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reverted to being a K-drama genius RAW novel - Chapter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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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될 수 있어
아마도 래미의 교복 마이 주머니에서 떨어진 듯한 쪽지.
꼭 연락을 달라며 번호 하나가 적혀 있었다.
래미네 중학교 바로 옆 학교 남고생이 보낸, 언뜻 평범하기 그지없는 고백 쪽지였지만
래원의 눈에는 전혀 평범해 보이지 않았다.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래원은 쪽지를 쏘아보다가 북북 찢어서 쓰레기통에 던졌다.
고개를 돌려 아직 설거지 중인 래미를 쳐다보니, 래미가 빙긋 웃는다.
래원은 애써 표정 관리를 하며 방 안으로 들어왔다.
한숨이 절로 새어 나왔다.
“하아—”
래미에게 고백 쪽지를 보낸 사람은,
다름 아닌 과거 래원의 매제이자 래미의 남편이었기 때문이다.
더 정확한 표현은 전남편.
이전의 삶에서 래미는, 다니던 중학교 건너편 여고로 진학했었다.
그리고 그 놈팡이 새끼를 만나다가 성인이 되자마자 스무 살에 애 엄마가 됐다.
“개새끼···.”
애 엄마가 된 지 십 년 후에는 그 놈팡이 새끼가 계속 바람을 피워대는 통에, 서른을 앞두고 돌싱이 되어버렸던 것.
“래미가 고등학교 가기 전에 이 동네를 떠야겠어.”
래원은 과거의 매제를 떠올리는 것만으로 피가 거꾸로 솟을 것 같았다.
‘래미가 더 넓은 세상에서, 더 넓게 생각하면서 자기 인생을 설계할 수 있게 내가 서포트 해줘야만 해.’
1년 안에 이 동네를 떠서 이사 갈 방법을 찾아보기로 결심이 섰다.
래원은 스마트폰으로 서울 변두리와 경기도 괜찮은 동네의 매물 시세를 검색해봤다.
방 2개짜리 월셋집.
방송국 PD가 근속연수에 따라 월급 인상 폭이 높긴 해도 1년 차 월급은 빤하다.
래원이 감당할 수 있는 월세는, 대신 최소 4천만 원의 보증금을 필요로 했다.
허나 지금 래원의 전재산은 이 18평짜리 반지하 보증금이 전부다.
– 직장인 대출
검색창에 이를 넣어보니 SBC 정도 되는 곳의 신입 사원은, 재직 기간 3개월 이상부터 3천만 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었다.
“좋아. 석 달 있다가 대출받아서 바로 이사부터 가야겠다.”
래원은 포털 사이트의 [부동산] 탭 옆의 [증권] 탭으로 손가락을 옮겼다.
과거에는 드라마 밖에 모르던 삶이었다.
이번에는 다르게 살고 싶었다.
못다 이룬 꿈을 이루는 건 당연하고,
드라마 외의 중요한 것들에도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딴 건 기억하는 게 별로 없어서 아쉽지만···. 드라마에 대한 정보는 많으니까 그걸로 돈을 벌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래원의 꿈, 래미의 꿈.
그 꿈들을 이루려면 돈이 필요한 세상이라는 걸 래원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엔터 관련 주식에 관심을 가져봐야겠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동안
어느새 밤이 깊어졌다.
래원이 빼꼼히 방문을 열고 나오니 집 안 전체는 물론 래미의 방에도 불이 꺼진 지 한참인 것 같았다.
똑똑-
래미의 방문을 슬며시 두드려보는 래원.
아무 반응이 없자 살짝 문을 열어본다.
래원은 침대에 곤히 잠든 래미 옆에 다가가 이불을 목까지 따뜻하게 덮어주었다.
“넌 뭐든 될 수 있어. 오빠가 도와줄 테니까 하고 싶은 거 다 해.”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가는 래원.
방문이 닫히자 래미가 가만히 눈을 뜬다.
얕게 잠들었다가 래원의 소리에 잠에서 깬 것이다.
‘뭐든 될 수 있다고···?’
겉보기에 당차 보이는 래미지만
사실 이 소녀의 내면은 잔뜩 주눅 들어있었다.
사춘기를 부모 없이 보낸다는 건 녹록지 않았으니까.
‘난 뭘 하고 싶지? 뭘 할 수 있을까?’
래미는 오빠의 말이자,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새로운 고민을 곱씹으며 잠을 청했다.
뭐든 될 수 있다는 래원의 말.
이는 래미는 물론,
래원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 * *
문명의 이기를 누리고 있으나
인간은 사회라는 정글 속을 사는 동물이다.
SBC 드라마국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오늘 아침도 정글로 향하는 출근길 지하철에 몸을 실은 래원.
지이잉-
진동음에 폰을 확인하니
래원을 비롯한 드라마국 신입 셋이 있는 단톡방 알람이었다.
[혜영] 긴장했는지 아침부터 온몸이 쑤셔요ㅜ.ㅜ 일들은 많이 배우셨어요? 그 쪽 분위기는 어때요?혼자 다른 CP 밑으로 배정된 지혜영의 선톡으로 대화가 시작됐다.
래원은 유찬과 혜영의 대화가 귀엽다고 생각했다.
신입들의 파이팅 넘치고 풋풋한 마음이 폰 화면 너머로 전해졌다.
요 며칠간 두 사람의 태도는 분명 과거와는 달랐다.
[래원] 혜영 씨네 선배들 중에 결벽증 있는 분이 있나 보던데요? [혜영] 엇. 그래요? 처음 들어요. [래원] 네, 유명한가 봐요. 식당에서 줄 서다가 들었어요. [혜영] 그럼 탕비실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청소도 중요하게 보시겠네요?ㅜ.ㅜ래원의 머릿속에 예전 일들이 잠시 떠올랐다.
그 결벽증 연출의 밑에서 조연출 할 때의 일들.
고개를 세차게 가로저었다.
[혜영] 헐 감사 해요! 안 그래두 문 부장님은 잘 챙겨주시는데, 밑에 피디님들이 더 어려웠거든요ㅜ.ㅜ [찬] 우와. 형은 어떻게 그런 걸 다 캐치해여?ㅠㅠ [혜영] 가을 편성 연출부에 조연출로 바로 들어가려면 아무래도 문 부장님 같은 CP님보다는 그 피디 선배님한테 잘 보여야겠죠? [찬] 하아.. 저는.. 아무도 조연출로 안 쓰려고 할 거 같아여..ㅠㅠ [래원] 에이ㅎㅎ 그럴 일 없게 다 같이 화이팅!작용과 반작용.
물리 법칙이 인간관계에도 적용이 된다.
내가 상대에게 과거와는 다른 힘을 가하면, 상대 역시 다른 반응을 보인다.
유찬과 지혜영 모두 그랬다.
과거 OJT 기간에는 동기끼리 견제하는 느낌이 강했는데 이번 삶은 확실히 다르다.
여유가 생기니 예전 삶에서는 미처 신경 쓰지 못하고, 못 봤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 * *
SBC 드라마국에 이제 신입 PD 세 명의 임시 자리가 생겼다.
래원과 유찬의 자리는 하인혁 옆 책상이었다.
‘뭐 부터 하면 되냐고 여쭤봐야 하나?’
유찬은 아침부터 안절부절못했다.
직장은 학교와 다르다.
신입이라고 먼저 챙겨주는 이가 없다.
반면 래원은 SBC 드라마국 관련 기사를 모니터하거나, 공유 디스크에서 드라마 관련 문서를 찾아 읽으며 나름대로 업무 시간을 보냈다.
‘쟤구나. 그 신입.”
하인혁은 자기 일을 하면서
이 두 사람을 관찰하는 중이었다.
“래원 씨, 잠깐 제 쪽으로 오시겠어요?”
과거에도 다른 선배들과 다르게 한동안 존대를 했던 하인혁.
래원과 동갑이긴 해도 2년 선배라 사내 분위기상 반말이 더 자연스러웠지만, 이는 그가 택한 가면 같은 것이었다.
저 젠틀함 속에 숨겨진 하이에나 같은 본성.
래원은 그에게 당한 세월만큼 그를 잘 알고 있었다.
분명 범접할 수 없는 놈이긴 하다.
과학고 조기 졸업에, 카이스트 조기 졸업, 군필, 언론 고시 한 번에 합격.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수재.
출발선부터 래원과는 차이가 났다.
허나 이번은 저번 판처럼 호락호락하지 않을 거다.
‘이번 판에서 짓밟히는 건 내가 아니라 네놈이 될 거야, 하인혁.’
래원이 하인혁의 책상으로 다가갔고,
“네, 선배님.”
하인혁은 뿔테 안경을 고쳐 쓰며 말을 이었다.
그의 모니터에는
[ 수정고 ]가 띄워져 있었고,
“이건 캐스팅 명단이에요. 형광펜 친 배우들은 픽스, 나머진 아직 회신 안 준 배우들, 빨간 체크는 이미 한 번 고사했지만 대본 주면서 다시 트라이 해봐야 할 배우들.”
그가 내민 종이에는 빼곡하게 배역과 배우들의 이름, 매니저 연락처와 메일, 소속사 등이 적혀 있었다.
“메일로 대본 보내고, 매니저 연락처로 문자 넣는 게 할 일이에요. 간단하죠?”
“대본은 한글 파일로 그대로 보내면 될까요?”
래원의 의도된 질문.
이런 걸 물어봐 줘야 신입답다.
“PDF로 보내세요.”
“네, 알겠습니다.”
뭘 이딴 걸 묻냐는 하인혁의 눈빛.
‘그럼 그렇지. 신입이 날고 기어봤자 그냥 신입이지 뭐.’
“점심시간 전까지 가능하죠?”
“네, 해보겠습니다.”
“저··· 선배님, 저도 같이 도우면 될까요?”
옆자리 유찬의 물음을,
“아뇨.”
하인혁은 슬며시 웃으며 바로 잘라냈다.
“그건 래원 씨 혼자 하시구요.”
하인혁에게 이 업무의 목적은 도래원 테스트였으니까.
“유찬 씨는··· 이쪽으로 오세요. 대본 인쇄 부탁드릴게요. 부장님, 국장님께 돌리고 오후에 미술 회의 때 쓸 거예요.”
래원은 곧바로 대본 파일을 열어 훑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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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C 16부작 월화 미니시리즈
제작: MP 스튜디오
대본: 명희경
연출: 황태수
책임 프로듀서: 최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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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롤을 내리면서 훑어보자 어렴풋한 기억이 서서히 되살아났다.
청춘 런웨이.
제목처럼 패션계를 배경으로 모델 지망생들의 꿈과 사랑을 다룬 청춘 드라마. 대본이 좋았고, 시청률도 나쁘지 않았다.
현재 드라마국의 프리 프러덕션 단계의 작품 중에서 가장 기대작이다.
이 말은, 이 팀의 연출부에 들어가면 가장 빠르게 현장에 투입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 안에서 잘 해내면 인정도 크게 받을 거다.
설사 막내 조연출 자리 일지라도 말이다.
‘일단은 지금의 업무에 집중하자.’
하인혁에게 받은 대본 파일을 열었다.
막내 조연출이 주로 맡게 되는 대본 돌리기.
누워서 떡 먹기지만 여기에는 신입이라면 지나치기 쉬운 함정이 숨어있었다.
그러니 이것이 곧 래원에게는 이번 OJT의 두 번째 관문인 셈이었다.
우선, 대본 첫 장에 배역 이름과 배우 이름을 적는다.
다음은 페이지마다 워터마크를 심는 작업.
대본을 받을 배우들마다 따로따로 워터마크 작업을 해야 한다.
[엄하늘 배우님 (여진 역)] 같은 식이다.대본 주인을 명기해서 대본 유출을 막고, 유출됐을 경우 출처를 추적하기 위한 업계 관습 같은 것.
과거 OJT 기간에 래원은,
표지에는 배우 이름 석 자 ‘엄하늘’만 달랑 넣고 모든 대본의 워터마크를 제목만 복붙했다가 최지철 부장의 불호령을 들었다.
‘신입! 이렇게 센스가 없어서 얻다 쓰냐?’
‘야! 이거 캐스팅하자고 돌리는 대본인 거 몰라?’
‘그리고 배우가 네 친구냐? 엄하늘이 어떤 배우인지 몰라서 그래?’
‘워터마크는 또 이게 뭐야? 청춘 런웨이 대본인 거 누가 모르냐고! 이 멍충아!’
드라마국이 떠나가라 쩌렁쩌렁 소리치던 그의 호통과, 재수없는 하인혁의 썩소를 떠올리니 래원의 고개가 절로 가로 저어졌다.
래원은 다시 눈앞의 업무에 집중했다.
오래지 않아 11명 배우에게 보낼 공유용 PDF 대본이 모두 정리됐다.
각각의 이름과 배역이 표지에 잘 적혔는지, 워터마크 작업이 잘 됐는지 꼼꼼히 확인했다.
이제 이메일을 돌릴 차례.
출연이 픽스된 배우들은 비교적 수월했다.
이메일 내용에 좀 더 신경 써야 할 배우들은
캐스팅 제안을 받고 아직 회신을 주지 않았거나, 빨간 체크가 된 배우들.
래원은 이중에서도 특히 엄하늘 배우가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다.
과거에 가 캐스팅 난항으로 프리 프러덕션 기간을 많이 낭비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주범은 배우 엄하늘.
그녀가 드라마와 영화를 저울질하며 여러 차례 고사한 바람에 ‘여진’ 역은 오랜 시간 공석이었다.
하지만 엄하늘이 원래 하려던 영화 크랭크인이 투자 문제로 무기한 연기됐고, 뒤늦게 에 합류해서 결과적으로는 잘 됐지만
엄하늘 때문에 프리 기간 대부분을 까먹어서 대본 리딩도 많이 못 해보고 급하게 촬영에 들어갔더랬다.
점심시간 30분 전.
래원은 마지막 11번째, 엄하늘 측에 보내야 할 메일만 남겨두고 있었다.
일단 타자를 치기 시작했다.
– 안녕하세요. 연출부입니다. 배우님의 회신을 기다리며 1,2화 대본을 추가로 드립니다. 최악의 취업난을 겪고 있는 현세대 청춘들에게 꿈과 위로를 주는 드라마를 만들고자 합니다.
래원은 뒤이은 문장을 고르기 위해 시놉시스와 대본을 꼼꼼히 살폈다.
그리고 지난날의 엄하늘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그래, 메릴 스트립!’
엄하늘의 인터뷰 기사 내용이 떠올랐다.
이제 래원의 손이 타자기 위에서 경쾌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 여진 선생은 의 메릴 스트립을 모티브로 하는 인물입니다. 주요 인물들 모두에게 영향을 끼치는 패션계의 거물입니다.
극 중 여진의 모델 경력과 지위가 배우님의 연기 족적과도 닮아있습니다. 시놉 단계부터 엄하늘 배우님 외에는 생각할 수 없는 배역이기에, 저희는 끝까지 오직 배우님만 기다리고자 합니다.
전송 버튼을 누르기 전.
래원은 이를 메신저로 하인혁에게 먼저 보내보았다.
“선배님, 엄하늘 배우한테 보낼 이메일 내용, 컨펌 부탁드립니다.”
이를 읽고 난 하인혁의 표정은 미동도 없었다.
심기가 불편할 때 나오는 특유의 무표정이다.
“··· 연기 족적? 이 문장은 너무 과하지 않아요?”
“그럼 그 문장만 삭제하면 될까요?”
이럴 땐 넙죽 기어주는 시늉을 하는 게 편하다.
“그렇게 하세요. 도래원 씨, 실무 적응이 빠르네요?”
“감사합니다. 선배님 덕분입니다. 앞으로도 많이 가르쳐주십시오.”
옆자리에서 곁눈질로 래원의 모니터를 보던 유찬의 입이 떡 벌어졌다.
대본 정리한 모양새도 그렇지만, 특히 메일 내용에서 프로 PD 같은 유려함이 느껴졌다.
‘대본이랑 캐릭터 벌써 다 파악한 거야? 이 형··· 대박! 완전 쩐다!’
경쟁할 짬밥이 아니었다.
유찬은 래원의 옆에서 열심히 배우고 따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메일 전송 버튼을 누르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래원.
유찬도 따라 일어선다. 옆자리 하인혁의 눈치가 보여 말을 걸어보지만,
“선배님, 같이 식사…”
“두 분 먼저 드세요.”
시선도 주지 않고 말을 자르는 하인혁.
래원과 유찬은 꾸벅 인사를 하고 사무실을 빠져나와 엘리베이터를 눌렀다.
“저 선배는 나이스한 것 같으면서도 뭐랄까··· 너무 차가워요.”
유찬이 입 모양으로 속삭이자
래원은 엷은 웃음으로 동의를 표했다.
‘역시 팀이 좋겠어.’
곧바로 연출부에 들어가서 조연출 생활은 짧고 굵게! 연출 입봉은 빠르게!
래원의 이같은 목표대로 하려면 이 팀에 드는 게 여러모로 최적이었다.
‘근데 그렇게 되면,
하인혁이 내 직속 사수가 되는 건데···.’
하인혁이 이 팀의 1번 조연출이기 때문이다.
모두에게 웃으며 대하지만, 동시에 언제든 누구에게든 칼을 꽂을 준비가 되어 있는 하이에나.
한마디로 자신의 이익만 좇으며 철저하게 계산해서 움직이는 타입이었다.
하지만 그의 계산과 움직임이 이제는 래원의 손바닥 안에 있다.
‘하인혁을 사수로 삼는다?
좋아. 꽤 재밌겠는데?’
래원의 얼굴에 슬며시 미소가 떠올랐다.
마음을 정했으니 이제 행동으로 옮길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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