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754)
00754 최후의 질문 =========================================================================
황금빛 광채가 망치를 뒤덮고 있는 모습은 홀릴 듯이 아름다웠다. 모두가 망치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어떤 대원들은 저도 모르게 망치에 가까이 발을 뻗었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멈추기도 했다.
폭발적인 힘이 느껴진다. 과연 저건 얼마나 대단한 에너지를 그 안에 가득 품고 있을 것인가.
“철희야.”
“응? 형, 왜?”
“한 번 들어 봐.”
“알았어.”
김철희가 조심스럽게 다가가 손을 뻗었다. 과연 이 대단한 무기를 자신이 만져도 될지 황송스럽기까지 했다. 자루를 쥔 그는 힘을 주어 망치를 들어 올리려고 했다.
그러나.
“으으윽! 으으으! 으으으으!”
망치는 아무리 힘을 주고 용을 써도 들어 올릴 수가 없었다. 김철희는 이마에 땀까지 맺힌 채, 온힘을 다해 망치를 들어 올리려고 했다. 그러나 어림도 없었다.
“형! 이거 들 수가 없어. 너무 무거워.”
“무거워?”
“어. 너무 무거워.”
김철희가 들지 못할 정도로 무겁다면 낭패 아닌가. 유지웅은 얼굴이 구겨져서 자루에 손을 뻗었다.
그런데…….
“웬 엄살이야? 가볍기만 한데?”
“어?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지?”
김철희는 당황했다. 자신이 그렇게 힘을 쓸 땐 꼼짝도 안 했는데, 유지웅이 손을 대니 가볍게 들린 것이다.
허공에서 망치를 몇 번 가볍게 휘두르던 유지웅은 이번에는 정효주에게 넘겼다.
“효주야, 너도 한 번 들어 봐.”
망치를 넘겨받은 정효주는 마찬가지로 사뿐하게 허공에 대고 휘둘렀다.
“가벼운데?”
“이, 이상하네. 다시 한 번 줘봐.”
“자, 여기.”
조심조심 망치를 건네받은 김철희는 정효주가 손을 떼기 무섭게 그대로 넘어지고 말았다. 망치가 만근처럼 무거웠기 때문이었다. 땅에 부딪치기 직전 놓치지 않았으면 아마 손을 크게 다쳤을지도 몰랐다.
그 모습에 유지웅과 정효주도 당황했다.
“왜 그러는 거야? 장난하는 거 아니지?”
“아니야. 진짜로, 엄청 무거워! 다른 사람들더러 한 번 들어보라고 해.”
“말도 안 돼…….”
결국 다른 대원들도 차례로 나서서 들어보았지만, 마찬가지로 아무도 망치를 들지는 못했다. 탱커들 여러 명이 힘을 합쳐 들어 올리려고 했지만 땀만 뺐을 뿐 보기 좋게 실패했다.
망치는 유지웅과 정효주만 들 수 있는 게 분명했다. 그렇다면 어째서?
“오리나가 사용자 권한이 없는 인물의 손길을 거부하는 것이 아닐까요?”
“하지만 전 사용자도 아닌데…….”
“두 분의 체내에 있는 레드 결정체는 본질적으로는 하나이니, 오리나가 같은 인물로 인식하는 건지도 모릅니다.”
“그럴까요? 오리나? 오리나? 들리니? 들려?”
유지웅은 노크하듯이 망치에 대고 몇 번 두드리며 물었다. 하지만 망치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가사 상태와 유사한 상태라더니 정말인가 보다.
“그래, 아무튼 이 녀석이 레드 결정체로 만든 울트라 장비라 이거지?”
유지웅은 망치를 이리저리 휘둘러보다가 넓은 들판을 향해 수직으로 힘차게 내리쳤다.
콰과광!
하늘이 찢어지는 굉음이 망치에서 울려 퍼졌다. 사방천지가 뒤흔들리며, 망치에서 뿜어져 나온 황금빛 광채가 일직선으로 쭉 뻗어나갔다. 광선은 지평선 너머에 있는 산에 직격했고, 산은 그대로 둘로 쪼개졌다.
“…….”
“…….”
모두 할 말을 잃었다. 망치가 뿜어낸 빛은 산을 수직으로 잘라버렸다. 베어냈다기보다는 중심부를 그냥 날려버린 것이다. 그것도 엄청나게 큰 산을!
“가, 가볍게 휘둘렀을 뿐인데…….”
“그럼 이번에는 제대로 휘둘러보십시오.”
장태준이 얼른 나섰다. 전투를 위해서는 망치의 위력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다.
당황해서 식은땀을 흘리던 유지웅은 곧 진정하고 정신을 집중했다. 두 손으로 망치를 쥐고, 경건한 마음으로 망치를 힘껏 내리쳤다.
쿠아아앙!
어마어마한 굉음이 사방을 찢어발겼다. 대원들은 혼이 빠져서 뒤로 밀려났다. 망치에서 뿜어져 나온 충격파는 실로 무시무시했다.
결과는 실로 놀라웠다. 아까 유지웅이 갈라놓은 산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대폭발을 일으킨 것도 아니고 불에 타버린 것도 아니다. 망치가 뿜어낸 빛이 태산을 통째로 날려버리고 만 것이다.
“이야……. 이거 무시무시하네요. 완전히 전략무기급인데요?”
유지웅은 감탄해서 휘파람을 불었다. 망치는 정말 어마어마한 힘을 품고 있었다. 이 망치만 있으면 로버를 상대로도 결코 밀리지 않을 것만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좋아! 이제 이 망치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도록 연습을 하면…….”
“앗!”
그때 갑자기 나미가 소스라치게 놀라 외쳤다. 유지웅은 무슨 일인가 해서 돌아봤다. 나미가 다급히 불렀다.
“피해요! 어서!”
“네? 무슨…….”
그가 미처 말을 끝맺기도 전에 정효주가 번개처럼 달려들어 그를 껴안고 뒤로 빠졌다. 푸른 빛을 머금은 거대한 칼날이 허공에서 갑자기 나타나 그가 있던 자리를 베었다.
땅바닥에 예리한 상처를 남긴 칼날이 서서히 올라갔다. 그제야 유지웅은 볼 수 있었다. 암흑의 안개를 온몸에 갑옷처럼 두른 거인의 모습을.
“로, 로버!”
“어, 어디서? 어떻게?”
대원들은 경악해서 외쳤다. 그들은 서둘러 방어진형을 짜며 전투 준비를 갖췄다. 최윤 등 과학자들은 얼이 빠져서 도망칠 생각도 못한 채 굳어 있었다.
“비전투 인력은 서둘러 피하세요! 이곳을 이탈해야 합니다! 어서요!”
스태프들이 이리저리 날뛰었다. 그들은 정신을 빼놓고 있는 최윤과 레지나, 니트로를 낚아채듯이 잡아당겨서 장갑차로 데려갔다. 운전수들이 급히 장갑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
“탐지 타워는 어떻게 합니까? 임시 컨테이너에는 전투 지원 장비들도 상당수 있어요!”
“지금 그걸 챙길 때가 아니야! 서둘러 이탈해!”
“전투 지휘는 커맨드 지휘 차량으로 합니다!”
로버가 칼날이 돋아난 오른팔을 높이 들었다. 하늘을 향한 칼끝에서 검은 광채가 응축되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주변의 모든 빛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보였다. 광채 주위에서는 어지럽게 일그러지는 공간 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마침내 거대한 구체가 만들어졌다. 로버는 정면으로 빛의 칼날을 뻗었다. 그리고 거대한 음성이 모두의 귓가를 울렸다.
「무로 돌아가라.」
검은 구체가 빠르게 날아왔다. 한눈에 보기에도 심상치 않은 힘을 담고 있는 듯이 보였다. 정효주를 비롯한 탱커들이 재빨리 그 앞을 막아섰다.
‘아, 안 돼!’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저 구체에 맞았다가는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았다. 그렇다고 피하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유지웅은 눈을 질끈 감은 채 무심코 망치를 하늘 높이 들어올렸다. 망치가 눈부신 황금 광채를 내뿜었다. 황금의 빛줄기는 그물처럼 검은 구체를 감싸며 얽어매었다.
화악, 하고 눈이 멀 듯한 섬광이 터졌다. 눈이 타버릴 듯이 아팠지만 유지웅은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망치에서 뿜어낸 빛이 구체와 부딪치며 그대로 둘 다 사그라진 것을.
로버는 다시 한 번 오른팔을 높이 들어올렸다.
이번에는 뭔가 달랐다. 로버의 발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짙은 암흑의 오오라가 일렁거리기 시작했다. 오오라는 오른팔에 돋아난 푸른 빛의 칼날을 휘감듯이 소용돌이치며, 칼끝으로 빨려 들어가듯이 응집하고 있었다.
무의 빛이 파괴의 춤을 춘다. 그 광경은 소름끼치도록 아름다웠고, 또한 압도적이었다. 암흑의 힘이 뭉치며 검은 구체는 계속해서 커져만 갔다. 아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크기였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로버는 더욱 더 힘을 끌어 모아 구체를 키우고 있었다. 저것에 맞았다가는 모든 것이 끝장날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이거나 먹어라!”
유지웅은 구체를 향해 냅다 망치를 던졌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망치는 100여 미터에 가까운 거리를 순식간에 좁히며 일직선으로 날아갔다. 유지웅의 힘으로는 절대로 불가능한 투척이었다.
망치는 그대로 검은 구체에 직격했다. 황금색 빛의 벽이 요란하게 퍼져 나가며 검은 구체를 밀어붙였다. 검은 구체는 밀리지 않으려고 발악하듯이 암흑 섬광을 내뿜으며 저항했다.
십여 초가 넘는 팽팽한 겨루기가 마침내 끝났다. 검은 구체는 맥없이 깨져나갔고, 암흑의 힘은 허공으로 녹아들듯이 흩어져버렸다. 검은 구체를 깨부순 망치는 유유자적하게 허공을 날아 다시 유지웅의 손으로 돌아왔다.
놀라움 반 안도감 반으로 망치를 쥔 유지웅은 의기양양하게 선언했다.
“이 망치 대단한 걸? 좋아, 앞으로 이 녀석을 묠니르라고 부르겠어.”
“형, 지금 그럴 때가 아니잖……. 뭐하고 있어요? 비전투 인원들은 빨리 피해요!”
검은 구체와 망치의 힘에 놀란 모양이다. 최윤을 비롯한 비전투 인원들은 도망치던 것도 멈추고 멍하니 보고 있었다. 김철희의 외침에 정신을 차린 그들은 서둘러 장갑차에 탑승했다.
「그 무기, 균열의 열쇠로구나.」
또다시 머릿속에 울린 로버의 외침에 최윤은 문득 멈칫했다. 옆에서 레지나가 다급히 재촉했다.
“왜 그래요? 어서 타요, 어서요!”
“…….”
최윤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이 움직이지 않았다. 레지나가 안간힘을 쓰며 그를 잡아당겼다.
「위험하다. 그것은 균열을 파괴할 멸망의 열쇠. 알겠다, 너희들은…….」
로버의 두 눈이 더욱 짙은 광휘를 뿜어냈다.
「힘의 균형을 무너뜨리려고 왔다. 허용할 수 없는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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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올리고 오늘 또 올리다니…
모두 깜짝 놀라실 듯
저도 놀랍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