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496)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496
79. 이공간⑷
대용맥, 혈궁에서 빠져나온 스칼렛 은 가벼워진 마나의 압력을 만끽하 며 빠르게 신체를 수복하였다.
내장이 터지고 귀와 눈에서 피가 흘러나올 정도로 심한 내상을 입었 으나, 그게 뭐 어땠냐는 듯이 순식 간에 회복되는 상처.
대용맥 자체를 스칼렛의 신체와 마 나를 이용하여 만든 공간이었기 때 문에, 이 장소에서의 그녀는 사실상 무적이나 다름없었다.
민무늬의 새하얀 원피스에 빗자루 하나 달랑 들고서 하늘 높이 날아오 른 스칼렛은 의외의 인물을 보고서 표정을 살짝 구겼다.
“……회공시월. 네가 여긴 어떻게 알고 찾아왔어?”
“예전에 네가 알려준 적이 있다.”
“뭐? 내가 언제…….”
“그건 중요하지 않다. 스칼렛 도움 을 하나 구하고 싶다.”
“도움?”
스칼렛은 황당한 표정이 되었다.
상대가 누구든, 일단 싸울 생각이 었던지라 회공시월을 마주치고서 상 당히 긴장한 상태였기에 황당한 심 정은 더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무슨 도움…… 내가 널 도울 이유 가 있어?”
“물론이다. 백유설에게도, 너에게 도, 세상 모두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니까.”
«..?,,
난데없이 백유설의 이름이 나오자
스칼렛은 점점 더 의심이 짙어질 수 밖에 없었다.
“하. 그걸 내가 어떻게 믿지?”
휘이이이……!!
바람이 불어온다. 회공시월의 짙은 회색빛 장발이 흩날리며 흔들림 하 나 없는 표정이 드러났다.
그는 허공에서 천천히 발을 떼었 다. 마치 바닥이 있는 것처럼 공중 에서도 유유히 걸음을 옮긴 회공시 월은 스칼렛의 앞에 마주섰다.
“세계는 곧 멸망한다. 알고 있나?”
모를 리가 없다. 백유설이 무얼 위 해 저렇게나 바삐 뛰어다니는데.
“본래는… 8년 뒤에 멸망할 예정이 었다.”
그런 사소한 시점까지는 스칼렛도 알지 못했으나 우선은 고개를 끄덕 였다. 정보의 부재를 굳이 상대에게 알릴 이유는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 시점이 점점 더 앞당겨 지고 있다.”
“……어째서?”
“백유설이 세계의 흐름을 바꿀 때 마다, 세상의 수명이 짧아지는 것이 다.”
“세계의 흐름을 바꾼다고……r
무슨 말인지 이해를 할 수가 없어 서 스칼렛의 표정이 굳어지자 회공시 월은 아주 짧고 간략하게 설명했다.
“이를테면, 너.”
“내가 뭘…….”
“본래 너는 그 세계에 봉인된 채 서서히 죽어갔어야만 한다. 그게 정 상적인 세계의 흐름이고, 또한 너의 운명이 ス1. 네 존재는 모두에게 잊혀 질 예정이었다. 저 하늘의 별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마치 없던 것처럼. 그렇게…… 사라져가야만 했지.”
“그게 무슨 소리야……r
“하지만 넌 그렇게 되지 않았다. 백유설이 그 세계에서 너를 꺼내왔 기 때문이ス 1.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 지 알고 있나?”
스칼렛이 입을 다물자 회공시월은 무덤덤하게 말했다.
“네 운명을 비틀어서 바꾼다는 것. 그것이 세계의 흐름을 다른 방향으로 밀어낸다는 뜻이다. 여태껏…… 백유 설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구했지?”
모두 다 알지는 못한다.
백유설이 말하지 않고 구해낸 사람 들도 분명 숱하게 많을 테니까.
그러나, 그녀가 알고 있는 사람만 해도 벌써 셀 수도 없을 정도였다.
특히나…… 세계에 큰 영향력을 미 치는 사람들은 어떠할까.
만약 백유설의 선행이 세계의 흐름 을 자꾸만 바꾼다면, 영향력이 큰 인물을 구해냈을 때 그 비틀림은 더 더욱 거대해질 것이다.
“좋은 가설이네. 여전흐】, 나는 너를 믿을 수 없어.”
“백유설의 말이 아니고서야 믿지 않 겠다는 뜻인가? 그럼, 좋다. 이날 이 후로 내 부탁을 듣지 않아도 괜찮다. 단, 네가 직접 백유설에게 듣도록 해
라. 내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스칼렛은 입술을 꽉 다물고서 회공 시월을 노려보았다.
도대체 무슨 꿍꿍이로 찾아온 것일까.
“명심해라. 끝이 머지 않았다.”
회공시월은 그리 말한 뒤 자신의 ‘부탁’을 일방적으로 내뱉고서 흘연 히 사라졌다.
“대체…….”
홀로 남게 된 스칼렛은 여전히 혼란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 * *
겨울 방학이 끝나고, 개학식이 시 작되었다. 2학년이었던 백유설은 3 학년이 되어 이제는 정말로 스텔라 에서의 마지막 해를 맞이하게 되었 다.
이맘때쯤, 사람들과 또 수많은 이 야기가 오고 갔다.
이를테면 스텔라의 기사단장 아레 인이 아예 3학년을 포기하고 기사단 훈련을 받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해 오기도 했고 스칼벤의 마법회에서 백유설에게 무례를 저지른 점에 사
죄하겠다며 값비싼 선물을 해오기도 했다.
또한 스텔라의 개학식에 무려 엘프 왕 꽃서린이 찾아와서 학년 대표로 단상에 서게 된 백유설을 축하하는 일이 생겨서 세상이 또 한 번 놀란 것은 새삼 별로 신기하지도 않은 이 야기 였다.
새학기가 되고서, 백유설에게 변화 가 생겼다면 그건 자유시간이 더 많 아졌다는 것.
애초에 3학년은 정규 수업 시간이 2학년보다도 더욱 적다. 스텔라의 생도로서 외부에 나가 활동하는 시 간을 배려한 것이다.
마법전사로서 활동한 그 시간이 모 두 커리어가 될 테니, 학생들로서도 고마운 일이었다.
“후우, 춥네에.”
알테리샤가 코트로 온몸을 꽁꽁 싸 매고 있자 백유설은 황당하다는 듯 말했다.
“일전에 열선 코트 개발한 건 어따 팔아먹었어요?”
“으응? 그거 배터리가 다 마력석이 야. 지금은 얼어 죽을 정도로 춥지 도 않고, 아낄 때 아껴야ス]. 헤헤.”
“……그거 몇 푼 한다고. 돈을 그 렇게 벌면서.”
“에이, 연구비용도 부족해 죽겠어.”
알테리샤는 정말이지 어마어마한 구두쇠였다. 황금의 연금술사 활석 코든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말이 다.
실험 가운은 벌써 몇 년째 똑같은 것만 사용했고, 사복은 백유설이 선 물해 준 것 외에는 아예 구매도 하 지 않았다.
지금 입고 있는 코트와 ス]마, 그리 고 스타킹까지도 모두 백유설이 여 성잡지를 보고서 직접 코디해 준 것 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후줄근한 추 리닝 차림으로 나올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그렇게나 구두쇠면서.
“……돈이 없다는 사람이 이렇게 어마어마한 프로젝트를 고작 한 달 만에 뚝딱 준비합니까?”
백유설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눈앞에 놓인 불도저들을 바라보았다.
버려진 세계수의 숲은 굉장히 흉포 한 공간이었으나, 이렇게 불로 지지 면서 불도저로 밀어버리면 문제없다.
그러나 보통의 나무보다 더욱 크고 단단한 세계수의 숲이었기에 상당한 장비가 필요했는데 알테리샤는 아주 화끈하게 수십 대의 불도저를 준비 해 왔다.
“뭐어, 별구름 덕분에 비용 절감을 상당히 했거든.”
지금 보니 불도저에 죄다 별구름의 마크가 박혀 있다. 상회가 커다란 건 알고 있었지만 설마하니 이런 불 도저도 따로 구비하고 있을 줄이야.
반대로 바로 옆에 서 있던 젤리엘 은 코트를 입은 채였는데, 그녀답게 마력으로 보온이 확실하게 되는 비 싼 옷을 두르고 있었다.
물론 이제 스무 살이 되어 마법의 실력도 올라간 젤리엘이었기에 굳이 저런 코트가 필요 없어서 장치를 켜 두지는 않은 것 같았다.
그저, 비싸니까.
치장용, 혹은 과시용으로 입고 있 을 뿐.
알테리샤와는 성향이 확실하게 다 른 젤리엘에게 물었다.
“이렇게 돈 마구 써도 괜찮겠어?”
“대신 바나륨을 독점할 수 있을 테 니, 벌어들이는 돈이 더 많을 거야. 네가 보증한 원석이라면 성공은 확 실하겠지.”
“나를 너무 신뢰하는 거 아니냐….”
사실 바나륨 따위보다 잠자는 숲속 의 엘프 퀘스트가 목적이었던 백유
설로서는 살짝 찔릴 수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조항에 특이한 게 하나 있던데.”
젤리엘이 서류를 보여주며 물었다.
그녀가 짚은 손가락 근처에는 ‘숲 에서 자그마한 저택을 발견한다면, 철거하지 않고 백유설에게 보고할 것이라는 문장이 있었다.
그것을 보고 내심 찔린 백유설이었 으나 태연하게 말했다.
“나 아는 사람이 사는 집이야. 거 기까지 밀어버릴 수는 없잖아.”
“흐웅, 그래.”
완전히 믿는 눈치는 아니었으나 젤 리엘은 넘어갔다. 백유설에게 뭐라 고 추궁하기엔 너무나도 작은 조건 이었고, 어차피 바나륨은 진실이었 으니.
-인간은 대단하네…….
수십 대의 불도저를 바라보며 반투 명한 상태의 자력일월은 혀를 내둘 렀다.
-숲이 위험하다고 숲을 전부 밀어 버릴 생각을 하는 인간은 진짜 태어 나서 처음 봤어……. 백유설, 너는 천 년의 역사 속에서도 가장 특이한 놈이야…
“칭찬 맞죠?”
-무, 물론!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자력일월 과 이야기를 나누는 人卜이, 어느덧 벌목 작업이 시작되었다.
*……오래전 페르소나 게이트가 열 리면서 숲이 오염되었다고 했던가.’
100년 전쯤이었을까.
그때까지만 해도 평화롭고 아름다 웠던 이 세계수의 숲에, 하나의 재 앙이 들이닥쳤다.
바로 초거대 페르소나 게이트가 열 려버린 것이다.
당시에는 인력이 부족하여 초거대 페르소나 게이트를 감히 닫을 생각 도 하지 못했다.
엘프 마법사들이 페르소나 게이트 에 도전하였으나 빠져나온 이는 단 한 명도 없었고, 결국 그렇게 페르 소나 게이트는 현실과 동기화되고 말았다.
그때, 특이한 일이 벌어졌다.
숲의 모든 나무에게 자아가 생성된 것이다.
나무는 모두 말을 할 줄 알았는데, 도무지 어디에도 없던 언어여서 해 석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인간은 나무의 말을 굳이 이해하려 고 하지 않았다. 그들은 인간을 보 는 즉시 단단한 나뭇가지를 뻗어서 닥치는 대로 공격해 왔으니까.
인간은 물러섰다.
이 숲에서 굳이 싸워서 얻을 게 아 무것도 없었으니까. 엘프들은 눈물을 머금고서 고향을 떠났고, 요정과 동 물들은 세상 곳곳으로 홑어졌다.
그것이 저 숲이 맞이한 결말.
지금으로서는 아무래도 의미가 없 는 이야기였다. 어차피 페르소나 동 기화로 오염된 숲이었으니까.
‘이면 세계에게 오염되면, 모두 저
런 모습이 되는 걸까.’
그런 쓸데없는 고민을 하던 백유설 은 가슴팍에서 웅웅거리며 진동이 울리자 품에 손을 집어넣었다.
순간, 스마트폰이라는 착각마저 들 정도로 강렬한 진동.
그러나 그것은 스마트폰이 아니었 다.
“이면 세계의 파편……?”
이게 왜 갑자기 진동을 한단 말인 가. 무심코 본능적으로 숲을 향해 한 발자국 더 걸음을 옮기자 진동이 더욱 거세진다.
“흐음…….”
본능이 위험을 경고하고 있었으나, 이것을 한 달 내내 연구해왔음에도 아직까지 알아낸 게 없었던 백유설 은 살짝 조급한 마음이 있었다.
처음으로 이면 세계의 파편이 진동 하고 있는데,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그런 생각으로 백유설은 숲을 향해 더욱 빠르게 걸어 들어갔고.
우웅!
“어..丁
어느 순간, 세상이 절반으로 뒤집 히더니.
“……숲?”
백유설의 눈앞에 숲이 나타났다.
그것도, 흑색으로 거무죽죽하고 불 쾌하게 오염된 세계수의 숲이 아니 라…… 완전히 정화되어, 정상의 상 태로 되돌아온 숲이었다.
휘이잉…!!
불어오는 바람을 맞이하며 백유설 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뒤를 돌아 보았다.
“알테리……!”
이 상황을 설명할 수 있을만큼 똑똑 한 알테리샤를 가장 먼저 불렀으나.
없었다.
그 넓은 숲의 초원에, 수많은 불도 저와 함께 서있던 알테리샤와 젤리 엘이 감쪽같이 사라져 있는 것이다.
“하…….”
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백유설은 이 면 세계의 파편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이미 검은색의 색깔없는 평 범한 구체가 아니었다.
마치, 작은 행성을 본딴 지구본처 럼…… 초록색과 푸른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백유설은 행성의 지도를 읽고서는,
손에 쥐어진 구체가 아이테르 월드 라는 것을 알아냈다.
즉, 백유설이 서 있는 이곳은 이면 세계의 파편 속 세계라는 의미.
“난감하네…….”
이제는 위기를 맞이해도 겁이 나거 나 두려운 심정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여유가 생겼다.
지금 그에게 드는 생각은 오로지 단 하나뿐.
“커피라도 한 잔 진하게 마시고 싶 은데.”
백유설이 이 상황을 해결하는 데에
필요한 것은, 커피 한 잔이면 충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