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a Disaster-Class Necromancer Retires RAW novel - Chapter (130)
130화
“학부모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연구원을 대상으로 한 1차 테스트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진짜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진행한 2차 테스트.
“반응이 아주 극명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공부만 하면 그만이라는 학부모도 있지만 자식이 분노에 휩싸여 상스러운 말을 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학부모도 많았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죠.”
아무리 공부가 좋고 스펙터 투구 작동을 멈추면 원래대로 돌아온다지만, 자식이 거칠어지는 걸 마냥 좋아할 부모는 없으니까.
하지만 상관없잖아?
세론은 늘 선택지만 제시할 뿐이고 그걸 받아들이는 건 고객들 개인의 판단이니까.
그렇게라도 공부를 시켜야겠다면 하는 거고, 싫으면 안 하는 거고.
“추가로 학생들의 인격에 변화가 생기는 건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그런 건 없으니까 안심하라고 하세요.”
애초에 그런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 3시간 제한도 둔 거고.
“알겠습니다. 그렇게 이야기하겠습니다.”
“학생들 반응은요?”
내 말에 김덕배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학생들이 오히려 더 긍정적입니다.”
“오호?”
학부모보다 학생들 반응이 좋다고?
“인터뷰를 해 보니 분노에 휩싸여 공부를 한 그 시간이 아주 짧게 느껴지는 데다 귀찮고 하기 싫은 공부를 쉽게 했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편하다?”
“예. 분노를 했든 어찌했든 결국 그때 했던 공부는 머릿속에 남으니까요.”
일부 학부모는 학생의 변화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반면 학생은 오히려 그로 인한 성과에 주목한다.
투구 쓰고 인강만 보면 미친 듯이 공부를 하게 되니 학생들 입장에선 가장 귀찮고 하기 싫은 공부가 쉽게 해결되는 셈.
“학부모는 반응이 갈리고 학생은 좋아한다. 나쁘지 않네. 그럼 반응은 여기까지 하고, 교육 성과는?”
“솔직히 시간 대비 학습 효과 자체는 떨어집니다. 혼자서도 열심히 잘 공부하고 있는 학생한테는 오히려 마이너스일 정도로 말입니다.”
그렇겠지.
아무려면 분노에 눈이 돌아가 공부를 하는 건데 효율이 나오면 그게 말이 되겠어?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인가.
“공부를 안 하는 학생들은요?”
애초에 이 교육 사업의 타깃은 바로 자신의 자식이 머리가 좋아서 공부만 하면 잘할 텐데 안 해서 문제라는 K-학부모들과 공부라면 치를 떠는 학생들이니까.
분노로 인해 효율이 떨어져?
애초에 공부할 의지가 전혀 없어 시간만 때우기에 학업 성취율 0퍼센트인 학생에게는 그것조차도 극강의 효율인 거다.
김덕배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당연히 효과가 엄청납니다.”
김덕배가 이 사업에 열정을 보인 이유는 바로 공부와 담을 쌓고 사는 막내아들 때문이었다.
당연히 이번 테스트에 김덕배에게 끌려와 강제로 분노의 공부를 하게 된 막내아들.
“아드님이 효과 좀 봤나 봅니다?”
“첫날 수업 내용을 물어봤더니 대답을 하더군요. 아들놈도 신기하다며 이런 거라면 얼마든지 하겠다고 했습니다.”
편하게 공부하는 느낌이니 게으름뱅이들에겐 이만한 게 없지.
“아. 그리고 과목별로도 효과가 전부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수학같이 이해력이 필요한 과목은 학습 효율이 떨어졌지만 지리나 역사 그리고 영어 단어 같은 암기 과목의 효율은 상당히 높았습니다.”
“딱 좋네요. 학생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암기 아닙니까.”
이해력이 필요한 과목은 그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순간 끝이지만 단순 암기는 그야말로 끝없이 외우고 잊어버리는 걸 반복하는 단순 노동.
그런데 이 단순 노동을 분노로 자연스럽게 미친 듯이 외우니 얼마나 편한가.
“효과도 이 정도면 입증되었고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니 한 달만 더 테스트해 보고 군산에서 시범 사업 시작합시다.”
3시간으로 한정한 만큼 스펙터 투구를 직접 팔 수는 없고, 학원처럼 운영하는 거다.
그렇게 효과가 입증되면 한국을 넘어 해외로도 진출하는 거지.
학구열이 강한 나라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니까.
딱 스펙터 투구와 강의실만 있으면 되니 사업 확장 하기엔 최적이란 말이지?
“그리고 임효일 강사 말입니다. 참 잘하던데요. 정식으로 계약하죠. 기본급 넉넉히 책정하고 학생 수에 따른 인센티브도 주세요.”
“알겠습니다.”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나저나, 이거 이러다가 잘 비꼬는 게 인강 강사의 기본 소양이 되는 게 아닌가 몰라.”
잘 유도할수록 스펙터로 인한 분노 공부의 학습 효과가 더 상승하니까.
“하하. 분노 학습법이 대중화되면 그렇게 되겠지요.”
“그렇죠? 하하. 아무튼 오케이. 회사명은 세론 에듀케이션으로 하죠. 줄여서 세론 에듀. 공부에 대한 학생의 투쟁심을 끌어올리는 분노 학습법. 캬, 죽이네.”
* * *
“호호호. 우리 아들이 이번에 반에서 2등을 했지 뭐야?”
“그래? 우리 딸은 4등인데.”
자식들의 성적을 자랑거리로 내세우는 흔하디흔한 풍경.
그때 한 여성이 다른 중년 여성에게 말했다.
“그나저나 영기는 어때, 영기 엄마?”
“영기야 늘 똑같지, 뭐.”
“그래?”
“그러게. 그놈이 날 닮아 머리는 좋아서 열심히만 하면 될 텐데 열심히를 안 하네.”
초등학생일 때 학습지를 시켜서 제법 성적이 나왔던 영기.
하지만 중학교에 올라가고는 성적이 수직 하락 하는 게 아닌가.
당연히 영기 엄마 입장에서는 초등학교에서 잘했으니 중학교도 노력만 하면 잘할 텐데 노력을 안 한다 생각할 수밖에.
아무튼 평소라면 영기에 대한 대화는 여기서 중단되는데, 오늘은 뭔가 좀 분위기가 달랐다.
“그럼 세론 에듀 보내 보지.”
“세론 에듀? 세론 그룹 거야?”
“어머. 영기 엄마 소식이 늦네? 중학생 엄마 정보력이 이렇게 느려서 되겠어?”
그렇게 세론 에듀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영기 엄마가 놀라며 말했다.
“분노 학습법?”
학구열이 엄청난 영기 엄마조차 난생처음 들어 보는 학습법.
하지만 걱정이 앞선다.
“그러다 애 성격 버리는 것 아니야? 영기가 다른 건 몰라도 성격은 참 착한데.”
“그건 걱정 안 해도 되나 봐. 그 분노 투구 작동만 멈추면 바로 원래대로 돌아온다나?”
“그래?”
다른 회사가 그런 교육법을 들고 나왔다면 미친 새끼들이네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겠지만, 그 회사가 세론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는 법.
영기 엄마가 눈을 빛내며 말했다.
“분노해서 강제로 공부를 하게 된다고?”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 하는 영기에게 그야말로 최적화된 학습법 아닌가.
“특히 뭐냐, 그, 암기 과목에 효과가 좋나 봐.”
“어머, 어머. 암기에 좋다고? 그럼 대박이네. 영어도 결국 어휘력 싸움이잖아.”
단어만 많이 외워 두면 그다음은 결국 어떻게 조합하느냐의 싸움이니까.
“그렇지, 그렇지. 그러니 영기도 한번 보내 봐.”
“한 달에 얼마야?”
“지금은 40만 원.”
“40만 원? 좀 비싼데?”
선생과의 면대면 수업도 아니고 고작해야 스크린으로 강의를 듣는 게 전부인데 한 달 40만 원이라니.
“대신 효과가 좋잖아. 비싼 돈 들여서 과외 시키면 뭐 해? 본인이 배울 의지가 없으면 그 돈 전부 허공에 날아가는 건데. 세론 에듀는 최소한 그런 일은 없다고. 왜? 강제로 열심히 공부하게 되니까.”
결국 그 말에 설득당한 영기 엄마가 말했다.
“맞아. 그렇네. 그렇게 생각하면 오히려 싸다. 어디 가서 등록하면 돼?”
* * *
2차 테스트도 성공적으로 마친 다음 본격적으로 군산시 이곳저곳에 문을 연 세론 에듀.
당연히 반응은 엄청났다.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던 학생이 영어 단어를 외우고 지리와 역사를 줄줄 읊게 되는 분노 학습법은 순식간에 학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고, 그렇게 순식간에 정원을 모두 채워 버린 세론 에듀.
나는 곧바로 추가 강의실 개설을 지시했고, 그렇게 세론 에듀는 공부를 못하고 하기 싫어하는 학생들의 구원자가 되었다.
“상향 평준화가 되는구나.”
분노 학습법은 그 특성상 상위권 학생에겐 효과가 없다 못해 오히려 마이너스지만, 하위권 학생에겐 일정한 학업 성취량을 절대적으로 보장해 주는 안정적인 방법.
그래서 원래부터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여전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지만, 대신 하위권을 맴돌던 학생들 모두가 암기 효과로 성적이 상승하는 효과를 불러왔고, 이로 인해 군산시 학생들의 성적 수준이 상향 평준화 된다.
“괜찮네.”
덕분에 성격 변화를 우려해 망설이던 일부 학부모들도 주변 지인들의 자식들이 세론 에듀 수업을 들은 후 무조건적으로 크든 작든 성적이 올라가고, 특히 그중에서 정말로 머리가 좋았는데 노력을 안 하던 학생은 확실하게 효과를 보니 결국 이 분노 학습법이란 대세에 동참한다.
그리고 이런 분노 학습법의 활성화로 인해 한 가지 변화가 생겼으니.
바로 우리 자식이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 해서 공부를 못한다는 말이 쏙 들어간 거다.
부족한 노력이야 세론 에듀에 보내면 자동으로 해결이니까.
그런데 세론 에듀에 보내고도 성적 상승이 평범하다?
그럼 그냥 사실은 머리가 부모 생각만큼 좋았던 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하니 최소한 군산시에서 저 말은 암묵적인 금지어나 다름없게 되었다.
“좋아. 계속 가자.”
비록 강의실 모습이 아수라장이긴 하지만 효과만큼은 확실하다는 게 입증되었고, 그간 테스트해 보며 큰 문제도 없었으니 슬금슬금 늘려야지.
그렇게 사업 확장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그때.
“회장님.”
김덕배가 문을 노크하고 들어와 말했다.
“학원연합회에서 공식 성명을 냈습니다.”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래, 언제 하나 했다.”
지금 군산시의 사교육 시장을 세론 에듀가 무서운 속도로 먹어 치워 가고 있었으니까.
거기에다 겉으로 봐서는 교육 현장에서 폭언이 난무하니 트집 잡기도 좋을 거고.
“뭐랍니까?”
“교육은 단순히 성적을 올리는 걸 넘어서 미성숙한 학생의 인격을 다잡아 가는 중요한 과정인데, 이걸 분노 교육법이란 비이성적인 방법을 이용해 엄숙해야 할 교육의 질을 떨어트린다는 게 공식 성명의 내용입니다.”
나는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딱 예상한 내용이네요.”
새로운 방법이 나오면 기존 세력이 반발한다.
이건 내가 사업을 해 오며 늘 있어 왔던 일이니까.
“대충 만나서 이야기해 주세요, 우리는 암기 위주니까 학원들은 이해력 과목 위주로 나가라고.”
당연히 예상해 둔 시나리오인 만큼 대처법도 생각해 둔 상황.
우리는 암기 맡을 테니 너네가 이해력을 맡아라.
얼마나 간단한가.
“이 정도는 알아서 해 주실 수 있죠? 그간 상대해 온 협회가 한둘이 아닌데.”
“물론입니다. 제 선에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오케이.”
협회가 반발하면 일단 스펙터 투구로 효과를 보고 있는 학부모와 학생 그리고 효과를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의 반발을 이용해 후두려 팬 다음에 팩트로 조지고, 그다음 적당히 나누어 먹고.
늘 내가 해 왔던 레퍼토리다.
“그럼 저는 신경 끌 테니 부탁드릴게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협회에 대한 대응을 김덕배에게 일임한 나.
하지만 상황은 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 * *
“최면술?!”
나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세상에 최면술 그딴 게 어딨다고 갑자기 최면술이 나옵니까?”
늘 해 오던 대로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발을 이용해 학원연합회를 후두려 팬 김덕배.
학부모와 학생들은 왜 자유롭게 공부할 권리를 막냐며 학원연합회를 압박해 나갔고, 여기까지는 성공적이었다.
그런데 수세에 몰린 학원연합회 관계자의 말이 결정타가 되었다.
바로 분노 학습법은 최면술의 일종이고 이 최면술로 인해 사람들이 나에게 조종당할 거라는 말.
물론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악에 받쳐 아무 말이나 내지른 거지만, 이 말이 사람들의 뇌리에 강하게 자리 잡으며 진심으로 내 스펙터 투구가 최면술 도구 아니냐 의심하기 시작한 거다.
“잘 쓰던 학생들과 학부모들도 최면술이란 말에 당황해하며 저희에게 설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니, 이걸 어떻게 설명하라는 거야?”
이걸 까뒤집어 보여 줄 수도 없는 거고.
“회장님, 이건 직접 나서서 조치를 취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자신의 의지가 조종당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번져 나가면 수습이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나는 잠시 침묵하다 말했다.
“그러네요. 이거 생각보다 심각하네.”
최면술로 나에게 조종당할지도 모른다는 공포는 일반인과 각성자를 막론하고 나를 두려움의 대상으로 보게 할 게 분명하다.
덩달아 그간 내가 해 왔던 모든 사업들까지 최면술이 관여되어 있는 건 아닐지 의심할지도 모르며, 그간 쌓아 올린 인맥들 역시 자신이 최면술에 당한 건 아닐까 하며 두려워하겠지.
“내가 너무 쉽게 생각했네.”
스펙터도 스켈레톤처럼 그저 언데드의 일종이기에 쉽게 받아들이겠거니 하고 바로 도입한 건데, 받아들이는 사람들 입장에선 그게 아니었던 거다.
“스펙터에 대한 설명과 사람들의 이해가 먼저 동반돼야 하는 거였어.”
대뜸 분노를 증폭시키는 투구랍시고 만들어서 뿌리니 이런 오해를 받을 만도 하다.
“어떻게 조치할까요, 회장님.”
“그러게요.”
문제는 이게 억울함을 입증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거다.
이건 최면술과 다르게 부정적인 감정만 증폭시키고 그 행동을 강사가 유도하는 거라 설명해도 내가 일부러 숨기는 거라 우기면 할 말이 없으니까.
그렇다고 이제 와서 전부 물리면 오히려 그들의 주장이 진실인 것처럼 보이게 될 거고.
“어떻게 증명하지?”
그간 나는 스켈레톤의 알고리즘을 공개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스켈레톤이 그저 정해진 공식대로 움직이는 인형 혹은 로봇과 비슷한 존재로 인식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스펙터는 말 그대로 사기 그 자체이기에 그렇게 할 수도 없고.
나는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지금 문제가 되는 게 최면술이란 프레임이 씌워진 거잖아.”
분노 유발 기계라 사람들이 생각할 땐 아무 문제도 없었는데, 최면술 장치라는 프레임이 씌워지니 갑자기 불안해하는 사람들.
즉, 이건 이성의 영역이 아닌 감성의 영역이라는 거다.
그렇다면 스펙터의 진짜 성능과 구조를 이성적으로 설명할 게 아니라 지금 씐 최면술이란 프레임을 다른 걸로 갈아 치우면 되지 않을까?
더 친화적이고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일 만한 것으로.
동시에 최면술이라는 시각적으로 볼 수 없는 프레임이 아닌 한눈에 봐도 알 수 있는 그런 것으로.
나는 아공간을 열어 스펙터를 소환한 다음 마력을 투여해 김덕배도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헛!”
“어떻게 보이세요?”
“흐릿한 게 마치 유령 같군요. 으스스하기도 하고.”
“그렇죠?”
사기 덩어리다 보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그럼 이건 어떠세요.”
나는 사기를 조종해 스펙터의 형태를 변형시켰다.
뭔가 조금 동글동글하고 통통 튀는 듯한 모습으로.
“이건… 괜찮군요.”
“오케이.”
이성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하면 감성으로 나가야지.
원래 마케팅이란 게 그렇잖아?
같은 말도 아 다르고 어 다른 것처럼, 그저 삼겹살에 붙은 껍질을 안 떼었을 뿐인데 오겹살이라며 더 비싸게 팔려 나가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은 껍질 제거 비용이 덜 들어 오히려 오겹살이 더 저렴함에도 말이다.
“여기에 눈 비스무리한 것도 달고… 꼬리도 달까?”
그렇게 이런저런 개조를 거쳐 다시 태어난 스펙터.
초승달처럼 웃고 있는 눈과 살랑살랑 흔들리는 꼬리.
“감상이 어떻습니까?”
“…솔직히 귀엽습니다.”
내가 손을 올리자 귀엽게 성형을 완료한 스펙터가 내 손 위에 안착한뒤 살짝살짝 튕기듯 점프한다.
“원래 이놈이 유령형 언데드거든요? 그런데 이름이야 붙이기 나름 아니겠어요?”
나는 스펙터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놈은 앞으로 분노의 정령입니다, 제 능력으로 소환된.”
“저, 정령?!”
최면술로 분노하도록 최면당했다와 소환 계열 각성자인 한지혁의 능력으로 소환한 분노의 정령으로 인해 분노했다는 아예 느낌이 다르잖아.
“분노의 정령이 투구 안에 들어 있다가 착용자에게 분노를 유발하게 하는 거였다, 그런데 오해가 생기는 것 같으니 이제는 분노의 정령이 직접 모습을 드러내도록 만들겠다 이렇게 말하는 거죠. 귀여운 정령이 분노를 유발하게 하는 거라면 반발도 수그러들지 않겠어요? 어쭙잖은 최면술 논란도 잠재워질 거고.”
“괜찮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그렇죠?”
나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자. 그럼 마케팅 작업 한번 들어가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