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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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시간
성훈의 토론토행을 아는 사람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또 뭔가 수상한 일을 벌이려 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정말로 아무런 숨겨진 의도없이 그저 미션을 도와주기위해서 왔음에도 자신을 향하는 감시의 시선을 깨달은 성훈은 쓴웃음을 지었다.
‘왜 이렇게 사람을 믿지 못하는지.’
아르벤이 붙여준 탑랭커는 호위를 한다는 이유로 거의 미리내와 비슷할정도로 옆에 딱 붙어있었고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사람 이외에도 숨어서 감시를 하고 있는 사람들 또한 적지 않았다. 물론 헛수고이기는 하지만 말한다고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리도 만무했고 결국 비탄의 무덤 공략을 위한 준비가 끝나는 몇일동안 성훈은 반쯤 자포자기하고 지낼수밖에 없었다.
“뭔가 불편하신점이라도 있습니까?”
“식사도 맛있고 잠자리도 훌륭하고 대접에 모자람이 없는데 불편하긴 어디가 불편하겠어?”
“그런것치고는 분위기가 썩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만.”
“기분탓이야. 기분탓.”
아르벤이 붙여준 탑랭커 알렉스는 마치 과거의 미리내를 그대로 옮겨놓은듯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물론 철저하게 사무적으로 대한다는 차이점이 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내가 알기로 토론토의 전력은 엄청난 희생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S급 미션을 이런 단기간내에 클리어할수 없다고 들었는데 용케 보스 몬스터 직전까지 공략을 완료한것 같군. 뭔가 특별한 비법이라도 있어?”
잠시 고민하던 알렉스는 감춰봤자 별로 의미가 없는 정보라고 생각했는지 선선히 대답해줬다.
“상성이 좋았습니다. 이곳의 몬스터는 언데드 및 마속성의 몬스터가 주류로 나오고 저희들에게는 성녀 루시아님이 있으시죠. 피해가 없던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게 공략을 성공할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피해는 어느정도가 나왔는데?”
“그것은 말씀드릴수 없습니다.”
‘그럴줄 알았다.’
어차피 곧 있으면 같이 레이드를 진행할 탑랭커에 대해서는 필연적으로 알게 될수밖에 없다. 그러나 피해 상황에 대한 정보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피해가 적거나 많거나 아니면 아예 없더라도 적들에게는 넘어가서는 안되는 비밀 정보인것이다. 물론 성훈도 대답을 기대하고 물어본것은 아니었다. 이건 즉 자신이 뭔가 정보를 얻기 위해 떠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끔 일부러 던진 질문인것이다.
특별히 무슨 일을 꾸미는것은 아니었지만 의심을 받고 있는 사람이 아무런 일도 벌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오히려 다른 의미로 의심을 살수도 있다. 그래서 성훈을 일부러 이런식으로 한두번씩 자신이 뭔가 일을 벌이고 있거나 또는 비밀 정보를 모으려는듯한 인상을 주는 행동이나 말을 했다. 이런 행동들은 전부 아르벤의 귀로 들어가서 은연중에 불안함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을게 분명했다. 알렉스는 자신이 맡은 역할을 충실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겠지만 사실 하나부터 열까지 성훈의 손에 놀아나고 있는것에 불과한것이다.
[사방에 퍼져있는 사기가 몸을 파고들기 시작합니다] [모든 능력치가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합니다]‘여기도 이런게 있군?’
이미 신지역을 공략하면서 비슷한 현상을 겪어본적이 있는 성훈은 내색을 하지 않고 계속해서 알렉스를 따라 걷기 시작했고 마침내 걸음이 멈춘순간 완벽하게 무장을 마치고 준비하고 있는 토론토의 탑랭커들과 마주했다. 전부 제각각의 차림과 독특한 분위기를 자랑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성훈이 가장 처음으로 생각한것은 바로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이었다.
탑랭커라는건 단순히 랭킹이 높은 사람들만을 말하는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는 그야말로 격이 다르다고 할수 있는 특출난 강함이나 재능을 가지고 있는 존재다. 강무한의 괴력, 미리내의 검술, 유성훈의 잡기처럼 말이다. 그래서 탑랭커의 숫자는 도시마다 다르고 심한 경우에는 고작해야 한두명밖에 없는경우도 있는데 토론토의 경우에는 그 탑랭커의 숫자가 무려 8명이었다.
‘신시조차도 최고의 전성기일때의 탑랭커 숫자는 7명이었다. 평범한 도시의 탑랭커는 보통 4명에서 5명수준인데 이 녀석들은 거기에서 무려 2배나 되는군.’
“숫자가 꽤 적군. 우리까지 합치면 고작해야 10명인데 이 숫자로 공략에 도전하겠다는건가?”
“이곳의 몬스터는 머리수로 밀어서 공략할수 있을만큼 만만하지 않아. 어설프게 희생을 늘릴바에야 소수 정예로 도전하는게 낫다.”
“흠. 생명을 끔직이도 아끼는 네가 소수로 공략을 한다고 마음먹었으면 분명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기에 한 일이겠지. 뭐 좋아. 나는 어디까지나 외부인의 입장이니 이래라 저래라 할수있는 처지는 아니니 그쪽의 명령대로 움직이겠어. 마음대로 부려먹으라고.”
“의외로 순순하게 물러나는군.”
“참나. 내가 여기서 뭐라고 한다고 내 편을 들어줄 사람이 단 하나라도 있을것같냐? 하여간 의심은 되게 많아가지고 이래도 불만이고 저래도 불만이야. 크크큭.”
“…크으으으으.”
까드득!
치아 건강이 걱정될정도로 격렬하게 이를 갈던 아르벤은 곧 자신의 상황을 깨닫고 잠시 헛기침을 한뒤 입을 열었다.
“크흠. 지금부터 우리가 상대할것은 데스로드라는 초고위급의 언데드 몬스터다. 도서관에서 얻은 정보로 녀석은 일단 근접전을 위주로 하는 몬스터라고 하더군. 그래서 유령 너와 미리내는 그 녀석을 정면에서 상대해주는 역할을 맡아줬으면한다.”
“S급 미션의 보스 몬스터가 어느정도로 강할지 모를리 없다고 생각하는데? 나와 미리내가 강하다지만 그 데스로드라는 무시무시한 녀석을 상대로 묶어놓을수 있을거라는 장담은 하지 못하겠군.”
“걱정마라. 나를 포함해서 4명, 즉 총 6명이 그 녀석을 상대하게 될거다.”
4명이 더 늘었다지만 달라질건 없었다. 5분가량 버티는게 10분정도로 늘어난 겨우 그 정도의 전력. 그러나 아르벤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물론 정면으로 6명이 붙으면 무조건 우리가 지겠지. 그래서 루시아가 후방에서 버프와 회복을 걸어주고 궁수 렌과 도적인 렉터 형님이 원거리 공격을 날려서 주의를 끌어줄거야.”
“그러면 이제 한 30분정도 버틸수 있겠군.”
“그래. 하지만 거기에 한명을 더 추가시킨다면 이길수있다. 칼.”
“하아아암. 부르셨어요?”
쟁쟁하게 차려입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낡은 옷과 무기조차 들지 않은 칼이라는 소년의 존재는 잠시나마 성훈을 당황하게했다. 하지만 진짜 놀랄만한 일은 그 다음에 일어났다.
“이름이 유령이라고 했죠? 유령님은 마력이 얼마나 되세요?”
“그건 갑자기 왜 물어보는거지?”
“뭐 묻는다고 바로 말해주지 않을거란건 알고 있었어요. 그러면 질문을 바꿔서 마력이 2천을 넘나요?”
“…못 넘는다.”
“그럼 됐어요. 지금 스킬 하나 시전할테니 저항하지 말고 받아들이세요.”
뜬금없는 제안이었으나 공격을 하려면 더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 성훈은 그대로 저항력을 가라앉혔다.
[칼님이 영혼 공유를 시전했습니다.] [마력 회복률이 30% 증가합니다.] [마력 소모율이 20% 감소합니다.] [마력 수치 2451을 공유합니다.]“뭐, 뭐야 이건?!”
뜨는 메세지창은 단 네개뿐이었지만 하나하나가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 마력 회복 상승과 소모 감소 옵션은 심플했지만 수치가 거의 레전드 무기와 비슷한 수준이었고 2451이라는 마력을 공유한다는 사실 또한 놀랍기 그지 없었다.
“지금 생겨난 라인으로 마력을 끌어내면 되요. 물론 무한하게 공급이 가능한건 아니고 그 수치내에서만 공급이 가능하지만 그 정도만 하더라도 마력량이 2배나 늘어난거나 다름없겠죠?”
“칼의 직업은 영력회복사. 직접적인 전투능력은 탑랭커와 비교하면 거의 없는거나 다름없지만 보조라는 측면에서만 본다면 어떤 의미로는 루시아를 능가할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어.”
어지간한 탑랭커의 2배, 아니 3배까지도 바라볼수있는 어마어마한 마력수치에 성훈뿐만 아니라 미리내마저도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칼을 바라봤다. 설마 마력을 무한하게 공급해줄수 있는 직업이 있을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보통 버프나 회복을 담당하는 보조 계열 직업이 강화시켜주는 능력치는 어디까지나 근력이나 체력, 민첩같은것에 국한되기 마련인데 칼이라는 소년은 그 고정관념을 철저하게 깨부숴버린것이다. 간신히 신음성을 삼킨 성훈은 최대한 평범함을 가장하며 말했다.
“…마력 수치 2451이면 굳이 다른 사람들이 나설 필요가 시작부터 거창하게 스킬 하나 갈기고 가는게 좋을것같은데?”
“아, 죄송하지만 그게 안되요. 제 직업 페널티가 있어서 공격 계열 스킬은 마력탄 하나밖에 없거든요. 전 실질적으로 직접적으로 전투에 도움이 되지는 못하고 뒤로 빠져서 마력 회복이나 하고 있을거에요.”
“참 다행이군.”
만약 이런 능력치를 가진 주제에 유백우처럼 고위 마법을 하나라도 사용할수 있었으면 그건 재앙이나 다름없었을것이다. 영혼 공유라는 스킬 하나만 사용하고 도망가는 칼을 바라보던 아르벤은 뒤늦게 떠올렸다는듯이 말했다.
“참고로 그 공유 마력은 함부로 사용하지 말아라. 본신의 마력이 부족하거나 마력 소모가 큰 기술을 발휘할때정도로 사용을 제한해.”
“2400이나 되는데 굳이 아낄 필요가 있나?”
“너 하나만 쓰는게 아니라 여기 있는 사람들 전부가 공유하는 마력이니까. 물론 칼의 마력 회복량은 아주 빠르고 모두가 한번에 과도한 마력을 빼지 않는 이상 갑작스럽게 영혼 공유가 끊기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만약이란게 있으니까.”
어지간한 검사나 마법사보다 훨씬 더 위험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칼이라는 존재를 머리속에 각인시킨 성훈은 건성건성 대답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어중간한 사람들이랑 있을때는 큰 상관이 없겠지만 만약 저런 녀석이 유백우와 한조가 된다고 생각한다면…정말 끔찍하군.’
“명심하지.”
“좋아. 루시아는 버프를 걸고 지금부터 렉터 형이 함정을 설치할테니 나중에 밟아서 험한꼴 당하지 말고 똑똑히 위치 기억해두도록. 그리고….”
“잠깐 한 마디만 해도 될까?”
“공략에 관한 내용이라면 얼마든지.”
“나도 함정 설치할줄 아는데 조금만 설치해도 될까?”
“…뭐어?”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들은 아르벤의 표정이 괴상하게 일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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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끝도 가까워지는데…
소설 쓰는데 악재가 계속해서 겹쳐서 울고 싶습니다 ㅠㅠ
1.날씨 덥고 2.완결이 가까워지니 자꾸 차기작 생각이 나고 3.고오급시계 재밌고 4.슬럼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