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635)
나는 귀족이다 1538화
[헬조선 편]
94장 신 한중일 관계(8)
총리부는 당황하지 않았다.
극단적인 방해가 있을 거라고 예상 했고, 중앙은행으로 오는 도중에 군 인들의 이동 정보 역시 접했기 때문 이다.
즉 중앙은행에 도착하기 전에 은행 이 봉쇄된 것을 총리부는 이미 알고 있었다.
‘중앙군 소속 탱커들이군.’
총리부 조정실장의 눈이 매섭게 빛 났다.
중앙은행을 둘러싼 군인들 중 일부 는 그도 얼굴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같이 탱커들이 었다.
아마 얼굴을 모르는 그 외의 군인 들 역시 탱커일 것이다.
‘황백호 통령 각하, 작정하고 은행
을 봉쇄하셨군요. 어떤 일이 있더라 도 금 이전은 막겠다, 이겁니까.’
조정실장은 속으로 비웃음을 머금 었지만, 겉으로는 분노한 표정을 연 기했다.
“이건 정당한 법 집행 방해행위입 니다! 난 유지웅 총리 각하의 지시 를 받고 있습니다!”
“난 통령 각하의 지시를 받고 있 소!”
“……I”
….
팽팽한 기 싸움이 벌어졌다.
양측 모두 언제든지 무기를 꺼내 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잔뜩 긴 장한 채로 상대 진영을 노려보았다.
조정실장이 먼저 한 발짝 물러났 다.
“총리 각하께서 이 일을 묵과하지 않으실 겁니다.”
전력 차이는 누가 봐도 현저하다.
만약 직접적인 충돌을 일으켰다면, 아마 수송대의 피해가 압도적일 것 이다.
“어쩔 수 없다! 모두 복귀한다!”
조정실장의 명령에 아무도 반발하
지 않은 이유였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임이 명백했으 니까.
한편 철수하는 금 수송대를 보는 통령부 인물들의 표정도 그리 좋지 는 않았다.
금 반출을 막은 것은 당연하지만, 그 수단이 군인 동원을 통한 물리적 위협이라니.
‘이것은 통령 각하가 총리 각하를 군사력으로 위협한 것이나 마찬가지 다.’
원칙적으로는 총리가 제아무리 경 제개발 총책임자라 한들, 필요할 때
에는 통령이 개입이나 협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통령은 군인까지 동원해서 금 반출을 막았다.
이는 총리가 더 이상 통령의 어떤 명령이나 지시도 듣지 않음을 뜻한 다.
즉 두 사람은 이제 대화로 풀어나 갈 수 있는 단계를 한참 전에 지나 친 것이다.
‘나라를 다시 일으킨 두 국부가 서 로 반목하고 있으니…… 이 나라가 어찌 되려는 것일까.’
통령부 인사들의 가슴에 가득 고인
근심이 었다.
“조만간 유혈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르겠다. 단단히 각오를 해야겠어.”
총리부의 금 반출을 통령부가 군을 동원해서 막았다.
주민들은 물론이고 외신들도 이 사 태에 얽힌 정치적 의미를 해석하느 라 바빴다.
여러 가지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한 가지만큼은 모두가 공평하게 동
의했다.
“황백호 통령과 유지웅 총리는 이 제 원수보다 못한 사이가 되고 말았 다.”
“두 사람 사이에 극적인 화해는 이 제 있을 수 없다.”
“사실 처음부터 이런 일은 예견돼 있었다. 권력이란 원래 혈육 간에도 나눌 수 없는 법, 공화국의 모든 것 을 책임지는 유지웅 총리와 그에 대 해 경쟁의식을 품은 황백호 통령은 언제고 등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평양은 이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 같은 분위기로 뒤덮였다.
거리에는 통령부와 총리부 인원들 이 서로 경쟁하듯 순찰하며 구역을 점령했고, 주민들은 괜히 그들의 충 돌에 휘말릴까 두려워하며 외출을 삼갔다.
해외 사업가들 역시 비즈니스호텔 에서 절대 벗어나지 않은 채 돌아가 는 사태를 주시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북한에 체류 하는 해외 사업가들이 아직 출국을 하지 않고 기다린다는 점이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총리부의 승리를 확신했다.
“유지웅 총리가 무조건 이기지.”
“뭐로 보나 황백호 통령은 유지웅 총리한테 비빌 수가 없어.”
“막말로 유지웅 총리의 말 한마디 면 미군이 북한 전역에 상륙할 텐 데, 이게 싸움이 되겠어?”
“그래도 북한 탱커들이 황 통령을 마음 깊이 따르고 있다는 변수가 있 으니까……
“설마 겨우 그거 하나 때문에 유지 웅 총리가 진다는 건가?”
“그건 아니고, 예기치 못한 추가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거지. 아마 피해자는 북한 주민들이 될 테고.”
“그건 맞네.”
그 와중에 드디어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통령부에서 총리부를 급습하는 일 이 벌어진 것이다.
탱커로 구성된 군인들은 총리부를 급습, 출입을 완전히 통제하고 총리 부의 모든 인원들을 포박했다.
그리고 총리부의 컴퓨터 전산자료 등 모든 행정자료, 기밀자료를 몰수 했다.
이와 같은 일은 매우 빠르게, 그리 고 은밀하게 행해졌기에 북한 주민 들은 총리부가 점거당한 지 며칠이 지나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사건이 알려지게 된 것은 분노에 찬 유지웅의 항의 발언이 쏟아진 이 후였다.
“총리부를 점거한 반역자들은 지금 당장 투항하라! 그럼 목숨만은 살려 주겠다!”
분노 가득한 유지웅의 얼굴에 속보 로 나왔을 때, 북한 주민들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드디어 올 것이 왔나 하고 굳은 얼굴로 사태를 맞이할 수 있었 다.
“통령부에서 총리부를 힘으로 점거 했다는군.”
“통령부 녀석들, 기어이 일을 벌이 는구나.”
“총리 각하께서 반역자들이라고 맹 비난을 하셨어. 이제는 정말 돌이킬 수가 없게 됐어.”
“언제는 돌이킬 수 있었나? 이미 예고된 사건이었어. 언제 터질지 타 이밍만 재고 있었지.”
“반역자라는 말까지 들은 이상, 통 령 각하도 이제는 겉으로 적극 움직 일 수밖에 없게 됐어.”
이제는 서로 칼을 겨누는 일만 남 았다.
북한 주민들은 곧 조국을 덮칠 커
다란 시련을 느끼고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내전이다.”
북한의 중앙군 병력이 속속들이 움 직이기 시작했다.
대외적으로는 작전훈련의 일환이라 고 하지만, 예정에 없던 갑작스러운 대훈련을 보고 누구도 그 말을 믿지 않았다.
내전을 대비해서 황백호 통령이 병
력을 평양에 집결하는 것이라고 생 각했다.
한편 유지웅 총리는 총리부 관저에 틀어박힌 채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총리 각하는 피신하셔야 하는 거 아닌가?”
“지금이라도 빨리 평양을 벗어나셔 야만 해. 평양 전체가 포위되면 통 령 각하라도 힘들어져.”
“탱커만 2만 명 이상 모인다고 하 는데, 아무리 통령 각하가 1인 공격 대 군단이라고 해도 그 많은 수를 상대로는 버틸 수 없을 거야.”
“총리 각하는 왜 피신하시지 않는
거지?”
다들 불안해하는데, 경악할 만한 소식이 남쪽에서 들려왔다.
한국의 국군 역시 대대적인 북진을 앞둔 것처럼 보이는 움직임을 개시 한 것이다.
탱커 위주로 구성된 기동군단이 구 비무장지대 주변에 집결한다는 소식 이 들려왔다.
한국군은 굳이 움직임을 감출 필요 도 없다는 듯이, 군 병력의 움직임 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군병력의 대다수가 탱 커 위주의 기동대대라는 것도 여지
없이 밝혔다.
누가 봐도 대 탱커군단 전투를 위 한 편제였던 것이다.
그제야 북한 주민, 한국 국민들은 왜 유지웅이 평양 총리부 관저에서 움직이지 않는 것인지 알 수 있었 다.
“끝장을 보려는 거구나.”
“이 기회에 작정하고 끝을 보겠다 는 거야.”
“이제 유혈과 숙청은 피할 수 없 어. 그리고 그 대상은……
아마도 황백호 통령이 되겠지.
미국과 전 세계의 지원을 등에 업 고 있으며, 신수의 가호까지 받는 인물이다. 본인이 지닌 무력 역시 인류 최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 도.
과연 자가 치유 능력을 지닌 최초 의 탱커(라고 알려진) 황백호가 유 지웅을 이길 수 있을 것인가?
외신들은 이제 흥미로운 스포츠를 보듯이 하루가 멀다 하고 매일같이 평양의 상황을 보도했다.
세계 시민들은 언제 내전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일촉즉발의 분위기를 즐겼다.
한국 국민들 역시 북한이 완전하게 유지웅의 품에 들어오는 것이라 여 기고, 그에 대해 저마다 다양한 감 정을 품고 있었다.
담성그룹 회장 이형원도 그중 하나 였다.
“유지웅 의장이 이기겠지?”
“물론입니다. 애초에 모든 면에서 상대가 안 됩니다. 지금 황백호 통 령은 마지막 발악을 하고 있는 겁니 다.”
담성그룹의 공격대 자원을 관리하 는 박철원 부회장은 볼 것도 없다는 듯이 자신 있게 단정했다.
“황 통령은 지금 단단히 오판하는 겁니다. 제가 황 통령이라면 지금이 라도 물밑에서 열심히 화해를 추진 할 겁니다.”
“겉으로는 병력을 모으면서 수면 아래에서는 끊임없이 협상 중일 가 능성도 있지 않나?”
“우리 그룹에 수집한 정보에 따르 면 통령부와 총리부는 일절 대화가 없다고 합니다. 양측 진영 모두 상 대에 대한 적개심과 증오를 불태우 고 있습니다.”
“흐응, 과연 유지웅 의장이 북한을 완전히 손에 넣으면 어떻게 될
지……
지금도 한국에서는 언터처블이자 신적인 존재나 다름없는데, 북한을 오롯이 손에 쥔다면?
김씨 왕조를 능가하는 유씨 왕조가 새로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심지어 국민들 모두가 자발적으로 충성하고 흠모하는, 그런 단단한 지 지층을 가진 절대군주.
총리 관저에서 꿈쩍도 않던 유지웅
은 마침내 점거된 총리부 건물로 향 했다.
참고로 관저와 총리부는 불과 200 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다.
총리부를 포위하고 있던 통령부 측 군인들은 유지웅의 모습을 보고 깜 짝 놀라 부산을 떨었다.
“유, 유지웅 총리 각하께서 오고 있다! 빨리 위에 보고해!”
“어떡하지? 막아야 합니까? 우리가 막을 수 있습니까?”
“생각하지 마! 그저 명령에 따르는 거다! 우리는 군인이야!”
“하지만 총리 각하께서는 이 나라
를 지탱하시는 국부이신데……
통령부 군인들은 패닉에 빠졌다.
아무리 시키는 대로 따르는 게 군 인의 숙명이라지만, 유지웅을 직접 눈앞에서 보니 혼란을 피할 수 없었 다.
혼자서 뚜벅뚜벅 정문 앞까지 온 유지웅은 잠시 총리부를 둘러보고는 있는 힘껏 외쳤다.
“제군들은 지금 뭣들 하는가! 왜 아직까지 꾸물거리고 있는 거냐!”
군인들의 표정에 황당함이 서렸다.
자신들에게 하는 말 같은데, 무슨 의미인지 전혀 종잡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저게 무슨 말이지?”
“글쎄. 우리한테 하는 말 같긴 한 데…… 꼭 우리가 휘하부대라도 되 는 것처럼 말하는 게 이상한데?”
“아직까지 꾸물거리냐는 말이 뭔가 조금……
그때 였다.
“연대장님! 통령부에서 온 명령입 니다!”
“뭐? 통령부에서 온 명령이라고?”
“네! 즉시 총리부에서 철수하고, 유지웅 총리 각하의 지휘를 받으라
는 내용입니다!”
“뭐야?”
“통령 각하께서 암살 피습을 당하 셨고, 범인은 압록강을 넘어 달아났 습니다! 배후에는 중국이 있는 것으 로 보이며, 우리 부대가 총리부를 습격한 것도 중국에 포섭된 군인들 의 농간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지휘관의 부릅뜬 눈이 잔뜩 충혈되 었다.
꾸깃 쥔 주먹에 잔뜩 힘이 들어간 다.
“설마, 통령 각하께서 그동안 줄곧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셨던 이유가
진상 파악을 위해서……. 이 모든 게 중국의 이간질이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