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517)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517
81. 시조 마법사의 파편(10)
백유설도 아이테르 월드 곳곳에 시 조 마법사와 관련된 던전이나 유적 지가 있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인지 하고 있었다.
실제로 과거에 게임을 플레이하던 시절에는 몇몇 극소수의 플레이어들 이 시조 마법사와 관련된 무언가를
찾았다며 커뮤니티에 올려서 관심을 가졌던 기억도 있다.
하지만 모든 정보가 공개된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극히 희귀한 정보 였기 때문에 발견한 플레이어들이 정보를 풀지 않았던 탓도 있었고, 정작 정보가 풀린 것들은 그다지 쓸 모도 없는 마도구가 나오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그래서 여태까지는 시조 마법사의 유산에 대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지내왔다.
그것들까지 일일이 찾기에는 시간 이 너무 비효율적이기 때문이었다.
“……틀림없어. 이 바나륨에 새겨 진 건 지도야. 시조 마법사의 유산 을 숨겨둔 장소를 표시해 둔 것 같 은데.”
연구실에 옹기종기 모여서 바나륨 으로 만들어진 석판을 바라보던 소 녀들은 동그래진 눈으로 백유설을 쳐다보았다.
그 표정은 ‘넌 그걸 어떻게 알아?’ 라는 의문이 한가득 담겨있었으나 백유설은 이제 와서 새삼 숨길 필요 도, 그럴 생각도 없었다.
“그냥 알아.”
“그러시겠지……. 그래서? 이걸로
무언가를 할 생각이야?”
“음, 나중에 지금은 아니야. 해야 할 일이 있거든. 그거 때문에 알테리 샤 조수님한테 부탁할 게 있어요.”
“말만 해. 여기에 이제 없는 건 없 어! 시간여행 장치라든지 창조의 관 짝이라든지, 그런 거 빼고는…….”
“창조의 관짝은 뭡니까?”
“내가 원하는 물질을 원자 단위까 지 완벽하게 설계도를 구현해서 버 튼만 누르면 만들어내는 기계야.”
“현실적으로 그게 가능합니까?”
“아니, 전혀……. 그래도 도전은 해 봐야지! 그래서 원하는 게 뭐야?”
“홀로그램으로 마법진 하나를 구현 해 줬으면 해요. 다각도에서 사진을 찍어왔거든요. 사정상 그 장소에 갈 수가 없어서.”
“으음음, 원래는 연구소에서도 절 대 사용하지 말라고 금기령을 내려 놓은 기술이기는 한데…… 너라면 괜찮겠지. 얼마든지 써도 좋아.”
아무래도 악용되면 위험할 수도 있 는 기술이기에 알테리샤는 살짝 망 설였지만, 역시나 백유설은 크게 상 관없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기계를 분해해서 여러 군데에 보 관해 두고 있거든. 일단 그것들을
조립해서 T-1 연구동으로 가야 될 것 같아.”
“T 연구동?”
“응. 아무래도 세간에 공개되면 논 란이 될 만한 것들은 모두 거기서 연구해. 세간에 공개되어 있는 E연 구동은 모두 연막이야.”
그 말을 듣던 풀레임은 연구소의 물건을 구경하다 말고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E연구동이면 제가 아는 그 ‘알테 리샤 알케믹 연구소’ 아닌가요? 거 기서 세상을 바꿀 만한 발명품이 몇
개나 나왔는데…….”
풀레임이 놀라는 것도 당연했다.
현재 ‘아이템’ 기술을 기반으로 우 수수 쏟아져 나오는 말도 안 되는 첨단 기술들은 모두 엘리트 연금술 사들이 모여 있다는 E연구동에서 나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니까.
“뭐어, 절반은 맞아. 하지만 나머지 절반은 T동에서 나오는 결과물이야. 세간에는 E동이라고 적어뒀을 뿐.”
**……그러고 보니 최근 들어서 부 쩍, 이곳에 찾아올 때마다 저를 반겨 주시던 활석코든 님이 안 보이네요.”
한때 세계 최고의 연금술사라고 불
리던 활석코든.
그는 자신이 세운 학파를 포기하고 서 알테리샤에게 가장 먼저 달려든 연금술사로도 유명했는데, 지금에 와서는 아예 아이템의 새로운 학파 를 창조했다고도 알려져 있었다.
“맞아. T동을 이끌고 계시는 분이 바로 활석코든 님이셔. 활석(Talc)에 서 따왔지. 거기에 잠든 기술만 해 도 진짜 입이 떡 벌어질걸?”
“대체 무슨 기술이 있길래 그럽니 까?”
대단해 봐야 결국 현대 과학 수준 이 아니겠는가? 별생각 없이 질문을
던졌던 백유설이었으나.
“현재는 태양의 힘을 압축시켜서 에너지로 변환하는 연구를 하고 있 다던데…… 대단하지 않아? 난 이 기술력으로 에너지를 생성한다는 생 각 자체를 하지 못했어.”
그에 백유설과 풀레임은 경악하여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거 완전…….”
“핵융합 발전 아니야……r
저 둘의 조합이 이렇게까지 기술력 을 발전시킬 줄은 꿈에도 몰랐다.
“너는 이런 걸 다 알고 있었어?”
“아니. 전혀.”
백유설조차 알 수 있을 리가 없다. 활석코든과 알테리샤가 협업하여 과 학을 발전시키는 경우의 수는 다른 그 어떤 세계에서도 없었기 때문.
심지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연금성 자체가 워낙 인기가 없는 장소였기 때문에 어떤 플레이어도 몰랐을 것 이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연금술 사들이 작정하고 꼭꼭 숨겨둔 최고 의 과학기지 T동을 무슨 수로 찾는 단 말인가?
“다만, 그걸 연구하는 과정에서 조
금 이상한 일이 있다나 봐. 나도 자 세히는 모르는데…… 에너지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가열되면 그대로 ‘소 멸해 버린다나? 원인을 찾지 못해 서 발을 동동 구르고 계시던데.”
“에너지가 소멸된다구요?”
“응. 그 전에 일단 T동으로 가봐야 할 것 같은데…….”
알테리샤는 슬쩍 홍비연의 눈치를 살폈다. 아무래도 국가 기관에 들키 지 않기 위해 숨겨둔『동이었기 때 문에 백유설이 신뢰하는 홍비연이라 도 조금 걱정되는 것이다.
그러나 가만히 이야기를 듣던 홍비
연은 진심으로 의문이라는 듯 되물 었다.
“궁금한 게 있는데…… 그런 기술 을 개발하면서 왜 숨기는 거죠?”
그에 알테리샤는 살짝 당황한 표정 을 지었다.
“마법계에서 마나를 제외한 또 다 른 에너지의 개발이 무슨 취급을 받 는지는 알고 있지……?”
”알죠. 이단 마법사 낙인이 찍히게 되는 거.”
그렇다.
이 세계에는 무수히 많은 에너지가 존재했으나, 현재에 이르러서는 오
로지 ‘마나’ 하나만을 사용한다.
그렇게 된 데에는 어쩔 수 없는 역사적 사연이 있었다.
마녀와 흑마법사를 비롯하여 과거 에는 이계의 힘을 빌려오는 이단 마 법사가 무수히 많이 존재했는데, 그 러한 에너지를 일일이 다 검열해 내 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누구는 붉은 생명의 힘을 사용하고, 누구는 검은 악마의 힘을 사용하고, 누구는 회색 죽음의 힘을 사용하고. 결국 다양한 마법 사용에 개방적이 었던 마법계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마나를 제외한 그 어떠한 에너지 의 사용을 모두 금한다.’
소수의 이단 마법사들이 항의를 하 거나 테러를 저지르기도 했으나, 금 세 제압되었고 현재에 이르러 마나 이외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마법사는 완전히 뿌리가 뽑혀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한 와중, 뜬금없이 태양의 힘 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내서 에너지를 채취한다는데 어디 이단 소리만 듣 고 끝날 문제인가?
“그게 이단이라고 하면, 나는 그냥 마법회를 싹 다 불태워 버릴 거야.
태양의 힘을 만들어내서 사용한다 니… 오히려 직접 보고 싶을 정도 야.”
홍비연은 보기 드물게도 눈빛을 반 짝거리며 순수한 아이 같은 얼굴을 했다.
‘아, 그렇지.’
생각해 보면 홍비연은 불꽃의 축복 을 받은 마법사이다.
불꽃을 두려워하는 공포증을 극복 한 이후로 그녀의 불은 한층 더 뜨 겁게 타오르게 되었는데, 태양의 힘 을 사용한다는 말을 들으면 어디 참 을 수 있겠는가?
“아, 아직은 구상 단계라서 대단한 성과가 나오지는 않았어. 인도적으 로 문제가 되는 기술도 있기도 하 고….”
“왕족의 이름을 걸고 맹세하죠. 거 기에서 본 일은 결코 어디에도 발설 하지 않겠다고. 또, 국가적으로 어떠 한 간섭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드릴 게요.”
“그, 그렇게까지 보고 싶구나…….”
결국 홍비연까지 포함하여 알테리 샤는 백유설 일행을 T연구동으로 안내하였다.
비밀 연구소라고 해서 멀리 있을 줄로만 알았건만 그건 아니었다.
“여기가 연금성의 탑이야.”
연금성 중심부, 연금성의 탑.
안 그래도 드높게 솟아 있던 그곳 은 온갖 연구소가 모여 있는 곳으로 도 유명했는데, 백유설은 그것을 보 고서 위화감을 느꼈다.
“예전에 봤을 때보다…… 더 높아 졌네요?”
“그렇지? 우리는 연금성의 탑을 더 높게 지을 거야. 끊임없이 증축할 예정이지.”
“왜 그렇게 해요?”
“연금술을 무시하는 마법계에 대한 일종의 기술력 과시라고도 할 수 있 지. 마법사들은 높은 위치를 좋아하 잖아? 그들이 지을 수 있는 건축물 의 한계보다도 더욱 높게 지어서 우 리가 더 위에 있다고 알리고 싶어.”
하기야 연금성의 기술력이면 마법 사들의 건축 기술보다 월등히 뛰어 날 테니, 못 할 것도 없어 보인다.
탑에 들어선 알테리샤는 아래쪽이 아닌, 위쪽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를 탔다.
“지하에 비밀 연구소를 짓는 건 너
무 뻔하잖아?”
그리 말하며 씨익 미소 짓는 알테 리샤를 보고 있자니 자신의 기술에 얼마나 자신 있어 하는지 알 수 있 었다.
T연구동은 79층에 있었다.
60층부터 79층까지는 모두 A연구 동이 사용하는 거대 연구소의 일부 였기 때문에 설마 이곳에 있을 줄은 몰랐던 백유설은 고개를 갸웃했다.
“이쪽이야.”
알테리샤는 문을 몇 개나 열면서 지나쳤는데, 공간이 끝나지 않고 계 속 나왔다.
문을 열고, 또 열고.
벽을 통과하고, 계단을 올랐다가 내려가고. 그렇게 한참을 들어서던 백유설은 은세십일월의 웃음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크하핫! 인간들이 이제 공간을 제멋대로 쥐락펴락하는군. 아주 제 법이야.
-그 말대로 신기한 공간이로군. 이 정도면 공간 계열 마법사가 찾아와 도 전혀 눈치채지 못하겠는걸. 차원 증축을 아주 교묘하게 해냈어.
그에 어이가 없어진 백유설은 떨떠 름한 표정으로 알테리샤에게 물었다.
”조수님. 여기 차원 증축 기술을 사용한 겁니까?”
“어, 엉? 어떻게 알았어? 절대 들 키면 안 되는 기술인데……?”
알테리샤는 눈에 띄게 당황하였다.
저들 딴에는 공간계 마법사가 와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설계해 두었는데 백유설이 단박에 알아차리니 당황스 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보안에 자신 있었던 그녀의 자존심 에 스크래치가 갈까 봐 서둘러 변명 하려던 백유설이었으나, 그 전에 알 테리샤가 먼저 납득했다.
“아니야. 하긴…… 너라면 이 정도
쯤 알아내는 것도 일도 아니지.”
“……제가 알아낸 건 아니고 은세 십일월께서 알려주신 겁니다.”
“그렇게 변명하지 않아도 상관없 어. 어디 너 같은 마법사가 세상에 또 있겠어? 네가 보기에도 보안에는 문제없는 것 같지?”
백유설은 잠시 주변을 둘러보고서 말했다.
“십이신월분들도 감탄하고 계세요.”
“정말?”
그 말에는 살짝 감동했는지 알테리 샤의 눈이 반짝거렸다. 자신의 기술 을 무려 십이신월이 칭찬했다고 하
는데, 어디 설레지 않을 과학자가 있겠는가?
“자, 이쪽이야.”
한참을 나아가다가 마침내 T연구 동에 도착하여 알테리샤가 문을 열 자, 내부의 정경이 달라졌다.
아까까지만 해도 무언가 칙칙하고 화약 냄새가 날 것 같은 연구소였다 면, 이곳은 웬 기계 기름 냄새라도 날 것 같은 공장의 모습이었던 것.
사방에서 톱니바퀴가 굴러가고 기 계 철그럭거리는 소리에 각종 소음 까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연구소에 들어서자마자 갑자기 에 이젤이 눈을 크게 뜨며 어딘가로 달 려 갔다.
그곳에는 세 명의 연구원들이 푸른 색 크리스탈을 허공에 띄우고서 무 언가를 분석하고 있었는데, 은은한 냉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어, 어라?”
“괜찮으니 신경 쓰지 말고 연구하 세요.”
“학회장님……? 아, 알겠습니다.”
에이젤이 불쑥 머리를 들이밀자 연 구원들은 당황했으나 알테리샤의 지 시로 그들은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
였다.
“이건 뭐예요? 설마 절대영도를 가 공하고 있는 건가요?”
“어, 응…… 이걸 실과학에 응용하 면 어떨까 해서. 마법사의 보조가 항상 필요하고 복잡한 주문식이 자 꾸만 마력을 흩어놓는 게 문제라서 지금은 이게 고작이지만……
“이게 고작이라구요? 차라리 냉기 를 더 넓은 공간에 흩어놓으면 마력 식이 덜 꼬이지 않을까요? 마력은 어차피 온도의 영향을 받지 않으니 까요.”
“어? 그런 방법이……!”
에이젤은 벌써 연구원들과 어울려 서 이것저것 떠들기 시작했다. 백유 설은 헛웃음을 치고서 홍비연에게 당부하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홍비연. 너는 왕족이니까 따로 행 동하면 안…….”
“고, 공주님?!”
그러나 경고하기도 전에, 이미 그 녀는 태양열을 연구하는 곳으로 향 해서 경비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 었다.
“들여보내 줘요.”
“아, 아니. 잠깐만요. 어째서 아돌 레비트의 공주님이…….”
그녀의 얼굴은 워낙 유명해서 못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다. 설마하니 국가 차원에서 이 비밀 연구소가 들 켰나 하는 생각에 경비 마법사들의 표정이 창백해졌으나, 역시나 알테 리샤의 중재로 무사히 넘겼다.
“후후…… 들여보내 주세요. 그냥 견학하러 온 거니까, 크게 신경 쓰 지 않으셔도 좋아요.”
“알겠습니다, 학회장님……「
한 국가의, 그것도 초강대국의 공 주를 과연 저 이단 마법 연구소에 들여보내도 좋은지에 대해 의문이 일어난 경비병들이었으나 학회장이
허락하는데 별수 있겠는가?
“여기부터는 활석코든 님이 당황하 지 않도록 나도 잠시 동행해야겠어. 여기서 기다려 줄래?”
“그러죠, 뭐.”
마침 풀레임도 무언가 재미있는 것 을 찾았는지 연구되고 있는 지팡이 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너는 왜 그러고 있어?”
“어, 응? 아니…… 나는 쟤들과 다 르게 어른이니까.”
“……헛소리하고 있네.”
아니 ス]. 따지고 보면 맞는 말인가?
그녀는 겉모습은 작고 귀여운 소녀 였지만 실상 흥비연과 에이젤에 비 해 몇 년은 더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손이 파들파들 떨리는 게 참을 수 없는 것 같은데…….”
연구원들 몰래 지팡이 하나를 집어 서 냅다 그녀에게 건네주자, 만지면 안 될 것을 만진 사람처럼 화들짝 놀라면서도 소중히 그것을 집었다.
풀레임은 침을 꿀꺽 삼키면서 말했 다.
“이, 이거…… 버튼을 누르면 불이 들어와…….”
“……그게 신기해?”
“아니. 잘 봐. 그냥 불이 들어오는 게 아니라 밤하늘의 별빛의 힘을 담 은 거라니까? 이론상 충전하지 않아 도 무한대로 사용할 수 있는 후레쉬 나 다름없어!”
“오……? 잘 아는군, 꼬마야. 스텔 라의 학생들인가? 그걸 한 번에 꿰 뚫어 보다니 통찰력이 대단한데.”
그녀의 말에 연구원들이 반응하여 다가왔다.
그들은 빛을 물건에 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안 그래도 빛과 관련된 속성을 지닌 풀레임인지라
상당히 호기심이 동했던 모양이다.
“학생은 그 광휘 마법으로 유명한 풀레임, 맞지? 이거 영광이군. 빛을 다루는 건 인간들에게는 불가능한 영역으로 알려져 왔거든. 우리도 기 껏해야 빛을 아이템에 저장하는 정 도가 고작이지.”
“아뇨, 이 정도만 해도 굉장한걸요. 빛을 다루는 건 몰라도 그 에너지를 이용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정말인가? 안 그래도 연구가 막혀 서 막막하던 차였는데, 이거 희망이 생기는군. 이것 좀 잠시만 봐줄 수 있나? 빛의 흐름을 관측해야 하는데 자꾸만 오차가 생겨서 말이야.”
“아, 이건…….”
결국 풀레임도 연구원들과 함께 어 디론가 사라지자 백유설은 허탈하게 웃었다. 실컷 키워놓은 자식들이 집 나가는 것을 보는 부모님이 이런 심 정일까.
“스칼렛.”
“으응?”
“여기 왔을 때부터 별로 기분이 좋 지 않아 보이네. 너는 뭐 재밌어 보 이는 거 없어?”
“딱히……. 나는 생명체가 지닌 본 연의 힘을 단련하는 게 옳다고 생각 하는지라, 이런 외부적 요인에 힘을
쓰는 걸 잘 이해할 수가 없어.”
그 말에 백유설은 살짝이지만 납득 할 수 있었다.
분명 저런 첨단 기술은 대단하지만 그녀가 상대해왔던 무수히 많은 위 험을 이겨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일 만했다.
“그건…… 네가 태어날 때부터 마 법을 타고나서 그래. 여기에 모인 연금술사의 대부분은 연금술이 좋은 것도 있지만, 체내에 마력을 쌓을 수 없어서 연금술을 연구하기 시작 하신 분들이 많을걸.”
선천적으로 체내에 마력이 잘 쌓이 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스칼렛은 그런 이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였으 나, 먼 옛날 하태령과 지금의 백유 설을 보고서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 왔는지 뼈저리게 납득할 수 있었다.
마법의 세계에서 마법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두 눈으로 앞을 보 지 못한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했다.
“나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르게 노력하는 분들인 거지. 나는 검을 다루게 되었지만 저들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연금술이었던 거야.”
“그런가…….”
“저 기술력들이 조만간 마법을 앞 지를 때가 올 거야. 나는 그렇게 확 신하고 있어.”
인간이 일일이 주문을 시전해야 하 는 주문보다, 기계가 인간을 보필하 는 최첨단 자동화 사회가 훨씬 낫다 고 백유설은 생각하고 있었다.
‘만약 저런 기술들이 조금만 더 빨 리 탄생했더라면……
최첨단 전쟁병기로 흑야심삽월을 상대한다는 생각을 떠올린 백유설이 었으나 고개를 저었다.
지금 당장은 현실성이 없는 먼 미 래 였으니까.
“자, 활석코든 님에게도 말씀드리 고 왔어.”
이윽고 알테리샤가 돌아오더니 가 장 안쪽을 엄지로 가리키며 말했다.
“이제…… 네가 말했던, 그 시조 마법사의 마법진이라는 것을 완전히 분석해 보러 가볼까?”
슬슬 본업에 들어가야 할 때가 되 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