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109)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109
28. 저 애인 있어요(4)
제1본탑, 교감실.
교감 아키헤이든은 자신의 맞은편 에 앉아 있는 생도들을 향해 따스한 미소를 지었다.
에이젤, 셀리엔, 그리고 풀레임.
‘떠오르는 샛별 12인에 당당히 자
신의 이름을 올린 유망주들.
제아무리 스텔라라도 ‘고정 참석 자’를 제외하고서도 매년 2명이나 배출되는 경우는 드물었는데, 올해 는 무려 3명이 나왔다.
정말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하나의 학교에서 최대 2명밖에 참여 할 수 없는 데다가, 떠오르는 샛별 은 역사적으로 항상 12인으로 고정 되었거늘.
그 고리타분하고 원리원칙을 철저 하게 준수하는 마법원로회, 마법사 의회, 마탑 연합의 마음을 바꿔놓을 정도로 풀레임의 논문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었다.
“풀레임. 네가 자랑스럽구나.”
“…감사합니다.”
풀레임은 애써 떨떠름한 표정을 숨 기고서 고개를 숙였다.
‘여길 정말 참가하다니……
아슬란 세미나 또한 메인 에피소드 중 하나로서 중요하게 다뤄지기는 했지만, 자신이 가지 않아도 에이젤 이 스스로 사건을 해결할 예정이었 다.
뭐, 그래도 나쁘진 않다.
여태까지의 경험상 미래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일이니, 직접 두 눈
으로 에피소드를 봐두는 게 마음 편 할 테니까
“세미나에서도 훌륭한 모습을 보 여, 스텔라의 이름을 더욱 빛내거 라.”
“……예.”
뻔뻔하게도 그리 말하는 아키헤이 든을 보고 있자니 헛웃음이 나왔다.
교감 아키헤이든, 그는 스텔라에 숨어들어서 흑마인을 조종하는 악의 축을 담당하는 존재였다.
아직까지는 조용히 지내고 있었지 만, 미래에 그가 얼마나 참혹한 짓 을 저지르는지를 아는 풀레임이었기
에 그를 앞에 두고서도 영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런 그녀와 달리, 에이젤은 반짝 이는 하늘색 눈동자에 존경을 가득 담아 아키헤이든을 바라보았다.
천한 길거리 거지 출신이면서도 피 땀나는 노력으로 마침내 스텔라의 교감이라는 위치에 오른 위대한 마 법사. 그것이 교감 아키헤이든의 ‘배경 이야기’였으니까.
물론, 대부분은 지어낸 이야기였기 에 속고 있는 에이젤이 안쓰러울 따 름이 었다.
“본 학교에는 ‘고정 참석권’을 가
진 생도가 몇 명 더 있다. 알고 있 느냐?”
아돌레비트 왕가의 홍비연, 스칼벤 황가의 제레미를 비롯하여 꽤 많은 학생들이 고정 참석권을 가진 채, 아슬란에 참석한다. 아탈렉 공작가 의 참석권을 양도받은 백유설 또한 마찬가지로.
“올해는 유난히도 참석자가 많더구 나. 아마도 역사상 다시 없을 일이 아닐까 싶다. 너희들이 참으로 자랑 스럽다.”
푸근하게 웃으며 말하는 아키헤이 든이었지만, 속내는 그리 좋지 않았 다.
웬 잔챙이 같은 1학년 생도 하나 가 난데없이 아슬란 세미나에 추가 로 끼어드는 게 영 불편했기에.
그는 셀리엔에게 슬쩍 눈짓을 했 다. 그러자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셀리엔은 아직 2학년이었으나, 그 이론과 지식은 가히 전문 교수급이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론의 천재.’
그것은 오로지 그녀에게만 붙일 수 있는 수식어였다.
비록, 마나의 최대용적이 현저하게 낮은 탓에 제대로 된 마법사로 살아
가는 건 거의 불가능했지만.
이번에 셀리엔에게 내려진 임무는 간단했다.
아슬란 세미나에서 백유설의 논문 을 완전히 논파하여 내년의 참석권 을 박탈하는 것.
거기에 더해 에이젤이 다시 일어설 기회를 쥘 수 없도록 철저하게 부술 수 있다면 더욱 좋다.
아슬란 세미나는 마법사에게 있어 서 그야말로 기회의 장이었고, 에이 젤이 그곳에서 활약이라도 했다가는 꽤 귀찮은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이깟 꼬맹이들쯤이야……
셀리엔은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 다. 에이젤과 풀레임의 논문은 둘 다 몇 번이나 정독해 보았다. 틀림 없이 그녀들의 논문은 놀라운 대발 견이었고, 학계에 한 획을 그을 정 도의 업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럴수록, 철저하게 망가뜨리는 보람이 있지만 말이지.’
놀라운 대발견이라.
이론의 천재인 셀리엔은, 말 그대 로 이론의 천재였다.
기존의 지식을 흡수하여 자신의 지 식으로 소화하는 건 그 누구보다도 잘할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자신이 스스로 무언가를 생 각해 내 새로운 마법을 창조하는 것 은 그녀에게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더더욱 두 소녀의 마법 을 철저하게 짓밟아버리고 싶었다.
마법, 마나, 창의력.
뭐든 다 가진 주제에 이론마저도 가지려고 드는 저 소녀들이 너무 이 기적인 게 아닐까?
셀리엔은 그렇게 생각했다.
“세미나의 일정을 적어둔 유인물이 다. 받아가서 한 번씩 읽어보도록 하거라.”
“감사합니다.”
”그래. 이만 돌아가 봐도 좋다. 아 슬란 세미나에서 꼭 좋은 모습만을 보일 수 있도록, 그날까지 정진하고 또 정진하거라.”
“…네!”
유난히 힘차게 대답하는 에이젤.
그 대화를 마지막으로, 세 명의 소 녀는 교감실을 빠져나왔다.
“우리 유명한 후배님들과 함께 하 게 돼서 영광이네~ 교수님들의 칭 찬이 자자하던데, 너희들의 논문… 기대해도 좋지?”
“아, 예…. 물론이죠.”
일전에 셀리엔이 시비를 걸어왔던 지라 별로 좋은 감정이 없는 에이젤 은 대충 대답했고, 풀레임은 아예 무시로 일관하였다.
’……건방진 년들.’
셀리엔은 고개를 홱 돌리고서 복도 건너편으로 빠르게 사라졌다.
풀레임과 단둘이 복도를 걷게 된 에이젤. 그녀는 힐끗힐끗 옆을 돌아 보았다.
에이젤도 이제는 친구가 그럭저럭
생겼고, 소문도 꽤 예민하게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백유설과 풀레임이 사귄다.’
며칠 전부터 들려오는 이야기.
이건 단순한 찌라시가 아니라, 풀 레임 본인이 직접 그 사실을 인정한 확실한 소문이었다.
“…하아, 뭔데. 왜, 뭐.”
“네, 네에?”
“할 말 있으면 빨랑 해.”
저렇게까지 힐끗힐끗 쳐다보는데, 옆에서 걷는 사람이 눈치채지 못하 는 게 더 이상할 것이다.
“……그, 소문. 사실인가요?”
“어. 사실이야. 지금도 데이트하러 가는 길이야.”
“아……. 역시, 그렇군요….”
풀레임의 단호한 대답에 에이젤은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표정에는 큰 변화가 없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왜 신경 쓰이는 거 있냐?”
“아, 아뇨? 그런 거 없는데요?”
“근데 왜케 죽상이야.”
가만히 허공을 응시하던 에이젤은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입을 벙긋거 렸지만, 이내 다물고 말았다.
“…으음, 잘 모르겠네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러더니 결국 제대로 말하지 않고 서, 먼저 복도를 성큼성큼 걸어서 지나쳐 멀어졌다.
뒤에서 그런 에이젤을 바라보며, 풀레임은 어떤 묘한 생각을 했다.
원작대로였다면, 에이젤은 마유성 과 천생연분으로 이어지는 운명이었 을 것이다.
하지만 그 관계에 시간의 흐름마저 거스른 백유설이 나타나 끼어든 이
후로, 정말 많은 게 바뀌었다.
불행한 학창시절을 보낼 예정이었 던 에이젤은 남부럽지 않은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고, 어떤 소년을 가슴에 조금이나마 품는다는 사치스 러운 감정을 누릴 수도 있게 되었 다.
그런데.
백유설은 저토록 헌신적인데, 대체 왜 그 누구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 했을까.
비록 사람의 표정만으로 진실이나 거짓을 판별하는 능력은 없었지만, 최소한 퉁명스레 말하던 그때 그 백
유설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 았다.
‘에휴, 모르겠다〜‘
이렇게 신경 쓸 필요가 없는 부분 까지 고민했다가는, 스트레스로 머 리털이 남아나질 않을 것이다.
풀레임은 애써 백유설에 대한 생각 을 잊으려 노력하였다.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다.
* * *
세계수 탄신일이 끝난 뒤, 추가로
처리해야 하는 업무까지 모두 끝마 친 꽃서린은 곧장 고성으로 돌아가 잠적하였다.
아마도 당분간…… 길게는 몇 년 동안 다시는 외출할 일이 없을지도 모른다. 바깥 세계에 숨결을 오래 남겨두는 것조차 위험했기에.
그렇기에 백색의 성, 즉 천령나무 의 요람을 움직이는 핵심 인력은 모 두 오렌하가 지휘하고 관리한다.
“스텔라의 생도 1학년, 백유설에 대해 조사해 보도록.”
“알겠습니다.”
오렌하는 꽃서린 직속 정보부대에
게 백유설의 조사를 맡겼다. 물론, 꽃서린의 직속 부대라고는 하지만 그 모든 정보는 자신을 통하기에 그 녀의 귀에 들어가는 이야기는 단 하 나도 없을 것이다.
꽃서린이 자신을 전적으로 신뢰하 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녀의 믿음을 살짝 배신한 점은 미안하지만… 마음을 얻기 위해서 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일단은 계획을 세워야만 했다.
백유설이 잎하넬의 심장을 빼앗은 신령살해자인 것은 확실했다. 하지 만 당장 타락한 영혼을 확인하기가
힘들었다.
‘힘들 뿌 불가능한 건 아니지.’
흑마인들이 자신들의 마나를 대체 어떻게 은폐했는지는 모른다. 하지 만…… 결국 그 은폐장은 마나를 감 출 뿐, 타락한 영혼마저도 완전히 감출 수는 없을 것이다.
‘영혼의 보주’
오렌하는 자그마한 백옥(白玉)을 손바닥 위에 올려두었다. 세계수의 신물로 구분된 물건이기도 한 이것 은 품에 ス1닌 자의 영혼을 감별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 다.
영혼이 선하다면 백색으로 밝게 발 광하며, 영혼이 탁하다면 회색으로 변질되어 빛이 죽어 버린다.
하지만 그 조건이 꽤 까다로웠는 데, 무려 한 달 이상이나 몸에 지니 고 다녀야만 한다는 점이었다.
일전에 훈장 수여식 때 이것을 미 리 챙겨갔다면 어떻게든 넘길 수 있 었겠으나, 그때는 상황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오렌하 자신이 직접 백옥을 따로 백유설에게 선물 하는 것도 이상하다.
그래서 그는 다른 사람을 이용하기
로 하였다.
똑똑!
접대실의 문을 누군가가 노크하자, 오렌하는 백옥을 목함에 내려놓고서 말했다.
“들어와라.”
그러자 문이 열리며, 귀가 뾰족한 소녀 한 명이 걸어 들어왔다.
고작 io대 후반으로 보이는 어린 소녀였으나, 그녀는 엘프 사회는 물 론 세계적으로도 어마어마한 거물이 었다.
‘별구름 상회장의 외동딸, 젤리엘.’
대륙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상회 의 외동딸이자, 어린 나이에 하이엘 프로서 인정을 받았으며, 세계수 최 고의 마법 학교 ‘별꽃나무 아카데 미’에도 재학 중인 만큼 오렌하조차 그녀를 마음대로 움직이는 건 힘들 었다.
“불러주셔서 영광입니다. 오렌하 보좌관님.”
“그 유명한 별구름 상회장의 외동 딸을 독대할 수 있으니, 나야말로 영광이지. 이쪽에 앉거라.”
젤리엘은 우아한 걸음으로 오렌하 의 맞은편에 앉았다. 테이블에는 이
미 따끈한 차와 다과가 준비되어 있 었다.
“오늘 저를 부르신 이유를 먼저 여 쭤봐도 될까요?”
“이번에 네 아버지가 다나돈 광산 의 채굴권을 따내지 못해서 많이 서 운해한다고 들었다.”
다나돈 광산에는 ‘다나 크리스탈’ 이라는 아주 특별한 돌이 잠들어 있 는데, 대단한 효과가 있는 건 아니 었지만 액세서리로 제작하면 값비싼 가격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곳의 채굴권을 따내는 건 어디까지나 상인들의 문제.
굳이 왕의 대리인이 그 이야기를 꺼내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너】, 많이 서운해하셨죠.”
“만약…… 네가 그 채굴권을 따간 다면, 아버지께서 많이 기뻐하시지 않겠느냐?”
젤리엘의 표정이 점점 풀리기 시작 하였다.
오렌하는 그녀가 필사적으로 활동 하는 이유가 자신의 아버지를 위해 서라는 사실을 잘 알았다.
그러니, ‘아버ス『라는 핵심 키워드 를 잘 주무르기만 한다면 아주 간단 한 심부름 정도는 얼마든지 시킬 수
있을 것이다.
,흐음……
당연하지만 그녀도 오렌하가 자신 에게 무언가 원하는 게 있어서 굳이 아버지를 들먹였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뭐, 별로 상관없지 않겠는 가?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릴 수만 있다면 왕의 대리인이 원하는 부탁 하나 정도는 들어줄 의향이 있으니 까.
“저희에게 채굴권을 팔겠다는 건가 요?”
“그래. 내 부탁을 하나 들어준다면
말이지.”
“어떤 부탁인가요?”
오렌하는 테이블 위의 백옥을 그녀 에게 내밀었다.
“얼마 뒤, 스텔라의 백유설과 만남 을 가질 예정이라고 들었다.”
백유설은 별구름의 멜리안 회장만을 위한 ‘투자자 설명회를 열기로 하였 다. 듣기로는 ‘아이템의 명품화’를 위 해서라고 하는데…… 그 자리에는 젤 리엘도 참석할 예정이었다.
“예, 맞아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좋으 니, 이 백옥을 그의 몸에 한 달 이상
지니도록 만들어라. 그것이 조건이 다.”
“간단하네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거래다. 다 나돈 광산의 채굴권을 고작 이런 쉬 운 심부름과 맞바꿀 수 있다니.
이런 심부름은 백 번이고 해주고 싶을 정도였다.
그렇기에, 의문이 들었다.
‘이건…… 영혼의 보주?’
어째서 엘프왕의 대리인이나 되는 인물이 백유설에게 이 백옥을 지니 게 하려는 것인가.
백유설에게는 젤리엘 또한 상당히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만물의 가치]로도 가치를 확인할 수 없었던 특이한 소년이었으니까.
“할 수 있겠지?”
“얼마든지요.”
어쩐ス], 이 ‘심부름’은 젤리엘에게 도 상당히 즐겁고 흥미로운 일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