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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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우니! 브라우니! 아니, 이놈은 또 어딜 간 거야.”
“강돈집에 간 것 같습니다. 거기 고기에 단단히 맛 들렸나 봅니다. 지금 SNS에 또 올라오고 있는데요?”
“나 참. 그놈 고기값 대느라고 제니스 컴퍼니가 거지되겠어요. 뭘 그렇게 처먹어대는 거야.”
“…….”
비서는 애써 표정을 관리해야 했다.
브라우니가 고깃집에서 먹어치우는 식대라고 해봤자 어차피 하루에 200만 원도 안 된다.
사람들에게는 돈을 아끼지 않고 조 단위로 쏟아부으면서, 정작 애완조가 먹는 백, 이백만 원은 엄청 아까운가 보다.
‘애완조가 맞긴 한 거야?’
시골 노인네들이 복날을 위해 기르는 개를 대하는 태도도 저보다는 따뜻하지 않을까. 식대 그거 얼마나 한다고.
유럽 대부호들은 애완견한테 한 해에만 수백만 불 이상씩 쓴다고 하는데 말이다. 자산이 몇 조 달러가 넘는 사람이 고작 사료값 몇백 만 원을 아까워하다니.
“할 수 없네. 그냥 전용기 타고 가야겠다. 걸프스트림 준비해줘요.”
“네, 의장님.”
최윤, 휘버, 니트로는 현재 브라질을 벗어나 연구소로 돌아와 있었다. 그 동안 연구소를 지키던 가렌이 브라질에 들어가 수색대 작업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중이다.
넷 중 가장 짬이 안 되다 보니 이런 자질구레한 일을 자의와 상관없이 떠맡게 된다.
유지웅은 북한에 있는 연구소로 향했다.
결정체 연구소는 제니스 타운과 북한에 각각 별개로 존재한다.
제니스 타운 연구소는 도시 중심부에 위치하고, 북한 연구소는 산속 깊숙한 곳에 존재한다. 전자는 안전한 이론연구 등에 치중해 있고, 후자는 위험한 실전 실험 위주로 운영한다.
때문에 이번에 발견한 알들과 부화한 괴수 새끼도 북한 연구소에 보관한 채 연구를 진행하는 중이었다.
“아, 오셨습니까.”
유지웅이 도착하자 최윤이 맞으러 나왔다. 휘버와 니트로는 보이지 않았다. 아마 괴수 새끼를 관찰하는데 열중하는 모양이었다.
“그놈은 어떻죠? 위험하진 않던가요?”
“특별한 공격성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정도가 1임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방어막은 존재하고 있습니다. 역시 괴수는 새끼 때부터 괴수인가 봅니다.”
“아직 브라질은 별다른 소식 없죠?”
“네, 처음 찾아낸 알 두 개가 전부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수색대도 조금씩 의욕을 잃는 느낌입니다. 아직 우려할 정도는 아닙니다만.”
“왜 그렇죠?”
“아무래도 무료봉사라서 그런 게 아닐까요?”
유지웅은 깜짝 놀랐다.
“아니, 먼 오지까지 와서 매일 쉬지도 못하고 힘든 수색작업을 하는데 보수가 없어요? 연합에서 안 준단 말입니까? 총사무장님, 이거 안 되겠네.”
우리 장태준 총사무장이 이렇게 악덕 고용주였을 줄이야!
유지웅은 그 자리에서 바로 장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의장님. 장태준입니다.」
“수색대 소속된 레이더들이 조금씩 의욕을 잃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게 우리 연합에서 수색대가를 지급하지 않아서 그렇다는 말이 있는데, 어떻게 된 거죠?”
「수색 대가는 정당하게 지급하고 있습니다. 미군 사병을 기준으로 1일 수당의 1.5배 정도 해당하는 금액을 머릿수에 맞춰서 지불합니다.」
레이드를 하는 것도 아니고 단순 수색 작업이기에, 이 정도 대가도 충분히 넘친다는 뜻이었다. 특히 제3세계 국가에서 온 레이더들 기준으로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돈이었다.
“그럼 뭐가 문제죠?”
「일반 레이더들한테 그 대가가 전부 돌아가지 않거나 아예 돌아가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요. 가난한 나라 같은 경우는 나라에서 전부, 혹은 거의 대부분을 가져가기도 합니다.」
“다이렉트로 지급하는 게 아니라 소속 국가에 주는 건가요?”
「아무래도 절차상 그렇게 진행해야 맞지요. 우리 연합에 지원을 하기로 약속한 주체는 각 소속 국가 정부니까요.」
“끄응…….”
그 말에는 유지웅도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장태준이 악덕 고용주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소속 국가가 악덕 정부였을 줄이야.
‘사병을 공짜로 쓰고 싶어 하는 것은 어느 나라든지 다 똑같구나. 우리 헬조선하고 별다를 게 없어.’
“수색대의 효율을 끌어올릴 방법이 없을까요?”
「수색대원들의 불만이 정점에 다다랐을 무렵, 은밀하게 채용 제안을 하려고 합니다.」
“채용 제안이요?”
「네, 우리 국제공격대연합 소속원으로 취직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하려는 거지요. 물론 범죄 경력 등 최소한의 검증은 거쳐야겠지만요. 그럼 연합 직속 공격대 자원을 다수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설마 그래서 일부러 수색대 레이더들이 수색 수당을 받지 못해서 불만을 품어도 모른 체 방관하신 건가요?”
「일단 그늘이 생겨야 반대로 빛이 부각되지 않겠습니까? 물론 우리 연합이 빛이 되어야합니다.」
“아아, 그저 빛태준…… 제가 그런 깊은 뜻도 모르고 수색대원들을 착취하는 줄 오해했습니다.”
「이제라도 아셨으니 되었습니다. 너무 그렇게 자책하지 말아주십시오.」
유지웅은 밀려오는 조그마한 감동을 훔치다가 말을 이었다.
“근데 지금 파견된 수색대원들은 전부 다 탱커 아니면 힐러인데요? 딜러는 거의 없잖아요?”
다른 나라들도 자국 괴수 방어는 해야 한다. 그래서 불필요한 잉여 자원만 파견을 한 것이다. 당연히 파견대 대부분은 탱커와 힐러로 구성되어 있다.
간혹 미국처럼 딜러를 파견한 나라들이 있긴 한데, 그것은 딜러가 남아돌아서가 아니다. 유지웅과 연합에 잘 보이고 싶은 마음, 그리고 과시하고 싶은 마음에서 그런 것이다.
“지금 파견된 수색대원들 직속으로 끌어들여봤자 딜러가 없으면 공격대 구성은 못하는 거 아닙니까?”
「딜러가 중요한 키인 건 맞습니다. 하지만 인프라를 먼저 확보하는 게 우선입니다. 충분한 탱커와 힐러, 그리고 전투 지원과 자금력, 조직력을 갖추고 있다면, 결국에는 딜러들이 알아서 찾아오게 될 겁니다. 그런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역시 그저 빛…… 제가 팀장님께 총사무장 지위를 맡겨드린 게 이번 달에서 가장 잘한 일인 거 같군요.”
「그런데 부의장님, 아기 1호는 언제까지 비밀로 숨겨야 하는 겁니까?」
아기 1호.
알에서 최초로 부화한 새끼 괴수를 일컫는 호칭이었다.
장태준은 남이섬에서 발견된 알에 관해 자세히 알고 있지만, 그 외의 이들은 아직 알지 못한다. 최윤은 백여 개의 알과 아기 1호에 관한 정보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는 중이었다.
“음, 그건 최윤 소장님이 결정한 사안이라…… 아무래도 서울에 큰 혼란을 줄 것이 우려돼서 그렇습니다. 물을 오염시키는 괴수 알이 백 개가 넘게 발견되었다면, 주변 시민들이 패닉에 빠질 게 뻔하잖습니까?”
자기 집 근처에 정체불명의 괴수가 살고 있고, 알을 백 개가 넘게 낳았으며, 그 알이 물을 먹지 못하게 오염시킨다?
당연히 도시에 패닉이 일어난다.
“그런 문제가 있다 보니 당분간은 비밀 유지를 해야 할 것 같네요. 아기 1호를 공개하면 아무래도 다른 정보들도 공개하게 될 상황이 올 수가 있어서요. 원인이 생길 요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입니다.”
「알겠습니다. 수색의 진짜 목적이 아기 1호의 성체를 찾는 걸로 변경된 것은 다른 나라가 모르도록 하겠습니다.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전화를 끊은 유지웅은 최윤에게 다시 시선을 돌렸다.
“좀 더 효과적으로 성체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아직까지는 특별히 생각나는 게 없어서요……. 일단 알이 발견된 지점을 중심으로 계속 수색을 하는 수밖에는 도리가 없어 보입니다.”
“이번에 드론은 몇 기나 가져 오셨죠?”
“600기 중 100기를 가져왔습니다. 나머지 500기는 여전히 아마존 우림을 스캔하며 결정 에너지 지도를 제작하는 중이고요.”
최윤은 100기의 드론 부대를 운용해서 남이섬을 중심으로 인근 지역을 샅샅이 뒤지는 중이었다. 브라질에서 했던 수색 작업과 달리, 이번에는 결정 에너지가 특별히 높은 지점을 찾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곳에 바로 괴수가 있을 테니까.
“현재까지 3지점을 발견했고, 내일 곧바로 수색대를 투입해 상황을 살펴볼 참입니다. 아마 그곳에 괴수가 있을 겁니다. 아기 1호의 성체인지 아닌지는 직접 보기 전까지는 판단할 수 없겠지만요.”
“드론이 실제 모습까지 촬영한 건 아닌 모양이군요.”
“관제를 가리는 장애물이 있어서요. 괴수가 외부에 자기 모습을 노출하지 않으면 드론이라고 해도 볼 수가 없지요. 그렇다고 고도를 낮춰서 접근했다가는 괴수한테 역으로 망가질 우려가 있어서 말입니다.”
“에이, 그깟 드론 한 기 얼마나 한다고 그런 걸 신경 쓰세요. 그냥 사진 몇 방 찍고 장렬히 산화하면 충분히 자기 몫을 다한 것 같은데.”
브라우니가 들었으면 땅을 치고 통곡을 했으리라.
하루에 200만 원도 안 되는 식대를 가지고 파산하겠다고 구박하면서, 정작 15억짜리 드론을 날리는 것은 관대하다니…….
유지웅은 최윤으로부터 남이섬 수색 작업이 현재까지 얼마나 진행되었으며, 앞으로 어떻게 할 계획인지 잠정적인 보고 내용을 들었다.
“무엇보다 제니스 타운 상수도원을 지키는 게 급선무인 듯합니다. 사실 서울 상수도원이 오염됐다고 해서 우리 회사에 피해가 오는 것은 아니니까요.”
오히려 서울 기피 현상이 심해질수록 제니스 컴퍼니, 타운에는 더욱 이익이다. 그만큼 유용한 인재들의 탈서울화, 제니스 타운 집중화가 가속화될 테니까.
도시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언제나 사람이다.
인구가 얼마나 많이 몰려 있느냐가 바로 그 도시의 절대적 가치를 결정하는 법이다.
“그래서 상수도원 근처에 지룡이를 배치했습니다. 지룡이가 은근히 자기 기운을 퍼트리게 했어요. 영역 표시를 확실하게 해둔 셈이죠.”
“아, 그럼 효과가 있습니까?”
“네, 효과가 확실하더군요. 제니스 타운 근처에는 괴수들이 얼씬거리지도 않습니다.”
사실 거짓말이었다.
지룡이를 배치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눈속임에 불과했다.
진짜 배치한 것은 바로 설악산반달곰 괴수이자 여의도반달곰이라는 별명을 얻은 괴수 2호, 토르다.
본래 설악산에서 금괴가 보관된 비밀 금고를 수호하는 사명을 띠고 있었다.
하지만 수질 오염 원인이 괴수 알로 밝혀진 이후, 유지웅은 토르를 제니스 타운으로 이주시켰다. 정확히는 타운 내부에 있는, 구 영암군 지역의 월출산국립공원에 갖다 놓았다.
제니스 타운 상수도원과는 상관없는 지역이지만, 토르의 영역이 워낙 넓다 보니 괴수들이 상수도원까지 얼씬도 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월출산반달곰이라고 불러야겠네. 그나저나 금괴도 다 가져와야 할 텐데…… 그냥 우리 집에 갖다 놓을까? 그만한 공간이 있으려나?’
북한에 5,000톤의 금괴를 갖다 주긴 했지만, 아직 상당량의 금괴가 설악산 지하 동굴에 남아 있었다.
“제가 장담합니다. 성체가 어떤 놈인지는 모르지만 제니스 타운은 이미 지룡이라는 강력한 괴수가 점령했다고 생각해서 접근하지 않을 겁니다.”
“다행입니다. 그나저나 여기 북한도 어떻게 좀…… 북한에 같은 일이 생기면 최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