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311)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311
56. 교환학생(6)
태초의 세계수라 불리는 세계수에 는 하나의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세계수의 최초로 피어난 꽃, ‘꽃화 선’이라는 생명체가 최초로 요정으 로서 이곳에 터를 잡아 왕국을 세웠 다는 전설이었다.
역사가 제대로 기록되던 시절인 시
조 마법사의 시대보다도 오래된 이 야기였기 때문에, 누구도 그 진실을 확인할 수는 없었으나 적어도 꽃서 린은 그것을 믿고 있었다.
처음으로 피어나, 모든 요정을 보 살펴 주었던 진정한 왕…….
사박!
꽃서린이 나뭇잎을 밟을 때마다, 쿠션이 부드럽게 눌리는 듯한 소리 가 났다. 놀랍게도 그녀가 밟은 나 뭇잎은 전혀 망가지지 않았는데, 오 히려 가을바람에 힘을 잃고서 주흥 빛으로 변질된 나뭇잎이 녹색으로 물들어 새로운 생명을 얻기도 했다.
이것이 바로 모든 요정의 왕이자 엘프왕의 권능. 손길이 닿는 모든 존재에게 생명을 부여한다.
죽음만으로 가득했던 저주에 시달 리던 꽃서린으로서는 정반대의 성향 을 띤 이 축복을 참으로 마음에 들 어 했다.
“……어디로 가는 겁니까?”
그런 꽃서린의 뒤로 백유설이 뒤따 르고 있었다.
“그냥…… 풍경을 보여드리고 싶어 서요. 세계수를 제대로 둘러보신 적 은 없으시죠?”
,,예.,,
그녀의 말마따나 백유설은 이곳, 하늘꽃요람의 풍경을 제대로 감상한 적이 없었다.
감상은 아주 심플했다.
예쁘다.
지구에도 아름답기로 유명한 장소 는 참 많았으나 그런 곳을 전부 가 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한 가지 확 신할 수 있는 점이 있다면…….
최소한 지구에는 이토록 아름다운 장소가 없다는 것.
백유설은 꽃서린을 뒤따르며 착잡 한 표정을 지었다. 젤리엘에게 변명 하기 위해 내뱉었던 ‘사라진다’라는
말을 그녀가 엿듣고 말았다.
그건 참으로 곤란한 일이었다.
젤리엘은 그 이상의 대답을 원치 않았기에 넘어갈 수 있었으나, 꽃서 린은 그렇지 않았으니까.
물론 끝까지 백유설이 대답을 거부 하자 더 이상 캐묻지는 않았다. 그 러더니 꼭 보여주고 싶은 게 있다며 어디론가 걷는 게 아니던가.
별꽃나무 마법학교를 나와, 하늘꽃 요람의 거리를 거닐며, 백색의 궁전 과 영원의 폭포를 지나쳤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장소가 바로 이곳, 꽃서린이 은거하였던 시절 머
물던 숲속의 자그마한 탑이었다.
과연 엘프왕이 왜 이곳에 칩거했는 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눈부시게 아 름다운 곳이었다. 단순히 꽃과 나무 가 늘어선 장소라면 백유설은 아름 답다고 표현하지 않는다.
햇살이 나뭇가지에 부딪혀 오로라 처럼 사방으로 퍼져 나갔으며 이른 아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반딧불이 처럼 반짝이는 무언가가 허공에 별 자리를 수놓고 있었고 노란빛의 강 줄기가 저 하늘 어디에선가부터 쏟 아져 내려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나무라기보단 알록달록 구슬을 닮 은 신비로운 식물이 바람을 타고 흔
들거린다. 백유설이 그 사이를 멍한 눈으로 걷고 있자, 꽃서린이 눈웃음 을 지으며 말했다.
“마음에 쏙 드셨나 봐요.”
“아, 네, 조금……
“예쁘죠? 이런 풍경은 어디에도 없 다고 자신할 수 있어요.”
그녀는 고개를 돌려 백유설을 바라 보았다. 동체 시력이 늘어난 탓일까. 꽃서린이 이쪽을 바라보기 위해 머 리를 돌려,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광 경조차 느리게만 보였다.
휘날리는 꽃잎 사이에서 꽃서린은 꽃보다 아름다운 미소로 말했다.
“이 세상에는 이것보다도 더 아름 다운 게 많아요.”
그러더니 대뜸 어디론가 손을 뻗었 다. 그곳에는 자두색의 농구공만 한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는데 그중에서 가장 작은 손바닥만 한 크 기의 열매를 따서 백유설에게 건네 주었다.
“성소 열매예요. 자라날수록 크기 가 줄어드는 신비로운 열매죠. 먼 과거에는 이 열매를 차지하기 위해 전쟁까지 벌어졌다고 해요.”
처음 보는 열매다. 이런 건 직박구 리 안경에도 기록되어 있지 않다.
백유설은 그것을 크게 한 입 베어 물었고, 이내 왜 이 열매를 두고 전 쟁이 벌어졌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맛있네요. 세상에서 먹어본 그 어떤 과일보다도.”
“그렇죠?”
그의 반응이 하나하나 모두 만족스 러운지 꽃서린의 얼굴에 미소가 만 개했다. 그녀는 작은 동산 같은 곳으 로 올라서더니 큰 나무 아래에 다소 곳하게 앉고서 자신의 옆자리를 툭 툭 두드렸다. 잠시 망설이던 백유설 은 그녀의 곁에 앉아, 나무에 등을 기대어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았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꽃서린의 향 기를 태우고 스쳐 지나간다.
그녀의 머리카락이 이쪽을 향해 흔 들거려서 유난히 체향이 짙게 느껴 졌다. 엘프왕답게 향수보다 자연스럽 게 기분이 좋아지는 꽃의 향기였다.
[패시브 스킬 ‘꽃무리에게 추억을’ 이 발동되었습니다.]‘어?’
지금껏 잊고 살았던 스킬 중 하나. 잎하넬과 계약하면서 얻은 스킬이다.
[>꽃의 향기를 맡으면 꽃말에 해 당하는 특성을 적용받는다.]하지만 뭔가가 이상하다.
꽃서린에게서 꽃의 향기가 난다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막상 진짜로 꽃 향기를 맡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대체 무슨 꽃향기를 맡았는지 알아 보려고 했으나, 아무것도 떠 있지 않았다. 그 대신, 꽃말이 백유설의 머리를 어지럽게 만들었다.
[꽃말: 영원한 사랑]
그것의 뜻을 이해하기 위해 머리를 애써 굴리려는데 꽃서린이 말을 걸 어왔다.
“혹시 당신의 고향에는…… 이런 장소가 있나요?”
없다.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
그보다도 백유설의 머리를 혼란스 럽게 어지럽히는 것은, 어째서 꽃서 린이 그에게 ‘고향’의 이야기를 꺼
냈느냐는 것이다.
그녀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허공 에 손을 뻗었다. 흩날리던 나뭇잎 하나가 가느다란 손가락 사이에 우 연히 내려앉아 걸친다.
“예전부터 느낌이 오기는 했어요. 백유설, 당신은 여러모로 사람들 사 이에서 겉도는 느낌이었죠. 말투나 행동, 그리고 인간관계까지.”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도 않고, 공부 는 하는 둥 마는 둥, 여기저기 여행 다니며 온갖 사건에 간섭하지를 않 나 넓은 인간관계를 가졌으면서 그 누구와도 깊은 정을 맺지는 않는다.
“당신에게서는 낯선 향기가 나요.”
“..그런가요?”
“하지만, 저는 그 향기마저도 좋아 요. 그곳이 어떤 세계일지는 잘 상 상이 가지 않지만…… 어쨌든 아이 테르를 위해 이곳으로 왔다는 뜻이 잖아요. 그렇죠?”
잠시 고민하던 백유설은 고개를 저 었다. 거짓말으로라도 그렇다고 대 답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사실이 아니었으니까. 그는 자의로 인해 아 이테르를 구하러 온 것이 아니다.
누군지 알지도 못하는 타의로 인해
강제로 끌려온 것이지.
만약, 이 세계로 전이되기 직전.
흑마룡, 흑야십삼월을 물리쳤을 때.
콘스텔라티오 프로젝트가 ‘아이테 르 월드가 실제로 존재한다’라는 사 실을 알려주면서 [구하러 가시겠습 니까?]라는 선택지를 주었다면…….
어땠을까.
그래도 과연 이곳으로 왔을까?
*……모르겠어.’
결과론적인 이야기다.
만약 지금 이 순간, 과거로 돌아간 다면…… 아마도 [Yes]를 선택할 것
이다. 이미 이곳은 지구보다도 더 소중한 인연이 가득 생겨 버렸고, 이곳에서 보내는 삶이 참으로 행복 하다는 사실을 잘 알았으니까.
하지만 이곳을 경험하기 이전의 백 유설은 너무나도 평범한 한 명의 청 년이었을 뿐이다.
아마도…….
[N0] 라는 선택지를, 고민하지도 않고 골라버렸겠지.“저는 누님이 생각하는 그런 대단 한 사람이 아닙니다. 겁도 많고…… 이렇게 열심히 뛰어다니는 이유는, 사실 누구를 돕기 위한 게 아니라
제가 살고 싶어서 그런 거예요.”
“그러신가요.”
그러나 꽃서린은 연신 싱글벙글 웃 고만 있었다. 실망했다는 표정도 아 니었고, 그렇다고 화가 났다거나 슬 프다는 얼굴도 아니다.
[기쁨]
그녀의 감정이 선명하게 백유설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저기, 제가 외국어로 얘기했나요. 저 겁쟁이에다가 혼자 살고 싶어서
이러는 거라고 했는데 왜……
“아뇨. 그래서 더 좋은걸요. 처음이 었거든요.”
“……뭐가요?”
“당신이 당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한 거요. 그렇지 않나요?”
“어……
그랬나? 기억이 잘 안 난다. 그러 고 보면, 아이테르에 온 이후로 숨 겨둔 마음을 누군가에게 말했던 적 이 단 한 번도 없던 것 같기도 하 다.
“게다가, 오히려 그렇게 말하니 조 금 더 가까워진 것 같아요.”
“뭐, 뭐가 가까워졌다는……
꽃서린이 얼굴을 살짝 들이미는 바 람에 백유설은 말을 끝까지 할 수 없었다.
“인간미 (人間味).”
“……예?”
“지금까지의 백유설은 인간답지 않 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자연의 재 해라고 여겼던 것들을 거스르고, 섭 리를 무시하고, 운명을 역행하고…… 너무나도 멀게 느껴졌어요.”
그건 좀 부담스러운 말이었다. 딱 히 그렇게까지 대단한 무언가를 하 지는 않았으니까. 직접 해결한 일도
그다지 없고, 어쩌다 보니 얻어걸린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그런 변명을 하기에도 부끄 러울 정도로 꽃서린이 얼굴을 가까 이 대는 바람에, 입술을 떼는 것조 차 불가능했다.
지금 이 순간 백유설은 참으로 황 당한 생각을 했다.
‘나 입냄새 나는 건 아니겠지?’
누군가에게는 우스운 생각이겠지 만, 지금 이 순간 백유설에게는 가 장 중요한 사정이었다.
“저기……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이로 다
가온 꽃서린이 물었다.
“이곳에는 아름다운 게 많아요.”
그건 지금도 알 것 같다는 말을 간 신히 생략할 수 있었다. 다른 것들 을 차치하고서 꽃서린의 얼굴만 해 도 지구에는 존재하지 않을 테니까.
“그러니까…… 당신이 원하는 그 어떤 목표를 완수한 뒤에,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될까요?”
그제야 백유설은 꽃서린이 어떤 오 해를 하고 있는지를 깨달았다.
자신이 어떤 이유로 인해 아이테르 로 찾아와 무수히 많은 사건사고를 해결하고 다닌다는 것까지는 추측하
는 데에 성공했으나, 모든 목표를 끝마친 뒤에는 돌아갈 것이라고 생 각하고 있던 것이다.
그건 오해다.
타의로 인해 이곳에 오게 되었다고 한들, 백유설은 돌아가고 싶은 마음 이 추호도 없었다.
꼭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할까.
그건 백유설이 원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가장 솔직하게 대 답하기로 했다.
“저도 그랬으면 좋겠네요. 지금 제 가 보고있는 광경을 잃어버리고 싶 지는 않거든요.”
그 말뜻을 제대로 이해한 것일까.
처음에는 화사한 웃음꽃을 만개했 던 꽃서린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말은 꼭, 선택지가 자신에게 없다는 것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그게 무슨…….”
“대신, 노력할 겁니다.”
무어라 말하려는 그녀의 말을 끊어 버리고서 백유설이 말했다.
“저도 이곳에 꼭 남고 싶거든요.”
이 정도면 대답이 충분했을까.
꽃서린은 고개를 뒤로 빼면서 손을
다소곳이 무릎 위로 모으며 미소를 지었다.
네. 다음에 또 한 번, 이곳에 같 이 오도록 해요. 여기는 아름답지만, 혼자서 오는 건…… 쓸쓸하거든요.”
“제가 쓸쓸하지 않게 해드릴게요.”
거기까지 말한 뒤 백유설은 자리에 서 일어났다.
“이만 돌아갈까요. 슬슬 별꽃나무 의 강의 오리엔테이션을 시작할 것 같거든요.”
네. 저도 돌아가야겠어요.”
그러다 무언가를 깜빡했다는 듯, 허 공에 손을 올려놓은 꽃서린이 주문
을 외워 서류 봉투같은 것을 꺼냈다.
“사실 이런 얘기를 하려고 온 게 아니었어요. 저희 세계수에서 조금 복잡한 일이 생기는 바람에……
“알아요. 담갈토이월의 태동 때문 이죠?”
백유설 역시도 저 이야기를 생각하 고 있다가 난데없이 다른 대화를 하 는 바람에 하마터면 잊을 뻔했다.
“저만 믿으세요. 금방 해결해 드리 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