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516)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516
81. 시조 마법사의 파편(9)
옛날 옛적, 한 옛날에 백색의 로브 를 입은 마법사가 나타나 세상에 마 법을 전파하였다.
그는 엘프에게 자연 마법을, 드워 프에게 물질 마법을, 인간에게는 원 소 마법을 가르쳤으며 천상으로 올 라가 강휘 마법을, 지하로 향하여
악마에게 심연 마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유명한 일화였으나, 사실 모든 진 실이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달된 것 은 아니다.
‘광휘 마법과 심연 마법…… 그것은 그분께서 창조하신 마법이 아니다.’
회공시월은 아주 옛적의 일을 떠올 렸다. 십이신월 중에서도 가장 먼저 태어나, 시조 마법사를 누구보다 오 랜 시간 볼 수 있었던 그는 백색의 마법사라 불리는 자의 본모습을 알 고 있었다.
‘그것들은 태초부터 이 세상에 존
재했던 마법.’
천사들은 태어날 때부터 빛을 다룰 수 있었고, 악마들은 어둠을 다룰 수 있었다.
시조 마법사는 오히려 그들에게 빛 과 어둠을 다루는 법을 배웠고, 그 것을 조금 더 발전시켰을 뿐이었다.
그때.
백색의 마법사는 깨달았다.
자신이 여태껏 진리라고 생각해왔 던 원소 마법은 허상에 불과했다고.
진정한 진리는 바로 저곳, 빛과 어 둠의 마법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그 순간 시조 마법사는 이 세계의 유일무이한 신이 되었다.
“오오, 거의 다 해석한 거야?”
아틀락스의 갑주를 에워싼 시조 마 법사의 결계를 회공시월이 완전히 역 산하여 분해하기 시작하자 옆에서 지 켜보던 다홍추구월이 눈을 반짝였다.
“……백유설을 감시하라고 했을 텐 데.”
“뭐, 자주 찾아가고 있어. 아직은 의심을 풀지 않더라고? 친해지는 단 계야~ 알잖아? 후훗.”
부채를 펼치고서 우아하게 웃는 다홍 추구월을 보며 회공시월은 혀를 찼다.
속내가 뻔히 보인다.
아틀락스의 갑주에서 나오는 무언 가 대단한 비밀이 존재한다면, 그것 을 백유설에게 갖다 바칠 생각일 것 이다.
그런 그녀를 아직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것은 쓸모가 남아 있기 때문.
회공시월은 백유설처럼 다른 십이신 월의 기운을 흡수할 수가 없어서 어 쩔 수 없이 저들을 살려둬야만 했다.
‘아직 백유설에게 가호를 내리지는 않은 모양이군.’
백유설에게 가호를 내렸다면 그 순 간부터는 쓸모가 없어져서 죽여도
상관은 없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이다.
‘시조 마법사께서 말하셨다. 너의 본모습을 반만 드러내라.’
어찌 보면 다홍추구월과 회공시월 은 시조 마법사의 조언을 잘 지키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일지도 모르겠 다. 서로에게 속내를 단 한 번도 털 어놓은 적 없이,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이곳에 붙어 있는 것이니까.
“물러서라.”
,,앗!,,
회공시월이 손짓하자, 시조 마법사의 결계에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하였다.
쩌저적-!!
도저히 해석하지 못할 것처럼 보이 던 결계가 마침내 무너지기 시작한 것!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다.
회공시월의 목적은 결계 내부에 있 는 아틀락스의 갑주 따위가 아니었 다. 바로 이 결계에 스며들어 있는 기운 그 자체였으니, 흑마도왕이 남 겨놓은 흔적 증 하나였다.
사아아….
그 거대했던 시조 마법사의 결계가 서서히 축소되더니, 마침내는 손가 락 한 마디만 한 정도가 되어 회공 시월의 손바닥 위에 쥐여졌다.
꾸욱…!
그것을 손바닥으로 꽉 쥐어버린 뒤 다시 펼치자, 마치 구슬의 반쪽 같 은 형태로 변해 있었다.
‘백색 파편의 절반을 완성했다.’
태초의 시대, 시조 마법사는 전 세 계 곳곳에 자신의 흔적을 남겨두었 다. 그는 각종 던전과 유적지를 만 들었고, 그곳에 자신의 유품과 어마 어마한 가치를 지닌 마도구를 잠재 워두었다.
회공시월은 일평생 시조 마법사의 흔적을 쫓아다녔다.
마도구, 아티팩트, 부와 명예 따위
가 필요해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바로 이것.
‘이것은…… 시조 마법사의 진정한 현신이다.’
그것이 그의 목적이었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수백 년간 찾아다녔음에도, 각종 아차원에 숨겨놓은 것들이 너무나도 많아서 전부 다 찾지 못했을 정도.
흑마도왕의 체내에 스며들어 있던 시조 마법사의 파편까지 모두 모아 서 이제야 절반을 완성한 게 고작이 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백유설이 나머지 절반을 온전히 갖 추고 있지 않는 이상, 이제 십이신 월을 모두 모아봐야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놈은 단단히 착각하고 있다.’
십이신월을 자신이 모은다고 해서, 그것을 스스로 다룰 수 있을 것이라 고 생각할 수 있다.
바보 같은 생각이다.
십이신월이 모두 모이면 시조 마법 사의 잠들어 있던 육신이 되살아나 기만 할 뿐, 아무런 선택지도 주어 지지 않는다.
그 육신을 다룰 수 있는 조건은 단 하나. 시조 마법사의 영혼을 가 장 많이 보유하고 있을 것.
,……과거, 자신이 깨달은 진실을 감당하지 못한 시조 마법사는 두 가 지의 영혼을 세상에 남겨두었다.’
하나는 세상의 오류를 바로잡기 위 한 빛의 영혼이며.
다른 하나는 세상의 오류가 바로잡 히지 못하고 파멸의 길에 다다르기 시작할 때 세상을 다시 한번 시작하 기 위한 어둠의 영혼이었다.
회공시월은 알고 있다.
여태껏, 시조 마법사의 마지막 마법
으로 인하여 아이테르 월드가 무한 히 반복되고 있으나…… 단 한 번도 빛의 영혼이 부활했던 적은 없다고.
그것은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터.
회공시월이 원하는 것은, 어둠의 영혼을 이용하여 시조 마법사의 육 신을 부활시킬 경우 탄생하는 전설 속 흑룡, 흑야십삼월(黑夜十三 月)이 되어 세상을 초기화하는 것이다.
‘그것이 나의 의무.,
이 세상은 태초부터 잘못되었다.
시조 마법사께서는 유일하게 그 사 실을 깨달으셨고 우매하고 멍청한 지상 생명체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채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이건, 모두를 위한 일.’
시조 마법사는 세상이 잘못되었다 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어떻게 무 엇이 잘못되었는지를 결국 끝내 찾 지 못하셨다.
원인을 모르니, 잘못이 고쳐졌는지 안 고쳐졌는지도 알 수 없다.
세상의 잘못이 고쳐지지도 않았는 데 어줍잖게 빛의 영혼을 부활시켰 다가는, 정말로 세상이 완전한 끝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 세상을 영원토록 존 속하도록 해야만 한다.’
시조 마법사께서 남기신 그의 마지 막 의무.
영원히 같은 세상이 반복되도록 하 여 세상이 멸망하지 않도록 막는 것.
‘백유설. 너의 행동이 오히려 세상 을 멸망으로 이끌고 있다는 것을 깨 달았을 때의 표정이 궁금하구나.’
회공시월은 시조 마법사의 영혼을 자신의 색으로 물들였다.
짙고 또 짙은 회색빛이었다.
* * *
지난 2년간, 연금성에는 꽤 많은 변화가 생겼다. 칙칙하고 창백한 강 철빛의 건축물에 분홍색의 간판과 글자가 들어서기 시작했다는 것.
연금술사라는 이미지와는 참으로 어울리지 않았으나, 그것이 알테리 샤의 머리카락 색깔이라는 사실은 모르는 이가 없었다.
과거의 연금성은 수많은 연금술 학 파가 온 데 뒤섞여서 마치 먹이사슬 처럼 서로의 연구가 순차적으로 뒤 섞이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었으 나, 현재는 완전히 달라졌다.
그냥 연금성이라는 이름 자체가 무 색하게도, 모든 학파가 알테리샤 학 파에 종속되어 버린 것이다.
아예 연금성의 이름을 알테리샤 성 이라고 바꾸자는 의견도 몇 번 나온 적 있었으나 사회적으로도, 도의적 으로도 말이 안 된다며 그렇게 내버 려 둔 것은 알테리샤 본인이었다.
“구경거리가 많아졌네?”
풀레임은 땅콩 과자를 으적으적 씹 으면서 연금성의 주변을 둘러보았다.
칙칙했던 옛날에 비해 이제는 볼거 리가 그럭저럭 생겼는데, 각자의 학 파에서 아이템을 이용한 신기술을
자랑하겠답시며 신기한 기계를 마구 틀어놓은 것이다.
“옛날에 전자업계 대기업 박물관에 가 본 적 있는데, 딱 이런 느낌이야.”
곳곳에서 홀로그램 유령이 움직이 며 인사를 건네고, 기계같은 것들이 스스로 움직여서 청소를 하고, 인형 이 인사하며 길을 안내하고.
마법 세계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 도로 기계화 문명이 유일하게 발전 해있는 도시가 바로 이곳 연금성이 었다.
“공장도 많이 들어섰네요. 흐음, 죄다 별구름 상회의 마크가 박혀 있어요.”
“아, 맞아! 나 신문에서 봤어. 저기 서 바나륨인지 뭔지 하는 특이한 금 속으로 만든 아이템을 제작하려다가 실패했다고 하더라고. 고도로 훈련 받은 장인이 직접 손으로 마법진을 그리지 않으면 안 된다나 뭐라나. 그래서 갑부들의 상징이 되었다며 욕을 엄청나게 처먹었다던데……:
“쓸데없는 짓을 하는 곳이네. 여전히.”
홍비연은 별구름 상회의 공장을 보 면서 툴툴거렸다. 일전에 만나본 적 이 있던 젤리엘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백유설과 묘한 기류가 흐르던 그 여자는 무언가 별로 친해지고 싶지
않았다. 짜증 나기도 했고.
“마도사 백유설. 만나서 반갑습니 다. 학회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 다.”
연금성에 들어서자마자 양복을 멋 들어지게 빼입은 마법 전사 다섯 명 이 나타났다. 모두 알테리샤의 직속 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배지를 달고 있어, 거리의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 레져서 쳐다보았다.
“바로 가시죠.”
마법 전사들의 안내를 따라서 알테 리샤 학파로 향하였다.
처음에는 응접실로 향했던 그들이
었으나,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어야만 하는 알테리샤가 어디에도 없자 안 내인은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 설마……
“연구실에 있겠죠. 어차피 바로 옆 이기도 하고.”
이곳에 몇 번 찾아온 적이 있던 백유설이었기에 이제는 그녀의 성격 을 아주 잘 알았다.
여1, 맞습니다……. 학회장님께서 워낙 1분 1초를 아껴가면서 연구에 몰두하시는지라, 손님분들이 곤란해 하실 때가 많습니다.”
“푸하핫.”
다른 손님을 대할 때도 그런다는 말에 백유설은 웃었다.
뭐, 어쩌겠는가.
세계 최정상의 기술력을 보유한 알 테리샤였는데, 꼬우면 알아서 숙여 야지.
“그중에는 왕족도 간혹 있어서…….”
“왕족이 뭐 대수라고.”
그 말을 한 장본인은 홍비연이었다.
세계 최강대국의 공주님께서 저렇 게 말하시는데, 자신이 왕족이라며 화를 내고 돌아갔던 그 무수히 많은 왕족들이 들었다면 부끄러움을 참지
못하였을 것이다.
건물의 내부가 약간 바뀌긴 했어도 알테리샤의 연구실을 찾는 것은 어 렵지 않았다. 하얀 가운을 입은 연 구원들이 바삐 돌아다니는 연구실을 지나쳐, 알테리샤의 공간으로 들어 선 백유설은 살짝 놀라고 말았다.
허공에 무수히 펼쳐져 있는 복잡한 형태의 연성진들.
직박구리 안경은 그것들을 곧장 해 석하였는데, 하나같이 현대 기술을 아 득히 뛰어넘은 미래의 기술들이었다.
알테리샤는 벌써 아이테르 대륙의 기술보다 20년, 아니, 30년 이상은
앞서 있던 것이다.
“저희는 이 이상 들어갈 수가 없어 서…….”
안내인들이 돌아가자 백유설은 일 행을 이끌고서 내부로 들어섰다.
“이야, 지독한 꼬맹이가 하나 있는 가 보구만〜? 나 젊었을 적에도 이렇 게 연구하던 놈이 하나 있었걸랑.”
스칼렛은 새삼 즐겁다는 표정으로 허공에 둥실 떠 있는 연성진을 바라 보았다.
“이렇게 지독하게 연구에 집착하던 사람이 있었다고?”
,,으,,
“뭘 연구했는데?”
“나를 연구했지. 내가 신기했대. 자 신은 평생에 걸쳐 9클래스의 지식마 저 습득했는데, 1클래스의 마법조차 사용하지 못한다고 했거든. 그런데 나는 태어나자마자 마법을 쓸 줄 알 았잖아? 그게 부러웠나 봐.”
마력은 결국 재능이다. 아무리 똑 똑해도 마법을 사용하는 것은 불가 능하다.
하지만, 마력이 전혀 없는 몸으로 9클래스의 지식을 습득하다니.
보통의 마법사는 마력으로 두뇌 회
전을 강화하여 마법의 연산을 치르 기 때문에, 맨몸으로 그 정도의 경 지에 도달한 그자가 얼마나 대단한 지는 감도 잡히지 않았다.
“결국 늙어 죽어버렸지만…….”
스칼렛이 이야기를 허무하게 끝내 버릴 쯤, 알테리샤가 구석에서 허겁 지겁 달려나왔다.
“아앗! 미안해! 갑자기 엄청난 아이 디어가 떠올라서 실험하느라…….”
“저는 상관없어요. 아이디어를 묵 혀두면 병이 되니까 해결해야죠.”
“헤헷……
알테리샤는 완전히 푸석해진 머리
카락을 허겁지겁 정리했다. 손에는 전에 본 적 없던 특이한 장비가 들 려 있었는데, 그것이 바나륨의 형태 를 정제하는 것이라는 사실쯤은 백 유설도 쉽게 알 수 있었다.
‘벌써 저 정도까지 기술을 개발하 다니.’
인간이 만들어낸 금속 중에서 최강 이라 불리는 [알테리늄]을 개발하는 것도 시간문제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오늘 찾아온 이유는……
”아차! 그렇지. 내가 바나륨을 연 구하다가 알아낸 신기한 게 있거든? 이걸 꼭 보여주고 싶었어.”
“예? 신기한 거요?”
“응. 바나륨이 마력의 각인에 옛 형태를 기억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 거든? 이걸로 여러 실험을 하던 도 중, 어떤 바나륨이 고체 형태로 고 착화된 채로 굳어 있는 것을 봤거 든. 근데 이게 있지, 어마어마한 옛 시절에 누군가가 마력으로 형태를 각인해 뒀더라? 거의 천 년 전인 것 같아.”
“……그게 뭐죠?”
백유설이 서둘러 묻자 알테리샤는 서랍에서 자그마한 칠판 같은 것을 꺼내서 보여주었다.
“이거야. 마법진 같기도 하고, 수학 문제 같기도 하고…… 신기하지? 이 게 뭔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그것을 가만히 바라보던 백유설은 헛웃음을 치며 말했다.
“이건, 지도네요.”
“지도라고?”
“저게 어딜 봐서?”
독특한 문양과 글자가 새겨져 있는 저 칠판의 어디를 봐서 지도라고 하 는지 모르겠으나 백유설은 확신했다.
‘시조 마법사의 시절의 지도…… 저게 이곳에서 나올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