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reverted to being a K-drama genius RAW novel - Chapter 206
마지막은 래원의 차례였다.
“안녕하세요, 의 연출과 각색을 맡은 도래원 입니다.”
래원의 말은 실시간으로 각 취재진의 귀에 꽂힌 이어폰을 통해 동시 통역되고 있었다.
– 드라마 를 택하신 배우분들 각자의 이유가 궁금합니다.
– 올리버, 릴리, 매튜 캐릭터 소개 좀 해주시죠.
– 이번에는 도래원 감독님께 원작 소설 를 택하셨던 이유가 뭔지, 또 각 배우를 캐스팅하게 되신 계기를 여쭤보겠습니다.
– 촬영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재밌었던 에피소드. 어떤 게 있으셨을까요?
취재진의 질문들이 이어졌고,
배우들이 먼저 거침없이 마이크를 쥐었다.
“(원작 소설도 좋았지만, 도 감독님께서 드라마로 각색한 대본이 너무 따뜻하고 재밌어서 받자마자 그 자리에서 끝까지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 물론 최종 후보에서 선택을 받은 덕분에 이렇게 이 자리에서⋯)”
“(스튜디오 까날 쁠뤼와 작업을 하나 더 하기로 한 상태에서, 도래원 감독님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이 작품을 선택한 가장 큰 계기였어요. 몬테카를로에서 수상하신 전작을 굉장히 재밌게 봤거든요. 마침 제가 당시 영화 촬영 중이었던 비엔나에 여행차 오셨다고 해서, 직접 뵈었는데 그러고 나서 확신이 더 생겼죠.)”
“(저 같은 경우는 화상으로 오디션을 봤습니다. 대본이 재밌었고, 안소니와 에바라는 두 배우에 대한 믿음도 있었고, 감독님이 궁금해서 꼭 참여하고 싶은 작품이었어요. 저희 도래원 감독님이 전 세계 대중께는 아직 낯선 이름일 수도 있는데, 업계 내에서는 관심을 많이 받고 계신 분이에요. 작업하면서 감독님의 저력을 많이 느꼈습니다. 기대 많이 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래원도 귀에 착용한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동시 통역사의 목소리를 들으며 차분히 답변을 이어갔다.
기획안을 통해 상기시켰던 과거의 느낌과 기억을 떠올리면서 말이다.
물론 100% 솔직한 답변은 금물이었다.
– 머지않은 미래에 의학 물이 붐일 거라서 이 소설을 원작으로 택했다.
– 앞날을 내다보니 잘 될 배우인 데다가, 앞으로의 필모그래피로 판단하건대 해당 캐릭터에 잘 어울릴 만한 배우들이라 캐스팅했다.
– 선견지명으로 보니 세 배우의 케미스트리가 탁월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처럼 말한다면 전세계 언론사의 문화면이 아니라 사회면에 도래원의 이름이 대서특필 될 테니까.
아무리 노이즈 마케팅이 대세라지만 이런 식으로 물의를 일으킬 필요는 없었다.
촬영 중 에피소드에 대한 질문은,
카메오 3인방의 출연이 스포일러 방지 차원에서 언급 금지되어 있는 사안이라 자유롭게 답변할 수 없었다.
프리미어 리그의 스타 ‘윤지민’ 선수,
웨스트엔드의 스타 뮤지컬 배우 ‘라울 마커스’,
그리고 전 세계적인 스타 셰프 ‘조든 람보’.
배우들에게도 이 세 명의 카메오와 함께했던 촬영이 인상적이었던 모양인지,
이들과의 에피소드를 제외한 다른 일화를 소개하는 데에 시간이 걸렸더랬다.
가장 먼저 다시 입술을 뗀 건 에바였다.
“(제 말이 어떻게 비칠지 조심스럽지만⋯. 저는 사실, 동양권 감독님과의 작업이 처음이라 인상적이었어요. 디렉팅을 어떻게 해주실까에 대한 호기심이랄까요⋯? 직접 겪어보니 저희 촬영장에서 언어의 장벽이나 문화 차이는 전혀 느끼지 못했어요. 도 감독님은 배우들 각자의 작업 방식을 빠르게 파악하시고, 그에 맞는 디렉팅을 해주실 줄 아는 분이세요. 덕분에 저도 감독님의 디렉팅으로 제 연기가 확확 바뀌는 놀라운 경험을 했거든요. 그게 제일 재밌었던 것 같아요. 발전하는 제 모습을 마주할 수 있었던 거요.)”
이렇게 모두의 마음이 모여 제작발표회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시간은 눈 깜짝할 새에 흘러 2월 1일이 되었다.
* * *
ㄴ 와 진짜 이렇게 재밌는 의학 드라마 오랜만이다!
ㄴ 처음에는 감독 때문에 K신파 나오나 걱정 잠깐 했는데, 그런 거 없고 존잼 사이다의 연속이었음!
넷플릭스에 드라마 가 공개된 지 일주일쯤 지났더랬다.
래원은 한국으로 돌아와 차기작 프리 프러덕션 일정을 소화하는 한편, 틈틈이 모니터도 잊지 않았다.
ㄴ 지민이 형! 형이 갑자기 거기서 왜 나와?
ㄴㄴ 엊그제 시즌 20호 골 터뜨린 양반이 갑분 의드 출연ㅋㅋ
ㄴ 우리 지민이 형 치료해주겠다고 영국 의사들이 매달리는데⋯. 국뽕 한 사발 원샷했다! 크으!
한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보는 재미가 있었다.
ㄴ 조든 람보까지 나와서 리얼 병원 다큐 같은 느낌도 있었고, 현실감 제대로인 의드가 나온 듯
ㄴ 또 주방에서 욕설 쏟아낼까 봐 쫄았는데 갑자기 쓰러지면서 의학 드라마가 됨ㅋㅋ
마음에 안 들면 혹평을 쏟아내지만, 웰메이드에는 유머를 섞은 칭찬을 아끼지 않는 한국인의 특성이 느껴졌다.
반면, 유럽과 다른 아시아 그리고 북미 및 남미의 반응은 진지한 편이었다.
래원이 사용한 번역기의 한계일지는 모르나, 기껏해야 이모티콘을 섞는 정도였으니까.
ㄴ 감동도 있고 통쾌한 드라마♡
ㄴ 나는 도대체 누가 이런 재미난 드라마를 만들었는지 너무 궁금해졌습니다 ( ° ͜ʖ °)
ㄴㄴ 한국인 도래원 감독입니다!
ㄴㄴㄴ ✧٩(•́⌄•́๑)و ✧ 한국인들은 확실히 영화나 드라마에 강하다!
유럽 현지나 북미의 반응은 아무래도 배우들에게 집중되는 편이었다.
ㄴ 안소니의 연기 변신이 반가웠어 =)
ㄴ 존의 재발견! 매튜 역할과 완전 잘 어울린다.
ㄴ 에바는 이렇게 똑똑하고 예쁜 배역에 최적 🙂
ㄴ 안소니가 내가 알던 그 안소니가 맞아?
ㄴㄴ 병원 뒤엎고 총 쏘고 폭탄 터트리는 드라마가 아니더라 (kkk)
ㄴㄴ 맨날 사람 죽이다가 이렇게 사람을 살리는 역할도 꽤 잘 어울린다 😀
이 역시 래원에게는 본인에 대한 칭찬보다 기분이 좋았다.
배우의 변신과 활약은 결국 감독의 역량이기도 했으니까.
[ K축구-K드라마의 저력! 유럽을 움직인 ‘윤지민’선수-‘도래원’감독 ]뿐만 아니라 카메오에 대한 관심이나 평가 또한 굉장했다.
한국 언론은 물론 외신들도 먹잇감을 문 것처럼 신이 나서 기사를 쏟아내고 있었다.
[ 윤지민 선수, “한국에서는 이미 유명한 드라마 감독님의 작품이라 흔쾌히 수락했다. 값진 경험!” ] [ ‘닥터 올리버’ 효과 – 웨스트엔드의 무대 스타 ‘라울 마커스’에게 쏟아지는 러브콜❤ ] [ 조든 람보, “시작은 윤지민 선수의 팬이라서 합류하게 된 카메오였지만, 연기의 재미를 알게 해 준 도래원 감독에게 감사.” ]* * *
드라마 의 뜨거운 반응이,
래원과 함께 영화 을 준비하는 팀원들에게는 촉매제처럼 작용하고 있었다.
진행 과정에서 막혔던 부분도 래원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수월하게 해결되기도 했고,
팀원들의 소속감을 고취하는 역할도 됐으니까.
투자사 령 컴퍼니의 대표, 강채령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힘들 것을 예상하고 시작했으나 최근에는 난관의 연속을 경험하고 있는 그녀였다.
“하아⋯. 첫판부터 일을 너무 크게 벌렸나?”
불발된 투자금 펀딩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와중에, 그래도 래원의 소식이 힘을 낼 수 있는 에너지 드링크가 되어 주었다.
“고지가 눈앞이야. 할 수 있어. 힘을 내자, 강채령!”
강채령은 도래원의 영화에 투자를 자처하며 전체 제작비의 60%를 대겠다고 했었더랬다.
자신에게 천하 일보 막내딸 말고 다른 인생을 꾸릴 수 있게 영감이 되어준 도래원의 첫 영화라 힘이 되어 주고 싶었던 것이 컸으나,
무엇보다 그만큼의 수익을 회수할 수 있을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가장 큰 시장인 북미의 투자금 펀딩이 불발된 상황에서, 천하의 강채령도 그때의 그 자신감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유럽과 아시아의 투자금은 펀딩에 성공했고, 배급사 또한 정리가 다 되었더랬다.
북미만 해결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얼마 전 ‘라이브 필름 인터네셔널’의 영화 투자금 펀딩 건이 불발된 후로,
강채령은 할리우드 영화사에 연락을 뿌려놓았더랬다.
불발된 라이브 필름보다는 급이 한두 단계 낮은 회사들이긴 하지만 말이다.
“이런 회사들이라도 어디야⋯.”
자본력으로 할리우드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곳들을 우선하여 컨택했으며,
지금은 10위권 내의 회사들에도 연락을 돌린 상태였다.
그때,
지이이이이잉———
모르는 유선 번호.
그것도 해외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국가번호 1번에, 지역 번호가 213.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수신됐다는 뜻.
그간 연락을 뿌려놓은 할리우드 영화사 중 한 곳에서 온 회신일 것 같아, 상기된 목소리로 영어를 내뱉는 강채령이었다.
“(네, 강채령입니다.)”
– (안녕하세요, ‘잭슨 브라더스 픽쳐스’의 해외 투자 및 구매 총괄 디렉터, 휴 잭슨 입니다.)
잭슨 브라더스 픽쳐스?!!!
순간, 강채령은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할리우드 뿐 아니라 전 세계 영화 산업을 대표하는 영화사였으니까.
그녀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다시 입을 뗐다.
“(네, 안녕하세요.)”
– (령 컴퍼니에서 도래원 감독님의 영화 북미권의 투자금 펀딩과 배급사를 알아보고 계시다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그러자 설마 했던 게 현실이 되어 전화 너머로 들려왔다.
– (저희가 모자란 투자금 전액을 지원하겠습니다. 그 이상도 얼마든지 괜찮고요. 대신, 북미권의 배급을 저희가 전부 담당하고 싶습니다.)
일순간, 강채령은 생각했다.
어쩌면 도래원 감독의 능력과 이번 영화의 가치가 자신이 생각해오던 것, 그 이상일지 모른다고.
K드라마 천재로 회귀했다! 201화 – 리디북스
* * *
겨울이 물러가고, 꽃샘추위를 지나, 봄이 되었다.
이 서울 드라마 페스티벌의 작품상, 연출상, 각종 연기상, 각본상 등등에 노미네이트 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누가 들으면 재수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이제 래원에게 노미네이트는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
물론 상을 받으면 기쁘고 보람될 것이고, 그만큼 시청자분들께 사랑을 받았다는 방증이니 감사할 일일 것이다.
반대로 상을 받지 못해도 래원은 괜찮을 것 같았다.
‘월미도의 선물로 이미 백상도 탔는데 뭐⋯. 내가 드라마를 찍을 때마다 매년 모든 상을 독식할 수는 없으니까.’
전생에는 ‘여럿이 돌려받고 나눠받는 상’에 대한 반감이 컸더랬다.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상은 서로 돌려받아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것이 업계의 선순환과 상생에 도움이 되는 방식같았다.
상을 받든 안 받든 래원의 작품은 매번 새로운 시도로, 대중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었으니까.
이제 래원의 경쟁 상대는 자신의 전작이고, 자기 스스로였다.
때문에 래원에게 상 따위는 중요치 않았다.
지금 래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크랭크인을 앞둔 을 잘 찍는 것이었다.
* * *
모든 스텝과 배우가 모여 고사를 지내는 것으로 첫 촬영이 시작됐다.
래원이 처음으로 영화 현장의 메가폰을 잡게 된 날.
다행히 현장에는 래원의 아군이 많았다.
감독에게 오른팔과도 같은 촬영감독이, 이전 작업과 연달아 함께 해온 경훈 감독이라는 것부터 든든했다.
“도 감독님, [현아]가 일기 쓰는 시퀀스에서 여름 느낌을 내려면 엠버가 좋겠어요. 엠버로 데이라이트 필름을 쓸게요.”
“그럼 [은우]가 일기장을 볼 때도 같은 필름을 쓰시는 거죠?”
“넵! 해당 장면도 미리 체크해뒀습니다.”
“흐음, 그것도 나쁘지 않지만⋯. [은우]가 [현아]의 일기장을 읽으면, [현아]가 쓴 것에 [은우]의 해석과 감상이 덧입혀지는 거잖아요.”
“네네.”
“그걸 색감 차이로 구현할 수 있으면 어떨까요?”
“아⋯. 그것도 좋겠네요.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했는데⋯. 그러면,”
경훈 감독이 잠시 장비를 둘러보며 생각에 잠겼다.
“더 감성적인 느낌이 들 수 있게, 블루 톤의 3200를 그대로 쓰고 텅스텐 타입의 필름을 노필터로 써 보는 건 어떨까요?”
“좋습니다!”
경훈 촬영감독이 래원을 보는 눈에 신뢰감이 어려있는 것만큼이나, 래원 역시 그를 전적으로 믿었다.
‘곧 할리우드에서 활약할 촬영감독답네.’
어쨌든 영화 문법에는 래원 자신보다 그가 익숙했으니까.
드라마와 영화는 비슷해 보이지만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차이가 컸다.
단순히 시간 분량 차이 그 이상이었다.
영화 관객은 직접 비용과 시간을 지불하고 능동적으로 극장에 앉아서 집중한다.
반면, 드라마는 시청자 입장에서 보통 무료로 볼 수 있고, 집에서 편안하게 볼 수 있다.
그만큼 채널을 돌리기도 쉽기에, 드라마를 만들 때는 채널을 돌리지 않게끔 시청자들의 주의 집중을 유지하는 전략이 필요했다.
때문에 카메라 샷도 영화와 달리 롱이나 풀보다는 인물 위주의 바스트나 클로즈업이 많은 편이었다.
또한 드라마는 시청자가 집안일이나 다른 일을 하면서도 볼 수 있어야 하니, 비주얼 위주의 전개보다는 자칫 설명적일 수 있어도 대사 위주의 전개가 적절한 매체였다.
허나, 영화는 비주얼로 구현할 것이 더 많았다.
그래서 미장센의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며 작업을 하기에 하루에 촬영하는 씬의 분량이 드라마에 비해 적은 편이었다.
오늘 래원의 현장도 그랬다.
래원 역시 드라마의 촬영 속도에 익숙해져 있었기에,
‘여긴 영화 현장이야. 이 정도 속도면 잘 하고 있는 거다.’
라며 스스로를 다독일 필요가 있었다.
드라마라면 그냥 넘어갔을 장면도,
“기중 씨, 이번에는 대사 아예 안 치고 풀샷에 감정 연기로만 담아 볼게요.”
보다 비주얼 위주의 샷을 만들려다 보니 여러 번의 테이크를 가게 되는 측면이 있었다.
그만큼 편집실에서 선택지가 많아질 것이고, 편집 시간 또한 많이 걸릴 거라는 판단이 가능했다.
일단 지금은 현장에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며 최고의 커트를 건지는 것이 중요했다.
“네, 좋습니다.”
“바로 갈게요. 레디, 액션!”
아무래도 현장에서 드라마보다 시간 여유가 보장되다 보니, 감독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시나리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영화의 장점이었다.
이것이 래원에게는 가장 피부에 와닿았다.
지금처럼 굳이 대사로 표현하지 않고 비주얼로 구현하더라도 드라마와 달리 작가에게 실례가 아니었고, 영화 문법에 더 적합했으며 현장의 관행 측면에서도 오히려 좋게 받아들여지고 있었으니까.
소기중도 드라마와 영화의 차이를 아는 배우였다.
래원이 보는 모니터 화면 속 소기중은 완전히 [은우]가 되어 카메라를 향해 뛰어들고 있었다.
드라마였다면 바스트나 클로즈업으로 이를 강조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 연기는 확실히 다르네.’
지금은 영화답게 풀샷으로 잡아도 그의 눈빛에서 절박함이 느껴졌다.
‘소기중의 전성기는 이미 지났지’ 라는 사람들의 평을 뒤엎고자 하는 의지를 내뿜고 있었다.
지켜보던 래원의 입이 절로 빙그레 미소를 그렸다.
‘기중 씨, 너무 걱정할 필요 없어요. 지금 흘리는 땀은 절대로 배신하지 않을 겁니다. 당신은 곧 제2의 전성기를 찍을 테니까.’
* * *
“신고..요??? 노래 좀 했다고? 아니, 이웃사촌 좋다는 게 뭐예요.”
[현아]가 인터폰에 대고 어이가 없다는 듯 코웃음을 치다가,“뭐라고요? 무..무개념? 노래 좀 했다고 뇌가 없다 있다 소리 들을 일이에요?”
점차 소리를 지른다.
“저.기.요! 제가 일주일 내내 다이어트 하느라 하루에 고구마 1개랑 삶은 달걀 2개밖에 못 먹는데도, 배가 안 고파요! 왜? 악플을 너무 많이 처먹어서! 그래서 노래 좀 하겠다는데, 그게 그렇게 무개념이에요? 밖에 나가면 또 카메라에 찍혀⋯. 집에 틀어박혀서 스트레스 풀 방법이 이거밖에 없는데⋯. 노래 좀 하게 해주면 안 돼요?!!!”
격양된 목소리에 점차 울음이 섞이며 억울한 듯이 감정적으로 훌쩍이기 시작하는 [현아]
.
.
“컷! 오케이!”
2주간 영화 현장에 익숙해진 래원이었다.
오늘은 브라이트 걸스 활동을 마무리 지은 래미의 첫 촬영이 있는 날로, 방금 [현아]의 독백 씬이 수월하게 마무리됐다.
래미 역시 래원의 든든한 아군 중 하나였다.
래미의 연기가 을 전후로 일취월장하기도 했고, 래미의 원래 성격과 이미지가 [현아]와 닮은 부분이 많아 래원이 특별히 디렉팅할 필요가 없었다.
래미는 자신감을 보이며 열정적으로 임했다.
“오..ㅃ 아니, 래원 감독님.”
더 어렸을 때는 현장에서도 서슴없이 오빠라고 부르던 래미였으나,
이제는 커리어가 늘어난 만큼 책임의 무게를 아는지 달라진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