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217)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217
46. 옛날이야기(13)
에이젤은 때때로 그때의 기억을 떠 올리고는 했다.
철부지 없던 어린 시절.
시녀장에게 혼난 뒤 반항심이 들 어, 아버지가 엄격하게 금지했던 모 르프란 숲으로 홀로 향했던, 바로 그날.
-……기억나요. 저는 그날, 늑대 괴물에게 쫓기고 있었어요. 영락없 이 죽겠거니 싶었죠.
에이젤은 어린 에이젤과 백유설로 추정되는 ‘백설기’라는 이름의 소년 을 뒤따르며 풀레임에게 자신의 이 야기를 풀었다.
그건 풀레임도 전혀 알지 못했던 이야기이기에 귀를 쫑긋 열고 경청 하였다.
-그러던 순간, 나타났죠. 저 남자 가. 아직까지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몰랐던 저 남자는 제 기억 속 영웅 이었어요. 정말로 아주 잠깐 스치듯
만난 인연이었지만, 저를 구해준 사 람이었으니까요.
한참이나 숲을 헤매는 어린 에이젤 과 백설기를 보며 그녀는 기억을 한 참이나 더듬었다.
•아마도 이 뒤에. 기사님들이….
에이젤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모 르프의 푸른 제복을 입은 기사들이 나타나 백설기를 포위하였다.
그는 순순히 어린 에이젤을 기사들 에게 돌려주었으나 의심을 지우지는 못했다.
모르프란 숲은 외지인의 출입이 엄 격히 금지된 장소였기에.
-지금 생각해 보니 신기하기는 하 네요. 어떻게 여기를 들어왔을까요?
-글쎄. 백유설이니까 어떻게든 하 지 않았을까?
-그것도 그렇네요.
자신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기가 막 힌 방법을 이용했으리라. 그의 발상 을 궁금해하는 건 기력 낭비다. 결 코 알아낼 수 없을 테니까.
“정체를 밝혀라.”
“백설기.”
“……떡 이름이군.”
가 그래서 떡을 싫어합니다.”
진중한 기사들의 질의와는 다르게 엉뚱한 답을 내놓는 백설기를 보며 에이젤과 풀레임은 확신했다.
-백유설이네.
-백유설 씨네요.
그가 아니라면 이런 분위기에서 저 런 황당한 말을 할 리가 없으니까.
“이런……!”
기사들이 분노하여 백설기를 위협 하려고 하자, 어린 에이젤이 옷깃을 잡아당기며 소리치며 말렸다. 거의 울먹이는 귀여운 아가씨의 얼굴을 보고서도 무시할 수 있는 기사가 과 연 모르프 가문에 존재할까.
하지만, 직책이 높은 기사 한 명은 아가씨의 투정에도 본연의 의무를 포기할 수 없었나 보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르프란 숲에 침입한 방법을 캐내 는 것이 급선무이며, 정체까지도 알 아내려 했으나…….
“아빠한테 이를 거야!”
一풉.
一…웃지 마요.
-므, 흐홉. 앗, 안 웃어 흐흫.
-……진짜로 웃지 마요.
반투명한 상태의 에이젤은 얼굴을
홍당무처럼 새빨갛게 물들이고서 고 개를 푹 숙였고 풀레임은 고개를 반 대로 돌리고서 애써 웃음을 참았다.
그래 솔직히 풀레임에게 이런 모습 을 보인 것까지는 그렇다고 칠 수 있다. 하지만…… 백유설에게 저 모 습을 보였다고 생각하니, 당장 죽어 버리고 싶을 정도로 창피했다.
“길을 잘못 들었습니다. 나가는 길 을 알려주시면 빠르게 사라지겠습니 다.”
어린 에이젤의 투정을 보고서도 백 유설은 태연자약하게 그리 말했다.
차라리 안심이라고 생각하는 와중.
“잠깐, 기다리게.”
-아……
에이젤에게는 너무나 익숙하고, 또 그리운 목소리가…… 숲 건너편에서 들려왔다.
척! 척!
기사단 전원이 곧바로 뒤돌아 무릎 을 꿇었고, 풀레임 또한 묘한 표정 으로 그 사내를 바라보았다.
‘아이작 모르프’
이야기로만 전해 들었던 원작 로판 여주의 아버 スL
-아, 아아…….
에이젤의 표정은 이미 반쯤 일그러 져서, 당장에라도 울 것 같았다. 하 지만 그녀는 끝내 눈물을 보이지 않 고서 애써 입을 앙 다물었다.
一 야, 괜찮냐?
– ……네. 괜찮아요.
보고 싶었고, 또 보고 싶었던 아버 지이지만 여기서 감정을 소모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졌 는지, 모든 진실을 알아낼 때까지는 꾹 참을 것이다.
* * *
백유설…이 아니라 백설기는 아이 작 모르프의 초대를 받아 식사 자리 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고급 음식을 코 앞에 두고서도 그는 밥을 전혀 먹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아마도.
– 가면 때문이겠죠.
– 벗을 수 없는 이유가 있는 거야.
그녀들은 잠자코 식사를 지켜봤다.
식사 내내 어린 에이젤은 아버지에 게 입가에 음식을 잔뜩 묻히며 투정
을 부렸고, 그때마다 에이젤의 표정 이 시시각각으로 일그러졌다.
다행스럽게도 백설기가 아무런 반 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저 가면 속 에서 무슨 표정을 짓고 있을지 모르 지 않는가.
– 제 흑역사를 본다는 건, 정말 죽 고 싶을 만큼 괴롭네요.
– 그래?
풀레임은 조용히 어린 에이젤과 아 이작을 바라보았다. 아이작은 직접 포크와 나이프로 음식을 썰어서 어 린 에이젤에게 먹여주었는데 피망이 나 야채 등이 올 때마다 그녀는 투
정을 부렸다.
-그래도, 저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지 않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 다. 왜 그때 더 잘하지 못했을까. 왜 그때 더 아버지에게 사랑을 베풀 지 못했을까. 왜 어린 시절의 나는 멍청할 뿐이라서 매번 아버지에게 투정만 부렸을까.
그때, 조금 더.
아버지에게 잘해드릴걸.
왜 그랬을까.
-아뇨, 괴로워요. 너무나도
-……미안.
풀레임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부모님이 계셨던 적이 없어서 부모 님을 잃은 에이젤의 심정을 제대로 공감해 주지 못하였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말을 아낄걸.
말실수를 하는 바람에 에이젤의 상 처를 건드린 것 같아서 괜히 마음이 무거워졌다.
“자네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는 건 어쩔 수 없다만, 혹시 가능한 부분 내에서 이야기해 줄 수 있겠나?”
어린 에이젤이 조용히 음식을 깨작 거리고 있을 때 아이작과 백설기의 대화가 이어졌다.
“그냥…… 정처없이 떠도는 모험가 입니다.”
“모험가라. 낭만 넘치는 직업이군.”
“감사합니다.”
“딸아이에게 듣자하니, 샤프 울프 를 단칼에 베어버렸다고 했던가.”
이 질문은 풀레임과 에이젤의 궁금 증을 상당히 자극하였다.
샤프 울프는 혼자서 작은 마을 하 나를 궤멸시킬 수 있을 정도로 막강
한 힘을 가진 5리스크의 괴수였는데 그는 그것을 맨손으로 멱살을 잡아 서 제압했으니까.
당연하지만, 백유설은 제대로 답하 지 않았다. 이렇게 쉽게 들을 수 있 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하기야, 6에서 7리스크의 흑마인 을 패고 다니는 놈이 5리스크의 괴 수에게 당하는 것도 조금 이상하기 는 해.
-그건 그렇죠. 비록 직접 싸우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보지는 못했지만 평소 행실을 보면 뭔가를 숨기고 있 을 거라고 생각은 항상 했으니까요.
대화는 점점 더 복잡하고 길어졌고 식사를 끝마친 어린 에이젤은 슬슬 잠이 왔는지 하품을 내뱉기 시작했 다. 제발 돌아가지 말고 이 자리를 더 지키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어린 에이젤에게 그 뜻이 전해질 리는 없 었다.
“공주님, 식사 끝났니?”
“웅… 방에 갈래.”
“페실라 시녀를 부르도록.”
그렇게, 어린 에이젤이 퇴장하였고 에이젤의 ‘기억’ 역시 완전히 거기 서 끊어져버렸다.
너무나도 옛날인 탓에 제대로 기억
이 나지도 않았지만.
“자, 그럼 딸아이가 돌아갔으니 단 도직입적으로 부탁 하나만 하겠네.”
아이작 모르프는 분위기를 축 가라 앉히고서 진중한 표정으로 백설기를 바라보았다. 그 역시 정자세로 그의 말을 경청하였다.
“우선, 이 말을 해야겠군.”
짧은 정적 후.
“나는 오래 살지 못할 걸세.”
– ……어?
쿵, 심장이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 뭐, 뭐야…….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버지 가 돌아가신 건 사실이지만…… 설 마 한참도 더 이전부터 자신의 수명 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스스로 짐작 하고 있을 줄은 전혀 몰랐다.
– 그, 그게 무슨 소리야 아빠…….
에이젤은 간절한 표정으로 그를 향 해 물었으나, 안타깝게도 아이작은 그녀를 바라볼 수 없었다.
“이유는 말할 수 없다는 점을 양해 해 주게. 하지만, 이 부탁은 진심일 세. 나는 내 딸아이를 오래 지키지 못해. 오히려 내 곁에 두면, 그 아 이를 해치게 될 수도 있겠ス】. 그때
가되면……
아이작은 백설기의 가면 속 두 눈 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내 딸을 아주 잠시라도 좋으니, 지켜줄 수 있으나?”
一아, 아니야. 아빠, 제발…….
“스스로 자립할 때까지… 아니, 아 니야. 그저 목숨만 붙어 있어도 좋 으니까…….”
지금 이 순간, 아이작은 세상 누구 보다도…… 절박해 보였다.
“내 딸을 꼭, 지켜주게.”
아버지의 마지막 부탁.
그것은, 에이젤에게 저주였다.
숲의 밤바람은 차다.
아이작과 홍시화를 비롯하여 마법 사들이 작전 회의를 하는 와중, 몰 래 막사에서 빠져나온 나는 흑마인 의 기운을 풀풀 풍기는 장소로 다가 갔다.
내 정체를 들키는 건 곤란하기에 가면을 고쳐썼다. 혹여나 미래에서 마주쳤던 흑마인을 만나면 그건 그
거대로 곤란하니까.
“여기는……
흑마인들은 인간 사회에 숨어들어 자신의 신분을 위장함으로써 완벽하 게 동화된다.
그래서 이번의 흑마인 역시 병사나 기사 중 한 명으로 위장했으리라 생 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흑마력이 느껴지는 장소는 깊은 숲 속 어딘가 멀리 떨어진 장소.
인간에게 전혀 우호적이지 않은 지 형의 숲을 헤치며 나가다 보니 꾸드 득! 하며 무언가가 꺾이는 소리가 들렸다.
우지끈!
‘윽!’
거대한 나무가 가지로 주먹 형상을 만들더니, 대뜸 내가 서 있던 위치 로 그것을 내려쳤다.
쿠궁!!
잽싸게 뒤로 폴짝 뛰어 물러서자, 이번에는 뒤쪽에서 나뭇가지 수십 가닥이 내 발을 향해 다가왔다.
‘거생목 (居生木) 인가……
살아 움직이는 나무.
동물의 피를 흡수하여 자라나는 것 으로, 저것을 베면 인간과 마찬가지
로 붉은 피가 나온다고 하여 ‘혈목’ 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거생목은 보통 떼를 지어 집단으로 한 장소에 거주하고 있기에, 한 그 루를 발견하는 순간 죽은 목숨이라 고 봐도 좋으니 지금의 내게는 조금 다른 이야기다.
[점멸]
은세십일월의 가호 덕분에 점멸 하나가 추가되어, 총 4번의 연속 이동을 할 수 있게 된 나는 하늘 높이 날아올라 가장 높은 거생목 위에 올라탔다.
그 다음의 행동은?
필요없다.
이대로 잠자코 기다리기만 해도, 놈들은 나를 잡을 수 없다. 거생목 의 강점은 그 무수히 많은 숫자로 생명체를 옭아매어 제아무리 강자 라도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인데, 약 점이 있다면…… 가지를 자신들의 키보다 더 높이 뻗을 수 없단 것.
나는 그 점을 이용하여 싸움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서 안전한 장소 를 확보할 수 있었다.
아직까지도 살아 움직이며 꿈틀 거리는 거생목의 꼭대기에 걸터앉 아 숨을 돌리려는데, 옆에서 목소
리가 들려왔다.
“대단하군.”
굵직하고, 중저음의 목소리였다.
고개를 돌려서 확인하니, 그곳에는 꽤 의외의 인물이 있었다.
‘뭐, 야……?,
너무나도 의외였기에, 나도 순간적 으로 머리가 마비되었다.
아는 얼굴이다.
스텔라 아카데미의 신월학 교수이 자, 설정상 흑마인이자 8클래스 마 법사 아키헤이든의 최측근.
흑마신교의 교주에게 충성하며, 오 로지 그 사람만을 위해 행동하 는…… 어찌 보면 이 세계관 내에서 도 가장 짙은 신념을 가진 사내.
‘레이딘 교수……
그는 점잖은 정복을 입고서 나무에 걸터앉은 채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 다. 그곳에는 인간들의 지휘 막사가 위치해 있었다.
“나를 찾아왔나.”
대답하지 않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단 한 마디라고 할지라도, 그가 내
목소리를 기억해 버릴 수도 있기에.
그것은 시간선상의 심각한 오류를 초래하여 미래가 완전히 뒤틀려 버 릴 수도 있다.
“해를 끼칠 생각은 없다.”
테리폰을 겨누려다가, 들키면 곤 란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예비용 지팡이를 꺼내서 그에게 겨누었다.
싸우면 당연히 승리를 점하기도 힘들뿐더러 시간의 인과율에 문제 가 생기겠지만, 일단은 위협하겠다 는 제스처를 취해본 것이다.
“성격이 급하군. 인간 마법사는 모 두 너와 똑같지.”
“나는 너와 싸울 생각이 없다. 오 히려, 너희를 구원하러 왔지.”
스텔라의 교수를 하던 레이딘 교수 와는 분위기가 살짝 다른 느낌이 었다.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다.
지팡이를 위아래로 한 번 흔들어 서 ‘그게 무슨 뜻이냐’라고 묻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자 레이딘은 입술을 떼었다. 그 역시도 나와 싸 우기는 싫었던 것 같다.
“마법사들은 또다시 이 세계에 재 앙을 초래하려 하고 있다. 너희는
우리를 흑마인이라 칭하며 악으로 몰아가지만, 그 반대다. 너희는 항상 세계를 위협하였고, 우리는 언제나 이면에서 세상을 구해왔으니까.”
그는 거기까지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서둘러 고개를 돌려 작전 지휘 막사를 보니 회의가 끝난 것인 지 사람들이 흩어지고 있었다.
직박구리 안경으로 망원경 기능을 확대해서 살펴보니…… 이상하게 아 이작 모르프와 홍시화 공주만 막사 에서 나오지 않고 있었다.
둘이 따로 남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이다. 별로 좋은 대화가 아 닐 것 같았기에 불안해졌다.
“나는 마법사를 증오하지 않는다.”
“너희 모두, 구원받을 가능성이 존 재하기 때문이지.”
레이딘은 거기까지 말한 뒤 안개가 되어 흘연히 모습을 감추었다.
“…사이비답네. 고해성사라도 하라 는 거냐.”
말끝마다 ‘구원을 붙이는 것만 봐 도 그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
“후우…….”
지팡이를 넣은 뒤 밤하늘을 바라
보았다. 내일을 알 수 없을 정도 로, 하늘이 유난히도 캄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