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410)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410
68. 변화(1)
청동십이월의 주문을 조금 세게 걸 어두었다고는 했지만, 결국 그건 임 시 주문일 뿐 한 달이라는 오랜 시 간을 버티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을 것이다.
한 달 가까이 백유설에게 냉기를 주입받지 못한 훙비연은 그의 생각
보다도 열기가 꽤 뜨거웠고, 그런 탓에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그녀에 게 냉기를 주입해야만 했다.
-상태가 많이 호전되었군.
한참의 시간 끝에 백유설이 식은땀 을 흘리며 숨을 돌리자 청동십이월 이 말을 걸어왔다.
“……그렇습니까?”
-음! 고작 한 달 사이에 무슨 일 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만, 엄청나 게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군. 고된 훈련은 곧 적하유월의 힘을 흡수하 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그 말에 백유설은 잠들어 있는 홍
비연을 바라보았다.
방금까지만 해도 묘하게 잠든 게 맞기나 한 건지, 혹시나 깨어 있는 건 아닌지 하는 걱정이 들었는데 지 금은 확실하게 잠든 듯 편안한 미소 를 띤 채 눈을 감고 있었다.
‘그간 나만 노력한 게 아니란 말이 지…….’
당연하다면 당연한 말이다.
그녀들은 천재인 만큼, 너무 큰 기 대를 받는 나머지 피눈물 나는 노력 을 계속해왔으니까.
일반적인 천재들보다 몇 배는 더욱 고된 훈련과 생사가 오가는 사건을
반복하며 ‘원작’ 속 주인공들이 얼마 나 빠르게 강해졌는지를 기억한다.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무리했던가?’
아픈 몸을 이끌고 5리스크 이상의 임무를 연달아 수행할 정도로 무지 막지한 스케쥴을 감행했던 적은…… 백유설이 알기로 없다.
홍비연의 이불을 덮어준 뒤 병실 바깥으로 나온 백유설은 풀레임과 에이젤을 마주했다.
아무래도 방금 전에 인공호흡 어쩌 고를 운운했기 때문인지 서로 눈을 마주치는 게 묘하게 껄끄럽다.
예전 같았으면 ‘뭐 어때서?’라며 배 짱을 부렸을지도 모르는데, 요 근래 에는 뭐가 이리도 어색한지 모르겠다.
,,풀레임.,,
“어, 으응? 말해.”
“오기 전에 교무실에 들러서 일정 표를 확인해 봤어. 왜 이렇게 무리 한 스케줄을 짠 거야? 그러다 쓰러 지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약간 나무라는 어조로 백유설이 말 하자 풀레임은 눈썹을 살짝 찡그리 고서 말했다.
“뭔 상관? 그러는 아저씨는?”
“나는 뭐……
“우리보다 더 빡센 여름방학을 보 냈을 거 같은데. 아니야?”
아니다.
오히려 스텔라에서 거의 외출하지 않은 채, 스칼렛과 함께 체육관에서 안전하게 훈련에만 열중했다.
‘내가 뭐 맨날 위험지역만 쫓아다 니는 스릴러인 줄 아나 보지……?,
절대 아니다.
오히려 그의 꿈은 안전한 보금자리 에서 편안한 여생을 보내는 것이다.
지금 이렇게 고생하는 이유도 다 그런 미래를 위한 것일 뿐, 모든 사 건이 해결되면 그 즉시 집에 틀어박 혀 나오지 않을 예정이다.
그 뒤로 잠시 침묵.
이 고요한 어색함을 깨뜨린 사람은 에이 젤이 었다.
“그, 궁금한 게 있는데요.”
“응?,,
“저 싸가지 공주의 저주를 치료하 게 된 게…… 언제부터인가요?”
왠지는 모르겠지만, 저 질문이 나 올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타당하 지 못한 질문이다. 왜 이 상황에서 굳이 그런 질문을 하는가? 그럴 필 요는 있는가?
하지만 이제 귀신보다도 날카로워 진 백유설의 예리한 육감은 이 질문 을 위태롭게 경고하고 있었다.
‘어서 그 질문에 대비할 준비를 해 야 해! 백유설! 넌 할 수 있어!’
제2의 자아라도 있는 것인지 머릿 속으로 격렬히 소용돌이치던 단어
몇 글자를 천천히 조합해서 말한다.
“글쎄…… 얼마 되지는 않았지.”
언제부터인ス 1, 어느 시점인지 전혀 밝히지 않은 애매모호한 대답.
그러나 이 이상 추궁하면 추궁하는 입장이 오히려 더 어색해진다. 그것 을 노린 회피 기동이었다.
하지만 백유설이 예상하지 못한 부 분이 있었으니, 에이젤의 집착은 자 신의 상황이 뻘쭘해지는 것을 고려 하지 않을 정도였다는 것.
“얼마 전이요?”
더 정확한 대답을 요구하는 듯한 말에 백유설은 서둘러 말했다.
“하, 한 달?”
“한 달요?”
“두 달쯤……? 아니, 이게 중요해?”
하는 수 없이 백유설은 치졸하게 나서는 수밖에 없었다. 마주 대꾸하 면 상대방도 할 말이 없어지리라 생 각하여 대답을 원천차단하는 것.
그러나 에이젤은 아주 똑똑했다.
“중요하죠?”
“……어째서?”
“제가 당신보다 싸가지 공주와 함 께 다니는 시간이 더 많으니가요.”
“뭐?”
“보아하니, 냉기를 주입한다는 것 같은데 제가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건…… 불가능해.”
백유설의 말에 에이젤은 노골적으 로 의심하는 눈빛을 띤다.
“왜죠? 저는 냉기 마법의 대가라고 생각하는걸요.”
“다, 단순한 냉기 마법으로는 안 돼. 그런 거였으면 진작 다른 방법 으로 해결했겠지! 여태 아돌레비트 의 왕족들이 바보라서 해결 못 하고 낑낑거렸겠어?”
“뭐어…… 그것도 그렇네요.”
사실 이렇게 말하면서도 살짝 양심 에 찔렸다. 에이젤의 아버지였던 아 이작 모르프는 눈을 감기 직전, 마 지막 깨달음을 얻었는데 아마 그 냉 기라면 아돌레비트의 저주를 완화하 는 게 가능할 것이다.
당연히 지금의 에이젤에게는 불가 능한 일이다. 설령, 가능하다고 했더 라도…… 딱히 그 방법을 알려줄 생 각도 없었지만.
“냉기 주입이라…… 청동십이월님 의 가호를 이용하는 거야?”
이번에는 풀레임이 말한다. 백유설 은 죄인이 된 기분으로 끄덕였다.
“그런 셈이지……r
“확실히, 그런 방법이라면 우리가 돕지 못하는 것도 당연해.”
풀레임은 그리 말한 뒤 일어섰다.
언제까지고 병실 앞에 죽치고 앉아 서 이러고 있을 이유도 없었으니까.
백유설도 엉거주춤 따라서 일어서 려는데, 그녀가 갑자기 고개를 홱 돌려서 말한다.
“그런데…….”
“어?”
“정말, 그냥 의료가 목적인 행위인 건 맞지?”
“아니, 당연하지……
“그래. 알겠어.”
그녀는 백유설의 대답에 만족했는 지 어쨌는지, 다시 고개를 홱 돌려 서 그 짧은 다리를 총총 놀려 빠르 게도 앞장서 나갔다.
뒤에서는 에이젤이 바짝 붙어서 쫓 아오고 있었는데 노려보는 듯한 시 선이 느껴져서 뒤돌아 보기가 굉장 히 힘들었다.
‘대체 왜들 이러는 건지…….’
알 것 같으면서도, 알고 싶지 않다.
그것이 현재 백유설의 심정이다.
* * *
저녁이 되어 해가 뉘엿뉘엿 질 무 렵, 홍비연이 깨어났다.
마탑주와 대화를 나누던 백유설과 에이젤, 풀레임은 그 즉시 떠날 채 비를 마치고서 병실로 돌아왔다.
“괜찮냐?”
참으로 무미건조한 대화였으나 표 정은 그렇지 않았다. 저렇게까지 밝 은 표정을 지은 적이 따로 있었나
싶을 정도로 홍비연은 입꼬리를 슬 며시 올리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으 로 착각해도 될 정도로 이미지가 완 전히 달라졌다.
백유설은 굳이 바보처럼 뭐가 그리 도 좋냐고 묻지 않았다. 아까 전에 있었던 의료 행위는 홍비연이 기억 하지 못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으니.
“표정 밝은 걸 보니, 이제 아픈 건 다 나았나 보네.”
풀레임이 비꼬듯이 말하자 홍비연 은 어깨를 으쓱 올렸다.
“글쎄.”
“아직도 아프다고?”
“머리가 조금.”
“……아닌 것 같은데요? 그 재수 없는 표정은 완전 멀쩡할 때만 나오 거든요?”
“내 얼굴이 재수 없는 건 그럴 수 밖에 없지. 나처럼 생긴 사람이 어 디에 있다고 그래?”
그 자신만만한 말에는 그럴 만한 근거가 충분히 있었다.
당연하지만 에이젤 역시도 홍비연 과 비등할 정도로 빼어난 얼굴을 자 랑했지만, 그녀는 자신의 외모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아서 저런 도발에 면 역이 거의 없었다.
“이씨……
그래서 말없이 주먹만을 움켜쥐고 서 부들부들 떤다.
생각해 보면 참 웃긴 얘기다.
원작에서는 홍비연이나 에이젤이나 캐릭터 인기 투표로는 항상 비등했 던 것 같은데…….
“아무튼, 나 아프니까 가서 내 짐 좀 챙겨와.”
“아오. 환자라서 저걸 확 때릴 수 도 없고.”
풀레임이 씩씩거리며 옷 가방을 대 충 던지자 홍비연은 염력으로 여유
롭게 받아냈다.
‘역시 아픈 건 거짓말이구만.’
마나의 흐름만 봐도 그녀가 완전히 멀쩡하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다.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홍비연 공주 가 언제 저렇게 거짓말까지 치는 사 람으로 변해버렸는지 모르겠다.
홍비연이 옷 가방에서 사복을 꺼내 놓은 뒤 침대에 올려놓고서, 대뜸 자리에서 일어나 환자복 상의를 걷 어 올리려 하자 풀레임이 소리쳤다.
“야, 이! 미쳤냐 진짜!”
백유설은 당황하지 않고 몸을 돌렸 으나 마지막 순간에 보이는 그 의미
심장한 미소는 볼 수 있었다.
어차피 속옷 입고 있어.”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넌 공주씩 이나 되면서 남들한테 그렇게 막 보 여줘도 되는 거야?”
“아무나한테 보여주는 건 아닌데? 어차피 뒤돌아설 거라고 예상했고.”
“아오.”
이런 이상한 상황쯤이야.
백유설은 아무렇지도 않다.
‘……이게 무슨 일본 만화 같은.’
흥비연이 저렇게까지 변했을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다.
뒷짐을 진 채, 아무렇지도 않은 척 기다리고 있자니 옷을 다 갈아입은 홍비연이 말했다.
“가자.”
뒤돌아서 그녀를 보니, 사복 차림 의 홍비연이 조심스레 침대에서 내 려와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그녀가 입은 흰색 셔츠에는 ‘아르 디’인지 뭔지 하는 이상한 글귀가 적혀 있었는데, 패션을 잘 모르는 백유설이라도 저게 요즘 유행하는 티셔츠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 위에 걸친 얇은 재킷이 썩 잘 어울리는 건 둘째 치고, 그녀의 사
복 차림을 볼 일이 극히 드물었기에 이 순간만큼은 백유설도 잠시 입을 다물고서 기다렸다.
자리에서 일어난 홍비연은 또래의 여학생들과는 다른 기럭지를 뽐내기 라도 하고 싶은 것인지 청바지를 쭉 뻗었는데, 그녀의 얼굴을 모르는 사 람에게 모델이라고 속이면 곧바로 속아 넘어갈 것이다.
“돌아가는 거야? 그럼 우리랑 같이 가.”
홍비연은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그리 말했으나 백유설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나는 여기에 잠깐 할 일이 있
어서. 흑마인들이 좀 수상쩍은 움직임 을 보이고 있거든. 가서 처리해야 돼.”
“그래……r
풀레임은 백유설을 묘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이제는 그런 얘기, 막 해주네? 예 전에는 꽁꽁 숨겼잖아.”
“그랬나?”
딱히 막 엄청 숨기려고 했던 적은 없다. 그냥 할 말이 없어서 하지 않 았을 뿐.
“그런 일이라면 우리도 같이 가도 되지 않을까?”
“안 돼.”
이번 건에 대해서는 백유설도 양보 할 수 없다.
“너희는 이미 몇 건의 5리스크 임 무를 병행하느라 잔뜩 지친 상태야. 그러니까 잔말 말고 돌아가서 쉬도 록 흐1 특히, 흥비연은 아직 환자이 기도 하고. 아까 본인이 본인 입으 로 아프다고 했잖아.”
“그건…….”
이제 와서 거짓말이라고 무르기에 는 공주님의 입에서 나온 말에 대한 무게감이 떨어지기에 할 수 없었다.
결국 홍비연은 장난치려다 제 발목
을 잡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셋 다 얌전히 돌아가.”
“으응…… 뭐, 그렇게까지 말한다 면 어쩔 수 없겠죠.”
“그러게……
홍비연의 말만 아니었다면 어떻게 든 바락바락 우겼을지도 모르기에 에이젤과 풀레임은 흥비연을 은근슬 쩍 노려보았으나, 그녀는 그러든 말 든 여유만만한 미소였다.
“아무튼 어디 옆길로 새지 말고 얌 전히 돌아가. 알겠지?”
단호하게 말하는 그 말에는 왠지 모를 무게감이 담겨 있어서 거부하
기 힘들었다.
백유설은 몇 번이나 신신당부한 뒤 먼저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렸고, 이 제 셋밖에 남지 않은 그녀들은 서로 를 말없이 쳐다보았다.
그러고선, 달력을 확인한 풀레임이 은근슬쩍 하는 말.
“……아직 개강까지 시간 조금 남 았는데, 바다나 잠깐 들렀다 갈까?”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백유설에게는 심히 안타까운 이야 기였으나 정말 말을 안 듣는 소녀들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