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323
0323 / 0473 ———————————————-
38.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빌리르의 고민 미션을 해결하셨습니다.
-명탐정 조건을 만족하셨습니다.
-기본 보상 : 흑마력이 담겨있는 오래된 해골x3, 저주받은 갑옷의 파편.
-추가 보상 : 레어급 시독(尸毒) 포션x5, 최상급 봉인석, 다크 바인딩 마법서.
-클리어 과정을 계산중입니다.
-근력이 2 상승합니다. 지혜가 4 상승합니다. 마력이 5 상승합니다. 보너스 능력치가 10 추가됩니다.
“에휴.”
분명 능력치가 20 가량 증가한건 대단한것이었지만 성훈에게는 그다지 대단할것도 없었다. 일단 모든 능력치가 천대를 넘어 총 능력치가 육천 이상이기 때문에 비교적 적게 느껴지기도 했고 예전 B급 미션을 처음 깼을때와는 보상이 너무나 적다고 할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성훈의 기색을 아는지 모르는지 미리내와 사종원, 엘리는 싱글벙글 웃는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걸로 B급 미션의 제한 개수를 전부 채웠군.”
“미리내 언니는 그럴지 모르겠지만 전 이렇게 돌고도 아직 5개가 남았어요.”
“너라면 진작에 B급 미션을 전부 수행했어도 이상할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제 능력은 아무래도 극와 극을 달리니까요. 먹히는 상대에게는 확실히 먹히고 그렇지 않은 상대에게는 또 먹히지 않으니 저 혼자서는 미션을 수행하는게 힘들어요.”
금발과 흑발의 미녀가 하하호호 웃으며 이야기 하는 모습은 단지 보고있는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면 장면이었다. 그러나 그에 비해 성훈쪽의 분위기는 상당히 침체되어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실망한 성훈을 사종원이 위로해주고 있는 상황이었다.
“넌 이번에 능력치가 어느정도 올랐냐?”
“음, 근력 14에 민첩 18, 마력 11, 보너스 능력치 10이요. B급 미션은 할 기회가 별로 없어서 보상이 이렇게 좋을줄은 몰랐어요.”
“한번에 50 이상이라.”
“힘들기도 하지만 그만큼 보상이 확실해서 좋네요. 형이랑 같이 미션을 진행하니까 편해서 좋네요. 헤헤헤.”
“…후우, 너희들이 좋다면 그걸로 된거지 뭐.”
머리를 가볍게 긁은 성훈은 임무소밖으로 걸어나오며 잠시 주변을 둘러봤다.
예상대로 승리는 신시에게로 돌아갔다. 약에 의존해서 싸웠던만큼 그 약의 공급이 끊기자 차마 어떻게 손쓸틈도 없이 너무나 허무하게 무너져버렸던 것이다. 대사제가 도시에서 되살아나기는 했지만 막바지에 다다른 전쟁을 뒤집기에는 불가능했고 그렇게 승패는 결정되어버렸다.
그 이후의 수순은 똑같았다. 프랑스처럼 카운트 다운되는 생명의 시계를 바라보며 사람들은 혼란에 빠졌다. 물론 약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심한지경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그래도 신시에 위협이 될 정도의 세력은 더 넘어있지 않을거라고 분석했다. 유백우의 예측으로는 이번에는 어떻게 넘긴다 하더라도 앞으로 강제미션 1번, 아무리 잘해봐야 2번이면 자연스럽게 사라질거라고 결과를 내놓았고 성훈의 예측도 비슷했다.
‘문제는 그 다음인데 말이야.’
당장 닥쳐온 큰 문제는 해결했고 그 이상의 부분은 성훈이 나설 문제가 아니라 연합과 해동청이 나서서 해결할 문제였다. 그렇다면 성훈이 이렇게 고민을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건 간단했다.
“이러다가 과로사 할지도 모르겠어.”
“에? 그, 그렇게 피곤하셨어요.”
한번의 커다란 위기를 넘긴 성훈은 초인의 칭호도 얻고 A급 미션도 해결했겠다, 3차 각성의 남은 조건인 B급 미션 10번 클리어의 횟수를 채우기 위해서 동료들을 데리고 B급 미션을 클리어해나갔다.
단 4명이었지만 성훈의 능력은 이제 2차 각성자의 범주를 진작에 벗어났기 때문에 큰 부담없이 4개나 되는 B급 미션을 클리어했다. 너무 쉽게 능력치가 오르다보니 정작 가장 기본이라 할수 있는 성훈에 대해서 생각을 못한 사종원은 우물쭈물거리며 망설였다.
“제가 어깨라도 주물러드릴가요?”
“육체적인 의미가 아니라 정신적인 의미로 피곤하단거야. 어꺠를 주물러주는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이왕이면 서리 처리를 도와주면 고맙겠는데 말이야.”
“…저랑 미리내 누나가 그 쪽에 있어서는 영 젬병이라서. 그, 그래도 시킨다면 열심히 해볼게요!”
“말은 고마운데 네가 나서면 오히려 효율이 떨어질걸?”
둘의 대화에 끼어든것은 엘리였다. 여러가지 일을 처리하느라 최근 능력을 성장하는데 소홀해진감이 있었지만 순식간에 여러개의 미션을 수행하면서 큰 성장을 이룬 엘리는 기분이 좋아보였다.
“대체 형이 무슨 일을 하기에 이렇게 힘들어하는거에요?”
“흠, 자업자득이랄까? 성훈 오빠가 벌인 일들이 워낙에 많다보니 그만큼 처리할 일도 늘어나버린거지.”
“에휴.”
엘리의 말은 전부 사실이었다. 지금 성훈이 처리해야할 문제는 한두개가 아니었다. 중요한것만 뽑아도 연합으로부터 수거해온 정보들의 처리. 환락단의 관리와 사람들의 인식문제. 다음에 있을 강제미션의 준비. 연합에서 유백우가 보내준 보상금 운용과 그 밖의 문제까지! 아마 지혜와 민첩이 1000이 넘어가 한계 이상으로 머리를 굴릴수 없었더라면 진작에 일을 때려쳤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보랑이가 수거해온 이 골칫덩어리 약까지, 그나마 다행인건 이제 문제 하나는 해결할수 있다는 점인가.’
“모두들 먼저 들어가봐.”
“예? 아직 날이 저물기엔 시간이 좀 남았는데요?”
“아, 그거군요.”
엘리는 성훈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미리내는 순식간에 이해할수 있었다. 성훈이 실력을 그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미리내가 3차 각성을 하는 순간을 놓칠리 없었다. 미리내의 태도에 엘리도 뒤늦게 무언가를 깨닫고 사종원을 데리고 갈라지기 시작했다.
“나중에 뵈요 오빠~.”
“나 갈때까지 쌓인 일좀 처리해놔!”
뭐라고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성훈은 귀를 막고 바로 골목을 돌아가버렸다. 좀 치사하게 느껴졌지만 이렇게라도 해야 일이 줄어들지 않겠는가?
“각종 재료템 대거 구입합니다! 종류 안 따지고 사니 문의해주세요!”
“같이 C급 미션 진행하실 전사분들!”
“필제로스의 대검 팝니다! 어제 막 얻은 따끈따끈한 물건입니다!”
신전으로 가는 길의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전과는 명백하게 달라진 부분이 있었다. 사람들 중간중간 검은색 띠를 오른쪽 어깨에 묶은 사람들이 있었던것이다. 많다고 할수는 없었지만 결코 적다고 할수 없는 사람들은 일정한 거리를 두고 다른 사람들의 뒤를 따르거나 여러가지 잡일을 하고 있었다.
이들의 정체는 다름아닌 배신자들이었다. 성훈이 말한대로 유백우는 이들을 다시 받아들여줄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대우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전과는 절대로 비교할수 없었다. 그리고 나온 처벌은 총 4가지였다.
1.모든 배신자는 팔에 검은색의 붕대를 둘러 표시하고 다닐것. 만약 다른 사람에게 붕대를 풀고 있을경우를 3번 이상 들킨다면 강력한 노동형 및 벌금형 부과.
2.모든 배신자들은 능력에 따라 일주일에 한번씩 연합과 해동청에서 지시하는 일에 대해서 전면적으로 협력할 의무가 있다.
3.모든 배신자들은 분쟁이 생기더라도 절대로 다른 사람을 상처입혀서는 안된다. 싸울수 있는 경우는 자기방어의 수단으로만 가능하며 그 이상의 행위는 엄중히 처벌한다.
4.모든 배신자들은 일주일에 한번씩 환락단을 공급받을때마다 환락단의 제조에 들어가는 재료비와 인건비에 대한 금액을 지불한다.
만약 인권단체가 있었다면 당장 들고 일어났을법한 내용들이었다. 아니, 굳이 인권단체가 없더라도 예전이었다면 김이현이 그 역할을 자처하고 나서며 사람들을 노예처럼 부려댄다면서 연합을 비난했을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경우가 달랐다. 강무한도 찬성했고 김이현 같은 경우에는 좀 더 처벌을 엄중히 해야한다고 주장했을정도였다. 배신자의 낙인, 강제 노동형, 오로지 방어를 위해서만 허용되는 무력사용, 그리고 지속적으로 소비할수밖에 없는 환락단의 어마어마한 가격.
‘이게 뭐냐! 우리들은 노예가 아니다! 우리들도 권리가 있다! 어떻게 이런 대접을 할수가 있냐?!’
‘약의 가격이 너무 비쌉니다, 비록 최하위권이긴 하지만 그래도 상위랭킹에 들어가는 제가 이틀간 빠듯하게 일해야 벌수 있는 금액이라뇨? 강제 노동형이나 휴식시간까지 감안해본다면 이건 사실 쉬지 말고 돈을 가져다 바치라는것 아닙니까?’
‘우리는 이런 말도 안되는 말들을 단호히 거부한다!’
배신자들은 심기일전해서 이 조건을 반드시 바꾸고 말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모든건 그들에게 불리했다. 일단 배신자라는 낙인을 달고 있는 이상 명분은 무조건 저쪽에 있었다. 민심? 배신자들의 숫자가 많아도 정상인들의 수가 훨씬 많았다.
감정에 휩쓸려 동정하는 사람도 없었다. 동정할수 있는 일이 있고 그러지 못하는 일이 따로 있다. 그 누구도 적과 내통해서 자신들에게 무기를 휘두르고 마법을 쏘아보내며 죽이려한 사람, 그것으로도 모자라서 다시 배신하고 이쪽에 붙어서 자신들의 ‘권리’를 보호해달라는 녀석들의 편을 들어줄만한 사람들은 없었다. 단 한 사람도 말이다.
“이 정도면 되겠지?”
“사실 이 정도로도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만.”
“맞는 말일세. 나는 몇몇 죄질이 중한 놈들은 공개처형을 행해서 완벽히 죽이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네만.”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번 일은 일벌백계를 해서 다시는 비슷한 사태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배신자에 대한 처벌이 유하면 나중에 비슷한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으니까요.”
강무한과 김이현, 유백우가 일심동체로 오히려 처벌수위를 높여야한다고 주장했을때 그 말에 제동을 건것은 성훈이었다. 물론 성훈도 처벌은 강력하게 나가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는 입장이었지만 그들을 회유할때 내뱉은 말이 있었기에 목숨까지 거둬간다는 너무나 과한 처벌은 막을수밖에 없었던것이다.
결국 본보기를 보이기위한 공개처형은 무산되었다.
‘물론 공개처형만 무산됐다는거지 최유재가 음지에서 몇명을 죽였을지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빨리 못와!”
거칠게 여성을 손을 붙잡고 가는 남자를 봐도 주위의 그 누구도 동정해주지 않았다. 그녀의 어깨에 있는 검은색의 리본 하나 때문이었다. 그 모습을 기분좋다는듯이 바라본 성훈은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신전안으로 들어갔다.
“자네 요즘 들어서 자주 보이는군.”
“필립 사제님이야말로 어째 매번 이렇게 한가로워보이십니까? 일이 없습니까?”
“직업을 정하는 일이나 각성은 일종의 제철이 있네. 대부분의 사람들의 수준이나 실력이 거기서 거기라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각성을 하려는 사람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또 뚝 끊기지. 이제는 직업을 변경하는 사람도 거의 없고 말일세. 오히려 자네가 특이한걸세.”
단 이틀만에 직업을 정하기 위해 찾아오고 그 이후에도 각성의 속도는 누구보다 재빨랐다. 게다가 얼마전에는 최초의 시련까지 발동시킨게 바로 성훈이었다. 그렇기에 필립의 기억속에 그 누구보다 강렬히 남을수밖에 없었다.
“다른 사람이 찾아왔으면 직업을 바꾸려니 생각했겠지만 자네는 분명히 최초의 시련 미션을 받아갔었지. 그것에 성공했다는 말은….”
“3차 각성을 하러 온거죠.”
“허허허허. 이거 참 감탄사밖에 나오지 않는구만!”
여담으로 이야기 해주자면 직업을 가장 먼저 정한것은 유백우였고 1차 각성을 가장 먼저 한 자는 강무한, 2차 각성을 가장 먼저 한 사람은 미리내였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3차 각성을 가장 먼저 한 사람이 새롭게 등장했다.
“솔직히 나는 그 쌍검을 든 처자가 제일 먼저 3차 각성을 하리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예상은 깨지라고 있는거죠. 잡담은 슬슬 끝내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자네 쌀쌀맞구만. 예전에는 심심하지 않게 꽤 오랫동안 말동무를 해줬던걸로 기억하는데 말이야.”
“이제 슬슬 강제 미션이 시작될 시기가 아닙니까? 마음이 급해질수밖에요.”
“흘흘흘. 그도 그렇군.”
5번째로 들어오는 작은 방안, 그리고 이제는 완전히 익숙해져버린 반투명한 창이 눈 앞에 떠올랐다.
“자네 그동안 꽤 험난한 일들을 겪어온것 같군. 꽤 희귀한 직업이 많이 추가됐네. 뭐 그래도 뭘 선택할지는 짐작가지만 말이야.”
-[천검술사(추천)], [달변가(추천)], [반인반마(추천)], [프라임 나이트], [용병왕]. [무명암살자], [고문왕]
검술사, 인검술사, 지검술사. 아무리 멍청한 사람도 그 다음은 천검술사라는걸 쉽게 짐작할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성훈은 그 다음의 직업을 보고 이마를 찌푸릴수밖에 없었다.
‘아니 내가 뭘했다고?’
달변가야 그렇다치고 무명암살자? 고문왕?
저런 직업으로 각성이 가능할만한 일을 자신이 대체 언제 저질렀단 말인가? 말이야 바른말이지 암살이나 고문같은 일들은 요새는 직접 나설것도 없이 사종원이나 엘리에서 맡겨서 처리하고 있는데 말이다.
최근에는 비교적 손을 더럽힌적이 적은 성훈은 정말로 억울할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