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Gaiden (32)
– 외전 32화
외전 32화
외전 6장. 인간과 용
드래곤들이 머무는 도시.
드레나 시.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드래곤들의 터전이다. 그들의 성지.
한 번 파괴되었지만, 그들이 누구랴.
그들은 불과 수개월 만에 다시 그들의 터전을 세웠고 당당하게 인간들이 활개 치는 세상을 향해 호령했다.
자신들이 있노라. 라고.
“후우…… 순조로운가.”
지금의 드래곤들의 통솔자. 네렐은 의자에 등을 기댄 채 눈가를 누르며 잠시 피로의 무게를 느끼고 있다.
드래곤도 지친다.
정신적 노동. 특히나 도시를 운영하는 정도의 큰일이면 인간과 마찬가지로 꽤 버겁다고 느낀다.
그 점에서 최근에 얻은 이 의자는 나름 탄탄하면서도 폭신한 게 마음에 든다.
인간의 모습으로 앉아도 엉덩이가 그다지 아프지 않으니.
‘인간도 꽤 괜찮은 걸 만드는군……
아쉬운 것은 자신들의 본래 사이 즈에 맞는 가구는 없을까 하는 점이지만 어쩔 수 없지.
인간이나 드워프들의 작은 팔로 자신들의 거구를 지탱할 물건을 만들라는 것은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하다.
“뭣보다…… 어차피 이런 몸으로 일해야 하니 의미는 없나.”
그녀는 인간으로 둔갑한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며 한숨을 쉬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가장 쾌적한 것은 역시 본래의 드래곤으로서의 거구로 돌아다닐 때뿐이다.
그러나 서류 작업이나 여러 가지 잡무를 볼 때는 싫어도 인간의 모습으로 있어야 한다.
자신들끼리만 일한다면 상관이 없지만 도시 바깥의 여러 나라들.
인간을 비롯한 다른 종족과의 교류를 위해서는 그들이 전한 서류를 확인해야 한다.
당연히 그들이 주는 서류는 죄다 그들의 몸집에 맞춰 작다.
그걸 보거나 서명을 기입하려면 결국 인간의 모습을 취해야 한다.
불편하지만 말하자면 양보겠지.
그에 따라 기본적인 생활권은 전부 드래곤의 사이즈에 맞춰 만들어진 도시지만.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와 이 집무실만큼은 인간의 사이즈로 맞춰 놓는 아이러니한 구석이 탄생하고 말았다.
‘……뭐, 필요한 건 내 가구가 아니라. 부려먹을 녀석이다만.’
거기에 네렐의 최근 가장 큰 고민은 썩 부려먹을 만한 녀석을 찾지 못하겠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녀석들은 그리 참을성이 좋지 못하다. 몸을 움직이거나 뭔가를 때려 부수는 노동은 어찌어 찌 잘하면서 서류 작업만은 못한다.
할 수는 있는데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하다못해 델네프 그 멍청한 녀석만 돌아왔어도 이 고생은 안 했다.’
얼빠진 동생을 떠올리다 보니 반사적으로 펜을 부러트리고 말았다.
그래, 그놈의 동생.
수백 년 전에 집 나가 놓고. 인간에게 처맞아 잠적하더니 최근에는 또 인간에게 두들겨 맞고 인간의 도시에서 부려먹혀지고 있다.
중요한 건 고놈이 최근에는 그걸 고향에 돌아오지 않으려는 핑계로 삼는다는 것.
‘슬슬 강제로 끌고 와야 하나?’
하지만 강제로 힘을 써서 데려와 봐야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탈주하겠지.
가능한 한 스스로 돌아오는 게 좋다.
그때는 아주 호되게 부려먹어 주마. 비늘이 듬성듬성 빠질 정도로 부려먹어 주지.
그녀는 언젠가 동생이 돌아올 날을 생각하며 굳게 마음먹었다.
그러던 때였다.
잡무를 거들어 주는 드래곤 중 하나가 조용히 날아와 그녀에게 용건을 전했다.
“네렐 님.”
“뭐냐. 바쁘다. 안 그래도 요즘처리해야 할 일이 쌓였다. 쓸데없는 용건이라면 나중에 말해라.”
“아뇨…… 그게 아니라……
뭔가 다른 용건인 모양이다.
“손님이 도착하였습니다.”
“손님? 아아’…… 그랬지.”
그제야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도착하는 게 오늘이었던가.
“들여보내라.”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그녀는 직접 행차했다.
응접실로 향하자 그들이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그녀의 못난 동생 델네프.
그는 딱히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녀도 먼저 말을 걸지 않았다. 지금 대우해야 할 건 저놈이 아니라 다른 인물이다.
그리고 다른 의자에 앉아 있는 물빛 머리의 여성. 그리고 그녀 외에도 그녀를 따르는 듯한 다른 인간들…….
카니아와 그녀의 부하들인 단원들이다.
“이렇게 온 것을 환영하네. 카니 아 에르네시아였던가?”
“이렇게 다시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네렐 님.”
카니아는 바로 예의를 갖춰 인사를 올렸다.
“사절로 온 카니아 에르네시아입니다. 향후 네렐 님의 일정에 협조하게 되었으니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암 기대하고 있네.”
일단은 드래곤들의 현 지도자답게 네렐은 근엄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이번에 그녀들을 불러들인 목적을 말했다.
“부디 인간이 이 도시에 융화될 수 있도록 잘 타일러 주게.”
목적은 하나.
드래곤에게 인간의 존재를 받아들이게 하는 것.
그것은 얼마 전의 일이었다.
아렐 에르네시아와 의논을 해야 할 문제가 하나 있어서 통신구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이야기는 들었다. 새 영지를 짓는다는 모양이군?”
[대체…… 그놈의 소문은 뭘 그리 빨리 도는 거람? 아니, 그보다 드래곤 주제에 인간들 소문에 왜 그렇게 관심이 많아?]“아니, 그건 아니다. 단순한 정보 수집이지.”
거기에 그가 도시를 짓든 탑을 짓든 뭘 하든 자신들의 안위만 위협하지 않으면 상관없지.
“약간 상담하고 싶은 것이 있다만……
[상담? 별일이군.]참으로 별일이지만 지금 이 의논은 그와 할 수밖에 없다. 달리 적임자는 없으니까.
“슬슬 인간을 들일까 한다.”
[…….]잠시 말이 없는 아렐. 아마 그녀가 말하는 진의를 생각하는 것이겠지.
[손님? 아니면 시민? 어느 쪽?]“어느 쪽이든.”
손님은 이전부터 이따금 오는 사절이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짧게만 머무르고 가는 이들.
그리고 이곳에 사는 시민은 당연히 드래곤들 외에는 아직 없다.
“너희들의 영토에는 너희의 국민이 아닌 타국의 인간들 혹은 종족도 지내고 있지 않나.”
[뭐…… 누구누구 네 한심한 동생 씨도 여기 있지만.]“……그러고 보니 그 녀석에 대해서만 슬슬 설득 좀 해 주지 않겠나?”
[싫어. 너희 남매 일에 끌어들이지 마. 그리고 여기 와서 민폐 싸움하는 것도 허락 못 해.]“큭…… 뭐, 됐다. 지금 그 녀석은 상관없다. 하여튼 너흰 그렇게 다양한 녀석들을 받아들이지.”
최근 인간과 교류를 하면서 그들의 국가. 그리고 경영 방식들을 나름 관찰했다. 거기에 각지에서 지내고 있는 동족에게도 정보를 받고 있고.
“효율적인 교류를 위해서라면 너희처럼 타국의 이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요컨대 시민권을 따게 해 준다는 건가…… 어? 잠깐 기다려 봐.]웬일로 아렐이 진지하게 끙끙거리며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거 생각 외로 장난이 아닌 문제다? 알긴 알아?]“모르진 않지.”
인간이 인간이나 다른 종족을 들이는 것과 자신들의 도시에 인간을 들이는 건 다른 문제다.
넘어야 할 난점이 너무나 많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하지.]“……말해 봐라.”
“윽!”
[……아니 진지하게 충격받지 말고. 이 깜장 도마뱀아.]꽤 모욕적인 명칭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발끈할 기력도 없다.
“하지만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묘한 오기를 부리는 거로 들리 는데…… 뭐, 취지는 이해했어.]예를 들어 이종족들의 국가 켈리 아는 지금은 완전히 개방하여 인간들에게 있어서 훌륭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사람들은 드래곤들이 나타났다고 하면 두려워한다.
그나마 학식이 있는 인간은 대화를 나눌 수 있지만 평범한 국민은 바로 엎드릴 정도다.
[확실히 눈앞에서 잡아먹지 말아주세요? 라고 한 적도 있다지? 푸흐흐흐흡!]“……이쪽은 진지하다. 뭣보다 우린 인간을 먹지 않아.”
[알고 있어.]“맛이 지독하기 때문이다.”
[……어디 가서 그 말은 하지 마라.]“아직 우리는 인간을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에게 있어서 별것 아닌 것도 너희에게 있어선 큰 문제일 수 있지.”
그렇기에 외면할 수는 없는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선은 인간들이 이 도시에서 융화될 방법을 생각해 보도록 하지.”
[역시 가장 중요한 건 실제 인간을 두고 감상을 묻는 거겠지.]“기다려라. 그건 아무리 그래도 성급하다만.”
[정말로 평범한 인간을 놓겠다는 건 아냐.]“좋은 생각이 있는 건가?”
[좋은 생각이랄까…… 경우에 따라선 사고가 일어나는 게 아니라 드래곤들이 반대로 사고를 당할 거 같지만…….]인재는 있다. 하지만 고민은 된다.
아렐이 드물게도 묘한 소리를 했다.
[괜찮다면 적당한 인간을 소개해줄 수 있는데 어때?]“……그렇다면 고맙네만.”
[아니, 오히려 고마운 건 이쪽이지. 안 그래도 그 누나…… 한가해서 그런지 계속 사고만 치니까.]“음? 무슨 말이지?”
[신경 안 써도 돼. 조만간 공식 서류로 보내지.]“으… 으음”
그녀는 그렇게 얼떨결에 수긍했다.
그리고 이후 시간이 흘러 카니아에르네시아가 그 우호 정책의 시범을 보이기 위해 드래곤들의 도시로 짐을 싸서 찾아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녀들의 안내역으로는 그나마 인간을 이해하고 있는 입장인 델네프를 잘 설득하여 붙인 채로.
그렇게 도착한 카니아와 그녀의 기사 단원들.
우선은 이곳에 대해 익숙하지 못한 그녀들을 위해 지낼 곳을 소개하기로 했다.
“……드래곤들과 같은 곳에서 지내는 게 아닌가 보네요?”
카니아의 의문에 네렐이 그건 쉽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현실적으로 어림도 없겠지. 우리들의 본체는 카니아 님도 아시다시피 거대하오.”
그리고 이곳에서 생활하는 드래곤들은 지금 그녀처럼 특정 이유가 없는 한 본래의 형상을 한 채로 생활하고 있다.
그 예로 지금 카니아와 인간 사절들을 태운 드래곤 시녀의 등 아래로 보이는 도시의 광경은 그녀가 보기에 상당히 놀라운 광경일 테니까.
“……거대하네요. 그리고…… 다들 드래곤의 모습으로 지내고 있군요.”
“우리에겐 저 모습이 가장 편한 모습이오. 인간으로 비유하자면……
이런 모습을 하면 평소에도 갑옷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뒤집어쓰고 생활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지도.”
“그건 누이의 인간화 요령이 나쁘기 때문이다. 그 더러운 성격과 반대로 힘을 빼면 무리 없이 둔갑할 수 있…… 크헉!”
퍼억!
쓸데없는 소리를 하려던 델네프는 네렐이 한순간 꼬리만을 내보내 휘두른 타격에 얻어맞고는 그대로 아래로 떨어져 내려갔다.
괜찮다. 알아서 돌아오겠지.
다들 그렇게 생각하는지 카니아나 그녀의 기사 단원들 역시 누구도 저 청년을 신경 쓰지 않는다.
대신 카니아는 우아하게 웃을뿐.
“갑옷이라…… 그거 힘들겠네요.”
“그러고 보니 기사의 직위도 수행한다 들었네.”
“약간 검을 다룰 줄 아는 것이랍니다.”
“흐음…… 뭐, 이런 세상이니 높은 신분이라도 무력을 갖는 게 나쁘지 않을지 모르지.”
기본적으로 그들의 본능적 논리는 약육강식을 따르고 있다.
따라서 그들은 카니아가 기사로서의 작위를 갖고 있다 해도 전혀 의문을 갖지 않는다.
“그런데……
“왜 그러시는지요?”
“아니 별거 아니네. 조금 소개를 들을 때는 좀 더 호쾌한 인물이라고 생각했거늘……
“후후후후. 많이들 그렇게 오해 하죠. 검을 지닐 때라면 몰라도 그러지 않을 때도 억세게 행동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 과연??????
쉽게 납득하고 넘어가는 네렐.
그리고 우아하게 미소 지으며 응대하는 카니아.
……그리고.
……뭔가 잔뜩 불안하다는 듯 지켜보는 기사 단원들.
묘하게 서로 엇박자가 된 분위기를 내심 풍기며 그대로 그들은 도시의 중앙까지 날아갔다.
전생의 프로가
꿀 빠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