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reverted to being a K-drama genius RAW novel - Chapter 56
“예전 드라마 에서 남주와 여주가 같이 연주했던 곡이라 시청자들한테도 친숙할 것 같고요.”
“맞습니다!”
이렇게, 과거 회상 장면의 음악 문제는 어렵지 않게 해결됐다.
“그리고 도 감독님, [정성욱] 이사장 말인데요.”
“네.”
“[정성욱]이 과거와 현재의 변치않는 악의 축이라, 그 캐릭터성을 음악으로 표현하면 어떨까 싶어요. 첼로의 다채로운 주법으로 그의 감정선을 드러내면 어떨까요?”
“다채로운 주법이라면, 어떤···?”
하람 감독이 직접 음원을 들려주며 설명을 이어갔다.
“이렇게 활 뒤로 긁는다든지, 손바닥으로 첼로의 바디를 퉁퉁 친다든지요.”
“으음, 꽤 괜찮을 거 같은데요?”
“첼로 말고도 바이올린이나 더블 베이스도 가능합니다.”
“바이올린은 [정성욱] 캐릭터에 쓰기에는 너무 고음이고, 더블베이스는 저음이라, 첼로가 딱 일 거 같아요.”
래원과 하람 감독은 다행히 취향이 비슷한 편이었다.
래원도 다른 드라마 감독에 비해 다양한 음악적 베이스를 갖추고 있었고,
무엇보다 하람 감독의 드라마 이해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났다.
때문에 오늘의 음악 회의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1화 러프 영상의 재생이 모두 끝나자,
“마지막으로 각화의 엔딩 컷이나, 예고편에 들어갈 OST 말인데요, 도 감독님.”
“네네.”
“양수호 배우가 부를 곡 중에서 택하는 게 어떨까요?”
양수호는 배우였지만 노래도 곧잘 하는 편이었다.
한류 스타에다가, 드라마의 간판 주인공이라 SBC와 대담 픽쳐스가 OST 작업에 전략적으로 양수호를 투입했더랬다.
“수호 선배가 몇 곡이나 부르죠?”
“‘교환 일기’와 ‘시간의 끝에서’. 이 두 곡입니다.
하람 감독은 이 두 곡을 차례로 재생시켰다.
먼저, 출력 빵빵한 스피커로 양수호의 허스키한 음색이 흘러나왔다.
“이게 ‘교환 일기’ 입니다. 아직 믹싱 전이라 느낌만 들어주세요.”
우리가 쓴 이 글자가 ♪♬
너와 내 이야기로 남아 ♪
영원히 기억될 우리의 추억 ♬
미디엄 템포의 곡이었다.
‘음, 전형적인 K-발라드 느낌이네?’
잠시 후,
그 다음 곡이 흘러나왔다.
“다음은 ‘시간의 끝에서’ 입니다.”
내가 기억하는 넌 ♪♬
실제의 너였을까 ♪
‘이건 아까랑 다르게 청량하다. 뭔가 시원하면서도 감미로운 톤이야. 기대감이 생기는 템포나 선율이고.’
우리 다시 볼 수 있을까 ♪♬
시간의 끝에서- ♬
하람 감독이 작곡 의도를 설명했다.
“트로피컬 장르에 브리티시 락 기타 사운드를 가미했어요. 나름대로는 실험적이고 세련된 트랙을 구성해보려고 했는데 어떻게 들어주실지···.”
“저는 두 번째 곡이 우리 드라마의 전체적인 감성이랑 더 맞는 것 같아요. 늦여름, 초가을에 듣기도 좋을 거 같고요.”
사실, 하람 감독도 두 번째 곡을 더 공들여 작곡했기에 흔쾌히 반응했다.
“네! 그러면 ‘시간의 끝에서’ 사비의 후크 부분을 매편 엔딩 컷과 예고편에 쓰겠습니다!”
오늘의 음악 회의는 이것으로 끝이 났다.
벽시계를 보더니 눈이 동그랗게 커진 하람 감독.
“벌써 저녁 시간이네요. 뒤에 일정 없으시면 같이 식사하고 가시죠, 도 감독님.”
“그럴까요? 여기 근처에 뭐가 맛있어요?”
“뚝불을 아주 기가 막히게 하는 집이 있습니다. 제가 모실게요.”
두 사람은 기분 좋게 작업실 문을 나섰다.
그때,
지이잉—
래원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래미] 오빠! 나 7월 월말 평가에서 3등 했어~! 완전 안정권>_< 내가 말했던 이나 언니가 1등, 노노카 언니는 2등, 솔라가 4등!래미에게서 온 카톡이었다.
“하람 감독님, 오늘 저녁은 제가 사겠습니다. 지금 막 좋은 일이 생겨서요.”
일할 때는 볼 수 없었던 래원의 함박웃음에 하람 감독은 그 좋은 일이 뭔지 매우 궁금했지만, 나중에 묻기로 했다.
* * *
오전 9시 콜.
드라마 업계 사람들에게는 꼭두새벽과도 같은 시간의 세트장.
스텝들의 몸은 그들의 마음과는 달리 천근만근 굼뜨게 움직였다.
메이크업 때문에 함부로 눈을 비비지 못하는 배우들은 그저 눈을 껌벅이고 껌을 씹으며 졸음을 쫓고 있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눈치챈 진행 감독이 모두를 향해 소리쳤다.
“점심에 아주 근사한 밥차가 옵니다! 오전 촬영, 힘드시겠지만 다들 파이팅 해주십시오!”
스텝들이 웃으며 양수호에게 물었다.
“이야, 수호 팬들 덕분에 우리 오늘도 또 포식하는 건가?”
“제 밥차는 아닐 거 같은데요? 오늘은 전해 들은 게 없어요.”
“그래? 그럼 누구지? 누구 밥차야?”
“글쎄요···.”
“진행 감독님! 밥차 어디서 오는 거예요?”
“그건,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비밀로 해달라고하셔서요.”
진행 감독의 함구에 사람들의 궁금증이 더 해졌다.
‘뭐지? 누구 밥차길래?’
* * *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현재의 교실, ‘문학’ 시간.
교사 [박태하]는 교과서 속 김소월의 시 을 가르치고 있다.
“여기서 ‘부르는 소리가 비껴간다’는 것은 청각을 시각화하면서 이승과 저승 간의 거리감을 강조한 표현이다.”
지금 이 문학 수업 장면에,
과거 교복을 입은 학생 [박태하]가 이 교실에 앉아서 교환 일기에 이 시를 적는 장면이
나중에 교차 편집으로 덧붙을 것이다.
“화자의 그리움과 한을 ‘돌’에 비유한 것도 알아두자.”
자꾸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에 슬픔을 누르며 수업에 집중하려 애쓰는 [박태하]
.
.
“컷! 오케이! 이대로 오전 촬영 마무리하겠습니다.”
래원의 말에 순간, 세트장의 분위기가 들떴다.
조연출 유찬과, 진행 감독은 다음 일정을 안내했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점심 먹고 21씬 부터 갈게요!”
오전에 공지됐던 대로
세트장 앞에 커다란 뷔페식 밥차가 3대나 도착했다.
차 앞에 커다란 선간판이 놓여있었고,
[☆ 대박 기원☆]밥차 위에는 현수막이 둘려 있었다.
[★도래원X양수호의 활약을 하늘이 지켜봅니다★]“와, 도 감독이랑 수호 이름으로 온 거네?”
“대박! 뷔페잖아?”
“래원아, 수호야! 잘 먹을게!”
“스케일 엄청나다!”
“와우! 이런 걸 누가 보낸 거예요, 도 감독님?
래원도 금시초문이었다.
래원이 거대한 밥차를 둘러보며
‘우와! 이런 걸 누가 보낸 거지?’
감탄하던 찰나,
익숙한 얼굴 하나가 불쑥 래원의 앞에 나타나 환히 웃었다.
“래원 감독, 잘 지냈어요?”
K드라마 천재로 회귀했다! 57화 – 리디북스
“하하. 뭐야, 저 현수막에 적힌 ‘하늘’이 누나였어요? 하하하.”
“서프라이즈!”
래원이 빵 터지며 반색하자, 엄하늘의 얼굴이 어느새 분홍빛으로 물들었다.
“고마워요. 생각도 못 했네.”
“이런 거 한 번쯤 해보고 싶었어요, 래원 감독한테.”
같이 일할 때는 뭐든지 늘 자신만만하기만 했던 그녀.
의외의 색다른 모습이었다.
엄하늘의 등장에 주변 스텝들의 웅성대기 시작했다.
특히 각 팀의 어린 막내 스텝들이 신이 나 있었다.
“헉! 그럼 이게 다 엄하늘이 보낸 거야? 쩐다!”
“도 감독님 상 받은 작품에 엄하늘 나왔었잖아.”
“맞네! 수호 형까지 세 분이 ‘레장여’ 같이 하셨구나.”
“성덕 됐다. 살면서 엄하늘 누님이 산 밥을 먹을 날이 오네!”
이러한 대화 소리가 래원과 엄하늘의 귀에도 들리자,
그녀가 다시 쑥스럽다는 듯 래원을 쳐다보며 배시시 웃었다.
그러다가 대뜸 몸을 휙 돌려 그들에게 꾸벅 인사를 하기 시작하는 엄하늘.
“맛있게 드시고 재밌게 찍어주세요! 우리 도 감독님 너무 괴롭히지 마시고요. 아, 대신 우리 수호는 맘껏 괴롭히셔도 됩니다. 제가 허락해드릴게요.”
“크하하하.”
“잘 먹겠습니다, 엄 배우님.”
“엄하늘 최고! 수호는 제가 책임지고 괴롭히겠습니다.”
“저도요!”
“푸하하하하.”
맛있는 음식을 놓고 점심 분위기가 한껏 화기애애해졌다.
“아, 뭐예요 누나!”
양반은 아니었는지,
양수호가 볼멘소리를 내며 래원과 엄하늘에게 다가왔다.
“이게 다 뭐예요? 역시 우리 하늘 누나는 진짜 통이 크다.”
뷔페 차의 규모를 보고 양수호의 눈도 휘둥그레 커졌다.
“누나, 식사하셨어요? 안 하셨으면 저희랑 같이 드시죠.”
“그럴까요···?”
세 사람은 뷔페 차를 돌며 음식을 담아와서는 함께 둘러앉았다.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오갔다.
“저 이 대본 되게 재밌게 읽었어요.”
“아, 정말요?”
“수호한테 들어온 거 훔쳐봤거든요.”
“보셨구나. 차가을 작가님 대본이 참 좋아요.”
“표지에 래원 감독 이름이 적혀있어서 바로 읽었죠. 너무 재밌어서 나도 하겠다고 떼쓰려다가, 보니까 내가 할 만한 역할이 없더라고요. 다 너무 어려.”
“저도 그래서 아쉬웠어요. 하늘 누나한테 맡길 만한 역할이 없어서!”
“진짜요? 에이, 래원 감독 미니 입봉하시더니 넉살이 느셨네.”
“하하하.”
드라마 촬영장에서 이전 드라마 식구를 오랜만에 다시 만난다는 것은 꽤 뿌듯한 경험이었다.
그만큼 이전 드라마도 나쁘지 않았고, 이번 드라마 역시 보여줄 만 하다는 뜻이었다.
이런 경험은 난생처음이었다.
‘이전 생에서는 못 해본 것들이 생각보다 많네, 나.’
래원은 지난 생을 떠올리자 순간 씁쓸해졌으나,
‘이번에 다 해보면 되지 뭐.’
이내 빙긋 웃으며 다시 먹는 것에 집중했다.
맛있게 먹는 래원의 모습을 빤히 보면서
엄하늘 역시 난생 처음 느끼는 감정을 마주하고 있었다.
‘내 팬들이 왜 그렇게 매번 서포트를 좋아하는지··· 나도 그 마음을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 * *
“레디, 액션!”
래원의 활기찬 목소리로 오후 촬영이 재개됐다.
오늘의 주요 분량은 5화의 과거 회상 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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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은아, 넌 왜 히읗에 아래 ㅇ을 먼저 쓰고, 윗부분을 나중에 써?”
“어릴 때, 히읗은 이응에 모자 씌워주는 거라고 배웠더니 커서도 안 고쳐지네?”
“큭큭큭. 그게 뭐야. 지금이라도 고쳐. 너 어른 돼서도 그렇게 쓸 거야?”
“무슨 상관이야. 내가 히읗을 어떻게 쓰든 아무도 관심 없을 걸? 박태하 너만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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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 오셔서 모니터 한 번하고 다시 갈게요.”
래원이 메가폰에 대고 외쳤고, 양수호와 류소현이 모니터로 다가왔다.
“두 분 더 활짝 웃어주세요. [박태하]와 [이소은]의 즐거웠던 한때 같은 느낌으로요.”
“네, 그래야겠네요. 소현아 우리 더 친한 척 좀 하자.”
“그래요, 오빠.”
모니터를 보며 래원이 주문하자, 두 배우 또한 수긍했다.
곧바로 다음 테이크를 이어갔고 확실히 이전보다 눈에 띄게 좋아졌다.
“좋습니다. 이제 [박태하]만 28씬 바로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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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 [박태하]가 홀로 있다.
교환 일기를 정성껏 적는 모습.
입은 한가득 흐뭇하게 웃고 있었다.
다 적었는지, 사물함에 교환일기를 넣고 자물쇠를 열쇠로 잠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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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 오케이! 이번에는 6화에 회상에 쓸 고백 씬 이어갈게요. 레디···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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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씬과 똑같이 홀로 교실에서 교환일기를 쓰는 [박태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