고. 류소현 텐션을 조금 걱정했었는데, 생각보다 잘 어울려. 괜찮네.’
1, 2화 방영 이후 촬영장의 분위기는 한층 무르익었다.
자신이 만든 드라마가 반응이 좋다는 것은 스텝과 배우 모두에게 흥이 나는 일이었으니까.
모두가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기 위해, 그리고 팀에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이는 특별 출연 배우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래원 역시 팀의 중심에서 팀을 이끌며 그 기운을 느꼈더랬다.
때문에 래원은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며 촬영이 끝난 후 편집실로 향했다.
돌아올 토요일에 방영될 4화의 엔딩과 예고편을 수정하기 위해서였다.
당초 계획보다 일찍 구민준의 카메오 출연 사실을 알리기로 했기에, 수정이 불가피했다.
드라마 작업을 할 때는 항상 모든 계획을 세우지만, 그 모든 계획이 뜻대로 흘러가는 법이 거의 없다.
“이게 드라마 작업의 묘미지.”
래원은 계획에 없던 야근을 앞두고 커피를 진하게 타 마시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사실이었다.
그 변수로 뜻하지 않게 더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케이스도 많았으니까.
그렇게 깊은 밤을 따라 편집실에서의 시간도 흘러갔다.
“오! 이런 프레임이 있었어? 이게 훨씬 낫네! 톱스타 구민준스럽게 자알 나왔다.”
래원은 편집 프로그램 파이널 컷과 씨름하면서 이왕 재편집하는 거,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마지막 컷 넘어갈 때, 가만있자⋯. 이렇게 클로즈업 인 액션으로 포인트를 주면⋯. 오! 좋다 좋아. 텐션이 확 사네.”
그렇게 밤 11시를 조금 넘긴 시각.
“아직 자정 안 됐네? 생각보다 빨리 끝났잖아.”
편집을 끝낸 래원이 쾌재를 부르는 와중에, 래원의 휴대폰이 울렸다.
지이이이잉——
[박현만 대표]래원은 액정에 찍힌 이름을 확인하자마자 곧장 전화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