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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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야.”
강서우는 저도 모르게 얼빠진 탄성을 냈다.
대야에 담긴 술은 10병, 1/3을 비웠으니 소주 3병 정도 양을 한 번에 마셔버린 셈이다.
시원스럽게 마시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마른침이 넘어갔다. 새가 술 마시는 모습에 덩달아 마시고 싶다는 기분이 이렇게 강하게 들기도 힘들 텐데.
‘어쩜 저렇게 먹음직스럽게 먹을 수 있지?’
고기를 뜯고 있는 걸 보고 있으니 저절로 침이 꼴깍 넘어간다.
그나저나 저 구운 알은 어디서 가져온 것일까?
원래 외부 음식은 반입이 안 되지만, VIP한테 그런 지적을 할 마음은 없었다.
혼자 와서 고기 100인분을 주문한 사람한테 알 몇 개 가지고 ‘외부 음식은 반입 안 됩니다.’라고 항의한다면, 장사를 할 태도가 안 된 것이다.
사람이 아니라 닭이지만, 아무튼.
어느덧 식당 내의 모든 손님들이 젓가락을 놓은 채 브라우니를 지켜보고 있었다.
브라우니는 세 개의 테이블을 쉴 새 없이 왔다 갔다 하며 고기를 구웠다. 날개를 파드득거리며 날아서 앞발로 고기를 내려놓고, 굽고, 뒤집고, 자르고 하는 모습이 무척 능숙하다.
그걸 보고 모두 비슷한 생각을 했다.
‘안 뜨겁나?’
숯불에 달궈진 불판을 발톱으로 저렇게 만지작거려도 뜨겁지 않은가?
‘저걸 다 먹을 수는 있는 거야?’
산더미처럼 쌓인 고기는 브라우니의 몸집보다 훨씬 컸다.
저게 과연 다 들어가기는 할까 싶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이다.
놀라움은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저 알은 대체 뭐지?’
‘이 은은한 맛있는 냄새…… 왠지 자꾸만 끌리는데?’
사람들의 시선이 알 구이 요리로 향했다.
다섯 개의 알 중 두 개는 구운 것, 그 중 하나는 브라우니가 첫잔에 먹어버렸다. 그리고 남은 알 구이에서 맛있는 냄새가 솔솔 퍼져 나온다.
사람들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어떤 이들은 대놓고 입맛을 다시기도 했다.
‘저 알 구이요리…… 왠지 맛있어 보이는데?’
‘와, 냄새가 사람을 환장하게 하네. 저거 대체 무슨 알이야?’
‘알이 꽤 큰데, 대체 어떤 새 알이지?’
‘새가 새 알을 먹는 거야?’
브라우니는 고기를 먹는 틈틈이 중간중간 알도 깨서 먹었다.
구운 알은 그대로 껍데기를 벗긴 다음 내용물을 먹었고, 굽지 않은 알은 껍데기를 깨서 안의 내용물을 구운 갈비에 발라서 먹었다.
날것 내용물을 구운 고기에 바르자 미치도록 맛있는 냄새가 풍겼다. 냄새를 맡은 손님들의 표정이 마치 약이라도 한 것처럼 몽롱하게 변했다.
그렇게 브라우니는 고기 100인분을 깨끗하게 비웠다. 중간에 소주도 계속 추가하는 바람에, 가게에서는 술이 동나서 급히 새로 발주를 넣어야만 했다.
멍하니 지켜보던 강서우는 브라우니가 후다닥 날아서 밖으로 나가버리자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
“아, 계산 안 했는데!”
무전취식이라니! 돈을 못 받다니!
어찌 해야 하나 강서우는 잠시 생각했다.
‘그냥 받지 말까?’
고기 100인분에 소주 80병. 152만 원이다.
사실 그 정도는 아깝지 않다. 자기가 브라우니한테 샀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이런 좋은 기회를 마련해준 유지웅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있다.
하지만 제니스 컴퍼니 인사부 직원의 말이 생각났다.
‘정직하게만 하시면 됩니다. 줄 것도 정직하게, 받을 것도 정직하게. 내가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포기하지 마세요. 그게 쌓이면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진상 손님을 만나게 되더라도 더럽다고 피하지 말고 악착같이 싸워서 받을 건 받아내라는 의미였다. 진상 손님을 봐주게 되면 다른 사람들이 그로 인한 피해를 보게 될 테니.
그 말을 떠올린 강서우는 제니스 컴퍼니 인사부 직원이 준 명함을 찾았다.
전화를 걸자 직원이 반갑게 받았다.
「아, 강 사장님. 오랜만입니다. 별 일 없으셨어요?」
“네, 대리님도 잘 지내셨나요?”
「저야 늘 바쁘죠. 그런데 어쩐 일로 전화를 다 주셨습니까?」
“사실은…….”
자초지종을 설명하면서도 강서우는 걱정이 되었다.
말 못하는 치킨이 가게에 혼자 찾아와서 양념갈비 100인분과 소주 80병을 먹고 갔다는 말을 과연 누가 믿을 것인가? 직접 보고 겪은 자신도 다시 생각해보니 꿈을 꾼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혼란스러운데?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아, 그럼 총 밥값이 얼마인가요? 제가 바로 회사 비용으로 결제해드리겠습니다.」
“배, 백오십이 만원입니다.”
「계좌번호 문자로 넣어주시면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제 돈 아니고 회삿돈이니 부담 갖지 마시구요. 앞으로도 브라우니가 혼자 밥 먹으면 달아두셨다가 저한테 청구해주세요.」
“알고 계셨습니까?”
「그럼요. 방금 SNS에 올라왔거든요. 양념갈비 먹는 브라우니라고 지금 유명합니다.」
전화를 끊고 계좌번호를 문자로 보내놓고 나니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잠시 후 스마트폰이 진동하며 입금되었다는 내용의 문자가 날아왔다.
“혼란하다, 혼란해.”
다음 날, 브라우니가 다시 나타났다.
강서우는 이번에는 좀 더 의연하게 브라우니를 맞이할 수 있었다. 일반 손님을 맞이하듯 직접 브라우니를 단체석으로 안내했다. 어제 브라우니가 이용했던 바로 그 자리였다.
“알?”
오늘도 브라우니는 알을 가져왔다. 이번에는 여섯 개였다.
그중 3개는 바싹 구워져 있었고, 나머지 3개는 날것 상태였다.
강서우는 대체 어디서 저 알을 구했는지 궁금한 마음이 생겼다. 알에서 풍기는 맛있는 냄새가 군침을 돌게 만들었다.
“이거 무슨 냄새에요? 저 알에서 나는 건가요?”
“저 알 요리도 주문하고 싶은데요.”
“네? 주문 안 되는 거라고요? 외부 음식이라고요?”
외부 음식 반입을 왜 허용했느냐는 불만은 없었다. 그저 알을 주문할 수 없다는 것에 안타까워하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날도 브라우니는 알 여섯 개와 고기 100인분을 먹고 일어났고, 강서우는 제니스 컴퍼니 직원에게 식비를 청구했다. 물론 10분도 지나지 않아 식비는 정상적으로 입금되었다.
브라우니는 그 다음 날도 왔다.
그리고 그 다음 날도…….
매일 같이 알 여섯 개를 가져와서 고기에 곁들여 먹는 것을 보고, 강서우도 더 이상 참지 못했다.
브라우니가 혼자 온 넷째 날, 강서우는 마침내 용기를 내어 브라우니에게 말을 걸었다.
“브라우니, 혹시 그 구운 알 나도 먹어볼 수 있을까? 대신 서비스로 고기 10인분 줄게.”
말을 알아듣는 게 분명하니, 문제는 없겠지?
브라우니가 고기를 굽다 말고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 눈빛은 마치 ‘이게 그렇게나 먹고 싶나?’라고 바라보는 듯했다.
마침내 브라우니가 구운 알 하나를 발톱으로 쥐고 내밀었다.
강서우는 조심스럽게 알을 받아들고, 껍데기를 벗겨냈다.
노릇노릇하게 익은 알 내용물이 드러나자 저절로 군침이 넘어갔다. 설명하기 힘든 향긋하고 맛있는 냄새가 온몸의 감각을 일깨운다.
냄새나 생긴 것만 보면 극상의 진미다. 하지만 과연 맛은 어떨까?
‘브라우니의 고기 굽는 솜씨는 초일류다. 녀석의 입맛은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아. 그렇다면 이 알 요리도 엄청 맛있을 게 틀림없어.’
식당의 모든 이들이 지금 이 순간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게 느껴졌다. 직원이고 손님이고 구분이 없었다.
지난 며칠 동안 강돈집의 미스터리이자 바이블이었던 바로 이 신비한 알 요리.
그들을 대표해서 자신이 이 신비를 탐험할 자격을 얻은 것이다. 그리 생각하니 저절로 태도가 경건해졌다.
그는 겸허한 마음으로 알을 한 입 베어 물었다.
‘……?’
그 순간 그의 표정이 확연히 변했다. 형언하기 힘든 놀라운 감정이 눈빛에 떠올랐다. 지켜보던 사람들은 조마조마해서 그의 반응을 기다렸다.
“마, 맛있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맛있어! 브라우니! 이, 이런 알을 대체 어디서 구한 거야?”
브라우니는 태연히 지켜보다가 다시 고기 굽는데 열중했다.
「후후, 꼭꼭 숨겨두길 잘했지.」
브라우니는 오늘도 제니스 타운을 나서서 서울로 향했다.
강돈집을 가기 전 녀석은 반드시 서울을 먼저 들린다. 정확히는 서울 동쪽에 있는 남이섬 부근의 강바닥이다.
남이섬 부근의 강바닥으로 입수한 브라우니는 예정했던 지점에 이르자 땅을 파헤쳤다.
곧 흰 알들이 쏟아져 나왔다. 어림잡아도 수백 개 이상은 되어 보인다.
알 몇 개를 꺼내 쥔 후, 브라우니는 큰 돌로 다시 잘 덮었다.
「주인님도 너무하시지. 겨우 다섯 개 밖에 허락하지 않으시다니. 역시 숨겨두길 잘했어.」
사실 브라우니는 처음 남이섬을 뒤졌을 때 강바닥에 묻혀 있는 수많은 알을 발견했다.
녀석은 본능으로 알 수 있었다. 이 알들은 아주 맛있다는 것을.
그래서 백여 개 정도만 슬쩍 빼서,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 강바닥 큰 바위 사이에 두었다. 마치 처음부터 그곳에 존재하고 있었던 것처럼 위장한 것이다.
그의 주인이 어떻게 나오나 하고 반응을 보려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그런 결정을 한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었다.
「이 맛있는 걸 겨우 다섯 개 밖에 허락하지 않으시다니…… 너무하셔.」
절반 정도만 허락했어도 이 모든 걸 주인님에게 갖다 바쳤을 것이다.
하지만 주인님은 백여 개 중에 겨우 다섯 개 밖에 허락하지 않았다. 때문에 브라우니도 눈물을 머금고 이 알들의 존재를 밝히지 않은 것이다.
덕분에 팔당호 오염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긴 하지만,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주인님도 근본적인 원인을 밝혀내지 않으면 소용이 없을 거라고 했다. 알이 여기 말고 다른 곳에서도 발견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알 여섯 개를 꺼내든 브라우니는 다시 빠르게 날아서 제니스 타운으로 돌아왔다.
강돈집을 찾자 이제는 강서우 사장이 태연히 반겨준다. 물론 가게에 들어오기 전, 자신의 불꽃 숨결을 이용해서 세 개의 알은 바짝 구웠다.
어제 구운 알을 맛보여준 게 요원했는지, 구운 알을 바라보는 강서우 사장의 표정이 예사롭지 않다.
브라우니는 어제처럼 고기와 술을 주문하고, 숯불이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숯불이 들어왔고, 브라우니는 능숙하게 고기를 구웠다.
헌데 오늘따라 강서우 사장이 일은 보지 않고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일반인이라면 충분히 부담스러울 만큼 노골적인 시선이었다.
브라우니는 왜 그런지 몰라 갸웃거렸다.
혹시 이 알을 더 먹고 싶어서 그러는 것인가?
‘그건 안 되지!’
한 번 맛보여줬으면 됐지, 알을 더 달라고 하는 것은 너무한 일이다.
고기 10인분을 서비스로 받으면 뭐 하나, 어차피 결제는 회사에서 해주는데. 브라우니 입장에서는 엄연한 손해다.
“브라우니.”
빤히 지켜보던 강서우 사장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브라우니는 쉴 새 없이 고기를 뒤집던 발톱질을 멈추고, 조금 긴장해서 강서우를 바라봤다. 이글거리는 눈빛이 심상치 않은 느낌을 준다.
“그 알 요리 말인데…… 어디서 구해오는지 알 수 없을까?”
「…….」
“아니, 어디서 구해오는지는 안 알려줘도 돼. 대신 내가 너한테 꼭 제안하고 싶은 게 있다.”
강서우는 자세를 낮춘 채 한껏 진지하게 말했다.
“나랑 동업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