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2425
아카데미 졸업생들은 행성회귀로 인하여 파멸유혼검에 얻어맞은 기억은 없다.
하지만, 목검에 신령이 박살 나는 듯한 강렬한 고통이 신령에 새겨진 탓에 빠르게 복종한다.
그러나, 원래 종족 특성으로 전력을 다하는 아카데미 졸업생들도 곧 비명을 질렀다.
도대체가 지성체들이 지시를 들어먹지 않는 것이다.
“으아아아아! 이것들아! 말 좀 들어!
전략과 전술이라고 밀림과 집에 불 지르지 마!
그건 방화야!”
“망치는 머리 깨는 무기가 아니야!
철광석을 제련하란 말이다!”
“철기시대로 안 갈 거냐?”
몇 번 행성회귀를 당한 지성체들도 영향을 받았는지 보통 독종들이 아니었다.
오래간만에 여신으로 복귀한 신족 아카데미 졸업생 대표가 본성을 누르다가 폭발할 정도였다.
“야만의 시대에서 벗어나세요.
다른 지성체 무리와 만나면 서로 싸우거나 죽이지 말아요.
협상과 무역으로 서로 번영…싸우느라 안 듣네.
못해 먹겠다.
그냥 죽여버려.”
멸망의 기억은 없지만, 영혼에 몇 번의 파멸을 겪은 지성체라서 일단 만나면 싸운다.
이긴 놈이 진 놈을 부하로 삼아서 지배층으로 올라가고, 그런 현상이 무리 단위로 확장되어버리자 행성 전체가 전쟁터였다.
지성체 모두가 결투와 전쟁에 눈이 뒤집혔으니 당연히 아카데미 졸업생의 말을 들을 리가 없었다.
마음에 안 들면 아카데미 졸업생들에게 도전까지 하자 눈이 돌아간다.
“하-! 지성체주제에 몽땅 죽고 싶냐?”
“콩은 최강의 전투종족이라고?”
“웃기는군!
모두 뒈져라.”
지성체에 처음 무시당한 아카데미 졸업생들이 분노하여 특히 상태가 심한 몇몇 지성체 부족을 쓸어버렸다.
그런데 기계신계의 기계 세계수의 축복을 받은 지성체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특히 파멸유혼검에 몇 번이나 다져졌던 원숭이 족장들은 거대화되어 맞선다.
거대화가 가능한 원숭이 족장들이 수백을 넘어서 수천을 넘기 시작했다.
쿠오오오오오오오-!
“우기기기! 전설의 슈퍼 콩!”
“우끼기기! 우리는 전투종족 통이다!”
“우끼! 숨만 쉬어도 강해져!”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원시시대가 끝나려 하면 황금빛을 내뿜는 수십 미터가 넘는 거대 원숭이 수천 마리가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서 행성 전체에서 날뛰기 시작한다.
하나하나가 고위신 정도로 강하니 이쯤 되면 아카데미 졸업생들도 두 손을 들어야 했다.
“우끼! 쳐! 쳐봐!”
“키키키! 죽지만 않으면 더 강해진다!”
원숭이 두목들은 절대로 죽이지 않는 파멸유혼검에 절대죽음을 주는 바람의 죽음의 기운에 많이 맞은 탓인지 정말 어지간한 행성신보다 강했다.
창조신급 이상이라고 평가를 받은 아카데미 졸업생들의 무력으로 제압할 수 있지만, 그러다가는 행성이 남아나지 않을 정도였다.
그렇다고 서로의 존재를 인지하고서 주변을 엉망으로 만들며 싸우니 내버려 둘 수도 없었다.
“다른 무리를 학살하지 말랬지!”
“그렇지 않아도 인구가 부족하단 말이야!”
“우끼기기기기기기! 킹 오브 킹이 필요해!”
“우끼기기기! 우리 종족이 아니면 개입하지 마라.”
자고로 아무리 착한 아기도 머리가 굵어지면 부모 말을 안 듣기 마련이다.
그러니 아카데미 졸업생들과 슈퍼 콩들의 전투를 필연이었고, 행성은 초토화되어간다.
등장할 시간의 흐름에 도달하여 나타난 초월자계와 창조신계의 개척담당자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난장판이 벌어진다.
“이…이거 안 되겠는데요.
지성체들이 전부 행성신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러면 생산되는 정기보다 행성신이 먹어치우는 정기가 많아져서 적자입니다.”
“행성신들이 더 늘어나면 행성의 정기로는 감당이 안 될 것입니다.
너무 늦기 전에 수확하시지요.
보나 마나 적자입니다.”
“으으으으으! 으으으으윽! 적자-! 또 적자!”
처음에는 풍력사왕이 직접 개입해서 거대 콩들과 아카데미 졸업생들의 싸움을 중지를 시키거나 중재했다.
그러나, 원래 잔소리하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미워진다고 자신에게 무시할 수 없는 악평이 쌓여버리니 이제는 시도하지 않는 상태였다.
아예 별에서 떨어져 위성궤도에서 이를 갈며 쳐다보는 그의 심장은 터질 것만 같았다.
“으드드득! 원시시대에서 중세시대로 넘어갈 수 없다.
서로 죽고 살기로 전쟁을 벌였기에 쌓인 원한이 너무 크다.
이러면 무역은 고사하고, 제국의 성립 자체가 안된다.
도대체 여기서 어떻게 하란 말이냐?”
엄청나게 화를 내는 풍력사왕의 눈치를 보던 창조신계 개발담당관이 조언한다.
이미 행성신보다 강한 거대 콩들이 수천 마리가 넘게 날뛰는 개척행성은 창조와 수확 가맹이 통할 상황이 절대로 아니었다.
그러니, 극약 같은 방법을 제안한다.
“전쟁을 반복해온 지성체들의 분노와 증오가 너무 커져서 사랑과 용서가 안 됩니다.
이럴 때 사용하는 진짜 효과가 좋은 처방이 있기는 합니다만…”
“뭐냐?
말하라?”
“이것이 참 효과가 좋기는 한데 시행이 참 어렵죠.”
창조신계 개발담당자는 극약처방을 말했다가 자신이 무사할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창조신답게 행성회귀에 말려들어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눈치챈 그는 이 의미 없는 회귀반복을 어서 끝내기를 원했다.
“총책임자께서 지성체들 앞에 나타나셔서 언덕을 한번 오르시는 희생물이 되어 주시면 됩니다.”
풍력사왕은 지성체를 위해서 희생하라는 말에 일단 화부터 냈다.
“뭐라?
나보고 지성체를 위해서 희생해서 죽으라고?
너부터 죽어볼래?”
“아직 말 안 끝났습니다! 끝까지 들어주십시오!”
개척행성이 전투와 결투에 멸망해가는 분위기가 된 것은 모두 풍력사왕의 방침 탓이다.
그러나 지성체들의 영혼에 각인된 분노와 증오는 총책임자인 풍력사왕의 사죄와 희생으로 많이 해소할 수 있다.
“총책임자가 과거의 야만의 시대에 대해서 자신을 희생물로 삼아서 지성체 집단의식의 야만성을 해제한다.
이건 힘든 야만의 삶으로 생긴 지성체들의 원한과 분노를 풀어주는 아주 전통 있는 방법입니다.
성공만 하면 단숨에 야만과 분노의 시대에서 사랑과 신앙의 시대로 넘어갑니다.”
밀림에서 맹수와 질병으로 마구 죽어 나가던 원숭이들을 그나마 사람 취급을 받을 정도로 발전시켜놓았더니 희생물까지 되라는 소리였다.
물론 희생해야 할 풍력사왕의 입장으로는 말도 안 되는 헛소리였다.
‘나보고 지성체를 위해서 희생하라고?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무슨 헛소리야?
정말 이거 어디서 들었던 방법인데?
나보고 지금 그걸 하라고?’
개척행성의 개발에 전부가 걸려있지 않으면 모를까 단지 통과의례에 불과한 그로서는 헛소리였다.
“야야! 자기희생으로 사랑과 신앙을 일깨워?
나는 그런 캐릭터가 아니야!
그리고, 어설프게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 같단 말이다!”
“처음부터 두들겨 패기만 하셨으니 그렇기는 하죠.
지성체들이 자기희생의 감동으로 원한과 분노가 해소되는 것보다 잘 죽었다고 돌을 던질 확률도 꽤 높았…흡!”
너무 본심을 그대로 이야기한 창조신계 개발담당자는 입을 자신의 손으로 막았다.
이게 진짜 미쳤냐는 표정으로 노려보는 풍력사왕과 정말 죽고 싶어서 환장했지라는 시선을 보내는 초월자계 개발책임자 덕분이었다.
사아아아아!
이제 고위 정신체에게도 절대 죽음을 내린다는 바람의 투기가 일어나기 시작하자 창조신계 개발담당관이 놀라서 소리쳤다.
“헉!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당연히 진짜 희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언덕에 올라가서 죽는 척만 하셔도 효과가 있습니다.
그것도 싫으시면 잠시 무덤에 들어가는 연극만 하시죠, 그럼 지성체들의 집단의식에 각인된 총책임자에 대한 분노와 증오가 풀려서 중세시대로 넘어갈 것입니다.”
창조신계 개발담당관의 결론은 개척행성의 지성체들이 결투와 전쟁에 미쳐서 날뛰는 이유가 총책임자에게 있으니 본인이 사죄나 희생을 하면 풀린다는 논리였다.
풍력사왕으로서는 당연히 거절이었다.
“기각-! 내 희생이나 죽음을 한 번만 더 언급하면 너에게 시키겠다.
너도 이 개척행성에서 벌어진 주모자 중 하나이니 효과가 있겠지.”
“다시는 이런 쓸데없는 제안을 안 하겠습니다!”
은하계를 주관하는 창조신의 체면으로도 겨우 행성 하나의 지성체의 분노와 증오를 풀기 위해서 희생물이 되는 연극이 수지가 맞을 리가 없다.
풍력사왕은 초월자계 개발책임자를 노려보면서 말한다.
“너는 좋은 방법은 없냐?
너도 나름 개척행성 개발의 전문가잖아?”
“최고의 개발전문가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말입니다.
저희의 개발 프로그램에 콩 족은 입력이 안 되어있어서 대응이 힘들군요.”
초월자계가 개척행성 개발에 전력을 기울인 것은 모델러 코아가 막대한 대출을 거의 무이자로 뿌린 이후였다.
‘신족은 믿지 못하고 이제 약탈보다 사업을 하기 원하는 초월자들의 대출 정기를 노리고 벌인 개발사업이지.
창조력이 강한 신족보다 성공률이 낮은 편이지만, 정보와 경험이 축적되면서 점점 따라잡고 있다.
이건 투자비가 저렴한 가성비 개발사업이다.
이제 무력만이 아니라 개발도 신족에게 크게 뒤지지 않아.’
전투력과 창조력이 조화된 새로운 초월자계를 이끌어 간다는 자부심이 있는 개척담당자였지만, 이 개척행성은 정말 답이 없었다.
책임자인 자신들이 쳐다보고 있는데도 행성을 엉망으로 만들며 싸우고 있는 아카데미 졸업생들과 거대 원숭이 종족들이 문제였다.
“이 배은망덕한 원숭이들! 이제 우리에게 덤비느냐?”
“그런데 이거 만만치 않다!”
“지성체를 너무 강하게 진화시키는 것이 아니었어!”
거대 원숭이들이 이상한 동작으로 합체하더니 수백 미터가 넘는 초거대 원숭이가 되어서 날뛰기 시작한다.
“우끼끼기기기기! 너희의 말을 무조건 복종해야 하던 약한 우리가 아니다.
“우까아아아! 모두의 힘을 모은 콩 갓으로 상대해주마!”
쿠우우우우웅! 우르르르르르릉!
주신을 뛰어넘는 강자들의 충격에 행성 자체가 붕괴하려 한다.
초월자계 개척전문가로서 결론을 내린다.
“저 전투 거대 원숭이들을 지성체로 삼아서는 답이 없겠는데요.
원래 콩족은 너무 전투력이 높고 투쟁심도 강합니다.
수확 대상으로는 수지가 안 맞습니다.”
“그래서, 포기하자?”
“예! 전부 포기하시죠.
대신에 저희가 요즘 인간 대신에 주력종족으로 밀고 있는 우주 오크로 새로 시작하시는 것입니다.
전장의 망치 은하계에서 나온 히트 지성체 종족이지요.”
인간 출신의 지배자급 초월자주제에 인간 대신에 변종 오크를 추천한다.
그러나, 그는 행성 개척전문가로서 전혀 부끄럼이 없었다.
“우주 오크들은 나약한 인간족과 달리 잘 안 죽고, 엄청 잘 늘어납니다.
식량이 거의 필요 없으며 땅에 묻어주고, 햇빛만 비추어주면 팍팍 늘어납니다.
심지어 정신체의 말도 아주 잘 듣습니다.
마치 척박한 대지에 생명줄인 고구마나 감자와 같은 유용한 종족입니다.
행성의 환경과 손이 많이 가는 벼와 밀 같은 인간 종족과는 비교할 수 없이 수월합니다.
콩 족은 너무 힘드니 지금이라도 갈아타십시오.
풍력사왕님에게는 행사가격으로 반의반 값으로 모시겠습니다.”
“….”
“….”
조금만 강해지면 신이나 초월자들에게도 덤벼드는 전투 거대 원숭이 종족이 된 콩으로는 행성개발을 완료할 수 없다.
그러니 개척담당관으로는 지극히 당연한 소리였지만, 이제까지 막대한 시간과 정기를 투자한 풍력사왕의 입장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불가!
우주 어디를 가도 넘쳐나는 오크종족으로 개발을 완수해도 아무런 실적이 안된다.
너희가 포기한 콩족이면 아무도 나의 개척 능력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콩족은 모델러 코아님이 내가 맡기신 것이다.
어떻게든 이대로 콩족을 성공시켜야 해.”
“예. 그러시겠지요.”
풍력사왕에게 주어진 지성체 종족은 가장 힘든 거대 원숭이로 변신하는 괴수종족인 콩이다.
‘콩족은 어떤 숙련된 개척전문가도 손해 보지 않고서 수확만 해도 감지덕지다.
그런데 초보자가 탁월한 성과까지 바라니 될 리가 없다.
이래서 내가 지배자 초보들이 싫어.
욕심만 넘치고, 현장을 전혀 몰라.’
초월자계 개발담당관은 솔직히 풍력사왕이 멋대로 하게 내버려 두고, 옆에서 응원만 하고 싶었다.
‘창조신계 개척담당관이 직접 왔으니 내가 계약하기는 글렀다.
창조신계가 손해를 보더라도 계약을 따내려고 하면 정기가 아직 부족한 초월자계가 밀릴 수밖에 없다.’
초월자계 개척담당관은 이미 계약을 따낼 마음은 지우고 어서 수확이 끝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문제는 풍력사왕이 실패하면 포기하지 않고서 행성회귀를 반복하고 있다는 점과 자신들도 말려들었다는 것이었다.
‘이번이 몇 번째 행성회귀이지?’
‘회귀 기억은 없지만, 최소한 열 번은 넘었어.’
풍력사왕은 아무리 실패해도 행성회귀가 있으니 포기하지 않는다.
휘말려버린 개척담당관들로는 정말 걸려도 더럽게 걸렸다는 생각이 밀려오는 순간이었다.
반드시 이 무의미한 반복회귀를 끊어야 했기에 비장의 조언을 한다.
“모델러 코아님의 자동개척 프로그램을 시행해보시지요.
그럼 답이 있을 것입니다.”
“맞습니다.
단순한 관람으로 시험을 끝내기 싫으시면 수확 직전에 행성회귀를 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