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392)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392
66. 뒤바뀐 이야기(4)
대접을 받는다는 건 여러모로 좋은 기분을 들게 만들어준다. 지구에 살 던 시절, 평범한 학교를 졸업해 중 소기업의 회사원으로 살아갔던 백유 설의 삶은 평범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었으니 감회가 남다르다.
“자, 드시지요.”
8클래스의 마법사이자 마법사 협회 의 최고마도사 관리장이라는 높으신 직책을 가진 ‘로덴’이 백유설에게 찻잔을 내밀었다.
그 옆에는 설파람 대공이 앉아 있 었는데, 그의 시선은 백유설 옆자리 의 천황정팔월에게서 떼어지지를 않 는다.
그 시선에는 애정이 한가득 담겨있 었으나, 연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아 니다. 마치, 어머니를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었기에 지켜보는 백유설로서 는 상당히 거북했다.
천황정팔월의 외견은 거의 20대
초중반으로서 설파람 대공보다 훨씬 어려 보였기 때문.
“아주 훌륭한 일을 해주셨습니다.”
로덴은 그리 말하며 백유설을 향해 손을 뻗었다. 손을 마주 잡아 악수 를 해주자 로덴은 옆자리에 앉아 있 던 꽃서린과 천황정팔월을 바라보았 는데 제아무리 최고마도사 관리장이 라 할지라도 감히 그녀들에게 악수 를 청하기는 두려웠는지 내밀던 손 을 머쓱하게 집어넣을 뿐이었다.
그런 그의 모습이 안타까웠던 꽃서 린은 먼저 악수를 청할까 했지만 역 시 무리였다.
그녀와 신체가 닿은 사람들이 순식 간에 홀렸던 과거의 트라우마가 떠 올랐던 것.
악수라는 인간의 문화는 아직 꽃서 린에게 적응하기 힘든 것이었다.
“급한 일이 생기셔서 이 자리에 참 석하지는 못하셨지만, 대마도사 ‘사 엘 리’ 님께서 당신께 명예상을 내 리라 명하셨습니다.”
그리 말하는 마법사의 표정에는 얼 핏 존경도 깃들어 있었는데, 확실히 어린 나이에 초거대 페르소나 게이 트 동기화를 해결한 건은 대단하다 는 말로도 설명이 부족했다.
다만, 백유설로서는 살짝 찝찝했다.
‘내가 한 건 아닌데.’
그는 방법을 제시했을 뿐이다.
누구라도 주둥이를 나불거리는 일 은 할 수 있다.
정작 사건을 해결한 사람은 천황정 팔월과 꽃서린이었는데 그녀들은 감 사받는 것을 극도로 꺼려했다. 아예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백유설에게 모든 공적을 넘겨주니, 그로서도 마 지못해 받을 수밖에 없었다.
“안에서 대체 어떤 일이 있었습니 까? 이 늙은이, 너무 궁금한데… 혹 시 이야기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물론이죠.”
과연, 8클래스의 마도사는 호기심 이 많았고 천황정팔월과 꽃서린에 대한 이야기도 꽤 궁금해했다.
자신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은 그 리 나쁜 일은 아니다. 누군가가 나 에게 호기심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기분 좋은 일이 될 수도 있다.
백유설과 꽃서린은 특히나 더욱 그 러했기에 로덴과 한참 동안이나 이 야기꽃을 피웠고 시간은 흘러 어느 덧 저녁이 되었다.
“이런, 벌써 저녁이 됐군요. 이야기 가 참으로 잘 통하여 식사라도 대접
하고 싶은데, 어떻습니까?”
“난 싫은뎅……
“저는 좋아요. 너무 기대되네요.”
“아주 좋죠.”
“하하, 최고 마법사로 손꼽히는 로 덴 메이지의 식사 초대를 거부할 사 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인맥은 최대한 쌓아두는 편이 좋 다. 언제 어디에서 큰 사건이 벌어 질지 모르기에 그렇다.
아이테르에 처음 도착했을 때만 해 도 인맥이고 뭐고 관심도 없었고 학 교 내에서 발생하는 메인 에피소드 에만 집중했던 백유설이었지만 이제
는 많은 게 달라졌다.
‘졸업한 뒤의 일…… 혹은, 졸업하 기 전에 닥쳐올지도 모르는 멸망에 대비해야만 해:
“자리를 옮기시지요. 아, 그래! 다 른 마법사분들을 초청해도 좋겠군 요. 분명 즐거운 자리가 될 겁니다.”
“오…… 저는 아주 환영입니다.”
이런 횡재가 다 있을까.
자리에서 일어난 로덴이 설파람 대 공과 함께 응접실에서 빠져나가자, 그들을 뒤따라 가려던 백유설의 뒤 를 누군가 붙잡았다.
-백유설, 잠깐 이야기 좀 하세나.
은세 십일월님?”
그곳에는 은색의 반투명한 형체를 가진 은세십일월이 공중에 둥둥 떠 있었다. 천황정팔월은 그를 알아보 고서 황급히 꽃서린의 뒤로 숨었으 나, 심각한 표정의 은세십일월은 그 녀는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다.
-꽤 심각한 일이다. 아무래도 나의 힘이 일부 봉인된 무언가가 터져 나 온 것 같다.
“시간의 힘 말씀이십니까? 하지만 남은 신물은 모두 은세십일월님이 관리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요.”
– 나도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아
니었더군. 나도 모르는 곳에, 시간과 관련된 무언가가 존재했고 그것이 오늘 아침에 해방되었다. 문제 는…… 그 위치를 정확히 알 수가 없다는 것이 ス】. 마치 회색으로 가려 진 듯 꽉 막힌 기분이다.
“……회공시월의 짓이군요.”
••그래서 문제다. 다른 평범한 사안 이었다면 내가 회수하면 되겠다만, 회공시월이 시간에 간섭하기 시작하 면 꽤 골치가 아프다. 만약 그가 과 거로 가는 힘이라도 손에 넣었다가 는 현재가 통째로 사라질 수도 있 다.
“현재가 사라진다니요……r
은세십일월은 잠깐 뜸을 들이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네 존재가, 이 세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시간을 과거로 돌릴 수만 있다면, 백유설의 존재를 지우는 것은 일도 아니다.
아이테르 월드에 백유설이 처음 도 착한 날, 오두막에서 추격자들을 따 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1년 전의 백유설을 떠올려보자.
당시의 그는 간신히 점멸을 제어하 는 정도의 능력밖에 없었다.
그런 그에게 아주 살짝만 역사의 흐름을 뒤틀어버린다면…….
‘추격자들을 따돌리지 못한 17세의 어린 백유설, 사망하다.’
이런 역사가 발생해도 전혀 이상하 지 않다.
실제로 백유설은 그런 역사를 무수 히 많이 본 적이 있다.
아이테르 월드 온라인 속 ‘캐릭터 백유설’을 플레이하던 수많은 플레 이어들이 튜토리얼에서 얼마나 죽어 나갔던가.
수천? 수만? 적어도 수십만 번은 족히 넘을 것이다.
그중 살아남은 ‘캐릭터 백유설’은 고작해야 몇백 명도 안 되겠지.
튜토리얼에서 백유설이 죽는 미래 를 만드는 것은 아주 쉽다.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경쟁자를 제거하기란, 아주 손쉬 운 일이겠지.
십이신월의 대부분이 백유설의 편 으로 돌아서고 있음에도 회공시월이 잠잠한 이유.
그에게는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다 는 마지막 선택지가 남아있었기 때
문이었다.
“맞아…… 그러고 보니, 회공시월 그 자식은 벌써 우리들의 힘을 결합 하는 것도 성공했어.”
천황정팔월은 자신의 허리를 드러 내며 말했다.
“나의 색을 일부 훔쳐 가서 특이한 권능을 행사했는데, 나는 그 원리조 차 아직 알지 못하고 있어.”
-천황정팔월을 회색으로 물들이다 니…… 나도 저건 도저히 모르겠군.
백유설은 표정을 찡그린 채 곰곰이 고민했다.
회공시월의 시간역행.
하지만, 과연 그가 직접 과거로 떠 났을까? 그건 아닐 것이다.
인과율, 백유설로 따지면 [서사력] 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회공시월은 이 세계에 남아서 세상 의 공간을 지키도록 명령받았다.
시조 마법사로부터.
그렇기에 그는 이곳을 떠날 수 없 다. 그러니…… 십이신월이 아닌 다 른 존재를 과거로 보냈을 것이다.
‘아무나 보내지는 않았겠지.’
시간의 흐름에 가장 크게 간섭할 수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도
출해낼 수도 있는 존재.
사실, 답은 진작에 알아내지 않았 는가.
“……풀레임을 과거로 보냈군요.”
– 뭐라?
“저, 정말로?”
천황정팔월은 무언가를 떠올린 것 인지 사색이 되었다.
“왜, 또 뭡니까?”
“아, 아니. 그게…… 얼마 전에 회 공시월이 시켜서 풀레임에게 이상한 바람을 주입하라고 그랬거든. 그, 그 렇게 쳐다보지 마! 따르지 않으면
내 존재를 아예 없애버리겠다는 식 으로 말했단 말야…… 나, 나는 살 고 싶어서……
“후우…… 천황정팔월님을 나무라 는 게 아닙니다. 무슨 이야기를 했 습니까?”
“어, 음……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 하라고 했던가? 솔직히 그게 무슨 뜻인지도 모르겠어. 아마 아무도 이 해 못 할…….”
一허, 그렇게 된 거였군.
“그렇군요. 풀레임이 떠날 만했습 니다.”
백유설과 은세십일월의 표정이 심
각해지자 천황정팔월은 또 울상이 되었다.
“에…… 나만 이해 못 했던 거야?”
그녀가 우울해지든 말든 별로 중요 치 않다는 듯 백유설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일단 은세십일월님은 어디서 사건 이 발생했는지 찾아주세요. 솔직 히… 찾는다고 뭘 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네요.”
-그래. 한 번 과거로 떠난 이를 쫓 아가는 건 불가능하다. 시간여행은 고속도로가 아니니까.
“이번에는…… 풀레임을 믿는 수밖
에는 없겠네요.”
-……괜찮겠나? 타의로 인해 네 존재가 영영 사라질지도 모른다. 네 가 살아있었다는 그 어떤 흔적도 남 지 않게 되겠지.
은세십일월과 꽃서린, 천황정팔월 은 그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보 았으나.
“괜찮아요.”
정작 본인은 밝게 웃으며 말한다.
“풀레임이 저의 존재를 지워 버릴 리가 없으니까요.”
그건 단지 그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말이 아니었다.
믿음.
풀레임에 대한 믿음이 백유설의 말 에서 은연중에 새어 나왔던 것.
-그렇겠지…….
“당당히 이겨낼 겁니다.”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은세십일월도 마주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백유설이 그녀를 굳게 믿 고 있으니, 괜히 다른 이들이 사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백유설과 함께, 과거의 시간 어딘 가에서 싸우고 있을 그녀를 믿고 의 지하면 될 뿐이다.
* * *
……실패했다.
마르테비스 공동묘지.
네크로맨서의 습격 사건에서.
많은 사람들을 지켜내지 못했다.
스텔라 생도 사상자, 4명.
일반 사냥꾼 사상자, 69명.
간신히 에이젤을 구출하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네크로맨서에게 극한까 지 내몰린 그녀는 이미 제정신이 아
니었다.
그건 그녀뿐만이 아니었다.
너무 이르게도 네크로맨서라는 최 흉의 흑마법사를 만나버린 다른 스 텔라 생도들도 얼이 빠진 표정이었 으니까.
‘동급이 4명이 죽었다.’
그 충격에 몇몇 학생들은 아직도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1학년 1명, 2학년 3명이 죽었다고 했던가. 풀레임은 그들의 이름을 기 억조차 못한다는 사실에 표정이 와 락 구겨졌다.
내가 지켰어야 했는데…….,
백유설은 단 한 명의 사상자도 내 지 않고서 모두를 완벽하게 구해냈 다. 단신으로 네크로맨서를 상대하 여 그의 심장을 찌르지 않았던가.
과거로 돌아와 힘이 3클래스 수준 으로 약해진 풀레임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불가능? 핑계일 뿐이야.’
자신이 약해진 것처럼, 백유설 또 한 그 당시에는 힘이 많이 약해진 상태였을 것이다.
심지어 마법조차 사용하지 못하는 백유설이니 풀레임보다 상황이 심하 면 심했지 더 좋을 건 없었을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온 몸을 불살라서 모두를 지켜냈다.
“자책하지 말거라.”
“아…….”
뒤늦게 스텔라의 생도를 구출하기 위해 비행정을 끌고서 찾아온 이한 월 교관이 그녀의 어깨를 툭툭 두드 리며 말했다.
“모두를 지키는 건 불가능하다. 설 령 위대한 대마도사라고 할지라도, 지켜내지 못한 이들의 무수히 많은 피와 눈물 위에 서 있을 뿐 모두를 완벽히 지켜낼 수 있는 마법사 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
그 말에 풀레임은 어설프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죠……T
“그래. 그러니 기운 차리고, 돌아가 자꾸나.”
“네.”
이한월은 그녀를 위로해 주기 위해 저렇게 말했을 것이 틀림없었으나.
안타깝게도.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심장은 더더욱 가시에 찔린 것처럼 아파왔다.
모두를 지킬 수 있는 마법사.
그런 자가 존재했던 세상을 풀레임 은 기억하고 있었으니까.
“으..”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풀레임은 머 리에 들이닥친 회색의 현기증에 잠 시 비틀거렸다가, 눈을 떴다.
“아.,,
어느덧 장소는 복도 한가운데였다.
‘타임 슬립.’
바로 엊그제 겪은 현상이다.
시간여행이 불완전한 탓일까, 풀레 임의 시간은 이곳에서 남들보다 빠 르게 지나갔다.
그리고 그녀가 이동하는 곳은 언제 나 큼지막한 사건이 벌어지는 시간 대였다.
‘지금은……
손에 쥐어져 있던 서류 덕분에 무 슨 사건이 시작되는지 금방 알 수 있었다.
‘괴수 모의전.’
이 사건, 역시나 기억하고 있다.
원작 로판에서 에이젤은 홍비연의 견제를 받느라 제대로 된 연습도 하 지 못한 채 혼자서 모의전을 치르다 완전히 창피를 당하며 망해버렸다.
그러나 현실에는 백유설이 있었다.
그는 에이젤이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든든히 받쳐주었고, 놀랍 게도 그녀는 6클래스 수준의 마법사 들만이 할 수 있다는 ‘초현상공명’ 을 선보이게 된다.
,……내가, 그러도록 도와줘야 해.’
백유설이 했던 것처럼.
에이젤에게 더 나은 미래를 부여해 야만 한다.
‘에이젤은 어디에 있지?’
그녀는 서둘러 복도를 뛰었다.
스텔라 돔 내부의 모의전 실습장은
굉장히 커다랬기에 사람 한 명을 찾 기란 참으로 힘들었지만 에이젤을 모르는 1학년 생도는 없었다.
“에이젤? 음, 가지 않는 게 좋을거 같은데.”
“아, 보긴 했는데…… 난 몰라.”
“어. 응? 저쪽으로 가긴 했는 데…… 괜히 끼어들지 말라구.”
좋지 않은 예감이 든다.
풀레임은 서둘러 에이젤이 향했다 는 위치로 달려갔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쯧, 꼴사납기는.”
“호호, 아주 잘나신 천재라던 에이 젤 공.녀.님도 지팡이가 부러지면 아무것도 못 하는구나?”
“나는 또 맨손으로 얼음이라도 만 들 수 있는 줄 알았지 뭐니?”
바닥에 쓰러진 채 교복이 반쯤 찢 어진 에이젤과 그녀를 둘러싼 붉은 스카프의 여학생들.
바닥에는 에이젤의 지팡이가 부러 진 채였는데, 학교에서 지급해준 지 팡이를 지키지 못하여 훼손할 경우 커다란 감점을 받게 된다.
‘홍비연의 파벌원들……!’
에이젤은 고개를 푹 숙이고서 그저
멍하니 바닥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풀레임 은 서둘러 그들 사이에 끼어들었다.
“뭐야 넌?”
“평민이잖아?”
“지금 귀족들 하는 일 방해…….”
“다 닥쳐.”
빠악!
“꺄아악!!”
손에 쥐고 있던 지팡이로 대뜸 여 학생의 머리통을 후려친 풀레임은 씩씩거리며 소리쳤다.
“마법만 안 쓰면 증거가 안 남는다
지? 누군가한테 배운 건데 말이야, 이럴 때 써먹으면 아주 좋을 것 같 거든. 덤빌래?”
“이, 이 미친년이……1”
“어? 마법 쓰게? 써보든가.”
“이이…….”
학생들간의 마법전은 정해진 장소 가 아니라면 철저히 금지되어 있다.
그렇다고 주먹으로 싸우자니 풀레 임의 손맛이 아주 맵다.
지팡이를 몽둥이처럼 빙글빙글 돌 리며 풀레임이 다가오자 여학생들은 하는 수 없이 물러날 수밖에 없었
“어라, 그냥 가게? ‘두고 보자’라든 가 그런 대사는 안 하는 거야?”
풀레임의 예상과는 달리 그녀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서 물러나버 렷다.
“쳇, 재미없기는……
그녀는 고개를 돌려 바닥에 쓰러져 있는 에이젤을 향해 손을 뻗었다.
“일어나. 같이 나가자.”
내심…… 이번 건으로 에이젤에게 좋은 점수라도 땄으면 좋겠다는 생 각을 하고 말았다.
그녀와는 어떻게든 가까워져야 하
는 처지였으니까.
그러나 에이젤은 풀레임의 손을 붙 잡지 않고서 그저 웃었다.
“……괜찮아요. 일어서는 것 정도 도 스스로 못해서야.”
그녀는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나더 니 부러진 지팡이를 보며 작게 중얼 거렸다.
“……식비를 모두 수리비에 지출해 야되는 걸까.”
그리 말한 뒤 터덜터덜 걸어 나가 는 에이젤. 풀레임은 그런 그녀를 붙잡을 수 없었다.
그녀와 자신의 사이에 너무나도 커
다란 장벽이 쳐진 것처럼 느껴졌기 에, 도저히 다가갈 수 없었다.
“에이젤……
지팡이를 꽉 움켜쥔 풀레임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바닥을 한참 이나 쳐다보다가, 도저히 참지 못하 고서 소리질렀다.
“으아악!! 못 참아! 그 새끼들, 다 죽여버릴 거야!”
에이젤을 괴롭히던 홍비연 파벌원 소녀들, 총 일곱 명이던가?
“전부 조져 버리겠어……
비록 마법은 쓰지 못한다지만, 지팡 이로 패는 손맛도 나름 쏠쏠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