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216)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216
46. 옛날이야기(12)
다음 날이 되었다.
나를 위한 맞춤 제복은 참 빠르게 도 제작되었는데, 아직 성인 어른보 다 훨씬 작은 덩치 때문일까 전신거 울로 스스로를 보았을 때 딱히 만족 스럽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제복이라고 해봐야 디자인 자체는
스텔라 생도복과 크게 다를 것도 없 었다. 전체적으로 푸른색 계열에 장신 구가 조금 많이 붙어 있다는 점이 살 짝 거슬리기는 했지만 역시 (짭)여주 의 가문답게 제복 자체는 멋진 편이 었다.
여기에 가면까지 꺼내서 착용하니, 대충 위장은 된 것 같다.
아이작 모르프 대공처럼 마나에 예 민한 사람이라면 내 특이한 체질을 알아볼 수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이 흔할 리는 없겠지.
“가 볼까••….”
뭔가 상당히 심란했지만 일단은 마 음속 깊숙한 곳에 근심을 모두 묻어 두기로 했다.
걱정해 봐야 달라질 건 없으니까.
* * *
모르프 공국 대공령.
모르프란 숲.
그 넓이는 그리 넓지 않으나, 과거 시조 마법사의 제자 ‘위대한 모르프’ 가 전설적인 마수를 봉인했다고 알 려진 이곳은 모르프 가문의 혈족이
아니면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마수의 봉인을 지속적으로 유지하 기 위해서는 모르프 혈족의 빙계 마 법이 필수적으로 필요했기에 천 년 이라는 세월 동안 이곳을 수호하였 고, 위험하다는 이유로 외지인의 출 입을 막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마수의 봉인 이후 천 년이 지난 현재.
모르프란 숲은 최초로 외지의 세력 을 이 땅에 들일 수밖에 없었다.
아돌레비트의 붉은 태양 기사단에 더불어 마법사 협회와 마탑의 마법 사들이 대거 참여하였는데, 홍시화
가 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반갑습니다. 홍시화 아돌레비트입 니다.”
“마법사 협회의 알렉 바일렌이오.”
“푸른 결정 마탑의 부탑주 카삭입 니다. 이렇게 뵈어 영광이군요.”
“세계 마법사 기구의 베르돈 국장 입니다.”
“반갑소. 아이작 모르프 대공일세.”
붉은 제복을 입은 아돌레비트 마법 기사단과 푸른 제복을 입은 모르프 기사단의 만남.
올바른 방법으로 이루어진 만남이
아니었기에 모르프의 기사들은 아돌 레비트 군사들을 무시무시한 눈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인상이 완전히 다른데.’
나는 뒤쪽에 서서 홍시화를 조용히 지켜보았다. 확실히 10년 뒤 장난스 러운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 였는데, 침착하고 착 가라앉은 냉정 한 느낌이 더욱 강력했다.
아이작과 홍시화는 서로 악수를 한 뒤 지휘 막사로 들어섰다. 그 뒤로 협회와 마탑의 마법사들은 물론, 아 이작의 보좌관 빌헬름까지 들어가자 나 또한 조심스레 그곳으로 발을 들 였다.
빌헬름은 내가 별로 탐탁지 않은 표 정이었으나 아이작의 명령이 있던 것 인지 별말을 하지는 않았다.
지휘 막사 내부의 분위기는 확실히 살벌하고 냉랭했다. 양국의 기사단 이 서로를 죽일 듯이 노려보는 가운 데, 나는 슬쩍 아이작의 뒤에 섰다.
“우선…… 강제로 군사를 모르프 대 공령에 들이게 되어서 송구스럽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군요.”
“나도 참 유감이라고 생각하네.”
“붉은 태양 마탑의 별자리 삼각대 의 계산에 따르면, 앞으로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서 마수를 봉인한 결
계가 약해질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 습니다.”
아돌레비트의 붉은 태양 마탑은 만 월탑 다음가는 ‘거탑’ 후보라고 알려 진 만큼 세계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 로 뛰어난 마법 기관이었는데, 그들 은 별자리 삼각대라는 독보적인 마 법 계산식으로 유명했다.
“제아무리 시조 마법사의 제자, 위 대한 모르프께서 봉인하였고 모르프 가문의 뛰어난 마법으로 유지보수했 다고는 하여도 천 년이라는 세월을 단 하나의 결계로 유지했다는 것 자 체가 기적이겠지요.”
수백 년 전의 마법부터 시작해서
미래의 마법까지 계산해내는 그 연산 력은 가히 귀신이 들렸다고 봐도 좋 을 정도였는데 그들의 정보에 따르면 앞으로 한 달 뒤, 모르프란 숲에서 마 수가 깨어날 것이라고 한다.
그게 참으로 웃긴 이야기다.
결국 자신들의 생각과 계산이 옳다 고 믿으며, 독보적으로 움직이며 밀어 붙이고 있는 것이니까.
그것도 모르프 대공령에 큰 해를 끼치면서까지.
“……홍시화 공주.”
아이작 모르프는 굳은 표정으로 그 녀를 향해 말했다.
“만약 이번 일이 잘못된다면, 당신 은 외교적으로 큰 책임을 져야만 할 것이오.”
“물론입니다.”
홍시화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고 서 뒤쪽을 항해 손짓했다.
아돌레비트의 부관 두 명이 나타나 마법 스크롤을 테이블 위에 펼치니 홀로그램으로 이루어진 모르프란 숲 의 전경이 훤히 드러났다.
“이건 상당히…… 기분이 나쁘군.”
모르프란 숲은 외지인의 출입이 엄 격히 금지되어 있고, 모르프 대공령 의 심장부나 마찬가지인 장소다.
그런 모르프란 숲의 모든 지형지물 을 훤히 파악하여 지도까지 제작하 였다니.
무례하다 못해 외교적으로 큰 마찰 을 빚을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사 안이었으나 홍시화는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살짝 숙여서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아돌레비트 왕가에서 는 이번 사안을 진중하게 다뤄야 한 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나도 아돌레비트 왕가의 무례함을 진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판단을 내 려야겠군. 이번 일이 끝난 뒤, 공식 적인 자리에서 다시 보게 될 걸세.”
“예. 알겠습니다.”
그 정도의 손실을 감수할 정도로 마 수 토벌이 중요하다는 것일까.
혹은 아이작의 말을 신경 쓸 필요 조차 없다는 것일까.
홍시화의 목소리에는 감정이 메말 라 있어서 도저히 그 의중을 파악할 수가 없었다.
“사실 이 건에 대해서는 진작 이야 기를 나눌 필요가 있었습니다.”
“무슨 의미지?”
“저희는 이 마수라는 존재 자체에 대해…….”
하라는 작전 회의는 안 하고 신경 전이 치열해질 무렵.
‘음?’
텐트 바깥에서부터 뭔가 묘한 기척 이 느껴져서 나는 고개를 돌렸다.
당연하지만 내게는 투시 능력이 없 기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은세십일월의 가호로 인해 유 별나게 발달한 마력누설지체의 육감 덕분에 이 자리의 그 누구도 느끼지 못한 그 묘한 무언가를 나만이 느낄 수 있는 건 확실했다.
왜냐하면, 이 기운
’……흑마인이잖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미동조 차 하지 않고 있다니. 틀림없이 아 무도 눈치채지 못한 것이리라.
‘이게 7성급의 감각…….’
흑마인을 구분하는 기술은 현대의 마법으로는 거의 불가능하여 나조차 도 직박구리 안경의 사기적인 기능 이 아니면 구분이 불가능했는데 고 작 감각만으로도 파악할 수 있다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나는 아이작을 돌아보았다.
그는 분노한 표정으로 홍시화를 향
해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즉, 모르프 가문이 마수를 일부러 살해하지 않은 채 ‘전쟁무기’로 사용 하기 위해 봉인해 두었다고…… 그렇 게 말하고 싶은 건가?”
”예. 그렇습니다. 저희의 계산에 따 르면 당신들은 마수를 진작 살해할 수 있는 능력이 되었으니까요.”
어이가 없군. 천 년의 마수, ‘백요 호 화령’은 결코 살해하는 게 불가 능해. 목숨이 아홉 개나 있어서 다 시 부활한단 말일세! 위대한 모르프 조차 간신히 봉인하는 것에 그쳤고, 그 이후 천 년이라는 세월 동안 우 리 가문은 마수가 깨어나지 않도록
이곳을 단단히 지키고 있었다. 그런 데, 전쟁 무기? 어이가 없군.”
아이작은 진심으로 흥시화에게 분노 한 둣 보였다.
비록 함께한 시간은 얼마 되지 않 는다지만 그가 저렇게까지 열을 내 는 모습은 본 적이 없으니까.
“허, 참…… 설마, 당신네들도 그렇 게 생각해서 따라온 것이오?”
아이작 모르프는 세계 마법사 기구 는 물론 각 마탑을 대표하여 나온 마법사들과 마법사 협회에게 시선을 한 번씩 두었다.
그러나 그들은 대답하지 않은 채
굳은 표정으로 묵묵부답이었다.
즉, 홍시화의 말에 동의하고 있다 는 뜻이 되겠다.
“미치겠군……「
아이작은 이마를 쓰다듬으며 외안 경을 벗었다.
추정 등급, 9리스크 이상의 전설적 인 마수 백요호 화령.
수많은 국가를 전복시키고 천 년전 당시에는 굉장히 희귀했던 8클래스 의 마법사까지 여럿 살해하여 그 악 명을 떨쳐 ‘세계적 위협’으로 분류된 그 존재를 봉인시킨 이가 바로 그의 선조 위대한 모르프다.
하지만 그 모르프조차도 화령을 완 전히 살해하는 법을 찾지 못하여 수 많은 세대에 걸쳐 그것을 봉인하고 마수로부터 세계를 지키는 것을 업 으로써 살아왔거늘.
이제 와서, 전쟁무기로 이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어처구니 없는 소리를 들어버리니 헛웃음만이 나왔다.
“……당신들은 지금 잘못된 선택을 한 걸세. 명심하게. 백요호 화령을 봉인에서 깨웠다가는, 결코 좋은 꼴 을 볼 수 없다는 것을.”
“저희는 백요호 화령에 대해 충분히 조사하였고 만반의 준비를 해왔습니
다. 염려치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자신인가, 자만인가.
아이작은 큼지막한 손으로 이마 를 쓸어내렸다. 나오려는 한숨을 간신히 틀어막는다.
살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조상님들은 과연 이럴 때에 어떻 게 대처하였을까.
위대한 모르프, 아니, 하다못해 현 명하신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과연 무어라 말하였을까.
‘상황이 생각보다 별로 안 좋은데.’
아이작 모르프의 고뇌를 지켜보
던 나는 조용히 지휘 막사를 빠져 나왔다. 신경전은 거의 종료되었고 슬슬 작전 회의가 시작되려고 하 였기 때문이다.
나는 실질적으로 전투에 참여하 지 않기 때문에 굳이 작전 회의를 들을 필요는 없다. 들어서 나쁠 건 없겠으나 그것보다는 지금 당장 확인해야 할 부분이 생겼다.
‘흑마인 놈들, 여기서 대체 뭘 하려 는 거지?’
언제 어디서나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바퀴벌레 같은 놈들.
그놈들의 의중을 파악해 둘 필요가
생겼다.
* * *
풀레임과 에이젤.
두 소녀가 정신을 잃은 뒤 얼마 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다시 깨어난 그녀들은 서로 눈을 마주친 뒤,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 었다.
-꺄아아아악!!
-끄아아악! 미, 미친년아 갑자기 소리를 왜 질러!
-귀, 귀신!
-너도 귀신이야!
– 에……?
풀레임의 반투명한 신체를 보고 서 비명을 냅다 지른 에이젤은 그 제야 뒤늦게 자신의 몸을 살폈다.
-어, 어라? 정말이네……?
두 소녀의 신체는 반투명하게 변해 버렸는데 그 모습이 마치 유령 같아 서 살짝 소름이 끼쳤다.
– 이건…….
•”아무래도, 정말 과거로의 여행을 성공적으로 한 모양인데?
풀레임은 무덤덤한 눈으로 정면의 거대저택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제 야 그것을 발견한 에이젤은 두 눈 동자를 크게 뜨고 말았다.
一아….
기억 속 추억 속.
잃어버린 나의 집.
그것이 지금…… 눈앞에 생생하게 어른거리고 있다. 저것은 환상이나 가짜가 아닌, 진짜 모르프 대저택.
一정말… 이군요……
10년 전의 과거.
그 시절로 돌아오고 말았다.
-……야, 괜찮냐?
한참이나 넋이 빠진 채 멍하니 대 저택을 바라보고 있는 에이젤에게 풀레임이 조심스레 묻자, 그녀는 빙 그레 웃으며 답했다.
-물론이죠! 이 아까운 시간을 감 성에 젖어서 버릴 생각은 없어요. 어서 가 보죠.
-어디로?
-글쎄요, 우선은…….
그녀는 머뭇거리며 말했다.
-아버지를 찾고 싶어요.
-응. 나도 그게 낫다고 생각해.
아버지에 대한 진실을 알기 위해 왔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정.
그리하여 곧장 대저택을 향해 나 아가려는데, 유별나게 눈에 띄는 무언가를 발견하고 말았다.
그것은 에이젤이었다.
어린 시절의 에이젤.
“흐읍…….”
그녀는 무엇이 그리도 불안한지 이리저리 눈치를 살피더니, 담장을 넘어서 숲속으로 불쑥 숨어들었다.
-어, 어라? 저기는 가면 안 되는 곳인데……!
뒤늦게 에이젤이 당황하여 소리 치자 풀레임이 황당하다는 듯 말 했다.
-저거 어릴 때의 너 아냐? 기억 에 있을 거 아냐.
-어, 어… 아마두요…….
그녀는 필사적으로 어린 시절을 떠 올리려고 애썼으나, 어디 일곱 살의 일이 선명하게 기억날까.
흐릿한 잔상처럼 중요한 장면만이 조금씩 스쳐 지나가는 게 전부일 텐 데 말이다.
-이, 일단은 뒤쫓아보죠!
-그래도 되겠어?
-네! 저기는 모르프란 숲이란 말 이에요. 엄청 위험해서 함부로 출 입할 수 없는…… 어라, 가만…….
말을 하다 보니 무언가가 기억났 는지 에이젤이 머리를 굴리기 시 작했다.
-분명…….
-저 꼬맹이, 되게 재빠르네.
유령의 신체가 되어 걷거나 뛸 필 요가 없어졌기에 하늘을 날아다니는 신세가 된 풀레임은 에이젤을 이끌
고서 재빠르게 어린 에이젤을 뒤쫓 았다. 에이젤은 여전히 무언가를 골 똘이 생각하느라 정신이 없는 것 같 았지만.
“꺄아아악!”
一뭐, 뭐야?
들려오는 어린 에이젤의 비명.
황급히 날아가니, 거대한 늑대 괴 수 한 마리에게 어린 에이젤이 쫓 기고 있었다.
-이, 이런 미친!
풀레임은 본능적으로 지팡이를 꺼
내 들어 마법을 사용하려 했으나, 체내에 마나가 전혀 존재하지 않음 을 깨달았다.
하는 수 없이 몸으로라도 덮쳐보 려고 했거늘, 그대로 늑대를 통과 해버리는 바람에 그럴 수도 없다.
-이게 무슨……!
어린 에이젤이 이런 위기에 닥친 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원작 로 판에도 기록되어 있지 않은 내용이 었기에.
-저거 진짜로 위험하겠는데……?
-……기다려 보세요. 저기서 과거 의 제가 죽으면, 지금의 제가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제야 뭔가가 떠오른 듯, 에이젤 은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그래요. 분명히 이런 적이 있었 어요. 숲에서 제가 헤매다가 무시 무시한 늑대 괴수에게 쫓기던 악몽 같던 그 날…….
정신없이 도망치던 어린 에이젤 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마침 내 늑대가 그녀를 덮치려는 절체 절명의 순간.
덥썩!
-……나타났어요. 촌스러운 가면 을 쓴, 정체불명의 영웅님이.
10년이 지난 지금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으나, 얼굴도 이름도 모르 는 자신만의 가면 쓴 영웅.
그 사내가 나타나, 늑대의 멱살을 한 손으로 가볍게 움켜쥐어 제압 하였다.
그런데.
一저거…….
一 설마…
이리 보고, 저리 보고.
앞으로 구르면서 보고 백 덤블링 을 하면서 봐도 틀림없다.
-그냥, 백유설 아니야……?
가면만 썼을 뿐.
그는 영락없는 백유설이었다.
-……그러게요?
대체 뭐가 어떻게 된 상황이란 말 인가. 10년 전의 과거에 대뜸 백유 설과 흡사한 존재가 나타나자, 그 녀들은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