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rvive restructuring RAW novel - Chapter 118
Chapter 27. 능력vs능력(1)
“잘했어, 율아.”
“율이 잘해써요?”
“응, 엄청. 율이가 이번 경기 MVP였어.”
“엠부피……? 그게 뭐예요?”
“음…… 좋은 거야.”
헤헤, 하며 웃는 율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었다.
퐁-!
그때, 모두의 눈앞에 네모난 상자가 나타났다.
새하얀 몸체를 감싼 초록색 리본이 나비처럼 살랑대는 상자.
“뭐야? 너무 큰데?”
“그러게. 율이도 들어가겠는데?”
“잠깐만! 이거 랜덤 박스 아냐?!”
욕쟁이가 설렘 가득한 목소리로 외쳤지만, 그 안에 든 건.
[‘새참’이 지급되었습니다!]새참…… 이었다.
▣ 연수원 특제 보양식
– 황금 뿔 소의 고기볶음과 대형 바닷장어 구이를 담아 만든 특제 도시락. 기력 보충이 특효약이다.
– 남기지 않고 먹을 경우 체력 스탯 2 증가.
먹기만 하면 스탯을 올려 주는 S급 새참이랄까.
그에 반해 다른 팀들의 식사는 성적에 따라 한 단계씩 급이 떨어졌다.
“이거 무슨 고기야? 소는 아니겠지?”
“젠장! 너무 비교되잖아!”
양탄자를 타고 다니던 놈의 도시락은 빵과 어설픈 고기 몇 점뿐이었고.
“이 정도면 베지테리언 식단 아냐?”
“그냥 먹어. 쟤들보단 나아.”
몸을 거대화했던 괴물 같은 미국 놈들의 도시락은 소스 부은 면이 전부였으며.
“…….”
기마전이 시작하자마자 내게 메달을 뺏겼던 화염 능력자의 도시락은 잼 바른 식빵 두 장이 다였다.
“잔인하네요.”
“그러게요. 기마전에 오지도 못하고 탈락한 팀들은 뭘 먹었을지…….”
“잼 안 바른 식빵 아닐까요?”
“네? 농담이죠?”
지은 씨가 씁쓸한 얼굴로 고개를 젓다 말고 풋 웃었다.
‘농담 아닌데.’
운동을 그만두고, 이 몸으로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때에 주머니 사정이 그리 좋지 못했다.
교통비 포함 한 달에 30만 원 남짓한 생활비로 매 끼니 챙겨 먹는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으니.
그래서 겨우 짜낸 방법이 식빵이었다.
식빵 한 봉지는 보통 10쪽.
한 끼에 두 장씩 먹는다 치면 다섯 끼는 해결할 수 있는 고마운 음식이었으니까.
‘그때에 비하면 팔자 폈네.’
‘보양식까지 챙겨 먹고.’
우습다.
이런 비현실적인 일상 속에서 배곯지 않고 살아간다는 사실이.
그리고 그 안에서 웃음꽃이 피어난다는 사실 또한.
“청년 덕분에 밥 안 굶게 생겼네, 그려.”
“아저씨 덕분입니다. 방어막 너무 좋았어요.”
“허허! 좋긴, 뭘!”
경비 아저씨가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라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
“저도요! 덕분에 잘 먹었어요!”
연보라도 깨끗이 비운 도시락을 들어 보이며 웃었고.
그러고 보니 도시락 효과는 체력 스탯 2 증가.
체력 보충이 무엇보다 시급한 연보라에게 무엇보다 좋은 효과였을 터.
여러모로 다행이다 생각하며 숨을 돌리려는데.
스윽!
해를 가리며 드리운 그림자.
‘!!’
명승태의 밑에 있던 덩치들이 주위를 둘러쌌다.
“잠깐 얘기 좀 하지.”
우락부락한 덩치, 험상궂은 인상.
특히 한 놈은 어제 내게 베였던 팔뚝을 문지르는 손이 바쁘다.
솔아에게 치료도 받았음에도 트라우마처럼 남은 모양.
“할 말이라도?”
다가온 놈들은 여섯.
그리 긍정적인 추억이 있는 관계는 아니라 생각하며 흘끗 쳐다보자.
“미안하다!”
“……?!”
덩치들이 허리를 꾸벅 숙였다.
“갑자기 무슨…….”
그러곤 동시에 변명 같은 사과를 쏟아 내기 시작했다.
“이제 와서 사과하면 속 보일 거 아는데, 그래도 미안하다. 우리도 다 제정신이 아니었어.”
“못 믿을 놈들이라고 생각하겠지. 나라도 그랬을 거야.”
“언젠가…… 만회할 기회를 줬으면 한다. 쓸모 있다는 걸 증명할 테니까.”
땅에 코를 박을 듯 푹 숙인 고개와 빠듯하게 접힌 허리, 거기다 떨리는 목소리까지.
‘만회할 기회라.’
날 공격해 미안하다는 순수한 마음 하나만 담긴 사과는 아닐 거다.
앞으로의 미션에서 척 지면 안 되겠다 싶은 판단 때문이겠지만…….
어느 쪽이건 진심이 느껴진다.
그래서.
“힘쓸 일은 많겠지.”
“!!”
긍정했다.
사실 놈들이 잘못한 거라곤 순진하게 명승태에게 정신 지배를 당한 죄밖에 없다.
놈의 명령에 따르려다가 내게 두들겨 맞은 거고.
그 사실에 억울하다며 난리라도 치면 귀찮아졌을 텐데.
그래도 제 누울 자리를 볼 줄은 아는 놈들이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고맙다.”
“뭐?”
“우리 팀이 계속 1등 하는 거…… 네 덕분인 거 안다고.”
흐음.
꼭 내 덕만은 아니다 싶었지만, 굳이 콕 집어 얘기하진 않았다.
이걸로 놈들의 신임을 얻을 수 있다면 좋은 일이니까.
PM 12:30.
그렇게 보너스처럼 선물 받은 식사 시간은 평화롭게 끝났다.
— 지직!
“방송 나와요!”
오후 일정의 시작을 알리며.
— 지지직!
[13지구 신입사원분들께 안내 말씀드립니다.] [잠시 후 1시 정각부터 3라운드가 시작됩니다.] [3라운드 종목은…….]“휴…… 이번엔 뭘까요?”
“그러게요. 너무 힘들지 않은 거였으면 좋겠는데…….”
지은 씨의 긴장 섞인 목소리 위로 내려앉은 안내 방송.
“축구?!”
모두의 시선이 한 사람에게로 향했다.
웸블리의 영웅, 박공찬에게로.
“하.”
그러자 박공찬은 기가 차다는 듯 짧은 음절을 내뱉었다.
분명 한숨 같은 소리였으나 내 귀엔 감탄사로 들린 이유는, 녀석의 눈이 다시없을 만큼 반짝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전문 분야가 나왔네.”
“그렇게 됐군.”
박공찬은 기뻐 보였다.
벌써부터 몸이 달아오르는 듯 호승심에 불타는 얼굴.
승부 욕이 엄청난 놈이기도 했지만, 저 얼굴은…….
‘진짜 좋아하는구나. 축구.’
그리고 그건 박공찬 무리, 그러니까 국가대표들도 다들 마찬가지였다.
“진짜 축구인가? 룰 그대로?”
“여기서 축구를 다시 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아까 보니까 선수들 많이 보이던데…… 당연히 다들 출전하겠죠?”
반가움과 그리움, 그리고 설렘이 뒤섞인 얼굴이 반짝거렸다.
그래서 말했다.
“너한테 맡기지.”
“……뭐?”
“이번 경기, 엔트리 선정부터 전술까지 다 맡길 테니까 무조건 이겨. 할 수 있지?”
“…….”
“전문가잖아.”
모든 경기를 내가 끌고 갈 필요는 없다.
전문가가 있다면 맡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
오히려 여기선 양보하는 그림이 더 보기 좋기도 하고.
“대신 좋은 생각이 하나 있는데…….”
그렇게 이어진 잠깐의 대화 끝에.
꿈틀.
박공찬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내 전략이 못마땅해서는 아니었다.
그보단 기대된다는 듯한 얼굴로,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뗐다.
“질 자신이 없군.”
답지 않게 환하게 웃으며.
* * *
“루이즈! 들었나?”
“맙소사…… 축구라니!”
브라질의 신입사원 대표이자 축구팀 국가대표.
‘카나리아 군단의 군단장’이라 불리는 황금 다리 루이즈가 고동색 곱슬머리를 푹 숙였다.
그리고 기도하듯 두 손을 잡고는 환호했다.
축구. 축구라니!
이건…….
“하늘이 주신 기회야.”
루이즈를 중심으로 한 생존자들의 주축은 축구 국가대표팀.
이 망할 아포칼립스가 훈련 중에 시작된 덕에 국가대표 주전들이 온전히 살아남았다.
그들 팀의 전력은 그야말로 최상.
“누굴 만나게 될까?”
“프랑스랑 독일은 살아남은 거 봤어.”
“영국이랑 스페인…… 아, 이탈리아도.”
선수들이 떠들어 댔지만, 루이즈는 상대가 누구건 상관없었다.
원래도 상관없었으나, 자신들처럼 주전들이 온전히 유지된 구역은 아무 데도 없었기에 더더욱 강하게 예감했다.
이기리라.
반드시.
“무조건 우승한다. 누굴 만나든 상관없어.”
그래, 그랬는데.
[BR 구역의 상대는…… ROK 구역입니다!]시스템이 안내한 상대를 듣는 순간, 그 예감은 확신이 되었다.
“ROK라면…… 한국?!”
“공찬 팍의 나라군.”
“공찬은 강해. 절대 지치지 않지.”
“하지만 한국은…….”
말끝을 흐린 세르지오가 입맛을 다셨다.
“너무 쉽지.”
한국.
가끔 눈이 돌아갈 정도로 엄청난 선수를 배출하곤 하지만, 빈말로라도 절대 강팀이라곤 할 수 없는 나라.
그리고 그를 증명이라도 하듯 한국의 FIFA 랭킹은 30위권에 겨우 진입하는 수준.
월드컵 최대 우승팀이자, FIFA 랭킹 3위에 빛나는 브라질과는 감히 올려다볼 수도 없을 정도의 차이다.
“어제 미션 1등 팀이지? 드디어 1등을 꺾어 보는군!”
“하, 한국 입장에선 날벼락이겠어. 하필 우리라니.”
선수들의 면면에 미소가 떴다.
모두의 눈빛이 승리를 확신한 채였다.
물론 개중에는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이도 있긴 했다.
손을 휙 들고선 퉁명스레 말하는 이 사내처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거 아닌가?”
“쉽게 생각하다니?”
“아니, 그래도 1등 팀인데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 아까도 뜬금없이 나타나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고.”
사내의 말에 루이즈가 고개를 끄덕였다.
“합리적인 의견이군.”
“그렇지? 우리도 능력을…….”
“우릴 무시하는 의견이기도 하고.”
움찔!
루이즈의 눈이 번뜩였다.
마주친 남자는 저도 모르게 떨었고.
“나, 나는 그냥…….”
“하, 주장이 참아. 주장 능력을 모르니까 이런 소릴 하지.”
“그러게. 한 번이라도 봤으면 쓸데없는 소리를 안 할 텐데.”
이건 축구다.
다른 무엇도 아닌 축구.
설사 한국이 은신 능력 따윌 갖고 있다 해도, 필드 위에선 하등 쓸모가 없어지기 마련이다.
몸을 아무리 숨겨 봤자 공은 보이니까.
무기를 조각내는 능력도 마찬가지다.
공을 찢어발겨 봤자 얻는 건 실격뿐일 테니.
하지만, 대표팀의 실력은 다르다.
날 때부터 공을 차고, 애초에 축구를 위해 태어난 사람들. 그중에서도 거르고 걸러진 게 그들, 열한 명이었다.
“능력 따위, 없어도 이긴다.”
그들은 필드에서 승리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이니까.
“그렇지! 없어도 이기는데, 심지어 주장은 능력까지 있잖아?”
“절대 질 수가 없는 경기라고!”
루이즈는 브라질 최고의 선수들과 눈을 맞췄다.
역대 최고의 스위퍼 키퍼 파울로.
레알 마드리드에서 발롱도르를 수상한 호세.
바르셀로나의 패스 마스터 필리페.
이미 결정된 거나 다름없는 승리.
그 긴장감 없는 매치에 맥이 풀리려는 찰나.
[득점 골 차이의 열 배를 연수 포인트로 지급합니다.]시스템이 군침 도는 규칙을 늘어놓았다.
“!!”
“그럼…… 열 골 차이 나면 100p를 주는 거야?”
“한국이 아까 기마전에서 몇 점을 얻었지?”
“70p였을걸?”
꺾을 수 있다.
브라질의 어제 순위는 9위.
최상위권은 아니지만, 사실 3등까지의 순위권을 제외하면 큰 의미는 없었다.
다들 엇비슷한 포인트를 얻었으니까.
그러니, 이번 기회에 앞서 나간다면.
‘1위도 가능해.’
그러려면…….
“압도적으로 이긴다.”
* * *
[선수들은 모두 경기장에 모여 주세요!]사각!
루이즈의 축구화가 잔디밭을 밟았다.
익숙한 감각에 감탄하면서도 적들을 관찰하는 것에 소홀하지 않았다.
“역시 공찬 팍이 나왔군.”
“저자만 조심하면 돼.”
공찬은 슈팅에 특화되어 있는 최전방 공격수다.
골 결정력이 뛰어난 데다가 볼 키핑 능력이나 드리블도 상당하다.
탁월한 슛 스킬은 말할 것도 없고.
하지만, 이 모든 건 어디까지나 ‘볼을 점유했을 때’의 이야기.
“공을 아예 안 주면 돼.”
“주장 능력이면 영원히 볼 구경도 못 할 거야.”
루이즈의 ‘능력’이면 공찬 팍이 얼마나 훌륭한 선수이건 간에, 아무것도 못 하고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그만큼 강력한 능력이었으니까.
“음? 근데 골키퍼가…….”
낄낄거리던 파울로가 못 볼 꼴을 봤다는 듯 눈을 비볐다.
“저게 누구야?”
“미친!”
“지, 지금 내가 뭘 보고 있는 거지?!”
늘 침착한 루이즈였으나, 지금은 아니었다.
“선수도 아닌 일반인을 세웠다고?”
“아니, 주장! 저건 일반인 수준도 아니잖아!”
골키퍼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상황 판단력이다.
특히나 이번 라운드는 골 차이로 포인트를 산정하는 경기.
그 어떤 포지션보다 골키퍼의 역량이 중요할 텐데!
‘무슨 생각이지, 공찬?’
루이즈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허, 우릴 우습게 본 건가?”
“혼쭐을 내주자고.”
“볼이 하프 라인 아래쪽으로는 내려오지도 못하게 해 주지.”
그렇게 저주 같은 선언을 내뱉은 뒤.
삐───익!
[경기를 시작합니다!] [적진에 파고들어 골을 넣으세요!]저주는 현실이 되었다.
“루이즈!”
지면에 떨어지는 볼을 보자마자 외쳤다.
“드리블!”
파앗-!
총알처럼 쏘아져 나간 푸른빛.
그의 눈에만 보이는 빛이 제 발과 공 사이를 이었다.
한 번 잡은 공을 절대 놓치지 않는 그의 고유 능력.
타앗-!
따라붙은 공찬이 서둘러 태클을 걸어왔지만, 공은 이미 푸른빛 선으로 이어진 뒤.
이미 이어진 볼이 남의 발에 가 닿는 일은 없었다.
주인만 따라붙는 강아지처럼.
타닥!
순식간에 공찬 팍은 물론, 그 외의 이름 모를 조무래기들을 조롱하듯 빠져나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주한 골대.
아니, 난생처음 마주하는 유형의 골키퍼.
‘하!’
혹시 모른다.
그 생각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루이즈는 문제의 ‘골키퍼’를 마주한 순간, 그나마 남아 있던 실낱같은 긴장감까지도 싹 지웠다.
‘기본도 안 되어 있군.’
골키퍼라면 다가오는 볼을 보고 좌우로 움직이며 ‘각’을 좁혀 가는 게 기본 중의 기본.
하지만 골키퍼는 슛에 대한 각을 좁히긴커녕,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
무게 중심을 어정쩡하게 낮추긴 했으나, 뻔히 보였다.
다리에 긴장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다는 걸.
‘하, 저 여자가 대표의 어머니라도 되는 건가?’
그래. 그럴 수 있다.
어쩌면 골키퍼는 직접 뛰지 않아도 되니 쉬이 봤는지도 모른다.
앞에서 다 막아 주리라 믿고, 필드에 발만 걸쳐 참가 포인트를 받으려는 속셈이었는지도.
루이즈는 조소를 흘리며 혀를 찼다.
‘공찬 팍이 불쌍하군.’
그러니 더더욱 짓밟아 줘야겠다.
열 골쯤 먹히면 정신을 차리겠지.
아니면 스무 골 정도도 괜찮고.
생각을 마친 루이즈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시선은 오른쪽.’
골대 구석을 노린다.
흡!
숨을 들이쉬고.
쌔액!
다리를 내리찍었다.
오른 발등에 공을 정확하고 가볍게 얹는다는 느낌.
그리고.
‘슛은 왼쪽으로.’
퍼억-!
무회전 킥을 강하게 찼다.
시선은 오른쪽, 슛은 왼쪽으로.
기본도 안 된 사람이니 유도한 대로 냅다 몸을 던질…… 거라 생각했는데.
‘움직이지도 않아?’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그 어처구니없는 침착함에 분노마저 끓어오르는 순간, 전대미문의 골키퍼는.
“헛-둘!”
과장스레 어깨를 휘휘 돌리더니, 두 손을 번쩍 들고는.
“청소!”
뜬금없는 외침과 함께.
위이이이이잉-!
볼이 날아오는 방향으로 손을 내뻗었다.
그러자, 분명 골대 왼쪽 구석으로 날아가던 공이…….
“……?!”
골키퍼의 손바닥으로 향했다.
……꼭 진공청소기에 빨려 들어가듯이.
팟!
아줌마가 손을 접었다.
그러자 추진력을 잃은 축구공이 아줌마의 품속으로 들어간다.
툭!
말 잘 듣는 애들처럼, 아주 얌전히.
“에그머니나! 진짜 되네?”
그러자 호들갑스럽게 박수를 쳐 대는…… 아줌마.
“아이고! 미안혀, 열심히 찼는디!”
루이즈의 황금 다리가 어정쩡하게 멈췄다.
‘……이게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