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546)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546
87. 떠오르는 달, 지는 달(1)
변화는 서서히, 그러나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처음에는 한 마리였다.
저 하늘에 떠오른 검은 달에서 무 언가 까마귀 같은 것이 펄럭인다는 보고가 들어와 마법사들이 집증 관 찰한 결과, 평범한 까마귀가 아니라
덩치가 무려 2m에 육박하는 괴물 까마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처치는 어렵지 않았으나, 포획하는 게 어려웠다.
검은 달에서 떨어져 나온 탓에 여 러 연구 대상이 될 거라고 마법사들 은 확신했고, 그것은 정답이었다.
검은 달의 까마귀는…… 이계의 기 운과 아이테르의 기운을 동시에 품 고 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것은 검 은 달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한 회공 시월의 실수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마법사에게 전투
가 시작되기 전부터 정보를 줄 만한 행위를 하지는 않았을 테니까.
첫 까마귀가 목격된 이후, 이틀이 지나자 이번에는 수십 마리의 까마 귀가 목격되었다. 역시나 마법 몇 번에 손쉽게 해치울 수 있었다.
일주일이 흐르고, 한 달이 흐르자.
밤하늘은 이제 팔다리의 형체를 가 진 까마귀로 덮이기 시작하였다.
“적색 마법사단, 캐스팅 준비!”
“발사!”
전 세계의 모든 마법사들이 모였 다. 고작 까마귀 몬스터만으로는 감 당할 수 없었다. 밤하늘을 수놓는
마법의 세례에 검은 달의 표면이 조 금씩 깎여 나갔다.
까마귀는 사람에게 크나큰 피해를 입히지도 못한 채 죽어 나갔다.
그리고 석 달이 흘렀을 때, 처음으 로 다른 종류의 흑색 몬스터가 출몰 하였다. 다리가 여섯, 머리가 둘 달 려 있는 괴생명체가 지상에서 솟아 나기 시작한 것이다!
여태껏 검은 까마귀는 반드시 검은 달에서 출몰했기 때문에 방심하고 있던 마법사 일부가 사망하거나 부 상을 입는 등의 피해가 있었으나, 그 정도로 아이테르 마법사 연합이 무너질 리는 없었다.
“검은 달은 아직 미완성인 채로 봉 인이 풀리려고 하고 있군.”
정기적으로 회의를 갖는 자리에서 협회장 아류문이 핼쑥해진 표정으로 말했다.
근거도 없는 말이었으나, 마법사 대부분은 그 말을 믿었다. 애당초 모두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일부러 검은 달을 완성시키지 않은 채 제어 하고 있는 거야. 이유를 알 것 같은 사람 있나?”
그 누구도 손을 들지 못했다. 아무 리 생각해도 회공시월의 행동은 이
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껏해서 십이신월을 한데 모아놓 고 강력한 힘을 구축했으면서, 왜 굳 이 저렇게 바보처럼 힘을 다루는가?
그때, 구석에 앉아 있던 풀레임이 슬며시 손을 들었다. 그녀의 얼굴은 피로함으로 잔뜩 물들어 있었으나, 세월이 흐르며 여인으로서 성숙하여 그 아름다움은 더욱 예쁘게 빛났다.
증대한 자리였음에도 몇몇 마법사 들이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마른침을 삼키는 와중, 풀레임은 자신의 생각 을 전했다.
“아마…… 처음부터 너무 과하게
힘을 뭉쳐두면, 아예 제어하기가 힘 드니까 그런 거겠죠.”
“음, 그렇다는 건…… 회공시월이 검은 달을 다루는 것을 연습 중이 다. 뭐 이런 뜻이 되나?”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요.”
제아무리 대단한 회공시월이라도 십이신월의 모든 힘을 한꺼번에 제 어해 본 적은 없을 것이다. 그런 일 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역사상 시조 마법사밖에 없었을 테니까.
“만약 사실이라면 좋은 소식이군. 아직 검은 달에 합쳐지지 않은 십이 신월이 있다면, 우리가 먼저 찾아서
보호해도 될 테니까.”
아류문은 그리 말했지만, 대부분의 마법사는 회의적이었다. 십이신월이 라는 존재 자체가 마법사의 보호를 받을 정도로 나약하지 않을뿐더러, 회공시월이 최소한 그 정도의 대비 도 해두지 않았을까?
“최소한 그 행방을 찾으려고 노력 은 해봐야겠ス】. 어느 십이신월인지 알 수 있다면 좋겠다만……
“사태가 이런 와중에 어딘가에 몰래 숨어 있다면, 참으로 우습겠군. 그건 십이신월로서 자격이 없는 거야.”
“이봐. 함부로 그런 소리를 하지 말라고. 그래도 지상의 균형을 수호 하던 십이신월이시다.”
“그놈들 때문에 이런 사태가 발발 했는데 무슨……
대부분은 불평을 표하는 저 마법사 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았다. 홍비 연은 이 회의가 너무 따분하게 홀러 간다고 생각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창밖을 보자.
저 하늘 위를 날아다니는 기형적인 생김새의 까마귀 떼와 지상을 기어 다니는 괴생명체가 우글우글한데, 남
탓을 할 시간이 어디에 있겠는가?
당장 작전을 세우지 않는다면, 마 법사들은 평생 이곳에 묶여서 검은 달의 괴생명체를 상대하게 될지도 모른다.
‘아직 등장하지 않은 십이신월
홍비연은 자신의 복부를 어루만졌 다. 그녀의 가슴에는 적하유월의 기 운이 잠든 채, 지금도 가끔 요동치고 있었다. 설마 회공시월은 그녀의 기 운을 탐하며 기다리고 있는 것인가?
‘절대 쉽게 내주지 않아.’
백유설은 언제나 홍비연을 노리고
회공시월이 위협해 올 것을 걱정하 고, 또 대비하였다. 때문에 그녀의 전신에는 각종 보호 마법이 걸려 있 었고, 머무는 막사에도 강력한 보호 막이 둘러져 있었다.
‘그래도, 이 사실을 언제까지고 숨 길 수는 없겠지.’
백유설은 단단히 충고했다.
누구에게도 비밀을 말하지 말라고.
적하유월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 알 려졌다가는 괜히 트러블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그는 사라지고 없었다. 이제 는 홍비연이 스스로 판단할 때였다.
“……네가 십이신월 중, 적하유월 의 기운을 가지고 있다고?”
아류문은 홍비연이 따로 몰래 찾아 와서 말을 전하자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래…… 놀랄 일도 아니군. 여왕님은 그 백유설의 전 애인이었 으니까.”
“……아니었는데요?”
“아니었나? 상당히 애착 깊은 관계 였다고 하던데. 뭐, 어쨌든. 그렇다 면 보호 결계를 더욱 강력하게 설비 해야겠지. 그 기운은 완벽히 제어할 수 있나?”
“자신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제 통제를 벗어나서 폭주하지는 않 을 거예요. 백유설의 도움을 받아서 몇 가지 조치를 해두었거든요.”
무려 청동십이월의 기운을 백유설 이 스스로 받아들여 그녀와 함께 오 랜 기간 기운을 억누르도록 고생했 었다. 이제 와서 폭주해 버리면 그 건 그거대로 부끄러운 일이다.
“다행이군. 앞으로는 나도 각별하 게 주의하도록 하지.”
그렇게 회의가 끝난 뒤, 또다시 석 달이 흘렀다.
갈수록 괴생명체의 형태는 다양해
졌고, 아이테르 마법사 연합의 피해 가 점점 더 크게 나기 시작했다.
홍비연은 전투가 벌어질 때마다 최 전방에 나서서 하늘을 수놓는 압도 적인 폭발 마법으로 아군의 사기를 드높였다. 저 하늘의 끝에서 끝까지 화려한 붉은빛의 꽃이 퍼져 나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예술 그 자체로,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이는 에이젤의 마법에 강력한 영향 을 받았는데, 스텔라 1학년 재학 시 절 그녀가 피워낸 얼음꽃을 보고 매 료되었던 강렬한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 자신도 그것을 오마주하였다.
그렇게 하면, 이곳에 모인 많은 이
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펼칠 수 있 으리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어렸고, 자신이 강렬 한 영향력을 미칠수록 그 반대의 경 우가 되었을 때 사기가 급격히 하락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털썩!
격렬한 전투를 치른 어느 날의 새 벽. 홍비연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침대에서 미끄러져 떨어졌다.
전시 상황이었기에 그녀의 이변을
눈치채고 달려와 주는 사람은 없었 다.
‘무, 무슨…… 갑자기 왜……
아까의 전투에서 마력을 심하게 소 모하여, 마력 탈진 상태가 되기는 했으나 며칠 요양하면 돌아올 것이 라는 진단을 받았다. 홍비연도 본인 이 지나치게 약해졌다는 사실을 인 지하여 안정을 취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속이 뒤틀리고 불처럼 활 활 타오르는 이 고통은 무엇인가?
‘설마 적하유월의 기운이 뒤늦게 나를……?,
백유설이 사라진 이후 오랜 시간이
흘렀으나, 이제 더 이상 홍비연은 그에게 의존해야만 살아갈 수 있을 정도로 나약하지 않았다.
여왕이 된 이후, 홍비연은 가슴 속 에 잠든 적하유월의 불꽃을 스스로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었다.
아니, 아니야. 이건 조금 달라!’
홍비연은 달달 떨리는 손을 뻗었 다. 여왕 즉위식 직전에 선물받은 푸른색의 구슬 아티팩트, ‘기적의 보석’을 찾기 위함이었다.
어떤 상처도 치료하고, 병을 완화 시켜주는 효능을 가진 이 보석은 여 태껏 홍비연이 다방면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여왕으로서 피로할 일이 많 은 날에도 사용하고, 두통이 심할 때나 감기 기운이 있을 때나 전투 중 상처를 입었을 때에도 자주 사용 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기적의 보석으 로 고통을 완화하려던 홍비연은, 그 만 그것을 놓치고 말았다.
뗑그렁…….
바닥을 데굴데굴 굴러가는 푸른색 의 보석. 홍비연은 점점 흐려지는 정신력을 애써 부여잡고서 그것을 바라보았다.
‘이, 런…… 어째서, 지금까지 눈치
채지 못한, 거야……:
무슨 상처든, 무슨 병이든 치료하 는 기적의 보석. 그런 대단한 구슬 이 지금껏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져 자신의 손에 들어오게 되었는지 전 혀 의심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냥 좀 효능 좋은 고대 아티팩트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저건, 천청해오월의 기운이잖아…!’
그녀는 이를 악물고서 어떻게든 자 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단순히 천청해오월의 기운을 품은 신물 따위가 아니었다.
천청해오월.
그 자체.
모든 생명력과 정수가, 그 안에 담 겨 있었다.
그런 것에 오래 노출되었으니, 홍 비연의 안에 잠들었던 적하유월의 기운이 제멋대로 날뛰기 시작하는 것도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최대한, 멀리 떨어져야……
자신의 남은 힘으로는 그럴 수 없 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 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미 그녀와 천청해오월의 기운은 지나치게 가까 이 붙어 있었다.
‘••・그런 거였나. 회공시월은 이걸 노 리고, 저 구슬을 내게 보낸 거였어.’
속았다는 기분에 홍비연은 씁쓸하 게 웃었다. 그렇게나 주의했는데. 그 사람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항 상 대단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서, 이토록 노력해왔는데.
결국은 이렇게 되어버리다니.
‘그렇다고…… 네 뜻대로 되도록 놔둘 생각은 없어!’
홍비연은 이를 악물고서 자신의 가 슴팍에 덜덜 떨리는 손을 가져다 대 었다. 백유설에게는 비밀로 하고 있 었지만, 그녀는 꾸준히 자신의 신체
에 마법 하나를 준비하고 있었다.
여차하면 적하유월뿐만 아니라, 자 신의 모든 것을 가져갈 수 없도록 걸어 잠그는 마법.
모르프 가(家) 비전 봉인술
‘영원히 얼어붙은 땅의 낙원’
쩌적, 쩌저적!!
홍비연의 몸이 서서히 얼어붙기 시 작하자, 뒤늦게 심상치 않은 마력의 움직임을 감지한 병사들이 황급히 그녀의 막사를 찾았다.
“여왕 폐하!!”
“습격이다! 서둘러 폐하를 보호해
야만…… 헉!”
막사에 도착한 병사들은 감히 말을 잇지도 못한 채, 입을 쩌억 벌리고 말았다. 마찬가지로 수상쩍은 마력 의 흐름이 감지되자 서둘러 홍비연 을 찾은 풀레임은 뒤늦게 막사에 도 착하고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 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녀의 눈동자에 비친 홍비연의 모 습은…… 이미 얼어붙은 채, 더 이 상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였다.
양손을 가슴에 얹고서 고개를 숙인 채 얼어붙은 홍비연은 간절한 표정으 로 무언가를 바라는 듯한 얼굴이었 다. 마치, 신께 기도라도 드리는 듯.
“……모두 물러서세요.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 안 됩니다. 누구도 접근하지 못하게 하세요.”
떨리는 목소리로 홍비연에게 다가 간 풀레임은 그녀의 뺨을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더 이상 체온은 느껴지지 않지만, 절박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 다는 것만큼은 알 수 있었다.
쩌적, 쩌저적!
그때 구석에서 푸른색의 보석에 금 이 가며 강렬한 기운이 터져 나오 자, 풀레임은 황급히 뒤로 물러섰다.
“저건, 천청해오월의 정수……r
그 강렬한 기운은 여태 봉인되어 있었던 울분이라도 토하려는 듯 막 사의 천장을 꿰뚫고 푸른 기둥이 되 어 솟아오르더니, 검은 달과 하나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끝내.
회공시월은 적하유월의 기운을 홍 비연으로부터 빼앗지 못했다. 그 사 실을 알게 된 풀레임은 홍비연이 왜 이런 꼴이 되었는지, 어떤 선택을 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이걸로, 회공시월 그놈의 계 획은 일부 실패했군. 영리한 인간 꼬마야.”
뒤쪽에서 스칼렛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그녀는 무덤덤한 듯이 말했지 만, 여전히 목소리에는 울음기가 섞 여 있었다.
“본인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알았으 니 천청해오월의 기운을 다시 회수해 갔다. 이게 무슨 뜻인지는 알겠지?”
홍비연의 뺨을 쓰다듬던 풀레임은 눈가를 소매로 훔치고서 일어났다.
“……알고 있어.”
“진짜 전쟁의 시작이다. 그리고 우 리는…… 그를 불러올 거야.”
주먹을 꽉 움켜쥔 풀레임은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까지만 해도 텅 빈
공허한 눈동자를 지은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분노에 찬 눈 빛이었다.
“모든 것을 끝내러 가자, 천사 꼬 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