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342
0342 / 0473 ———————————————-
40.신뢰
“저기있다! 어서 쫒아!”
“마법을 써! 절대로 도망가게 해서는 안된다! 차라리 죽여버려”
살기 등등한채 무기를 들고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다크 엘프들. 숲속에서 그들을 상대로 도망치거나 숨는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지만 도망치는 자들 또한 엘프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포로로 잡혀있던 엘프들 역시 숲에서 나고 자란 이들. 숨거나 도망치는것따위는 일도 아니다.
나무의 정령의 힘을 이용해 간이로 만들어낸 은신처에서 몸을 숨긴채 침묵을 유지하던 엘프들은 추적자들이 점점 멀어지기 시작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크 엘프들은 정말로 끈질겼다. 사실 이렇게 탈출한것만하더라도 충분히 기적이라고 할수 있을것이다. 조금도 도망갈 틈을 주지 않고 철저하게 감시당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아마, 이 사람이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크으으으.”
“괘, 괜찮으신가요?”
“예, 큭, 아, 아직은 그럭저럭 견딜만 합니다.”
말은 애써 유쾌한척하고 있었지만 그를 바라보는 엘프들의 눈은 침울하게 가라앉아있었다.
감옥에 갇힌채 희망을 잃고 절망하고 있던 엘프들을 구해준것이 바로 이 남자였다. 자신의 몸 하나 제대로 가누누지 못할만큼 지쳤으면서도 애써 괜찮은척하고 최대한 자신들의 부담이 되지 않게끔 도와주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느끼지 않을 엘프는 존재하지 않았디.
“조금만 더 가면 저희들이 비밀리에 사용하는 요정의 길이 나와요. 그곳까지만 가면되니 조금만 더 버텨주세요.”
“최대한 빨리 갔으면 좋겠네요. 아무래도 점점 시야가 흐려오기 시작하는게, 하하하.”
작게 웃은 성훈은 옆구리를 최대한 압박하면서 말했다. 상처를 위조한것으로도 모자라서 더 생동감있는 탈출을 연기하기위해 옆구리에 큰 상처를 냈다. 최대한 회복력을 억제하고 있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체력이 어디로 간것은 아니어서 상처는 순식간에 회복을 거듭하고 있었다.
엘프들이 보기에는 상처를 더 벌어지지 않도록 압박하는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상은 오히려 달랐다.
‘크으으으.’
상처가 아물지 않도록 상처를 헤집고 있었던 것이다. 통증이 밀려올떄마다 흘러나오는 신음과 흥건해지는 핏자국을 본 엘프들의 표정은 점점 굳어지기 시작했고 곧 한 엘프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이대로 계속해서 시간을 끌수는 없다. 내가 나가서 다크 엘프들의 시선을 끌테니 그 틈을 이용해서 바로 요정의 길을 통해 탈출하도록해라.”
“아, 아닙니다. 어차피 미끼가 되어야한다면 발목을 붙잡는 제가 미끼가 되는게 낫겠지요. 제, 제가 나가겠습니다.”
“인간. 지금까지 네가 보여준 용기와 의지만으로 충분하다. 우리 엘프들을 도움만 받는 나약한 종족으로 보지 않길 바란다.”
성훈이 말릴새도 없이 그 엘프는 가지를 들추고 순식간에 나무 아래로 떨어져내리고는 무작위로 숲을 질주하기 시작했다. 손에 들린것이라고는 그저 급하게 만들어낸 목검 한 자루 밖에 없었지만 최소한 어느정도 시간을 끌수는 있을것이다. 곧 얼마 지나지 않아 멀리서 고함소리와 마법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엘프들은 차례대로 그 장소에서 나와 숲속을 질주하기 시작했했다.
엘프의 등에 업힌채 비교적 여유롭게 뒤를 돌아보던 성훈은 곧 얼마지나지 않아 입꼬리를 살짝 들어올렸다.
“추격잡니다! 그 녀석이, 유령이 쫒아오고 있습니다!”
“그 악마 녀석이!”
“모두들 달려! 내가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보겠어!”
“너 혼자로는 안돼! 나도 같이 간다!”
엘프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격하기 그지없었다. 가면을 쓴 유령이라는 인간은 그야말로 악마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자였다. 탈출하고 이곳까지 도망치는 시점까지 벌써 반수가 넘어가는 엘프들을 무차별적으로 죽여갔던것이다. 몇몇 사람이 나서서 시간을 끄는 사이에 거리를 벌리는 식으로 지금까지 도망쳐왔지만 이제는 그것도 한계였다.
서걱, 툭.
무엇인가 잘려나가는 소리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엘프들은 입술을 깨물뿐 결코 뒤를 바라보지 않았다. 유일하게 뒤를 볼수 있는건 성훈뿐이었다. 유령은 닿을듯말듯하게 아슬아슬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그들을 뒤쫒고 있었다.
굳이 성훈이 아니더라도 언데드의 힘이라면 엘프들정도야 순식간에 따라잡을수 있다. 마법을 써도되고 몸으로 잡아도 된다. 그가 자신들을 잡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아슬아슬하게 따라는 붙되 결코 죽이지는 말라고 명령을 내린 탓이었다.
‘혻나 싶지만 유령과 유성이 한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할수도 있으니 이런 식으로 명백하게 쫒기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낫겠지. 그건 그렇고 이 엘프들 좀 빨리 빨리 좀 탈출하지. 왜 이렇게 미적미적대?’
오히려 탈출하기 쉽도록 배려까지 해주었는데도 여기까지밖에 오지 못한 엘프들을 향해 비난을 보내는 성훈이었다. 그러나 그런 불만은 곧 사그러들수밖에 없었다.
“멈춰!”
공간을 가르며 날아오는 빛의 참격이 유령을 향해서 떨어졌다. 명백한 신성계열의 공격이었기 때문에 그가 언데드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성훈은 순간적으로 마음을 졸일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역시 비싼 재료를 써서 만든 값을 톡톡히 해내는지 유령은 들고 있던 장검을 비스듬히 기울여 공격을 튕겨내버렸다.
평범히 신체능력만 믿고 싸우는 언데드가 아니라 그가 우치다였을적의 검술까지도 그대로 사용할수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게다가 신성계열의 공격을 상대한다하더라도 전혀 페널티가 존재하지 않으니 말만 언데드지 사실상 살아있는 사람과 어떤 차이점도 존재하지 않는다. 한편 자신이 날린 공격을 유연하게 받아넘기는 유령을 바라본 아르벤은 이를 악물었다.
미리내라는 강자를 부하로 부리고 있을때부터 평범한 실력이 아니라는것은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직접 두눈으로 검을 확인하니 입맛이 씁쓸해지는것은 어쩔수없었다. 부드러우면서도 확실하게 공격을 튕겨내는 절제된 움직임. 틀림없는 절정의 검사다.
“유령! 멈춰!”
“······.”
미리내가 그랬던것처럼 무력한 자신을 능욕하기 위해 엘프들을 향해 검을 휘두르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지만 유령은 그저 자신을 한번 힐끗 바라보더니 그대로 유연하게 몸을 틀어서 반대쪽으로 달아가기 시작했다. 쫒아갈까도 생각해봤지만 너무나 순순하게 물러나는 것이 오히려 의심을 샀다.
‘어쩌면 함정일수도 있다. 여기서는 그냥 보내줄수밖에···.’
“아, 아르벤님? 여기는 어떻게?”
“유성? 그러는 너야말로 어떻게 여기있는거야?”
“기회를 노려서 엘프들을 데리고 탈출했습니다. 솔직히 이제는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다행이군요. 큭.”
그대로 쓰러지는 유성을 바라보면서 아르벤은 급하게 그를 부축하면서 상태를 살펴봤다. 다행히 목숨이 위험한건 아니었다. 그저 기절한것뿐. 그를 깨우려던 아르벤은 곧 입을 다물고 엘프들을 향해 명령을 내렸다.
“부상자들을 부축해라. 회복은 요정의 길을 통해 후퇴한 이후에 시작한다. 적들의 재습격이 있을수도 있으니 충분히 주위를 경계할수 있도록.”
“옛!”
만약 성훈이 정신을 잃은척을 하지 않았더라면, 두 눈을 뜨고 아르벤의 표정을 볼수있었더라면 아르벤의 눈에 어린것이 걱정이나 안도가 아닌 의심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을것이다. 그러나 끝내 성훈은 눈을 뜨지 않았고 그렇게 엘프들의 부축을 받아 업혀서 이동되어졌다.
“그래서 무슨 일이었나요?”
“포로로 잡혀있었던 엘프들이 탈출하는 바람에 생겨난 병력의 이동이었습니다. 총 21명의 엘프들과 인간 한명이 무사히 구출할수 있었습니다.”
“요즘에 듣던 이야기 중에서 그나마 긍정적인 소식이로군요.”
크리스티나에게서는 처음에 아르벤을 대했을때처럼 친절하거나 호감을 가진듯한 태도는 보이지 않았다. 성훈의 공작이라고는 하지만 거듭되는 미션의 실패와 악화되어가는 상황 때문에 아르벤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하게 감소헀던탓이다. 물론 그래도 아르벤과 최철형이 거두는 전과는 다른 사람들과는 비교가 불허한 수준이기 때문에 이렇게 그녀와 직접 얼굴을 마주보는 일이라도 가능한것이었다.
“그래도 너무 걱정하지는 않아도 될듯해요. 루 교단에서 지원군을 보내준다고 했으니까요.”
“그 쪽에서도 여유 전력이 없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예. 확실히 갑자기 암흑연맹측에 나타난 잭 애프론이라는 인물 때문에 전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수많은 모험가가 힘을 보태주면서 일시적으로 전선이 고착화됐다고 하더군요. 그덕분에 여유로 움직일수 있는 부대가 있다고 최근 전언을 보내왔어요.”
“그 말은 확실히 좋은 소식이기는 합니다만···.”
“뭐죠?”
그 논리는 암흑연맹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루 교단에게 잉여전력이 생겼다면 암흑 연맹에도 잉여전력이 생긴것은 당연지사. 지금 상황에서 엘프와 다크 엘프 양쪽에 똑같이 지원군이 오면 더욱 불리해지는건 엘프 쪽이다.
그러나 크리스티나의 눈을 바라본 아르벤은 차마 그 말을 내뱉을수 없었다.
“···아닙니다.”
연이은 패전으로 다크서클이 생길정도로 고민하던 크리스티나가 지은 희망찬 표정을 깨고 싶지는 않았던것이다.
“물러나서 쉬세요. 저희들도 당분간은 직접적인 전투는 회피하고 최대한 전력을 비축하는데 집중할테니까요.”
“알겠습니다. 공주님도 푹 쉬시기 바랍니다.”
간단하게 목례를 하고 방에서 나온 아르벤은 잠시 입을 앙다물고 강하게 주먹을 움켜줬다. 어느것하나 자신의 생각대로 돌아가는 일이 없다. 지금까지 아르벤에게 인생이라는것은 순탄하게 뻗어있는 고속도로나 다름없었다. 자신의 생각대로 흘러가는게 당연하고 자신이 진심으로 증오심을 느끼거나 당해낼수 없다고 생각한 적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유령을 만난 이후로 그 생각은 깨질수밖에 없었다. 유령은 무력으로도, 지략으로도, 동료로서도 자신보다 훨씬 앞서있다. 단순히 그것만으로도 당해내기 힘든데 그 모든것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유령은 자신처럼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았다. 뭔가를 지켜야만 하는 아르벤과는 달리 유령은 어떠한 규범이나 상식에도 구애받지 않고 온갖 수단을 쓰기 때문에 더 상대하기 까다울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씨익.
처음으로 겪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아르벤은 놀랍게도 희미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유령을 보고 처음 아르벤은 증오심을 느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후로 점점 더 도전정신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유령이라는 거대한 ‘장벽’을 넘어섬으로써 지금까지의 자신보다 한층 더 발전할수 있을것만같은 느낌이 들었다.
“유령. 다시 만난다면 그 때 들려주지 못한 내 대답을 들려주마. 물론 그 이전에···.”
일단은 유성 먼저 찾아가기위해 발걸음을 옮기는 아르벤이었다.
자신과 마주치지마자 기절하고 그 이후로 계속해서 정신을 차리지 못해서 루시아에게 간호를 맡겼다. 성녀의 개인간호라는것도 지극한 사치인데 거기에 더해서 각종 엘프들의 고급 회복포션이나 세계수의 수액같은 약들도 아낌없이 투입되고 있었다. 그가 엘프들을 구했다는것에 대한 보답의 의미도 있었지만 그것보다 더 큰 이유는 바로 그가 알고 있는 정보 때문이었다.
‘유성님은 극심한 부상에도 불구하고 저희를 탈출시키기위해 몸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저희들에게 한 이야기지만 우연히 다크 엘프들에 대한 중요한 작전에 대해서 알게 된 사실이 있다고 했습니다. 아르벤님이나 공주님을 만나기 전에는 결코 다른 사람에게 들려줄만한 이야기가 아니라고 우기더군요.’
유성이 과연 어떤 정보를 가지고 왔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이 상황에서는 어떠한 식으로든 도움이 될수 있을것이다.
——————————————————————-
다시는…맛폰으로…글…안씁니다…
3시경에 17k가량 썼습니다. 일단 올리기전에 백업을 하기 위해서 모두 선택-복사…를 선택하려고 했습니다. 예…하려고 했죠…그만 터치를 한번 하지 않았더라면요…터치 한번 잘못해서 내용은 전부 날아가고 생겨난 문자 하나 ㄹ.
순간 급격한 상황변화를 버티지 못하고 스마트폰을 부숴버리고 싶었지만 아직 할부도 끝나지 않은 폰이라 그럴수는 없었고 그나마 불행중 다행으로 이런 일도 있을줄 알고 미리 저장해놓은 7k용량의 백업본이 존재하고 있었기에 거기서부터 이어쓸수 있었습니다
(거기까지 예상했다면 왜 16k를 쓴 시점에서 저장을 하지 않은걸까?)
그래도 날아간 용량과 같이 제 멘탈도 날아가버렸기 때문에 이번 편은 전체적으로 글이 어색하고 영 완성도가 좋지 못합니다.., 남은 설연휴는 그냥 진짜로 푹 쉬어야겠습니다…
히히힠!! 산적이랑 소불고기나 먹고 지방이나 찌워야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