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415)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415
69. 동해⑴
이공간, 어느 세계.
온 세상이 보랏빛에서 푸른빛으로, 또 녹색 빛에서 붉은빛으로 점점이 변이되는 이 신비로운 세계의 한가 운데에 커다란 원형의 탁자와 의자 가 둥실 떠 있었다.
상석이랄 게 마땅히 없는 원탁이지
만, 회공시월은 그 누가 보아도 최 고 상석이라고 생각될 만한 자리에 당당히 앉아서 팔짱을 낀 채로 눈을 감고 있었다.
그의 뒤쪽으로는 로브를 입은 마법 사의 동상과 거대한 드래곤의 동상 이 세워져 있었는데, 회공시월을 제 외하고서는 저것이 왜 이 신비로운 공간에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일렁!
공간의 일부분이 출렁이더니 그곳 에서 새파란 머리칼의 청년과 보랏 빛 머리칼의 여자아이가 등장했다.
천청해오월과 자력일월.
그에 회공시월은 눈을 뜨고서 그들 을 돌아보았다.
“아, 회공시월. 먼저 와계셨군요.”
“……그래.”
천청해오월이 빙글빙글 웃으며 여 유롭게 말하자 회공시월은 단답했 다.
자력일월은 그 둘의 대화가 영 불 편했는지 슬그머니 반대쪽에 위치한 의자로 후다닥 달려가서 앉았다.
‘으, 분위기 진짜 극혐!’
그녀는 주머니에서 사탕을 하나 꺼 내 입에 물었다.
얼마 전, 천청해오월은 에이젤을 유인하기 위해 동해의 용오름함대를 납치해 버리는 크나큰 사건을 저지 르고 말았는데, 사실 이는 회공시월 이 의도한 바가 아니었다.
주변에 대륙이 없는 바다 한가운데 서 펼쳐진 사건이었지만, 머지 않아 서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알게 될 테 니까.
즉, 십이신월이 세상사에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간들이 모두 알게 된다는 의미.
회공시월은 그것을 아주 좋아하지 않았으나, 어째서인지 천청해오월은
독단적인 행동을 저질렀다.
•……뭐, 나를 위해서지만.’
사실 에이젤을 그릇으로 삼으려는 십이신월은 천청해오월이 아닌, 자 력일월이었다.
그녀는 겉보기에는 10살도 안 되 는 어린 여자아이였지만, 실제로는 절대적인 관통력으로 무엇이든 반드 시 꿰뚫어버리는 무시무시한 번개를 다룰 수 있는 십이신월이다.
그런 자력일월도 그릇 없이는 함부 로 권능을 발동할 수 없었으니, 회 공시월은 에이젤을 데려오기를 원했 다.
그러나 일전에 홍비연을 그릇으로 삼으려고 했던 적하유월이 백유설에 의해 크게 당한 이후로, 회공시월은 에이젤 납치 계획을 뒤로 미루고 신 중하게 움직일 것을 당부했지만…….
‘설마 우리 중에서 가장 신중할 것 같은 천청해오월이 돌발적으로 움직 이다니……!,
자력일월은 이를 딱딱 부딪치는 것 을 억지로 숨기며 고개를 푹 숙인 채 천청해오월과 회공시월의 눈싸움 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이중에서 가장 강력한 파괴 력을 지니고 있었으나, 실제로 저들
과 겨뤄서 이길 자신이 없었다.
천청해오월은 무적의 방패를 지니 고 있는 데다가 아주 치밀하고 계획 적인 탓에 무슨 꼼수를 부릴지 알 수 없었고, 회공시월은…… 누가 말 하지 않아도 모든 신월 중에서 최강 의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정도 는 알 수 있다.
‘으윽, 그냥 조용히 지내던 시절이 더 좋았어…….’
자력일월은 다른 신월들처럼 어딘 가에 터를 잡고 숨어 지낸 게 아니 라 인간 아이의 모습으로 시골 마을 을 전전하며 조용히 살아왔다.
물론, 능력은 거의 사용할 수 없는 데다가 성인의 모습을 취하는 것도 능력 없이는 힘들어서 그다지 재미 있는 유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런 소소한 삶에 만족하였다.
야욕도 없고, 욕심도 없고, 목표도 없다. 자력일월이 이 자리에 온 이 유는 그저 회공시월의 협박이 두려 웠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회공시월이라면 무슨 일을 하던 간에 척척 끝마칠 수 있어서 금방 해결될 줄 알았는데…….
‘그 백유설인지 뭔지 하는 인간, 정말 싫어 진짜!’
왜 사사건건 회공시월을 방해해서 저 싸가지의 기분을 저기압으로 만 드냔 말이다.
인간이면 인간답게 조용히 찌그러 져서 신월의 뜻을 받아들이면 안 되 는 걸까?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천청해오월.”
“응. 말씀하세요.”
“이유는 묻지 않겠다. 다만, 향후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네가 책임을 져야만 할 것이다.”
“당연히 그래야죠.”
천청해오월은 방긋 미소를 지었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썩은 미소였다.
방금의 말이 할 말의 전부였는지 회 공시월은 다시 고개를 돌려 눈을 감 았고, 천청해오월이 자력일월의 곁에 다가와서 앉자 속사포처럼 속삭였다.
“정말 괜찮은 거 맞지? 응?”
“글쎄요…… 하지만, 이 방법 외에 는 에이젤 모르프를 데려올 방도가 없어요. 그녀는 백유설이 가장 아끼 는 그릇이거든요.”
“배, 백유설이 아끼던 그릇이라고? 그럼 그놈이 쓰려던 거 아냐? 그런 거 함부로 뺏었다가 무슨 봉변이라 도 당하면 어떡하려고?”
인간을 아무렇지 않게 도구 취급하 는 그들의 대화를 지적할 사람은 아 무도 없었다.
“그래서 이 방법을 사용했죠. 할리 스베일 제독은 9클래스의 대마법사. 그는 자신의 자식과 선원을 끔찍하 게 아끼기로 유명합니다. 반드시 에 이젤을 제물로 바칠 거예요.”
“9클래스의 마도사면 인간 중에서 도 나름 강한 축에 속하는 거 아니 야?”
“네. 그래서 할리스베일 제독이 없 을 때를 노리느라 힘들었지요.”
만약 할리스베일 제독이 그 자리에
있었다면, 천청해오월의 용오름은 제대로 솟아나기도 전에 저지되었을 것이다. 인간 9클래스 마도사는 십 이신월이 가볍게 무시해도 될 만큼 나약한 존재가 아니었기에 그만한 규모의 권능을 사용한다면 필히 간 섭을 해서 방해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가 없는 틈을 노렸다.
할리스베일 제독이 없는 함대는 십 이신월에 감히 저항하지 못했다.
제독이 뒤늦게 도착했을 땐, 이미 모든 상황이 종료된 상태.
마법으로 용오름을 해제할 수도 있 겠지만, 그런 낌새가 보이는 순간
곧바로 함대를 모두 바다로 집어삼 켜 버리겠노라 협박했으니 함부로 그럴 수도 없다.
“그 인간은 강합니다. 저와 싸워도 꽤 재미있는 승부가 되겠지요.”
“……결국은 네가 이기겠지만.”
인간에게는 없는 특별한 십이신월 의 권능을 활용한다면, 신월이 결코 패배할 일은 없다.
‘야비한 자식.’
자력일월은 속으로 그리 생각했다.
아마도 할리스베일 제독과 정면으 로 승부하는 것이 꺼려져서, 저런 방법을 선택했겠지.
*……나를 위한 일이니까. 눈 감고 넘어가는 거야.’
에이젤의 그릇만 손에 넣는다면, 어쩌면 백유설이라는 건방진 인간 놈을 처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정말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거 아니야?”
인간계에 할리스베일 제독을 일대 일로 상대하는 게 가능한 마법사는 정말 극히 드물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당연히 가만히 기다리지는 않을 거예요.”
“그럼……r
“이건 사실…… 백유설을 협박하는 것이나 다름없어요. 그는 결국 이 사건에 대해 알게 되겠죠. 하지만, 그의 능력으로 제 용오름을 부수는 건 불가능해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겠죠.”
“선택? 아…… 그러고 보니, 백유 설은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움직인 다고 했지?”
“맞아요,,
천청해오월은 정답이라며 자력일월 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녀는 기분 이 나빠져서 머리를 흔들어서 떨쳐
냈지만, 어쨌든 간에.
“회공시월이 바라지는 않겠지만, 이 사건은 조용히 넘어가지 않아요. 세상이 모두 알게 될 겁니다. 그의 선택까지도, 모두.”
사람들은 백유설에게 선택의 기회 가 주어졌음을 알게 된다.
바다의 수호자, 용오름함대의 수많 은 인명을 구해낼 것이냐.
혹은…….
자신의 소중한 친구, 그러나 배신 자의 낙인이 찍혀 있는 에이젤 모르 프 단 한 명을 구할 것이냐.
어떤 선택을 해도 좋다.
에이젤을 그릇으로 데려오지 못하 더라도, 결국 백유설이 용오름함대 를 버리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는 더 이상 예전처럼 활동할 수 없겠지요. 배신자 한 명을 구하기 위 해 수많은 인명을 버린 셈이니까….”
지독한 새끼.
자력일월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 했으니 표정으로 티내지 않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그저 이 사건의 불똥이 자 신에게 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 * *
한편, 에이젤과 풀레임은 홍비연의 부름에 따라 할리스베일 제독을 만 나 그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십이신월, 그것도 바다를 관장하는 천청해오월이 협박을 하다니……
벌써 한 달이나 된 사건이라고 했 다. 앞으로 유예 기간은 두 달.
에이젤은 창백해진 표정으로 고개 를 푹 숙였다.
‘나, 나를…… 원한다고……?,
십이신월이 자신 한 명을 손에 넣 기 위해 그 유명한 용오름함대를 인 질로 잡고서 9클래스의 대마도사를 협박했다니.
제아무리 강심장이라고 자부하는 에이젤조차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침착해. 멍청하게 굴지 말고.”
홍비연이 그리 말하자 에이젤은 입 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당신도 비슷한 일을 겪었죠.”
“……그렇긴 하지.”
“하지만…… 저와는 상황이 달라요.”
그 당시에는 홍비연 한 명의 목숨 만 걸려 있었고, 게다가 백유설이 곁에서 지켜주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자신이 목숨을 내놓지 않으면, 무 수히 많은 인명이 피해를 입는다.
심지어 백유설에게 알리지 말라고 협박한 탓에, 할리스베일 제독은 그 가 십이신월의 전문가인 것을 알면 서 아직까지 그를 찾지 못했다.
“어떻게 흐]]야…….”
우우웅!
심각한 표정으로 세 명의 소녀와
할리스베일 제독이 고민하는 와중, 홍비연의 통신 구슬이 울려댔다.
그녀가 침착하게 수화기를 들어서 연락을 받자,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홍비연 공주님! 실례를 무릅쓰고 요청드립니다! 부디, 제독님에게 수 화기를 건네주십시오!
“이 목소리는…… 칼른 수석 항해 사 아닌가? 듣고 있으니 말하게.”
-큰일입니다, 제독님! 동해 앞바다 에서 유람선을 타고 항해하던 클로 져 호가…… 저희 함대가 갇혀 있는 거대 용오름을 목격했다고 지금 온
갖 신문에 기재되고 있습니다.
“뭐, 뭐라고?!”
할리스베일 제독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만한 크기의 용오름을 비밀로 부칠 수는 없으나, 어떻게든 최대한 숨기고 싶어서 바다를 통제 하였다.
하지만 할리스베일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하필이면 보는 눈이 많 은 유람선이 그 근방을 지나치는 바 람에 온 세상 사람들이 용오름의 존 재에 대해 알게 되어버렸다.
“젠장. 이렇게 되면 백유설도 이 사건을 알게 되고, 그럼 계약을 위
반했다며 천청해오월이 어떤 협박을 가할지 모르는데……!”
그러나 진짜 문제는 그게 끝이 아 니었다.
-제독님, 실은…… 용오름 사이에 서 생존자 한 명이 간신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유람선의 모든 승객에게, 내부에서 있었던 일 을 전달했다고 하더군요…….
“그, 그렇다면 설마……!”
할리스베일 제독이 경악하자 옆에 서 듣고 있던 에이젤은 아예 비명이 라도 지르고 싶어진 기분이었다.
-……예. 이제 세상의 모든 사람들
이 알게 되었습니다. 천청해오월이 라는 십이신월의 존재를. 그 바다의 지배スト가, 에이젤 모르프. 단 한 사 람만을 원한다는 것을.
입술마저 창백하게 물들이고서 벌 벌 떠는 에이젤의 손을 풀레임이 잡 아주었다. 그러나, 어떻게 위로를 해 야 할지 도저히 알 수가 없어서 입 술을 감히 뗄 수 없었다.
“맙소사……
홍비연은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것 을 느끼며 양손으로 이마를 감쌌다.
차라리, 백유설이 한 달 전에 미리 이 사건을 알고 있었다면.
미리 해결할 방법을 제시할 수 있 었을 텐데…….
“……어쩌면 그걸 노렸을지도 몰라.”
풀레임은 입술을 꽉 깨물며 말했 다.
“어차피 백유설에게 알려지는 건 시간문제. 하지만 천청해오월은 백 유설보다 먼저 세상에 알리기를 원 했던 거야. 그에게 다른 방법을 궁 리할 시간을 주지 않고서, 상황을 극단적으로 만들기 위해……
이제 사람들은 알게 되었다.
에이젤 모르프, 단 한 사람의 목숨 이냐. 온 세상의 바다를 누비며 해
적과 괴수를 소탕하는 바다의 수호 자, 용오름함대 수만 명의 목숨이냐.
“아……
에이젤은 정말 기절이라도 하고 싶 은 심정으로 눈을 꼭 감았다.
‘차라리 이 모든 게 꿈이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