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074)
1074
영상 속의 주인공은, 인간의 모습을 한 병기 그 자체였다.
백악관 수뇌부는 처음부터 끝까지 영상이 조작된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떨칠 수 없었다.
기관총탄, 포탄이 무력화된다. 마치 보이지 않는 갑옷을 두른 것처럼, 피부에 닿는 순간 모조리 튕겨져 나간다.
육중한 전차를 맨손으로 짓이기고, 들어 던지고, 꿰뚫는다.
인간의 힘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영상 속의 인물은 엄연한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것인가?
“……혁명군 수장의 이름은 황백호, 나이는 만 32세입니다. 부친이 정치범으로 몰리면서 일가족 모두가 수용소에 갇혔고, 지금은 황백호 본인 혼자만 살아남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CIA는 혁명군의 핵심을 낱낱이 꿰뚫어보는데 성공했다. 대북 정보력에서 그 어떤 나라와도 비교되지 않는 속도를 자랑했다.
“황백호는 오랜 수용소 생활 동안 가족들이 고된 노동과 영양실조, 가혹한 폭행 등에 시달리다가 죽어가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당연히 북한 정권과 노동당에 대한 증오심이 엄청납니다.”
“노동당을 전원 처형하지 않는 한 멈추지 않는다는 거군.”
“적어도 현재 그의 목적은 권력 장악보다는 증오 대상을 부수는 것에 치중되어 있습니다.”
트럼프는 영상 속의 황백호가 맨손으로 전차를 때려 부수고, 그 안에서 노동당 간부를 끌어내는 걸 지켜봤다.
오들오들 떨던 노동당 간부가 권총을 쏘았지만, 탄환은 그의 이마에 부딪쳐 튕겨나갔을 뿐이었다.
한 손으로 노동당 간부의 멱살을 잡은 채 픽 웃음을 흘린 황백호는, 그대로 가볍게 위로 던졌다.
노동당 간부는 비명과 함께 높이 솟구쳤다가,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곧바로 낙하했다. 수십 미터 높이까지 치솟았다가 떨어진 그는 당연히 즉사했다.
트럼프는 그의 온몸을 감싸고 있는 증오의 불길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저 남자를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오로지 증오다.
“북한이 우리 미국의 감시망을 피해서 몰래 캡틴 노스코리아 프로젝트라도 추진 중이었나? 정치범 수용소는 그 실험소이고, 저 남자는 최초의 성공작인가?”
농담이 분명한 어투지만, 어느 누구도 웃지 않았다.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어쩌면 농담이 아니라 사실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태생적으로 저런 기적 같은 힘을 지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자연 법칙상 불가능하다.
그것보다는 차라리 북한이 초인 프로젝트를 몰래 추진하던 중이었고, 정치범 수용소는 그 비밀 실험실이라고 보는 게 더 이치에 맞지 않을까.
“혁명군의 총 규모는 약 서른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모두 정치범 수용소에서 맺어진 인연입니다. 그들은 황백호를 중심으로 노동당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황백호는 권력 따위는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는 입장이지만, 그들의 생각은 다르겠지요.”
“어차피 그들의 입지는 황백호가 지닌 저 초인적인 힘에서 나오는 거 아닌가?”
“맞습니다. 다만 황백호가 동료들에게 심적으로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 상호 영향력이 어떠한 형태인지를 파악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조속히 황백호에게 접촉하여 대화를 시도해볼 계획입니다.”
증오만으로 움직이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 증오의 대상은 북한 노동당이다. 어쩌면 그는 미국과 친밀한 사이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황백호가 얻은 불가사의한 능력, 그 기적을 탐구하기 위해서라도 미국은 사활을 걸고 이 공작에 몰두해야 했다.
만약 그 기적의 비밀을 밝혀낼 수만 있다면, 하다못해 그 힘을 미국의 것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미국은 지금보다 더욱 위대해질 수 있을 테니까.
‘설악마스터…….’
모두가 직접적으로 말은 하지 않지만, 속으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설악마스터와 황백호가 서로 연관이 있을 가능성을.
평양을 향해 진격했던 2개 사단이 철저히 몰살되었다.
생존자는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았다. 황백호는 노동당 간부가 아닌 일반 병사들조차 살려 보내지 않은 것이다.
“당을 도와 총을 든 너희들 역시 당과 다를 바 없다! 한 놈도 살려두지 않을 것이다!”
증오심으로 똘똘 뭉친 황백호는 무기를 겨눈 이들에게 가차 없이 대했다. 무자비한 악귀 그 자체였다.
그쯤 되자 지방 군벌들에게도 황백호가 지닌 무위가 제대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군 수뇌부는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사람이 맨몸으로 기관총탄과 포탄을 버텨내고, 전차를 맨손으로 찢어발긴다는 게 어디 말이나 되는 이야기인가.
그러나 영상을 접한 순간 그들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조작된 영상이라며 거부하는 장성도 있었다. 하지만 황백호의 무력을 입증해주는 영상이 수십 개가 넘어가자, 도저히 진실을 거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거 사람이 맞긴 한 거요? 사람의 모습을 한 로봇 같은 거 아니오? 미국이 우리 공화국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말이오!”
“아무리 미제 무기와 그 기술력이 우월하다 하나, 저런 로봇을 만들어내는 게 가능하겠소? 전차포를 정면으로 맞았는데 어찌 멀쩡할 수 있단 말이오!”
평양이 완전히 무너진 상황에서 군 장성들은 갈팡질팡했다.
지금 북한은 사실상 무정부주의 사회에 접어든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들에게 명령을 내려줄 존재 자체가 없었으니.
본래 그들은 평양을 탈환하고 깃발을 꽂은 뒤, 제2의 북한 왕조를 세우겠다는 나름대로의 야심이 있었다.
하지만 전차 부대 2개 사단이 아무것도 못하고 박살나는 걸 본 지금, 그들은 패닉에 빠지고 말았다.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오.”
결국 그들은 최악의 수를 두고 말았다.
인간전차 황백호.
그의 존재는 더 이상 미국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아직 건재한 북한의 군 장성들, 중국, 러시아, 한국, 심지어 일본까지 그를 알고 있었다.
당연히 이 나라들은 발칵 뒤집혀서, 어떻게든 황백호와 접촉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재래식 무기가 전혀 통하지 않는 초인의 등장이라니.
그가 지닌 힘의 비밀을 조사하고 싶은 탐구욕, 그 힘을 자국으로 끌어들이고 싶은 욕망, 향후 그가 좌지우지하게 될 북한에 이권을 선점하고픈 정치적인 계산까지.
온갖 다양한 욕망이 부딪치며, 엄청난 긴장감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냈다.
한편 중국의 극단적인 선택에 백악관은 발칵 뒤집혔다.
“중국이 북한 문제에 개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막아. 엄중한 경고를 보내.”
“통하지 않습니다. 공산당 지도층의 의사는 확고합니다. 그들은 황백호가 보인 무위에 겁을 잔뜩 집어먹었습니다.”
중국은 미국을 가상적국이자 경쟁자이며 라이벌로 여기지만, 아직까지는 국력에서 상대가 안 됨을 인정하고 있다. 때문에 미국이 진지하게 움직일 경우, 공산당 지도부는 그 어느 때보다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그들은 미국과의 관계가 매우 불편해지는 일이 있더라도, 모든 것을 각오하고 북한 문제에 개입하기로 결정했다.
‘재래식 무기가 통하지 않는 초인.’
‘앞으로 생겨날 추종자들.’
중국 지도부는 황백호를 중심으로 결집될 정치 세력의 파급력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를 놔둘 경우, 단지 중국의 북한 장악이 물 건너가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추종자들의 영향력이 국경을 넘어 중국까지 침투하게 된다면, 무수한 인민들이 그의 영웅적 면모를 선망하게 된다면, 미래에 어떤 일이 닥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황백호를 움직이는 것은 증오심입니다. 중국은 그 증오가 자신들을 향하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황백호가 작정하고 중국에 침투해서 공산당 최고지도부를 노린다면, 죽음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전차포도 맨몸으로 버텨내는 사람인데?
굳이 수치로 따지자면 10% 미만의 위험이다.
하지만 중국은 그 10%의 위험성을 내버려둘 마음이 없었다. 미국과 불편해지는 한이 있더라도, 싹을 도려내기로 마음먹은 것이었다.
겸사겸사 살아남은 북한 군벌들을 회유하고 포섭한다면, 이전보다 더 강력한 영향력을 북한에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북한 문제에 개입하면 그때는 전쟁밖에 남지 않을 거라고 전하시오.”
트럼프의 단호한 음성을 들으며, 국무위원들은 대통령이 진심이라는 것을 느꼈다.
만약 미국의 엄중한 경고를 무시하면, 중국은 미국의 진정한 힘을 몸소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중국은 황백호를 놔두는 것보다 차라리 그게 더 낫다고 판단을 내린 것이고.
“7함대에 명령을 내리겠소. 전면전이라는 각오 하에 중국군의 북한 개입을 막으시오. 단 한 기의 중국 전투기와 장갑차도 국경을 넘지 못하게 막아야 하오.”
“알겠습니다.”
철저한 정보 통제가 이뤄졌지만, 지금 시대에 언제까지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다.
목숨을 건 종군 기자들의 취재 정신과 허술한 보안 등의 요인들이 겹치며, 황백호에 관한 정보가 일반 대중 사이에도 흘러들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 사람들은 영상을 보고도 믿지 않았다. 조작, 혹은 연출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영화의 한 장면이라거나.
그러나 북한을 놓고 벌어지는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며, 서서히 의심의 눈길을 보내기 시작했다.
“이거 보면 평양이 지금 완전히 무너진 건 사실인 것 같은데? 노동당 고위 간부들은 일가족까지 전부 처형되거나 외곽으로 도주했대.”
“혁명군 수장이 정치범 수용소에 있던 죄수 중 한 명이라던데. 맞아?”
“수용소를 탈출해서 며칠만에 노동당 고위층을 전부 몰살시켰다고? 평양 수복을 위해 달려온 전차 사단 2개도 모조리 날려버리고? 전부 다 말이 안 되잖아! 대체 혁명군에 그런 군력이 어디에 있는데? 미국이 도와주기라도 한 거야, 뭐야?”
“영상 전문가로서 한 마디 하겠는데 이 영상은 어디에도 조작된 흔적이 없다. 100% 리얼 다큐야.”
한국에서도 공론화되지는 않았지만, 수면 아래에서 그런 불안한 여론이 싹이 트고 있었다. 유튜브에서는 어렵지 않게 황백호가 활약하는 영상을 찾아볼 수 있었다.
비록 화질이 조악해서 얼굴을 제대로 알아보기는 어려웠지만, 포탄 세례 속에서도 사람이 맨몸으로 버티고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히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유지웅도 그 영상을 봤다. 정효주와 함께.
처음 영상을 접한 그들은 몇 번이나 다시 돌려봤다. 그리고 다른 영상들도 닥치는 대로 찾아서 봤다.
화질이 조악하여 얼굴은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이 영상이 결코 조작된 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웅아, 이거 혹시…….”
“맞아.”
유지웅은 영상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굳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이 사람, 탱커 각성자야.”
“이상해. 이 세계에는 괴수도 없는데 어떻게 된 거지?”
“우리의 원래 차원축에서는 괴수가 먼저 나오고, 그 다음에 레이더가 탄생했지. 그 순서가 뒤바뀐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다고 봐.”
“혹시 너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야?”
“아니야. 난 균열의 에너지를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어.”
정효주는 가볍게 주먹을 쥔 채, 영상 속의 탱커를 차분히 응시했다.
“탱커가 나왔으니 옐로 몹도 나올 수 있겠네.”
“클로즈베타 튜토리얼이 시작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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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황백호군, 나름 포스 넘치게 나왔습니다!
근데 냉정하게 현실 보정을 하자면 원래 세계관에서는 흔해빠진 초보 탱커 1일 뿐…
정공 멘탱, 부탱은커녕 막공도 못 들어감.
5인팟 서브탱으로 싹싹 빌며 들어가서 경험 쌓아야 하는 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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