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827)
00827 %3C프리시즌 딜러편%3E왕을 쓰러트릴 자 =========================================================================
“아, 씨발. 누구야?”
욕은 만국공통이라 했다. 언어를 몰라도 그 분위기, 뉘앙스, 표정, 눈빛을 보면 알아볼 수 있는 게 바로 욕이다. 그 보편성은 그 어떤 국적과 인종, 국경의 차이도 초월한다.
홀에 모인 지방 정부 인사들은 새파랗게 질렸다. 유지웅의 분위기가 한순간에 달라졌다. 그래도 조금 전까지는 가식적이나마 신사 분위기를 유지했는데, 지금은 누구 하나 걸리면 그 자리에서 바로 물어뜯을 기세다.
“좋은 말 할 때 나와라.”
“…….”
으르렁거리듯 말해보지만 나올 리가 없다. 건물 밖 저 멀리서 날아온 저격이지 않은가. 나오라고 해봐야 저격범이 애초에 들을 수조차 없다.
“좋아. 안 나온다 이거지?”
“…….”
“할 수 없군. 그럼 내 맘대로 해야겠어.”
유지웅은 혼잣말처럼 계속 말했다. 통역가는 이걸 통역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마이크가 워낙 성능이 좋아서 다 들리긴 하는데, 분위기상 유지웅이 혼잣말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왼손에 찌그러진 총탄을 들고 만지작거리던 유지웅은 엄지손가락으로 가볍게 튕겼다.
콰아앙!
그냥 가볍게 튕겼을 뿐인데, 총탄은 한쪽 벽을 그대로 날려 버렸다. 두꺼운 벽에 지름 3미터가 넘어가는 구멍이 뚫렸다.
지방 정부 인사들은 기겁했다. 누가 보면 총이 아니라 대전차로켓을 쏜 줄 알겠다. 심지어 손가락으로 튕긴 거 아닌가?
‘여, 역시 괴물이었어!’
‘아무리 레이더라지만, 저런 게 가능해?’
이 중에 레이드 전문가는 그다지 많지 않다. 레이더의 능력치에 관해서 대략적으로, 어렴풋하게 아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유지웅이 지금 보인 무위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
“아무튼 전인대 대표자분들이 전원 폭사한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국가 수뇌부를 비워둘 수 있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여러분들은 중앙 정부를 선출해야 할 막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하루빨리 중앙 정부를 구성하라 이 말이다. 그리고 나아가…….
“제가 중국에 오래 있을 수가 없어요. 그러니 가급적 절차를 서둘러 주세요.”
유지웅은 주먹을 불끈 쥐며 덧붙였다.
“그동안 저는 감히 중국과 저의 우호관계를 해치고자 모략을 꾸민 저격 세력이 누군지 찾아내겠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응징하겠습니다! 우리의 동맹 관계를 위해서 말입니다!”
그것은 명백한 협박처럼 들렸다.
이 순간, 지방 정부 대표자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생각을 했다. 그것은 바로…….
‘혹시 자작극 아니야?’
정황이 너무 그럴싸하지 않은가?
* * *
유지웅이 지방 인민 대표자들을 협박하여 중앙 정부 내각을 서둘러 구축하도록 했다는 소식이 국제 정계를 강타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은 유지웅이 테러리스트에서 국제적인 독재자가 되기 위한 야욕을 드러낸 것이라며 분개했다.
“레드 몹이 전인대 회의장을 덮친 것이 단순한 우연이라고 볼 수 없소! 그 자는 처음부터 이것을 노리고 중국을 방문한 것이 틀림없소!”
“중국을 자기 입맛대로 움직이기 위해 레드 몹을 유인해서 북경을 덮치게 한 거요! 톈진에서 레드 몹을 싸우면서 벌인 난동을 보시오! 충분히 쉽게 제압할 수 있는데, 일부러 타이다 지역을 초토화시켰소! 자기 말을 안 들으면 이렇게 된다고 중국 인민들을 위협한 거요!”
유지웅이 국제 괴수 방위 조직을 창립하려 한다는 정보에는 아주 게거품까지 물었다.
“저게 바로 UN에서 탈퇴당한 걸 기회 삼아 자기 입맛대로 움직이는 새로운 UN을 만들겠다는 게 아니고 뭐요!”
“그 자는 국제사회의 적이오! 모든 민주국가의 존속을 위협하는 악질이오!”
유럽을 중심으로 서구권은 똘똘 뭉치고 있었다. 한국 암시장 때문에 어느 정도 한쪽 눈을 감고 있던 국가도 이번만큼은 두고 볼 수 없다는 것에 의견 일치를 보았다.
중국, 저 거대한 국가가 유지웅 손에 넘어가면 통제할 수 없는 엄청난 세력이 탄생하게 된다. 그것만큼은 기필코,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했다.
“국제 괴수 방위 조직 결성을 통해 유지웅 딜러가 무엇을 노리는지 우리는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국제 사회의 새로운 수퍼 파워가 되기를 원합니다. 정의와 민주, 박애가 아닌 오롯이 자기만의 의사로 움직이는 그런 수퍼 파워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것입니다.”
프랑스 대통령은 의회에서 그런 연설을 통해 기립 박수를 받았고.
“우리의 결속은 단순히 무고하게 희생된 16만 런던 시민의 복수만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동아시아, 나아가 세상을 자기 맘대로 휘두르고자 하는 한 독재 테러리스트의 야욕을 멈추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영국 수상도 그렇게 박수갈채를 받았고.
“한국이 현재 중국에서 유지웅 딜러를 앞세워 하고자 하는 일들은 분명한 내정 간섭으로 보입니다. 비록 한국이 UN가입국이 아니라 하나, 이는 국제 질서에서 용인할 수 없는 행위입니다. 우리 미합중국은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마침내 미국도 그간 지켜오던 침묵을 깨고 나섰다. 한국 암시장으로 이익을 보는 자본가들의 로비가 만만치 않았지만, 중국이라는 거대한 노른자를 한 명의 손아귀에 던져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단단히 결집된 국제 사회의 목소리에 한국은 화들짝 놀랐다. 또다시 무역에 적신호가 켜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했다.
“유지웅 딜러는 레드 몹을 유인해 북경을 초토화시켰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확실한 해명을 해야 한다.”
“레드 몹 차도살인론? 그는 피도 눈물도 없는 흉악한 테러리스트!”
“유지웅은 중국에서 손을 떼라! 한국은 중국 정벌을 당장 중지하라!”
한편 유지웅은 중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위험하다 싶은 레드 몹은 모조리 잡고 있었다. 거주지역이나 산업지역에 비교적 가까이 서식하고, 활동 반경이 넓은 레드 몹이 대부분이었다.
“최선의 방위는 역시 예방이죠.”
이런 말을 하며 유지웅은 열심히 레드 몹을 잡으러 다녔다. 그를 부정적으로 보는 수많은 사람들은, 그가 제2의 북경 참사, 제2의 톈진 참사를 유도하기 위해 저러는 것은 아닌지 몹시 불안하게 여겼다.
레이드를 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하나로 뭉친 국제 사회의 목소리를 들은 유지웅은 짧게 자기 입장을 말했다.
“중국을 식민지로 만들 생각은 전혀 없다. 공백이 된 중국 중앙 정부가 다시 수립되는 것을 도와주려는 것뿐이다.”
“우리는 식민지라는 말은 한 번도 꺼낸 적이 없다! 그런데 식민지를 만들 생각이 없다고 한다! 이거야말로 강도가 제 발 저려서 이실직고 한 게 아니고 뭐냐!”
“아, 내가 식민지라고 했어? 단어 선택에 문제가 있었네. 미안하다. 사과한다.”
“처음부터 식민지로 만들 생각이 있었으니까 그런 단어 실수를 한 것 아니냐!”
“아니라니까. 좀 믿어주면 안 돼?”
“중국을 떠나라! 그리고 손을 떼라! 그럼 믿어주겠다!”
“일단 나 저격한 세력은 잡아낸 다음에 가야지. 이거 얼마나 외교적으로 심각한 문제인지 몰라?”
“거짓말! 매일 레드 몹이나 잡으러 다니면서! 저격 세력은 처음부터 없었던 거 아닌가!”
“어, 잠깐. 손이 미끄러졌어.”
“…….”
레이드를 하다 말고 산 하나가 날아갔다. 그 웅장한 버섯구름은 UCC를 타고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졌다. 상상도 못한 타이밍에 벌어진 퍼포먼스에 전 세계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이거 대놓고 협박하는 거 맞지?
“아이고, 한 손으로 패드 쥐고 타이핑하다가 손 미끄러졌음. 그래도 사람 없는 지역이라 다행이네.”
“…….”
한 손으로 타이핑하다가 손이 미끄러졌단다. 그래서 실수로 산 하나를 날렸단다. 이걸 누가 믿으라고?
심지어는 그를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한국에서조차도 전혀 믿지 않았다.
―역시 유지웅 형님이시다. 가차없지.
―캬. 제대로 퍼포먼스 보여주시네.
―근데 이거 너무 막 나가는 거 아닌지 난 솔직히 걱정된다. 이렇게 국제 사회에서 왕따 돼도 좋은 거야?
―나도 마음이 불편하긴 한데…… 지금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인정. 이제 와서 우리가 잘못했다 그렇게 저자세로 나가봤자 공동 경제식민지국으로 전락할 뿐이다. 런던 참사는 안 됐고, 유지웅 딜러의 책임도 일정 있는 것 같지만, 우리나라도 일단 살고 봐야 할 거 아니냐.
―지금 우리가 벼랑 끝에 몰렸는데 체면 같은 거 차릴 때냐? 유지웅 팍팍 밀어줘서 아무도 뭐라 못할 강국 된 다음에 사죄하든 보상하든 하면 된다. 사과도 힘이 있을 때나 하는 거다.
국제 사회는 일단 중국을 계기로 다시 하나로 뭉치기는 했다. 그것은 중국 지방 정부로서도 매우 환영할 일이었다. 자국 내에서 레이드한답시고 설치고 다니는 유지웅을 생각할 때마다 그들은 위경련이 일어날 정도였으니까.
‘근데 쟬 어떻게 막지?’
일단 하나로 뭉치긴 했는데 딱히 제재할 수단이 없다는 문제에 당면했다. 블루 결정체를 일단 사지 말아야 하는데, 안 사면 자국 기업이 도태된다.
그렇다고 담합을 해서 구매 거부를 하자니 자국이 한국 암시장에서 활동하는 거라고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셈이 돼버려서 불가능하다.
결국 암중으로 담합을 하자니, 몰래 협약을 어기는 타국을 제재할 방법이 없다. 다른 나라가 몰래 사면 자국도 몰래 사는 수밖에 없었다. 블루 결정체를 안 사주면 자국 기업이 경쟁력에서 도태될 테니까.
국제사회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와중에 느닷없이 유지웅이 중국 레이드를 중지했다.
“빌클런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갖고 싶다.”
갑작스러운 제안에 워싱턴은 용광로처럼 달아올랐다. 아니, 무슨 일이야? 대화나 협상 따위는 절대 없을 것 같던 인간이 왜 갑자기? 뭘 잘못 먹었나?
‘이게 어찌 된 일이야?’
* * *
“부국장님. 정말 이래도 되는 겁니까?”
“제가 보기에도 이 공작이 통할 것 같진 않은데…….”
“내 눈을 믿어라. 난 그를 직접 만나봤고, 그가 어떤 인간인지 확신을 가졌다. 이 방법은 분명히 통한다.”
칠드그린은 부하들 앞에서 자신 있게 강조했다.
“분명히 그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AOS 게임, 전설대전.
게임 홈페이지에 조그맣게 올라온 패치노트 예고는, 국제 사회가 어쩌지 못한 인물의 폭주를 잠시나마 멈추게 했다.
―이번 패치 때 티모 실명 스킬 없앤다는 게 사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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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시즌 딜러편이 되게 막나가는 듯하지만 사실 제가 심혈을 기울여 구축한 치밀한 스토리 라인 위에서 전개하고 있습니다.
정말입니다. 믿어주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