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rvive restructuring RAW novel - Chapter 173
Chapter 39. 수면 아래(4)
【Processing……】
저 기계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는 건지.
그리고 저 푸르딩딩한 액체가 어떤 효과를 가진 약품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당장 꺼내야 됩니다.”
【38/10000】
【39/10000】
【40/10000】
……
지금 욕쟁이는 1만 분의 40만큼 절여진 상황.
진척도가 올라갈수록 해초처럼 부유하던 머리카락이 조금 짧아진다.
피부 표면은 조금씩 매끄러워지고.
언뜻 살핀 손발톱은 끝에서부터 서서히 녹아내린다.
그러니까.
“깨부숴 버려.”
“괘, 괜찮을까요?! 다시 돌아오면……!”
재혁이가 메이스를 들고 다가가면서도 속삭여 물었다.
하지만.
“돌아오라고 깨는 거야.”
“예?!”
깨부수고 싶은 게 원통만은 아니거든.
* * *
운영국 말단 직원 섬(纖)은 기분이 좋았다.
진급까지 앞으로 백만 점.
이번에 들어온 저 셋을 넘기면 못해도 십만은 받을 수 있을 거다.
그렇게 되면 올해 안에 가능할지도 모른다.
진급.
[하…… 부럽다. 좀만 더 벌면 진짜 손 털고 나가겠네.] [너도 분발해.] [비법 좀 전수해 줘라. 어?] [비법이 어디 있어? 목 베고, 팔다리 자르고, 몸통 반 가르고. 그냥 하면 되지.] [야, 그게 말이 쉽지.]저들처럼 권력의 중심에서 떨어진 직원들에게 진급은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었다.
가능한 건 복지 포인트를 모아 직급을 사는 방법뿐.
그래서.
[수수료, 3할이랬나?] [어어. 3대 7.]새로 온 과장이 거래를 물어 올 테니 물건을 납품하라 했을 때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수수료를 떼 가도 괜찮았다.
그 외에도 제 몫을 톡톡히 챙기고 있었으니까.
이것 참.
[윈윈이야.] [어?] [난 돈 벌고, 과장도 수수료에다가 인맥까지 쌓고 있잖아.] [아, 이거 사 가는 놈들?] [어. 뭐 하는 놈들인진 모르겠지만.]어깨를 으쓱하며 입을 삐죽인 섬이 ‘그리고.’하며 덧붙였다.
[평생 고생할 놈 편하게 죽여 주니까 저것들한테도 좋고.]그때.
끼이익-
막 낡은 문을 열고 나서려는 찰나.
깡!
멀리서 들려오는 소음.
[어?] [무슨 소리 안 들려?]두 사내가 재빨리 고개를 돌려 실내를 훑었다.
하지만 여전히 느껴지지 않는 인기척.
[잘못 들은 거 같은데?]이런.
피곤해서 환청까지 들리나 보다.
열심히 사는 것도 좋지만 쉬엄쉬엄해야겠다 생각하며 머리를 흔들었다.
그리 생각하며 말하다가.
[그랬나 보……?!]자유로이 놀리던 혀를 멈췄다.
[뭐야? 왜 그래?]그렇게 굳어 버린 사내의 뒤를 이어 발언권을 얻은 건.
“이봐.”
생전 처음 보는 얼굴.
[?!] [누구야?!]섬과 동료의 눈이 튀어나올 듯 커졌다.
[여긴…… 분명 관계자 외 출입 금지 구역이다. 어떻게 들어온 거지?]“아, 그건 됐고.”
검은 머리. 날카롭게 치켜 올라간 눈.
처음 보는 얼굴이다.
게다가 쳐다보는 자신을 뚫어 버릴 듯 섬뜩한 저 눈빛은…….
“그러니까 지금 저 통 안에 든 놈을 해체하겠단 소린가? 팔다리 다 잘라서?”
[……뭐?]“누구 맘대로?”
섬의 오금을 저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어, 어떻게 들어왔는진 모르겠지만…… 당장 나가! 신고하기 전에!]그래서 부러 더 소리 높여 외쳤다.
그러자 서늘한 눈으로 코웃음을 치며 읊조리는 사내.
“발골이니 뭐니, 말은 잘 하던데. 너희가 당할 수도 있단 생각은 안 해 봤나?”
[뭐야, 이 새끼는?] [미친놈이면 갈 길이나 가지 왜 남의 사업장에 와서 지랄이야?]그 순간, 침입자의 눈이 희번덕하게 빛났다.
그러더니 치켜올린 새카만 검.
우웅-
검이 스스로 진동했다.
그리고.
저벅.
다가오면서 가래처럼 내뱉는 말.
“목부터 자르고, 팔다리가 그다음이랬지.”
저벅.
“검은 잘 갈았으니까 걱정 말고.”
[왜, 왜 이래? 오지 마!]저벅.
“왜. 내 친구 두고는 잘만 지껄이더니, 제 얘기가 된다 생각하니 무섭나?”
[친구?! 그럼…… 설마……!]신입사원이라고?
이 패기 넘치는 미친놈이?
“기계에 넣고 말고 할 것도 없이 바로 가자고. 깨끗하게 잘라 줄 테니까.”
[하?]섬은 황당했다.
압도적인 위용에 타 부서의 리더급인가 했는데, 고작 신입사원이라니.
[어이가 없군. 같은 기수 동료를 구하러 온 건가?]그럼 또 얘기가 달라진다.
신입 주제에 제 목을 자르니 마니…….
변방의 운영국 직원이라고 무시하는 게 틀림없다.
[자를 테면 잘라 보던가.]“뭐?”
[발골 말이야. 그렇게 쉬운 게 아니라고.]섬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깃들었다.
왜냐하면 그는.
사각-
무려 방어력이 300이 넘는 방호복을 입고 있으니까!
[이게 어떤 옷인 줄 알아? 무려 저 캡슐의 특급 방호 유리를 경량화해서 만든 거야.]혹여나 캡슐이 폭주할 때를 대비해 만들어진 방호복.
운영국장이 장인에게 부탁해 특수 제작한, 운영국에도 딱 두 벌 뿐인 귀한 작업복이었다.
신입사원 따위는 구경도 못 해 봤을 아이템이라는 소리다.
그러니까.
[웬만한 공격으로는 흠집 하나 못 내는…….]“잘리던데.”
……어?
허무맹랑한 소리에 귀 기울여 줄 이유 따윈 없었다.
하지만.
타닥!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살핀 캡슐은.
[!!] [이게 뭐야!]곡면이 통째로 잘려 출입문처럼 뻥 뚫린 상태였다.
누가 위에서부터 아래로 한 번에 그어서 잘라 낸 것 같은 느낌.
그리고.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얌전히 캡슐 안에 들어가 있던 인간이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다.
마치 투명 인간이라도 된 것처럼!
[뭐야……? 무슨 상황…….]운영자들은 경악했다.
상황 파악조차 되지 않았다.
[이, 일단…….] [도망쳐!]벌어진 입을 채 다물지도 못한 채 매뉴얼 대로 내뱉어 봤지만.
[가서 바로 비……상 체제를……!]쌔앵-
그 전에 한 줄기 바람이 휘몰아쳤다.
세찬 바람이 지나가고 남은 건.
[……!]사지의 끝에서부터 전해지는 끔찍한 열감.
[……끄아아아아악!]불에 타는 듯한 고통이 전신을 뒤덮었다.
손목. 팔꿈치. 어깨. 그리고 발목. 무릎. 허리.
제 몸이 마치 야채 썰 듯, 동일한 간격으로 베어져 있었다.
완전히 잘리지는 않을 정도.
하지만, 시뻘건 핏물이 고장 난 변기처럼 터져 나올 정도로.
푸홧-!
그리고 세상이 뒤집히나 싶더니.
쿵!
얼음장 같은 바닥에 얼굴부터 떨어져 처박히고 말았다.
[이, 이, 이 미친 자식……!]“아아.”
단말마의 비명에 놈의 시선이 고꾸라진 섬을 향했다.
움찔!
차갑다.
아무런 감정이 담겨 있지 않은 눈.
저 서늘한 눈동자에 성치 않은 몸뚱이가 마저 베여 버릴 듯하여 시선을 피하자 들려온 목소리.
“걱정 마라.”
[……?!]“일단 자르진 않았으니까.”
자르지 않았다니.
온몸 곳곳을 베어 놓고 그게 무슨 소린가 했더니.
“목, 팔, 다리 순서라며?”
어깨를 으쓱하는 신입사원.
“목 먼저 자르면 대답을 못 하잖아.”
[그게 무슨…….]“대신 칼집을 잘 내놨지. 꺾으면 바로 잘릴 수 있게.”
오싹!
빠져나간 피 대신 섬뜩한 공포가 혈관을 타고 흐르는 기분.
[미, 미친놈……!]“그럼, 이제 얘길 좀 해 볼까?”
이거 진짜 신입 맞아?!
* * *
다 찢어진 우주복 차림으로 무릎 꿇은 사내 둘.
둘을 앞에 두고 쪼그려 앉아 물었다.
“이름.”
부릅뜬 눈빛에선 순순히 대답이 흘러나오진 않았다.
예상대로.
그래서.
탁!
말없이 쥐어 잡은 어깨.
[누구냐니…….]“분근착골.”
[끄아아아아아악!]어깨를 짚은 손에서부터 벌레 같기도, 뱀 같기도 한 연기가 스멀스멀 기어 나왔다.
그러자 이미 균형을 잃은 몸뚱이가 태풍에 휘날리는 행사용 풍선처럼 세차게 휘청거린다.
뒤틀린 사지.
까뒤집혀 흰자위만 내어놓은 눈.
입에 게거품을 무는 것까지 확인하고선 손을 뗐다.
그리고.
1초, 2초, 3초.
정신을 차리길 기다렸다가 다시 물었다.
“다시, 이…….”
[서, 섬(纖)!]아니, 물으려 했다.
그 전에 답변부터 튀어나왔지만.
“직급은?”
[사원!]“그래서, 여기서 무슨 짓을 하고 있었던 거지?”
[그, 그건…….]섬이라 소개한 사내가 옆의 놈과 시선을 교환했다.
아직 파르르 떨리는 눈꺼풀이 요란함에도 입을 꾹 다문다는 건, 눈앞의 고통보다 비밀을 누설했을 때 닥칠 위험이 더 공포스럽다는 뜻.
아직 멀었나 보네.
“그래? 한 번 더 뒤틀려야 제대로 말하려나?”
[…….]아니면 이 일이 생각 이상으로 깊은 곳까지 연결됐다든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꾹 다문 둘의 입술에서 쉬이 열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단순한 협박으로는 여기까지인가.
그렇다면, 한 수 나아가서.
“뭐, 됐어. 난 누구처럼 멀쩡한 놈들 뼈를 발라내는 악취미는 없으니까.”
발라서 쓸 데도 없고.
[그, 그럼 그냥 보내 주는…….]그러니까.
“먼저 답하는 놈은 살려 주지. 어때?”
[!!] [뭐, 뭐?!]쌔액-
둘 사이로 검을 슥- 긋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대신 다른 놈은…….”
스윽-
이번엔 둘의 목젖을 스치며 덧붙인 말.
“재미없을 거야.”
움찔!
사각거리는 우주복이 눈에 띄게 움찔거렸다.
저들 목에서 비치는 핏방울을 차마 닦을 생각도 못 하고 굳어 버린 둘.
“현명하게 생각해.”
그 모습을 보며 속삭이듯 쐐기를 박자.
[나, 난……!] [다 이 새끼한테 배웠어!]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터져 나오는 외침.
[뭐?! 이걸 내 탓을 한다고?!]한 놈이 노발대발해서 소리를 질렀지만, 늦었다.
“재혁아.”
[미친 새끼가 뭐라는…… 읍!]내 말에 고개를 끄덕인 재혁이에게 붙들려 막혀 버렸으니까.
“그래서, 뭘 배웠지?”
[이, 이 새끼가 전문가야! 일손 모자란다고 날 끌어들였다고!]“전문가라…….”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시간을 끌었다.
그리고.
파앗-
시야 한편에 시스템창을 띄워 놓고선 이어 간 질문.
“무슨 전문가길래?”
[발골! 운영국 전입해 온 놈들 중에 티 안 나게 빼돌려서 팔아 치웠다고!]꿈틀!
놈의 외침에 재혁이의 표정이 종잇장 구겨지듯 일그러졌다.
그 탓에 손에 힘이 들어간 건지, 아니면 스스로의 의지인지, 재혁이에게 붙잡혀 있던 놈이 발광을 했지만.
[읍! 읍읍!]“……닥쳐.”
[……!]서슬 퍼런 재혁이의 모습에 곧장 꼬리를 내렸다.
그렇다면.
“사지가 마디마디 토막 나고, 장기를 다 꺼내서 토막 난 사지를 예쁘게 묶고, 눈알부터 손발톱 스무 개까지 다 분해되기 싫으면…….”
“누구한테, 뭘, 어떻게 팔았는지 다 말해. 누구 지시였는지, 언제부터 이 짓거릴 한 건지도 전부.”
* * *
놈들의 성토는 한참 이어졌다.
한 놈의 고발이 끝나면, 다른 놈의 입을 열고.
놈의 발언이 끝나면, 또다시 아까 놈의 입을 열고.
그렇게 번갈아 가며 크로스 체크까지 끝낸 결과.
“……됐네, 이 정도면.”
두 놈이 아는 정보, 모르는 정보를 모두 긁어모을 수 있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보고서도 한 편 쓸 수 있을 정도.
이놈들은 잔챙이에 불과해 누가 어떤 목적으로 사가는 건지까진 몰랐지만.
‘짐작 가는 곳은 있어.’
어쨌든, 그럼 이건 마무리하고.
휘익-
준비해 뒀던 시스템창을 조작하며 추가 질문을 던졌다.
“마지막으로 하나 묻지.”
[뭐, 뭐지?] [나한테 물어!]“오늘 오전 10시에서 11시 사이, 운영국에서 13지구 미션에 개입을 시도했어. 알고 있나?”
[13지구……?]넝마가 된 놈들이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그러더니.
[아……!]한 놈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열었다.
[그땐…….] [시스템에 오류가 났었어! 버그인지 정상 작동한 건지 보느라 그랬을 거야!]새치기하듯 끼어들어 먼저 대답하는 섬(纖).
참 빠르기도 하다 생각하며 재차 물었다.
“그 말을 어떻게 믿지?”
[버그 리포트! 거기 적혀 있을 거야!]그러자 혹여라도 제 동료가 뭔가 말할까 전전긍긍하며 서둘러 꺼내 놓은 서류 한 장.
[여기!]『버그 리포트』
『……또한 13지구 ROK 구역 미션 중 특정 마물의 바이탈이 비정상적으로 폭주하는 오류 발생. 원인 불명.』
“원인 불명?”
[어, 어! 그래서 추적 관찰하라고 지시가 내려왔는데…… 바로 죽어 버렸다고 했어.]그야 그랬겠지.
내 손에 죽었으니까.
그나저나…….
“바이탈이 왜 폭주한 거지?”
흐음.
그럼 누군가 ‘방어체계’를 심어 준 탓에 오류가 발생했고, 그걸 운영국에서 잡아내려다가 실패했다- 정도려나.
일단 놈들을 족쳐서 알아낸 건 여기까지.
지상층에서 수도 없이 많은 이들이 스크린만 들여다보고 있는 걸 봤는데, 저들조차 알아낼 수 없을 만큼 정교한 개입이었다는 건…….
‘이놈들보단 훨씬 윗줄이란 소리야.’
그리고 그 정도 위치라면.
‘날 없애기 위해서였다면 더 편한 방법이 많았을 텐데.’
아무래도 우리의 방해자께서는 다른 의도가 있었던 모양이다.
물론 녀석들이 뭔갈 더 숨겼을 수도 있지만…….
[이, 이제 됐지?]둘이서 서로 살겠다고 온갖 얘기를 다 털어놓은 걸 보면, 믿음이 안 가는 건 아니니까.
“아아. 됐어.”
알아낼 건 다 알아냈다 싶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분근착골의 부작용인지 안면 근육까지 달달달 떨고 있던 놈들의 얼굴이 순간 펴졌다.
[돼, 됐다고? 끝이란 거지?!]하지만.
[이제 우린 풀어 주는…….]“증거는 다 남겼으니까.”
[?!]순간, 풀어졌던 두 놈의 눈썹이 순식간에 찡그려지더니 붙었다.
[그게…… 무슨……!] [다 불면 살려 준다며!]아직 화낼 힘이 남았던 건가.
분기탱천해서는 소리도 꽥 질렀고.
그래서.
“살려 준다고 했지, 없던 일로 해 주겠다곤 안 했는데?”
무슨 개소리냐는 얼굴로 어버버하는 놈들에게 친절히 알려 줬다.
“내가 편집을 좀 배웠거든.”
[서, 설마……!]“아…… 이거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단축어도 복잡하고.”
“처음이라 그럴 거예요. 은호 씨, 그래도 곧잘 따라 하시는 거 보면 재능 있는 것 같은데요?”
지은 씨에게 속상 과외를 잠깐 받았을 뿐이지만.
“네 대답만 잘라 붙여도 다큐 한 편 나오겠어.”
잘라 붙이기 정도는 충분하다고.
[녹화한 거야? 아, 아니지?]“제목은…… ‘운영국 비리 직원의 실태.’ 어때?”
[이, 이, 이……!]“아 참.”
말을 잃은 직원들의 눈에 분노가 번져 갈 때 즈음.
“진급 노린다고 했지?”
툭, 덧붙인 첨언.
“포기하는 게 좋을 것 같네.”
[뭐, 뭐? 왜…….]“감사국에도 찔렀거든.”
《극》 쓰레기 같은 놈들이군.
“내 사수가 화가 아주 많이 났더라고.”
그 녀석이 정의감이 좀 투철한 편이라.
[……!]《극》 맡겨 둬.
《극》 차라리 발골해 달라 빌게 해 주지.
진급은커녕.
영원히 고개도 못 들고 다닐 테니까.
* * *
“와……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네요.”
“그러게 말입니다! 아주 썰물처럼 빠져나가지 않았습니까?”
인맥이 좋긴 좋다.
말 한마디에 감사국 직원들이 몰려와 비리 직원들이며 증거들을 깡그리 거둬 갔으니까.
어쨌든 이걸로.
[신규 콘텐츠, ‘운영국 비리 직원의 실태’가 등록되었습니다.]더러운 비즈니스 모델을 공공연하게 폭로하고.
[축하합니다!] [히든 미션, ‘정의 구현’ 성공!] [복지 포인트 2,000점을 획득했습니다.]시스템이 멋대로 내놓은 미션 클리어.
[부패한 상급자를 처단했습니다.] [반골(反骨) 특성 전용 보상, 저항 스탯이 추가 지급됩니다.(+40)] [배후조종(Lv.1) 스킬 숙련도가 크게 상승했습니다.]거기다 반골 특성 보상까지 획득했다.
깨어날 기미는 보이지 않았지만, 욕쟁이와 나머지 두 사람도 무사히 데려왔고.
자, 그럼…….
“사람들을 모아 주시겠습니까?”
본격적으로 움직여 볼까.
“아, 일행들이라면 응접실에 모여 있대요!”
“욕쟁이 씨 걱정된다고 다들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답니다, 형님!”
아니.
일행들은 물론이고.
“신입사원 전부.”
“네?”
“……?!”
그러자 율이를 안고 토닥이던 지은 씨와 뒷정리를 하던 재혁이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영문 모르는 이들에게 친절히 설명해 주고 싶다만, 설명은 나중에.
“지금…… 말입니까? 전부?”
“네, 지금. 오늘 밤이 아니면 안 됩니다.”
아마 긴 밤이 될 것 같거든.
“연회장으로 모이라고 전해 주세요.”
험한 꼴을 당할 뻔한 건 욕쟁이, 그리고 미국인 둘.
지금까지야 생존자들을 하나로 모을 구심점도, 명분도 없었지만…….
이 씹어먹을 회사가 알아서 만들어 줬으니까.
“할 말이 있다고.”
철저히 이용해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