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2426
잘못하면 자신들의 개척사업이 기계신계의 자동개척 프로그램에 잠식할 수 있으니 원래는 절대로 하지 않으려는 조언이었다.
그러나, 더는 횟수조차 모르는 행성회귀에 강제 편승 당할 수 없기에 하고 만다.
문제는 이 조언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좋아!
이번에는 그렇게 해보자.”
“이번?”
“처음이 아니었습니까?”
기계신계의 자동개척 프로그램을 콩 족을 수확하는 방법을 알기 위해서 시범적으로 사용해보자는 조언도 이미 했었다는 생각이 든 개척담당관들은 속으로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래서 회귀권능을 가진 존재들이 싫어.’
‘혼자만 알고 멋대로 하잖아.’
그렇지만 창조신과 지배자급 초월자들조차 말려들게 하는 고위 행성회귀자에게 잘못 걸리면 어떻게 되는지 실시간으로 경험하고 있기에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서 말한다.
“그러시죠.
적자를 보충할 기회입니다.”
“손해는 전혀 없습니다.”
“좋아.
다음에는 자동개척 프로그램에게 수확 직전까지 맡겨본다.”
모처럼 의욕이 솟은 풍력사왕은 강력한 죽음의 기운을 손바닥에 모으기 시작한다.
사아아아아!
무시무시한 죽음의 기운이 모인 검은 죽음의 구가 풍력사왕의 손에 생겨난다.
자신의 대리인이나 마찬가지인 아카데미 졸업생들에게 덤벼드는 콩 갓들은 이미 불량품 그 이상이 아니었다.
“일단 정기를 너무 처먹는 저것들부터 정리해서 일부라도 수확한다.”
“당연한 일입니다.”
“저런 덩치가 크고, 싸움만 잘하는 지성체 무리는 적자만 부릅니다.”
원래는 기계 세계수가 수확을 해왔는데 수백 미터가 넘는 거대 행성신으로 변한 콩들은 기계 콩들의 자폭도 이제 견디어냈다.
그러니 언제부터인가 풍력사왕이 집적 수확하는 중이었다.
다음 회귀에 모델러 코아가 만든 자동개척 프로그램의 시연을 볼 수 있게 된 개척담당관들을 어서 하라고 재촉을 한다.
“성과를 원하면 그러셔야죠.”
“시범을 보신 다음에 끝내시죠.
저희의 복귀가 이렇게 늦어지면 바깥에서 난리가 날 것입니다.”
창조신계와 초월자계의 주요 간부인 자신들이 오래 시간을 비우면 안 된다는 경고였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모델러 코아가 지배하는 기계신계의 일에 투입된 그들은 간부보다 주요관찰대상으로 조정이 된 지 오래였다.
그런 이유로 항의 메시지 한 줄 받아본 적이 없는 풍력사왕은 이들의 경고를 깔끔하게 무시하고 죽음의 기운이 응집된 죽음의 구를 행성을 향해서 던진다.
“자아! 데스 볼.
수확의 시간이다.”
사아아아아아아-!
행성 하나 정도는 전부 죽이고 남을 정도의 위력을 가진 죽음의 구가 우주에서 행성으로 떨어진다.
그 광경을 본 아카데미 졸업생들은 재빠르게 공간이동으로 행성 표면에서 사라졌으나, 행성신으로 진화한 콩 갓들은 행성을 벗어날 수 없었다.
오오오오오오-! 쿠오오오오-!
거대 콩 갓은 행성을 벗어날 수 없으니 아무리 커다란 전투력을 가지고 있어도 의미가 없었다.
다만 하늘에서 떨어지는 커다란 운석 같은 데스 볼을 보고서 거대 괴수다운 괴성을 지르는 것이 저항의 끝이다.
그런데 합체에 참여하지 작은 콩 갓이 하늘로 날아오르면서 울부짖는다.
“우키이이이이! 풍력사왕이시여! 왜 우리를 처단하시나이까?”
“뭐래?
처단이 아니라 수확!
그리고, 다시 시작하려는 것뿐이다.”
풍력사왕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원시시대 지성체의 머리로 이해할 리가 없다.
분노어린 괴성을 지르며 날아오른 콩 갓이 떨어지는 데스 볼을 정면으로 막아선다.
사아! 꽈아아아아아아아아앙!
투기를 사용할 수 있는 콩 갓답게 데스 볼의 투하에 버티려 하면서 외친다.
“우끼—–! 이…이대로 이용만 당하고, 멸망할 수 없다!”
“야-! 나는 그런 막장이 아니라니까!
이건 단지 회귀를 하기 전에 정리하는 것뿐이야.
그리고, 무슨 이용?
지원을 받아먹기만 했으면서?”
물론 이런 저항은 쓸데없는 짓이었다.
이제 주축우주 최강의 수준의 강자가 된 풍력사왕의 죽음의 기운이 담긴 공격을 하위 행성신수준의 지성체가 막아설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투기를 두른 콩 갓에게 죽음의 선고가 내려지면서 죽어간다.
사아아아아아-!
“컥-!”
죽음의 공에 접촉하자마자 죽어가는 바로 그 순간에 콩 갓은 어떤 장면을 보았다.
그것은 달처럼 커다란 콩 갓이 거대한 철봉을 들고서 풍력사왕과 아카데미 졸업생을 상대로 도전하는 모습이었다.
‘이…이건 미래?
내 아들?’
행성에서 어떤 콩 갓이 다급하게 몇 개의 유아체가 담긴 씨앗을 하늘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임시 주신성을 향해 전력으로 던진다.
거기에 누가 담겨있는지 파악하자 죽어가면서도 웃을 수 있었다.
“훗! 카…카카….”
콩 갓이 죽어가는 순간 주마등 대신에 나타난 미래의 장면이 시간이 얼마나 지난 이후의 일인지 모른다.
그러나, 자신의 콩 족이 완전히 멸망하는 것이 아니며 이 잔혹한 심판자에 당당히 도전하리라는 사실을 파악한 콩 갓은 그대로 죽음을 받아들였다.
쿵! 사아아아아아!
‘저 잔혹한 지배자에게 복…복수를 부탁한다!’
사사사사사사사사-!
개척행성에 죽음의 구가 떨어지면서 모든 지성체와 생명체가 순간적인 죽음을 맞이했다.
슈하하하하하하-!
데스 볼로 수확된 정기가 기계 세계수에 빨려 들어가는 모습을 본 개척담당관들은 꺼림칙한 얼굴로 말한다.
“풍력사왕님의 데스 볼을 막으려던 무모한 콩 갓이 마지막에 웃었는데요?
그래도 행성신이니 죽음의 순간에 무엇을 본 모양입니다.”
“저 콩 갓이 뭐라고 했더라?
카카라고 했나?
혹시 아십니까?”
고위 정신체로서 예감은 예언보다 정확하다.
방금 일어난 상황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악연을 느낀 그들의 시선은 풍력사왕에게 향했다.
그러자 풍력사왕은 고개를 저으면서 신경질을 낸다.
“젠장! 카카따위는 몰라!”
말은 그렇게 했지만, 모델러 코아의 평행우주 대리로서 주축우주의 비밀과 정보를 거의 알고 있는 그는 아주 심기가 불편해졌다.
지성체 시절에 아주 유명했던 작품의 한 장면과 지금이 겹쳐졌기 때문이다.
‘주축우주와 평행우주는 명작이나 작품이라 불리는 수많은 이야기가 실제로 구현된 세계다.
이건 원숭이 족을 육성하다가 나타날 수 있는 초 희귀 이벤트가 발생한 것 같다.
내가 악의 보스가 되어버렸으니 아주 고약하게 걸렸어.’
데스 볼에 직격 된 콩 갓이 뭘 보았는지 대충 짐작되는 구석이 있어서 성질을 내던 풍력사왕은 다시 행성회귀를 발동한다.
“바로 회귀한다.
올지도 모를 미래까지 신경을 쓰기 싫다!”
“예예! 그러시겠지요.
그런데 기억유지는 어떻게 안 됩니까?
영 불편하군요.”
“다음에 뵙겠습니다.”
드드드드드! 드드드드득!
행성회귀로 개척행성이 다시 흐름에서 튀어나온 톱니바퀴가 되더니 역회전하면서 완전히 초기화된다.
그리고, 모든 도우미가 회귀의 영향으로 사라지는 것까지 본 그는 이제까지 애써 무시했던 자동개척 프로그램의 실행 버튼을 눌렀다.
철컥-! 푸하하하하하하하하!
아무리 행성회귀를 해도 제자리를 지키고 있던 기계 세계수가 황금빛 연기를 내뿜기 시작한다.
뭔가가 확실히 벌어진다는 사실을 직감으로 파악한 풍력사왕은 긴 한숨을 쉬었다.
“으휴-! 여기서 너무 질척거렸나?
이제 별 악연이 다 생기는구나.”
그의 시선은 마지막 순간에 거대 콩 갓들이 유아체를 담아서 임시 주신성으로 쏘아 보낸 씨앗으로 향한다.
“쓸데없는 짓이다.
이 개척행성은 마천루(摩天樓)의 왕들이 황제가 되기 전에 시범장으로 특수처리가 되어 있다.”
펑펑!
거대 콩 갓이 자신의 종족을 남기기 위해서 임시 주신성으로 날려 보낸 씨앗들이 행성을 통째로 둘러싸고 있던 차원결계에 산산조각이 나서 사라진다.
“내부에서 생성된 어떤 지성체도 여기서 벗어나지 못해.
주축우주 자체를 위협할 수 있으니 말이야.”
씨앗 속에 들어있던 유아체들이 흐름 속으로 사라지며 지르는 비명이 차원권능을 익히고 있는 풍력사왕의 귀에 똑똑히 들려왔다.
“역시 수확은 적성은 아니야.
더구나, 악연도 생긴다.
그냥 이걸로 끝내버릴까?”
차원권능을 익힌 그의 눈에 달 크기의 거대 원숭이가 어디서 구했는지 무식한 크기의 철봉을 휘두르며 덤비는 모습이 모였다.
“은하계를 떠돌며 수많은 행성을 파괴하다가 마침내 창조신에게 봉인되었다는 전설의 그레이트 콩 갓의 재림인가?
원숭이 종족의 최강자 중 하나가 나왔군.
이것도 모델러 코아님 이전의 주축우주에서는 업적이라고 우기면 되기는 하겠다.
그러나, 너무 과거의 최강이구나.”
전설의 거대 콩이 덤비는 모습을 본 미래의 자신이 귀찮은 표정으로 태극천검을 초고속 발도술로 뽑아서 휘두른다.
사아아아아아아악-! 서걱! 서서서서석!
태극천검이 그리는 박쥐의 환영이 세계를 뒤덮자 달 크기의 거대 원숭이와 철봉이 그대로 원자 이하로 잘려서 분해되어버린다.
과거 처음 등장했을 때 주신들이 상대할 수 없어 은하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전설의 거대 콩이 너무나 허무하게 소멸한다.
“현재는 이렇게 약해서 의미가 없지.”
그렇게 작은 악연의 처리를 지켜 본 풍력사왕은 기계 세계수가 뿜어내는 황금연기로 뒤덮여가는 개척행성을 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
“감정에 치우친 지성체 무리를 정밀하게 관리해야 하는 창조와 수확은 정말 못해 먹겠다.
그래도 이걸로 모델러 코아님의 창조력 수준이 어느 정도 알 수 있겠군.”
모델러 코아가 가진 무한의 정기가 엄청난 창조력과 개발능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대출과 투자금으로 마구 뿌리는 방식만 보아왔기에 정확히 어느 정도 대단한지가 의문이었는데 드디어 공개되는 중이었다.
후하하하하하하하하!
외부에서 행성회귀가 반복되는 개척행성을 흥미롭게 보고 있던 황금왕과 흑염왕이 황금연기로 덮여가는 행성회귀를 보면서 진중한 음성으로 말한다.
“드디어 창세전환이 시작되는군요.”
“그렇군.
그런데 이걸 벌써 보게 될 줄은 몰랐어.”
모델러 코아의 창조력과 개척방법이 만천하에 공개된다.
기계 세계수가 뿜어낸 황금연기가 행성을 뒤덮고 드러난 광경은 실로 충격적이었다.
콩 족만이 아니라 모든 지성체가 기계 세계수의 열매가 되어 매달려있었기 때문이다.
“….”
“….”
“….”
대륙을 덮을 정도로 자라난 거대 기계 세계수에 무수한 열매가 열린다.
그 열매는 아직 원숭이 모습의 콩 족과 소수의 지성체 종족들이었다.
지성체 종족들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자궁 속의 아기처럼 팔로 다리를 안은 자세로 투명한 막으로 포장되어 기계수의 열매가 되어버린 것이다.
지성체의 간섭이 사라진 행성은 기계 세계수의 조정으로 최고의 자연환경으로 유지되며 막대한 생기를 공급하면서 서로 상생을 시작한다.
대롱! 대롱!
행성을 개발하고 남은 정기는 모두 지성체에게 투입되어 진화와 발전을 돕는다.
그리고, 기계 세계수의 열매가 되었어도 좋은 꿈이라도 꾸는지 전부 행복하게 웃고 있는 지성체들의 모습과 함께 엄청난 정기가 발생 되는 모습을 본 모두는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기분이었다.
‘맙소사! 지성체 모두를 자신이 바라는 이상적인 행복한 꿈속에 가두어서 최상의 정기를 뽑아내고 있다.’
‘천국 방식을 동원한 완벽한 사육을 통한 개척방법이다!’
‘도대체 어떻게 저런 권능이 있을 수 있나?
어떤 방식으로 저런 개척권능을 만든 거야?’
‘뭐가 문제야?
정말 환상적인 개척권능이다.
저러니 세계를 살 수 있을 정도의 갑부가 될 수밖에 없지!’
‘닥쳐!
우리가 저 꼴이 되었다고 생각해봐?
모델러 코아님의 수준과 능력을 생각하면 정신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으윽! 그럼 우리도 저렇게 될 수 있나?
그건 싫다.’
모두에게 기계 세계수의 열매가 되어 정기만을 생산하는 지성체들이 눈을 감은 채 웃는 얼굴이 너무나 섬뜩하게 다가온다.
이제까지 몇 번이나 행성의 지성체를 직접 수확한 풍력사왕이 자신도 모르게 내뱉은 말이 모두의 심정을 대변했다.
“모델러 코아시여. 아무리 효율이 좋아도 이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수만 년의 수련과 최고위 정신체로 진화해서 차원권능마저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지성체를 정기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라고 인식한 풍력사왕이었다.
그런데 언제인가는 모델러 코아마저 뛰어넘어 새로운 총지배자가 되려는 야심마저 뒤흔들 정도로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지성체를 정말 수확의 대상물로만 삼으시다니요?
이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