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a Disaster-Class Necromancer Retires RAW novel - Chapter (38)
38화
운반형 스켈레톤과 비슷한 구조의 세론 렌탈이기에 이 업무를 강찬수 실장에게 맡겼는데, 그 선택은 그야말로 탁월했다.
알고 보니 강찬수는 짐꾼 일을 하면서 일이 부족하면 노가다도 뛰는등으로 이쪽 일에 대해 제법 잘 알고 있었던 거다.
그렇게 그간 전국에 흩뿌려진 운반형 스켈레톤을 관리해 오며 얻은 노하우와 노가다 경험을 토대로 순조롭게 세론 렌탈을 진두지휘하는 강찬수.
“대표님, 장운 건설이 서울의 아파트 공사 현장에 스켈레톤이 필요하답니다.”
강찬수의 말에 나는 엄지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크. 장운 건설 나온 거면 끝났네요.”
장운 건설이면 도급 순위 8위의 명실상부한 대기업 계열사.
그런 대기업조차 주저 없이 건설용 스켈레톤을 원할 정도니 시장 안착은 그야말로 시간문제다.
경공업이나 전자 제품보다도 인건비에 민감한 게 건설업이고, 또 내가 건설사 포지션이 아닌 인력 사무소 포지션을 잡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만약 내가 직접 건설업에 뛰어들었다면 장운 건설은 우리를 협력 업체가 아닌 그저 경쟁자로 보았을 테니까.
강찬수도 흥이 나는지 웃음을 숨기지 못하며 말했다.
“게다가 장운 건설이 직접 저희에게 연락을 해 왔다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 맞다. 불법 재하청.”
중견 건설 회사 대표에게 들은 바에 따르면 책임 회피와 공사비 절감을 위해 건설업계에선 하청에 하청을 주는 불법 재하청이 빈번하다고 했다.
사실상 대형 건설사는 사업을 수주하고 관리만 맡을 뿐, 진짜 건설 노동자를 고용하는 건 모두 하청업체들일 정도.
그런데 그런 대형 건설사인 장운 건설이 우리에게 직접 연락을 해 왔다는 게 무슨 소리겠나.
안전이 보장된 스켈레톤인 데다 인건비도 확 절감할 수 있으니, 굳이 불법적인 재하청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뜻.
“스켈레톤은 충분하니까 보내 주세요.”
“알겠습니다. 아. 그런데······.”
강찬수가 어색한 표정으로 말했다.
“스켈레톤은 충분하지만 인력이 부족합니다.”
“예?”
“스켈레톤 하나에 적게는 한 명에서 많게는 3명이 한 개조로 구성되다 보니 인력이 제법 많이 필요한데, 기존 직원들이 모두 파견 나가서 지금 있는 사람들은 아직 조종에 미숙한 사람들입니다.”
건설용 스켈레톤은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조작하는 게 아니다 보니 미숙련자가 조종을 하면 카메라 특유의 원근감 부족과 손 감촉의 부재로 실수가 잦았다.
예를 들어, 시멘트 포대의 밑을 들어 올려야 되는데 실수로 시멘트 포대 옆구리를 찔러 들어 올리거나 허공에 손질을 하는 식으로 말이다.
물론 사고 방지를 위해 스켈레톤의 손에 일정 수준 이상의 반발력이 느껴질 경우 더 이상 힘을 주지 못하도록 알고리즘을 만들어 자재들이 망가지는 경우는 없었지만 돈 받고 일해주는 건데 그런 어설픈 상태로 무작정 내보낼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래서 첫 렌탈 취업자들이 조종에 숙달되도록 교육을 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었지.
그래도 잘 교육해서 건설 현장에 파견 보냈는데, 건설용 스켈레톤 수요가 너무 확 늘어나니 숙련된 직원이 순식간에 모자라진다.
나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사업하면서 인력이 부족한 건 또 처음이네요.”
“그러게 말입니다.”
“어쩔 수 없지.”
나는 전국으로 파견 나간 공사 현장들이 그려진 지도를 보며 말했다.
“여기 대전 공사 현장은 숙련 직원만 있죠?”
“예.”
“여기 직원들, 신입이랑 반반 섞어서 서울이랑 대전으로 나눠서 보내세요.”
당장 인원이 부족하니 신입과 숙련을 반반 섞어 투입하는 거다.
“기존 직원들한테는 추가 수당 줄테니 시간 날 때 신입 직원 교육 좀 부탁한다 하고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처리하겠습니다.”
일단 이걸로 임시방편은 되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란 말이지.
세론 렌탈이 커 나갈수록 이런 숙련 직원 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될 테니까.
“교육기관이 필요할 것 같은데.”
신입을 받아 현장에서 실수해 가며 일을 배우도록 하는 건 너무 비효율적.
그렇다면 역시 최선의 방책은 스켈레톤을 다루는 신입 직원에 대한 교육기관을 만들어 최소한의 교육을 이수시킨 뒤 현장에 내보내는 것이었다.
그때 내 말을 들은 강찬수가 말했다.
“교육기관이요? 신입 연수원 같은 걸 말씀하시는 겁니까?”
신입 직원들에 대한 기본 교육을 담당하는 신입 연수원.
하지만 뭔가 묘하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신입 연수원이면 고용한 다음 가르치는 기관이죠?”
“그런 걸로 알고 있습니다.”
“흠.”
원래부터 선채용 후교육 방식으로 진행되어 온 세론.
하지만 그 결과 개개인의 능력 차이가 너무나도 벌어지는 경우가 허다했다.
예를 들어 백상호는 엄청난 컨트롤 실력에 혼자서 두세 명 몫을 하는 수준.
반면 어떤 직원의 경우엔 1인분은 고사하고 0.5인분도 못 할 때가 많고.
이런 일이 발생한 이유는 간단했다.
시험이나 자격증을 통해 직원의 능력을 검증하는 일반 회사들과 다르게 세론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은 일을 시켜보기 전까진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까.
그래서 그동안 이력서는 대충 보고 백상호처럼 게임 같은 주특기가 있으면 뽑아 왔지만, 이건 변별력이 너무 떨어졌지.
나는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신입 연수원 말고 교육 센터로 갑시다.”
그렇다면 역시 지금 세론에게 가장 유리한 건 선교육 후채용이다.
“교육 센터요?”
“일종의 학원 같은 거죠. 수료를 완료하면 세론의 100퍼센트 취업 보장. 대신 수료 기준에 미달하면 퇴원. 어떻습니까?”
교육 센터를 통해 옥석을 가려 가며 받는 거다.
수료를 완료하면 무조건 취업 보장, 대신 기준에 미달하면 그냥 바이바이.
이 정도만 해도 실업자들이 물밀 듯이 몰려들 것 같은데?
신입 교육 문제도 해결하고 직원에 대한 변별력도 올려 주니 일석이조다.
기왕이면 일 잘하는 사람 뽑고 싶은 게 경영자 마음이잖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교육비도 받는 겁니까?”
“안 받죠. 어휴, 그거 몇 푼 되지도 않는 돈 받았다가 무슨 소리를 들으려고. 퇴원당하면 백 퍼센트 교육비는 받아 챙겨 놓고 취업 안 시켜 준다며 난리 칠 텐데.”
외국어 학원이면 원하는 성과가 나오지 않았어도 무엇이 됐든 남는 거라도 있지 않나.
하지만 세론이 만든 교육 센터에서 기준 미달로 퇴원되면 그렇게 배운 스켈레톤 조종법을 써먹을 곳이 전혀 없다.
당연히 그 상황에서 교육비까지 납부했으면 본전 생각이 나면서 억울해하겠지.
“어차피 우리 필요한 사람 뽑으려고 만드는 거니까 실습에 필요한 자재비 정도만 받는 걸로 하자고요. 어때요?”
그러자 강찬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괜찮은 것 같습니다. 찬성입니다.”
그렇지?
“오케이. 그럼 바로 추진하죠. 그럼 강사진을 누구로 해야 하지?”
그렇게 잠시 고민하던 그때 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한 사람의 이름.
당연하게도 세론의 첫 프로그래머이자 최고 실력자인 백상호였다.
“백 팀장님 좀 불러 주세요.”
*
“흠······.”
팀장 자리에 오르고 최고참 대우를 받으면서 이제 대부분의 현장 일을 후배에게 넘겨도 되건만, 태생적으로 무언가 만지고 조작하는 걸 좋아하는 백상호는 여전히 최일선에서 스켈레톤을 조종하는 데 힘을 쏟고 있었다.
물론 약간 사적인 취향이 반영되기는 했지만.
일이 없어 대기 모드로 들어간 스켈레톤을 향해 이리저리 조작하던 백상호가 실행 버튼을 누르자, 갑자기 스켈레톤이 스텝을 밟더니 땅에 머리를 박고는 헤드 스핀을 돌기 시작한다.
“오오!”
“역시 백 팀장님!”
프로그래머들이 백상호의 컨트롤 실력에 감탄했지만, 백상호는 심드렁할 뿐이었다.
“아쉬워. 너무 아쉬워.”
백상호에게 주어진 것은 그간 한지혁과 계속 업그레이드해 온 콘솔 단 하나뿐.
문제는 이 콘솔의 기능이 제한되어 있어 백상호가 가진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모두 실현하기엔 한참 모자라다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백상호의 결과물을 보고 감탄하지만, 한지혁의 손짓 한번에 온갖 신기한 스켈레톤이 척척 만들어지던 걸 옆에서 봐 온 백상호이기에 더욱 만족할 수 없었다.
“하아. 뭔가 방법 없을까.”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던 그때, 한 후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백 팀장님! 대표님께서 찾으십니다! 본사로 오시라는데요.”
“대표님이?”
백수 생활을 청산하고 이제는 경력을 인정받으며 고액의 연봉을 받고 있는 백상호.
그런 백상호에게 세론은 그야말로 모든 것이었다.
지금까지 백상호가 쌓아 온 노하우와 실력은 세론을 벗어나는 순간 아무것도 아니게 되니까.
그런 만큼 자신에게 이런 기회를 준 대표는 백상호에게 있어 은인 그 이상.
“알겠어. 바로 출발할게.”
*
군산시에 위치한 본사 대표실에 들어온 백상호.
“백 팀장님, 이쪽에 앉으세요.”
“예, 대표님.”
그렇게 소파에 앉자 한지혁이 백상호를 바라보며 말했다.
“일하는 데 문제는 없죠?”
“없습니다. 이제 프로그래머들도 많아졌고, 모두 순조롭습니다.”
“그래요? 신입들은?”
그러자 백상호가 최근 들어온 신입들을 떠올리고는 멈칫하며 말했다.
“어··· 그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열심히는 당연히 해야 하는 거고, 일은 잘합니까?”
“솔직히 어설픈 건 사실입니다.”
“그렇죠? 그래서 고민해 봤는데, 교육 센터를 만드는 건 어떨까 생각 중입니다.”
“교육 센터요?”
“프로그래머반이랑 렌탈반을 개설해서 교육해 주는 거죠. 그렇게 수료를 마치면 세론의 취업을 보장해 주고.”
그러자 프로그래밍 학원을 수료했지만 IT 대기업 취업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셨던 과거가 떠오른 백상호.
“취업을 보장해 준다고요?”
“물론 수료 기준에 미달하면 퇴원되겠지만. 어떻게 생각합니까? 잘될까요?”
“무조건 잘됩니다, 무조건.”
세론은 스켈레톤 덕에 인건비가 막대하게 절감되는 덕분에 연봉이 제법 높은 편이었다.
그렇기에 그냥 취업 공고만 올려도 사람들이 몰려드는데, 무려 수료만 완료되면 취업을 보장해 주는 교육 센터라니.
“아마 교육비로 수십만 원이 아니라 백만 원을 받아도 사람들이 몰려들 겁니다.”
“에이. 안 받아요, 안 받아. 이걸로 돈 벌어 봐야 얼마나 번다고. 아무튼 괜찮다 이거죠?”
한지혁이 눈을 빛내며 말했다.
“그래서 말인데, 교육 센터를 백 팀장님이 맡아 주실 수는 없으십니까?”
“예?”
백상호가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교육 센터를요?”
“예. 지금 세론에서 가장 능력 좋은 사람이 백 팀장님 아닙니까.”
그러자 늘 한지혁의 말이라면 죽는 시늉도 하던 백상호가 처음으로 주저하며 말했다.
“저는 현장에서 스켈레톤을 다루는 게 더 적성에 맞는데······.”
“아예 영영 교육 센터에만 있으라는 말이 아닙니다. 적당히 강사진을 구성하여 기초 교육만 알아서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라는 이야기예요.”
“얼마나 말입니까?”
“글쎄요. 삼 개월? 반년?”
신입 직원 교육 하는 것도 귀찮은데, 그 짓을 그렇게 오래 반복해야 한다니.
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신의 은인인 한지혁의 지시 아닌가.
“알겠습니다. 대표님 지시인데, 따라야지요.”
그렇게 시무룩하게 대답을 하던 백상호의 머릿속에 무언가 번뜩 스쳐 지나간다.
“아! 그런데 교육 센터라면 실습용 스켈레톤도 많이 있겠네요?”
“물론이죠.”
그러자 백상호가 눈을 빛내며 생각했다.
‘소방용과 건설용은 작동 방식 자체가 일꾼이랑은 다르잖아. 이 둘을 잘 조합하면 한계를 넘을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야, 그것도 안 되겠네. 애초에 이 둘을 연동하는 건 대표님만 가능한 일이잖아.’
다른 것도 아니고, 자기 호기심을 충족하는 데 한지혁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건 너무나도 염치가 없는 짓이다.
그렇게 한참을 침묵하던 그때.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 봐요, 괜찮으니까.”
“예?”
“보아하니 머릿속이 복잡한 것 같은데, 이야기해 보라고요, 혼자서 끙끙거리지 말고.”
그 말에 눈치를 보던 백상호가 결국 입을 열었다.
“사실 제가 이런 상상을 하고 있었는데······.”
*
갑자기 웃다 찡그리기를 반복하던 백상호.
뭔가 상상에 빠져든 것 같아 할 말 있으면 해 보라 말하니, 그간 자신이 상상해 온 각종 구상들을 줄줄이 나열하기 시작한다.
물론 그 구상들 대부분은 창의적이지만 쓸모가 없는, 말 그대로 몽상에 가까웠지만, 가끔씩은 그럴싸한 게 툭툭 튀어나온다.
“···거기에다 일꾼 스켈레톤 팔을 3개나 4개로 달면 지금보다 작업 효율이 더 올라갈 겁니다. 스켈레톤의 인식능력은 뛰어나니 한 손으로 잡고 나머지 손으로 동시 작업 하는 거죠.”
이건 나쁘지 않네.
마개조 스켈레톤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그저 팔 한두 개만 더 붙이는 거니까.
그때 백상호가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이런저런 상상을 해 봤는데 저는 콘솔이 가진 고유의 기능 이상은 활용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그러다 교육 센터를 말씀하시기에 실습용 스켈레톤들을 잘 조합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했는데, 생각해 보니 이것도 대표님만 가능한 일이라서요.”
조종 콘솔의 한계로 상상력을 실현하지 못하는 백상호.
‘어쩌면 이건 좋은 기회 아닌가?’
뛰어난 작품은 늘 수많은 상상력 속에서 나오는 법이지.
하지만 내 상상력은 이미 세론에서 고갈될 대로 고갈된 지 오래.
그렇다면 백상호처럼 아직 창의력이 넘쳐 나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유롭게 상상력을 발현하도록 판을 깔아 주면 그중에서 무언가 건질 만한게 나오지 않을까?
‘아예 알고리즘을 알려 줘 버려?’
알고리즘의 구조와 한계 등 알고리즘의 개념 자체를 알려 주는 거지.
그러면 백상호 같은 사람들이 그 개념을 이용해 상상력을 조합하여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낼 것 아닌가.
골렘 게임에서 비행기를 만들어 냈던 것처럼 말이다.
어쩌면 이거야말로 백상호 같은 사람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방식이 아닐까?
‘그렇게 완전히 알고리즘 개념에 익숙해지면 나중 가서는 그냥 지시만 내리면 알아서 자기들끼리 조합을 짜 올 것 아니야.’
그렇게 알고리즘에 익숙해진 사람들을 양산해 두면 굳이 지금처럼 새로운 사업을 할 때마다 그에 맞는 알고리즘을 직접 구상할 것 없이, 이들에게 던져 주며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해라 이렇게 한마디만 지시하면 끝.
나 혼자 조합하고 끙끙거릴 것 없이 얼마나 편한가.
‘그렇다면······.”
나는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그럼 이렇게 하는 건 어떻습니까. 교육 센터 겸 연구소, 줄여서 교육 연구 센터.”
원래 대학에서 연구도 하고 학생도 가르치고 그러잖아.
세론 교육 센터이자 동시에 세론 연구소가 되는 거지.
신입 교육도 하고, 만들어 낸 새로운 조합을 원생들 대상으로 테스트도 해 보고.
“예?”
“제가 스켈레톤의 작동 방식. 그러니까 알고리즘의 구조에 대해 알려 드릴 테니, 백상호 씨가 강사진과 함께 그걸 자유자재로 조합해 보는 겁니다. 그럼 제가 일주일마다 한번 방문해서 그 조합을 구현해 드리죠.”
알고리즘을 만들 때 가장 힘든 부분인 조합을 백상호 같은 사람들에게 떠넘기고 나는 구현만 해 주는 거다.
그러자 백상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저, 정말이십니까? 제 마음대로 조합할 수 있게 해주신다고요?!”
“예.”
어차피 알려 줘 봤자 이걸 적용하고 실행할 수 있는 건 나뿐이니까.
“그런 거라면 반년이 아니라 평생 교육 센터에만 있어도 만족할 수 있습니다!”
역시 백상호 같은 사람들에겐 이게 정답이다.
“그래도 기본은 신입 교육이라는 걸 잊으면 안 됩니다.”
“물론입니다! 근무 시간엔 철저히 교육만 하고, 나머지 시간을 이용해서 연구에 매진하겠습니다!”
알아서 열정 페이를 하겠다는 거잖아?
아주 좋아.
“지원을 아끼지 않을 테니 열심히 해 보세요.”
그래야 내가 더 편해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