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reverted to being a K-drama genius RAW novel - Chapter 97
– 다음에는 30% 넘겨라.
“네? 선배, 30%가 누구 집 개 이름이에요? 요즘 같은 세상에 그 마의 벽을 어떻게 넘겠어요.”
지난 ‘시간을 돌리는 사물함’은 수도권 27%대, 이번 드라마는 수도권 29%대.
이 정도면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시청률이다.
때문에 래원은, 이번 차기작만큼은 숫자 부담은 뒤로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
마침 가 작품성에 올인하기에 적절한 작품이기도 했다.
실험적인 연출로 작품성에 집중할수록 빛을 발할 수 있는 대본이었으니까.
– ··· 넌 언젠가 넘을 수 있을 거다, 그 마의 30% 벽.
“······.”
– 출근은 언제부터 하냐?
“내일이요.”
– 그래 내일 보자.
래원은 전화를 끊고 휴대폰에 얼굴을 비춰보았다.
부스스한 몰골이었다
“모원호 감독님 영국 드라마 리메이크작, 그때는 분명 각색 작가가 김윤하가 아니었는데···. 김윤하는 입봉도 못했을 때니까···. 김 작가, 나 만나고 많이 컸네!”
래원은 괜스레 뿌듯함을 느꼈다.
지난 삶에서 래원의 처음이자 마지막 미니시리즈, 그것도 단 7화 만에 조기 종영했던 드라마를 함께 했던 작가가 김윤하였기에, 그녀의 성장이 자신의 일처럼 기뻤다.
래원은 이내 기지개를 시원하게 켜고는 이 작업실의 주인을 찾아 소리쳤다.
“형, 일어나! 해장하러 가자!”
* * *
“크아! 국물 끝내준다! 시원하다!”
월미도88의 이끄는 대로 들어온 어느 간판 없는 해장국집.
래원과 월미도88은 얼굴을 뚝배기 그릇에 파묻을 기세로 먹고 있었다.
이윽고 부른 배를 두드리며,
휴대폰을 뒤적이는 래원.
어제자 마지막 방송에 대해 모니터를 했다.
[ SBC 연기 대상을 싹 쓸어버린 시청자들의 마음도 쓸어버리다 ]ㄴ [하지나] 누나 꽃길만 걷자
ㄴ 킹받네ㅋ [이소이]때문에 일상생활 불가!
ㄴ [현수]랑 [강다원]은 지금 조사받는 중이라는데?
ㄴㄴ 내 마음을 훔친 죄로!
ㄴㄴ 너무 잘생긴 죄로!
ㄴ 함현우! 책임져라 함며들었다ㅠㅠ 차기작 내놔ㅠㅠ
[ 이 시대 3040에게 영원히 피터팬으로 살아갈 자유를 허락한 드라마 ]ㄴ 이 드라마로 두 달 동안 행복했음ㅠㅠ
ㄴ 주인공들도 어디선가 행복해라!!
ㄴ어른이로 살아도 된다는 위로가 됐음요
ㄴ 피카좌 같은 팅커벨 어디 없냐?
ㄴㄴ 피카좌 곧 브잇걸로 아이돌 함
[ 소년은 철들지 않는다, 최고 시청률 28~29%로 유종의 미 거둬 ]ㄴ 5252 믿고 있었다규!
ㄴ 잘 나올 줄 알았다규!
ㄴ 올겨울 최고작이었다 진심.
나쁘지 않은 반응에 래원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맞다, 래원아 너 어제 차기작 통화하지 않았었냐? 술 취해서 들었던 거 같은데··· 꿈이었나?”
“어. 그랬었지. 그럼 형이 형 작품 영상화 판권 다 나한테 준다는 이야기도 기억해?”
“큼큼···.”
괜히 헛기침하는 월미도88.
“이럴 줄 알았어. 내가 메시지로 녹음 파일 보내놓은 거 확인해봐.”
“기억하지, 인마! 어느 정도는 진담이었어. 진짜로 다음에 내 작품 하나 더 만들어줘라, 도래원. 정해진 차기작 잘하고.”
래원과 월미도88은 서로를 보며 피식 웃었다.
“아, 맞다. 차기작 먼저 알려주기로 했었지.”
래원은 돌연 강채령이 생각나서 메시지 창을 켰다.
[래원] 이제 공개할 수 있게 됐어요. 최고의 와인으로 만들고 싶은 최상급 포도, 9월에 방영될 옥영임 작가님의 예요. 저는 메인 아니고 B팀으로 들어가기로 했고요.래원은 강채령이 이 같은 정보를 함부로 퍼뜨리거나 할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운 좋게 가 강채령 취향에 맞으면···?’
어쩌면 와인 친구로 맺은 인연에게 도움까지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가 생겼다.
* * *
“지금 바로 웹툰즈에 접속하세요! 웹툰즈에서 인생작을 만나다!”
“컷! 래미 양, 현우 씨. 둘이 케미가 죽이네! 모니터 해보고 디테일만 체크해서 다시 갈게요.”
래미와 함현우의 CF 촬영장.
래원은 이들의 촬영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다.
오늘이 래미의 스케줄을 따라다닐 수 있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이미 래미에게는 원더빅의 매니저가 붙어있었기 때문이다.
다음 주에 ‘브라이트 걸스’로 정식 데뷔하면서부터는 숙소 생활을 하게 될 거고, 래원의 손을 떠날 것이다.
‘딸을 독립시키는 아빠 마음이 이럴까?’
래미는 카메라 앞에서 해맑게 웃고 있었고,
그것을 지켜보는 래원의 마음이 알 수 없이 울렁거렸다.
“네, 현우 씨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래미 단독 컷 갈게요!”
광고 감독의 외침에 함현우가 스텝들에게 꾸벅 인사를 하며, 래원의 곁으로 다가와 앉았다.
“오랜만에 광고 찍으려니까 힘드네요.”
“노련하게 잘하시던데요?”
“그런 척하는 거죠. 겉으로 우아한 척하는 백조처럼요. 물 밑에서 쌔빠지게 발차기 중이에요.”
“하하. 비유 재밌네요. 차기작은 정해졌어요, 현우 형?”
래원은 은근슬쩍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다.
“아뇨. 많이는 들어왔는데 마음에 드는 걸 아직 못 찾았어요. 작품은 좋은데 제가 잘 할 수 있을까 싶은 것도 있고···.”
“형은 항상 느끼는 거지만 굉장히 신중한 타입이네요.”
“알잖아요, 도 감독. 나 예민한 거. 고치려고 해봤는데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냥 생긴 대로 살아야지.”
래원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겼다.
‘보면 볼수록 새롭고 다양하게 연기시켜보고 싶은 배우란 말이지···.’
* * *
며칠 만에 SBC 드라마국의 회의실 중 하나에는
라고 쓰인 종이가 붙었다.
지금 이곳에 모인 사람은
책임 프로듀서인 황태수,
작가 옥영임,
메인 연출 윤지협,
그리고 B팀 도래원까지 넷이었다.
“이 드라마. 주 2회보다는 주 1회 방영으로 바꾸고, 제작 일정도 반 사전제작으로 넉넉하게 가는 방향으로 국장님이랑 논의 중인데··· 다만, 제작비가 걸려서 고민 중입니다.”
황태수의 말에 래원이 거들었다.
“그렇게 되면 좋겠네요. 같이 붙을 TBN 동 시간대가 쟁쟁한 거 감안하면, 작품 퀄리티 높일 수 있게 가야 할 거 같아요.”
이는 사실, 래원이 미연에 황태수에게 손을 써둔 것이었다.
래원은 윤지협 PD의 건강상의 이유도 함께 들면서 황태수를 설득했더랬다.
“다음은 캐스팅 이야기로 넘어가 볼까요? 메인 배역 셋, 요한/유진/보라는 이달 내로 결정 해야할 것 같습니다. 만약 반 사전제작으로 가면 더더욱이 서둘러야 하고요.”
윤지협 PD가 판을 깔자, 옥영임 작가가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형인 요한이 역은 함현우 어때요? 요새 완전 핫하잖아요.”
“래원이네 ‘소철않’에서 완전 대박이었죠.”
“어후! 너무 괜찮았죠. 지금 다들 눈독 들이고 있을걸요? 대본 엄청 들어갔을 거 같은데···.”
래원은 자신이 나서지 않아도 원하는 대로 되어가는 분위기에 빙긋 웃으며 한 마디 덧붙였다.
“들어간 대본은 많은데, 마음에 드는 건 아직 없다고 합니다.”
“좋네요. 그럼 우리도 트라이해 보죠. 저도 예전에 태수 형 밑에서 조연출 할 때 함현우 좋게 봤거든요. 그 배우는 태생이 나이스한 것 같아요.”
윤지협도 잘 됐다는 듯 응했고,
황태수 역시 함현우를 욕심내고 있었다.
“이번에 대상도 줬는데 우리 SBC 것 해야지.”
“함현우는 래원이가 연락해 보지?”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만약에 현우 형 하게 되면, 동생 유진 역할은 장모건 어떠세요?”
래원이 조심스레 던진 의견에
윤지협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번에 같이 공동 대상 받은 놈?”
“네네. 매력도 있고 연기도 꽤 하던데···.”
“장모건은 아직 20대 아닌가? 함현우랑 이란성 쌍둥이 역할 괜찮나?”
“20대 후반이고, 현우 형이 30대 중반이긴 한데···. 장모건이 노안, 현우 형은 동안이라 괜찮을 것 같아요.”
그사이 옥영임이 검색을 해보고는 흔쾌히 찬성표를 던졌고,
이에 윤지협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시상식 때도 대상에 둘이 나란히 서 있는데 또래 같아 보였어요. 적어도 TV로는 확실히 그랬어요.”
“그럼 일단 그 둘을 1순위로 컨택해보고요, 보라는 요한/유진 먼저 픽스될 때까지 더 생각해보죠.”
보라는 요한의 애인 역할이다.
과거 이 작품의 ‘보라’는 민세라가 맡았었다.
래원은 ‘보라’ 캐스팅을 생각하며 눈을 빛냈다.
‘그러니 민세라만 아니면 된다.’
당시 이 작품을 찍던 도중 자살했던 민세라였으니까.
배우로서 이제 막 최정점을 달리기 시작할 때 돌연 자살을 해버렸다.
지방 로케이션 현장의 호텔 방 숙소에서 말이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각,
민세라는 이미 이 작품을 향해 달려오는 중이었다.
“보라? 변호사이자 요한의 연인. 세상 아무도 믿지 않았던 쌍둥이 형제의 진실을 홀로 온전히 목도 했었기에, 이를 기록으로 남기려는 여인?”
친엄마인 배미란 사장을 통해 입수한 대본을 읽으며 몹시 흥미로워했다.
특히 여자 주인공 ‘보라’ 역할에 매료된 민세라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거네. 래원 감독의 차기작이자, 내 차기작.”
K드라마 천재로 회귀했다! 95화 – 리디북스
* * *
SBC 근처의 한 편의점의 파라솔 테이블.
래원과 유찬은 오늘 종방연을 앞두고 먼저 만나서, 짜 먹는 숙취해소제를 쭉쭉 빨고 있었다.
“아, 뭐야···. 형이 먼저 한 작품 더 같이하자며.”
유찬이 볼멘소리로 래원에게 투덜댔다.
“그래. 그래서 같이 하자고.”
“형이 메인 아니고 B팀이라며. 그럼 나는 조연출 하란 거야?”
“일단은 그런데, 조연출 하면서 C팀 준비하고 있어.”
“C팀이 왜 필요해? 듣자 하니 거의 반 사전제작으로 간다는 분위기던데?”
“··· 그래, 완전 사전제작이 아니라 반 사전제작이잖아. 그러니까 필요할 거야. 두고 봐. 넌 C팀, 아니 어쩌면 B팀 감독하게 될 거니까.”
“그게 뭔 소리야? 형이 B팀 감독인데, 내가 왜 B팀을 해?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만 골라 하네.”
“암튼 형만 믿고 따라와 봐. 너 내가 하잔 대로 해서 후회한 적 있어?”
“··· 없지.”
래원이 피식 웃으며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간 다 돼 간다. 이제 슬슬 이동하자.”
유찬은 고개를 갸웃하며 래원을 뒤따라갔다.
* * *
[ 게수작 ]여의도의 유명 해물 요릿집.
뒷문이 있는 가게였기에,
래원과 유찬은 기자들을 피해 뒷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갔다.
“감독님들! 이쪽이요!”
차여름, 차가을이 손을 흔들며 불렀고,
스텝들과 일부 배우들은 이미 자리하고 있었다.
저녁 6시가 땡 되자마자,
3단 케이크를 자르며 종방연이 시작됐다.
[ 소년은 철들지 말고 영원히 ♥ ]함현우, 원준혁, 우종세 그리고 도래원.
네 명의 철들지 않은 소년들이 이 같은 문구가 둘린 케이크를 잘랐다.
이어서 차여름, 차가을 작가와 엄하늘, 류소현 배우가 건배사를 외치며 분위기는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훈훈했던 촬영장 분위기를 방증하듯,
종방연 분위기 또한 굉장히 좋았다.
각 테이블에 위에 끓기 시작한 각종 해물 요리 때문인지,
아니면 팀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인지 이곳 안은 겨울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열기가 가득했다.
테이블을 넘나들며 배우와 스텝 가릴 것 없이 서로서로 인사하고 수고했다고 등을 두드려주는 진풍경이 한참 펼쳐지다가,
취기가 어느 정도 올랐을 즈음
래원을 중심으로 주연 배우들이 모였다.
그들의 어느덧 대화는 차기작 이야기로 흘러가고 있었다.
우종세가 술기운에 어눌해진 발음을 나름대로 또박또박 힘주어가며 배우들의 근황을 정리했다.
“우리 래미는 다음 주에 브라이트 걸스 데뷔해서 오늘 못 왔고···.”
“아 맞다. 도 감독님, 래미 잘 지내죠? 연기 대상때 보니까 엄청 말랐더만요···.”
류소현이 물었다.
“네, 래미네 회사에서 데뷔 앞두고 다이어트를 혹독하게 시키더라고요. 이게 팀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보니 제가 나서서 개인행동을 시킬 수도 없고, 안쓰러워 죽겠어요.”
우종세가 다시 배우들 한명 한명을 짚어가며 근황을 읊었다.
“소현이는 쉰댔고, 하늘이는 영화 시나리오 검토 중. 나도 영화 하나 들어갈 거고, 준혁이는?”
“나? SBC랑 또 해. 2분기에 ”
“어? 형도 그거 해요? 지예도 그거 한다던데.”
원준혁의 대답에 유찬이 아는 체했다.
래원도 아는 작품이었으나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지예? 정지예?”
“네. 이번에 시강 쩌는 조연으로 업계 사람들 사이에서 평이 좋았거든요.”
“주연이나 내 주변 인물은 아닌가보다. 내가 모르는 거 보니까. 무슨 역할이지? 지예 어딨지? 갔니? 벌써 갔어요?”
원준혁이 가게 안을 둘러보며 정지예 배우를 찾았지만,
어린 나이 때문인지 소속사 케어로 일찍 자리를 뜬 듯했다.
그들은 다시 이야기로 돌아왔다.
“그거 연출이 하인혁 선배 맞죠?”
“어. 맞아요. 하인혁 감독님이 실제로 과학고, 카이스트 출신이시더라고. 그래서 막 디테일한 거 설명해주시는데···. 완전 뇌섹남! 대본도 재밌어. 어려운데,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카이스트의 이공계 청춘들 보는 재미가 있을 거 같더라고. 나도 간만에 샤프한 뇌섹남 연기하려고 살 빼고 있잖아. 복학생이긴 하지만 30대 중반에 대학생 역할이 들어올 줄이야! 나 아직 건재한가 봐?”
원준혁이 입에 침이 마르게 차기작 칭찬을 하자, 우종세가 장난스레 그의 입을 막으며 놀렸다.
“그래, 네 똥 굵다. 자랑 그만! 멈춰!”
“현우 형은? 형은 뭐해요?”
조용히 있던 래원의 물음.
함현우가 고개를 돌리며 래원을 보았고,
래원이 짓궂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