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205)
205화. 불길한 전조에 대비하는 법
⑵내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페나가 계약한 하급 정령의 수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대폭 늘어났다.
원래부터 친화력이 높았던 만큼 그 코스트가 전부 하급 정령의 수만큼 돌아간 모양이다.
지금은 가볍게 불러낸 것이 30체.
그리고 작정하면 아마 100체 가까이 불러낼 수 있다.
“……저 정도면 일종의 정령 대대라고 해도 되겠군.”
내가 의도한 방향은 아니지만, 아마 이게 그녀 나름대로의 성장 방향성이라 생각하고는 일단은 그대로 지켜보기로는 한 상태다.
나는 개성을 존중한다.
‘딱히 그게 나쁜 것 같아 보이진 않고……
애초에 하급 정령이 단기로 따졌을 때 다른 상위 정령보다 밀리는 거지.
저렇게 수가 많다면 전제는 달라진다.
질보단 양.
오히려 운용하기 따라서는 저렇게 다량의 하급 정령을 다루는 게 더 성가실 수도 있겠군.
그 정령들은 페나의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정령들이 뿜는 불이나 바위공격들을 디아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마법으로 전부 막아 낸다.
역시 황녀의 실전 대련 상대로 그녀를 지목한 게 정답이었다.
거기에 기사인 아샤나 세이나보다.
마법사인 디아에게 싸움을 배우는 게 훨씬 나을 거란 판단도 있었다.
그렇기에 나는 디아를 페나의 전투 스승으로 붙여 주기로 결정한 것이다.
“……아직 통제가 어설프십니다.”
디아는 자신을 포위한 다량의 정령에 맞춰서 다수의 마법을 전개하여 대응한다.
“정령들의 진열의 틈이 이렇게나 비고 있습니다.”
디아가 지팡이로 가리키며 마법으로 바람을 일으키자 샐러맨더 열 마리 정도가 강풍과 같이 날아가며 한 축이 뚫렸다.
그리고 동시에 물을 불러내어 다른 축의 정령들도 같이 쓸어버린다.
동시에 여러 마법을 전개할 수 있는 디아기에 가능한 방법이다.
순식간에 페나 혼자만이 남게 되었다.
“그렇지 않습니까?”
“으윽.”
지적하자마자 정말로 순식간에 정령들을 날려 버리니 페나도 그대로 할 말이 없었다.
상대가 되지 않는군.
저렇게 보면 페나의 정령술이 약해 보일지도 모르나.
결코 그런 것은 아니다.
“……저기? 아렐? 네 전속 마법사가 센 거지? 내 정령들이 약한 건 아니지?”
단번에 전멸한 정령들을 내려다보며 황녀가 살짝 굳은 얼굴을 한 채 내게 묻는다.
“그런 거지. 디아가 무진장 센 거지.”
나는 웃으며 긍정했다.
얼마 전 디아는 벽을 깨고 7클래스에 도달했다.
이미 마력량과 연산 속도, 그리고 마법을 전개하는 요령과 센스 등은 마탑의 원로급 마법사들과 비교해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황녀 전하께서도 대단하십니다.”
“야, 디아…… 그냥 발라 놓고 그런 말 해 봐야 그건 능욕밖에 안돼.”
“그런 겁니까?”
“자, 저거 보라고. 자신만만하게 덤볐는데 한 번에 쓸려 나가서 부들부 들거리는 황녀 전하를 말이지.”
“……아렐, 난 그런 적 없거든?”
뭐, 실제로 페나는 꽤나 분한 걸 참는 것처럼 보인다.
애써 쿨한 척하고 있지.
뭐, 놀려 먹는 것도 정도껏 할까.
장난은 이쯤하고 제대로 평가할 건해 줘야지.
“음, 디아는 확실히 실력은 늘었는데 마력량이 느니까 은근히 힘으로 밀어붙이는 버릇이 보이네? 그건 신경 써.”
“면목 없습니다.”
“그리고 페나는…… 뭐, 힘내라.”
“으윽??????
“농담이고.”
진심으로 낙담하는 황녀에게 나는 다시 조언했다.
“애초에 지금 페나 네 능력이면 충분히 6클래스 초입 마법사들 정도라면 충분히 고전할 정도야.”
6클래스가 약한 건 아니다.
지난 전쟁 당시에도 그 정도 경지의 마법사가 얼마나 전장을 휘젓고 다녔는가.
그렇게 치면 일개 황녀가 가진 무력치고는 지금도 충분히 흉악한 수준이지.
애초에 샐러맨더 수십 마리가 동시에 내뿜는 불은 거의 6클래스 화염계 마법의 위력과 맞먹는다.
다만 원래 이쪽의 인원의 수준이 높다 보니 딱히 그녀가 돋보이지 않는 것뿐.
“위력의 상승보다는 너는 정령의 부대라는 개념에 좀 더 이미지를 잡아 봐.”
“이미지?”
“그래. 가령…… 병법서 같은 걸 주로 읽어 보는 게 좋겠군. 그 개념을 완전히 익힌다면 정령도 거기에 따라서 감응하며 움직일 테니까.”
일단은 얼추 떠오른 방법으로 조언하며 도움이 될 만한 병법서들을 가르쳐 주자 페나는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공격 이미지에 대해서는 디아에게 적당한 마법을 보여 달라고 해. 그걸 보고 기억에 새겨 둬.”
일단은 내 조언은 이 정도다.
어차피 황녀의 성장도 순조롭고 딱히 내가 깊게 고민할 것도 더는 없다.
이미 내 계획을 위한 목표치는 예전에 달성했지.
……뭐, 그건 본인에겐 말 안 했지만.
가능하면 이왕 가르치는 거 최대한 높은 경지까지 이끌어 낸다.
그게 내 나름의 방식이다.
“그런데 아렐? 아까부터 흉흉한 소리 하던데. 그게 뭐야?”
갑자기 페나가 그것을 묻는다.
내가 이따금 중얼거리던 말이 신경이 쓰였나 보다.
그렇긴 하겠군.
열심히 수련하고 있는데 옆에서 반란이니 내부 분열이니 하는 말을 중얼거리면 이상하게 보일 만도 하다.
“그냥 별거 아냐. 어느 낯짝 두꺼운 아줌마의 속내나 짐작해 볼까 궁리하고 있었거든.”
“응? 두꺼운 아줌마? 무슨 말이야?”
“별거 아니란 거야.”
일부러 얼버무렸다.
페나와는 협력 관계긴 하나 아직 거기까지 밝힐 수는 없다.
내가 눈짓으로 디아에게 지시하자.
눈치 좋게 그녀는 페나에게 다가가
“조금 전의 대련에 대해 드릴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라며 말을 걸었다.
미안하지만 그녀에게 전쟁에 대해 밝히는 건 좀 더 나중이다.
이후 때가 되면 전부 가르쳐 줄 참이었다.
‘……너무 깊게 고민해도 답은 안나오는군.’
일단은 당분간은 정보나 수집하면서 틈을 볼까?
어차피 뭘 하려 해도 결국 실행에 옮기면 작은 전조라도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것만 놓치지 않아도 충분히 대비할 자신은 넘치지.
그러니 그때까진 다시 내 초심을 되찾아 놀자.
응. 그게 최고야.
‘그냥 단거나 먹고 낮잠이나 잘까?’
그렇게 잠시 복잡한 일은 잠시 잊으려 했다.
잠시 내가 딴 생각을 하는 사이.
어느샌가 페나와 디아는 자기네들끼리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이미 연습에 관한 이야기는 다 끝냈는지 어느샌가 사적인 주제로 넘어가 있다.
그래 봐야 디아가 워낙 말재주가 없어서 페나가 일방적으로 다가가 묻는 정도지만.
“그런데 디아 레키라고 했지? 혹시 디아는 어릴 때부터 마탑에서 지낸 거 야?”
아무래도 디아가 마탑 소속 마법사에다 젊은 나이에 큰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페나는 큰 흥미는 느끼는 모양이다.
예.”
디아도 썩 이야기하는 게 내키지는 않아 보였지만 내 명령도 있고 일단은 성실하게 답변해 준다.
“그럼 마탑에서 태어난 거야?”
“아닙니다. 원래는 왕국 변두리에 위치한 작은 마을에서 살았습니다만……
“헤에…… 에르네시아 왕국은 어릴 때부터 재능이 있으면 마탑으로 데려간다는 소문이 사실이었구나?”
“……그렇습니다.”
마탑 이야기가 나오니 디아도 조금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도 별로 좋은 감정은 없나 보군.
다만 페나가 그녀의 개인 사정은 알 리가 없기에 모처럼의 마법사와의 개인 대화라 신이 난 것인지 이것저것 묻는다.
“그럼 고향 사람들도 지금의 디아를 보면 많이 놀라겠네. 엄청 출세한 거잖아? 고향에 돌아가면 다들 많이 반가워하겠다.”
아…… 페나 저 녀석…… 그러고 보니 그것도 몰랐지.
내가 참견할까 잠시 고민하는 사이 디아가 조용히 대답했다.
“제 고향은 이미 예전에 전염병으로 사라졌기 때문에…… 그 점에는 드릴 말씀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 그렇구나…… 미안해.”
그제야 페나는 자기가 해선 안 될 말을 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는 급히 사과했다.
제아무리 포로라지만 황녀인 신분을 가진 이가 자신의 말실수를 인정하고 일개 마법사에게 사과를 한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의외로 저런 면이 있지.
황족이지만 참으로 묘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보통은 메르만 제국의 황실 정도의 분위기 속에서 성장하면 거만해지지 않나?
실제로 메르만 제국의 황족들은 하나같이 성품이 거만하다고 들었는데?
얘만 뭐 엉뚱한 곳에서 태어났나?
아니면…….
‘다른 요인이 있는 건가?’
내가 의외라고 생각하는 사이 페나는 다시 한 번 디아에게 사과했다.
“정말로 미안해.”
“아닙니다. 이제 와서 딱히…… 그 일에 대해서 저도 달리 생각하는 건 없기에 페나 님이 사과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담담히 말하는 디아였지만 그녀도 내심 놀란 모양이다.
하긴 갑자기 황녀가 이리 나올 줄은 그녀도 몰랐겠지.
그것보단 이래서야 분위기만 불편해지겠군.
“이봐, 무신경 황녀. 우리 마법사너무 괴롭히지 말라고. 당황하고 있잖아?”
“그, 그런 거 아니거든? 내가 왜 그런 짓을 해야 하는 건데?!”
평소라면 적당히 받아칠 만한 페나였지만 아무래도 양심에 찔리는지 내 장난스런 말에도 제법 당황한다.
좋아. 당분간은 이걸로 놀려 먹으면 되겠군.
……그나저나 디아 쟤도 참, 팔자가 기구하긴 하지.
페나가 당황하는 건 무리도 아니긴하다.
보통 전염병 때문에 마을이 전멸하는 건 전혀 드문 일은 아니나……
흔한 일도 아니니까.
……어?
‘잠깐?’
왠지 씁쓸한 기분이 들어 딴 곳을 바라보던 내 동작이 그대로 굳었다.
전염병?’
방금 전 두 사람의 대화를 다시 떠올리며 나는 눈가에 주름을 지었다.
‘……그러고 보니 그거…… 가능성이 있어.’
페나와 디아의 대화를 듣고서야 나도 거기까지 생각이 미쳤다.
디아에겐 미안한데.
그 전염병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아차, 하는 게 있었다.
한 가지 수단이 있다.
국력 차를 무시하고 압도적으로 나라 하나를 붕괴시킬 만한 것이.
‘그래도 아직은 가설이다.’
단정 짓긴 이르다.
좀 더 확신을 얻을 근거가 필요하다.
그에 따라 나는 확실한 근거를 얻기 위해 잠시 기록을 찾아봐야 할 필요를 느꼈다.
그러기 위해 나는 그대로 왕성으로 텔레포트하여 어느 한곳을 방문하기로 했다.
바로 에르네시아 기록 서관.
이미 오기 전에 급히 연락은 해 두었기에, 그 탓인지 도서관실 안에서 관리 사서가 허둥지둥 뛰쳐나와 나를 맞이했다.
“죄송합니다, 아렐 전하. 미처 전하를 맞이할 준비를 하지 못했습니다.”
“괜찮아. 급히 방문한 건 나니까.”
나는 안절부절못하는 사서에게 괜찮다고 안심시키며 다른 것보다 먼저 안내부터 해 달라고 부탁했다.
왕성 내부에는 도서관이 크게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단순히 책이나 고서 등을 보관해 둔 일반적인 대도서관.
그리고 또 하나는 책을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을 보관하는 도서관이 있다.
“아렐 전하, 이곳에는 딱히 일반적인 책 같은 것은 없습니다만……
“알고 있어. 딱히 책을 읽으러 온건 아냐.”
“그럼??????
“찾아봐야 할 게 있다.”
“설마??????
그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에르네시아 왕국 건국 당시 기록부터…… 지금까지 기록이라면 전부 빠짐없이 보관되어 있는 게 맞지?”
“그렇습니다!”
이곳은 책을 보관하는 도서관이 아니라.
건국 시점부터 에르네시아 왕국의 모든 기록을 작성? 보관해 둔.
말 그대로 ‘역사를 안치하는 장소’다.
그리고 이곳에 나는 급히 조사를 해야 할 것이 생겨 오기로 마음먹은 것이고.
아직은 개인적인 조사이기에 어디까지나 내 권한으로만 출입 신청을 해 두었다.
“한데, 아렐 전하께선 어떤 것을 찾고 계시는 것입니까?”
건국 후 수백 년 간의 기록은 제법 방대하다.
어느 정도 내가 찾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면 아마 이곳에 있는 기록을 전부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몇 달은 걸릴 것이다.
“전쟁에 관한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