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58)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058
17. 가면무도회(1)
다음 날 오전.
해가 막 뜨기 시작할 무렵의 새벽 녘에 활동하는 학생은 드물다.
그렇기에 홍비연은 이 시간을 가장 선호하는 편이었다.
풍덩-!
S반 전용 수영장에 몸을 빠뜨린 홍비연은 아래로, 더 아래로 잠수하 였다. 차가운 물살이 온몸을 휘감으 며 뜨거운 감정을 휘발시켜주었다.
푸하! 한참이나 물속을 헤엄치던 홍비연은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무 렵 수영장을 천천히 빠져나왔다.
뚝, 뚝….
머리카락 끝에서부터 떨어져 내려 뺨을 타고 흐르는 물방울의 감촉이 선명하다.
그녀는 문득, 자신의 새하얀 피부 를 문질러 보았다.
한때, 온통 화상 자국으로 그을려
혐오스러웠던 자신의 피부가 기억 속을 스쳐 지나갔다.
어린 시절.
자신은 불에 타오르고 있었다.
아니, 불길을 걸어야만 했다.
‘너는 불의 축복을 타고났단다.’
어머니, 아파요.
‘그러니, 이 정도는 버틸 수 있겠 지?’
제발요, 너무 아파요.
그때의 아이는 울고 있었다. 불에
몸을 지져야만 했고, 불 속에서 생 활해야만 했으며, 불을 삼켜야만 했 다.
‘너는 할 수 있단다.’
못 하겠어요.
‘이게 다 너를 위한 일이야.’
너무 괴로워요.
아이는 울부짖었다. 제발 살려달라 고. 용서해 달라고. 그러나 어머니는 그만두지 않았다.
화르륵!
기억 속, 그 끔찍했던 붉은색 흉터
가 머리를 집어삼킨다.
“ C.»
비틀, 순간적으로 현기증을 느낀 홍비연은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
“하아, 하……「
덜덜 떨리는 손으로 피부를 문대보 았다. 깨끗한, 우윳빛 피부의 감촉이 느껴졌다.
분명 그때의 화상은 완전히 나았지 만, 그 참혹했던 기억은 여전히 낫 지 않은 채 가슴 속 깊은 곳에 화 상 자국을 새겨놓았다.
아마도, 평생 치유하지 못할 화상
자국을.
그녀가 줄곧 물속 깊이 잠기는 것 을 즐기는 이유도, 어쩌면 그 과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수영을 할 때면 마음속에 새겨져 낫지도 않는 화상 자국이 씻겨 내려 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으니까.
수영복을 탈의하고서 샤워부스로 들어가 물을 가만히 맞고 있으니, 팅팅 부어오른 자신의 얼굴이 거울 속 너머로 비쳐 보였다.
어젯밤, 눈물을 실컷 흘려댄 대가 였다.
‘아직도 안 가라앉았나……
그녀는 [어머님께]라는 제목으로 적힌 백유설의 회고록을 떠올리려다 가 고개를 휙휙 저어서 재빠르게 잊 어 버렸다.
샤워를 끝마친 뒤 기숙사로 돌아온 그녀는 교복을 단정하게 차려입고 서, 화장대에 눈을 돌렸다.
온갖 고급 화장품이 즐비해 있지만 사용한 적은 거의 드물다.
그런데 오늘은 몰골이 조금… 아 니, 많이 추하다. 이게 다 그 썩을 평민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며 홍비 연은 화장대에 앉았다.
팔자에도 없던 블러셔를 볼에 톡톡
치며 한숨을 내쉬어본다. 누구를 원 망하겠나. 자초한 일인데.
약간의 얼굴 코팅(?) 작업을 하며 거울을 보는데 머리카락에 시선이 갔다.
머리카락 끝에, 아주 희미한 붉은 빛이 감돌고 있었다. 정말로 희미해 서 불빛에 닿아야만 보이는 정도였 지만… 신경 쓰이는 변화였다.
빠르게 화장을 끝마친 뒤 그녀는 아직 수업 시간까지 시간이 조금 남 은 것을 확인하고서 학급 게시판을 향했다.
슬슬 페르소나 게이트의 조를 정해 야 할 시간이었다.
벌써부터 많은 학생들이 신청을 끝 마친 것인지 정원이 꽉 찬 실습 게 이트가 몇몇 있었다. 그러나 정원이 널널한 실습 게이트는 아직 여유롭 다.
,흐음…….’
그녀는 천천히 실습 게이트의 신청 명단을 둘러보았다.
[A-3조 명단] [헤밀라, 아밀라, 카루진….]헤밀라, 아밀라 자매가 함께하는 A-3조. 2학년 S반의 헤밀라와 1학 년 S반의 아밀라 콤보는 굉장히 높 은 확률로 게이트를 공략할 수 있게 해주겠지만, 안타깝게도 포지션이 겹친다.
홍비연과 마찬가지로 화력 위주의 마법을 구사하는 그녀들과 같은 게 이트를 공략해 보1야 서로의 점수를 깎아 먹을 뿐이다.
[B-6조 명단] [풍하랑, 데일 락, 파채 령…….]여기는 풍하랑이라는 학생이 눈에 띄었다. 1학년 s반의 나이트 포지션 으로서, 차분하게 적을 압박하는 마 유성과는 다르게 굉장히 난폭하고 패도적인 바람 속성 마법을 구사한 다고 들었다.
솔직히 믿음직한 나이트는 아니었 다. 비숍의 입장에서 그는 너무 자 유분방하게 싸워대서 부담스러웠으 니까
다른 마법사들은 짐승 같은 풍하랑 의 모습에 반해서 추종자들이 어마 어마하게 많다고 들었는데, 하여튼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 외에도 A반 17위로서, 전략과 전법을 효율적으로 구사하는 카일과 S반의 해원량 등이 소속되어 있는 게이트에 살짝씩 마음이 동했으나, 어떤 명단을 발견하고서 그런 생각 이 모두 정지하였다.
[C-7조 명단]풀레임, 에이젤… 그리고 백유설.
’……또 여기에 있네.’
저 소년은 이상하리만치 에이젤이
가는 곳이면 함께 따라간다.
최근에는 에이젤과 같이 동아리를 창설하지를 않나, 그녀와 유독 밥을 많이 먹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수 업도 상당히 많이 겹쳤다. 조별과제 를 할 때나, 실습할 때도 자주 같은 조를 짜기도 했으니 이쯤 되면 그 둘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다는 확신 이 들었다.
홍비연은 그 사실이 썩 불편했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하필이면 모 르프 가문의 에이젤이라니.
나름대로 백유설은 탐나는 인재였 기에 혹여나 에이젤의 손에 넘어갈
경우 되찾기가 번거로울 수도 있다 는 생각이 들어서, 홍비연은 빠르게 게이트를 선택했다.
[1 학년 S반 5위 홍비연] [당신은 C-7 실습현장을 선택하였 습니다.]그녀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돌아 섰다. 이 행동에 딱히 큰 의미가 있 는 건 아니다.
그저, 공주로서 자신의 왕국에 더 욱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기 위한 노 력일 뿐이다.
* * *
게이트 실습 당일이 되었다.
1학년 생도들은 모두 스텔라 돔으 로 모였다. 스텔라 돔은 드넓은 들 판의 형태를 취한 채였는데, 사방의 공간에 금이 가 있는 채였다.
저것이 바로 페르소나 게이트로 통 하는 게이트. 공간 그 자체에 균열 이 가 있는 것처럼 보여서, 언뜻 섬 뜩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저 수많은 페르소나 게이트 게이트
는 전부 다 실습을 위한 가짜다.
단 하나, C-7을 제외하고서.
풀레임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후우, 긴장되네……
원작 로판에서 에이젤이 겪게 되는 난관. 그 누구도 도와주는 이 없이, 모두가 그녀를 적대하는 상황에서 ‘진짜’ 페르소나 게이트를 클리어하 기까지 해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위 기.
하지만 이제는 괜찮다.
에이젤은 혼자가 아니었으니까.
풀레임은 백유설을 힐끗 엿보았다.
그의 옆에는 훤칠한 기럭지를 가진 마유성이 서 있었다.
“아쉽네. 같은 게이트에 가고 싶었 는데.”
“넌 인마, 낄 데 껴야지.”
“그래도 다행이야. 해원량과 같은 게이트에서 내기하기로 했거든.”
“너 진짜 심각할 정도로 도박 중독 인 거 알아?”
“하하, 그래? 나는 내가 도박 중독 이 아니라는 데에 돈을 걸 수 있 어.”
“미친놈.”
두 명의 대화에서 유추하건대, 해 원량과 마유성이 내기를 하는 스토 리도 예정대로 진행되는 듯싶다.
여기서 아마 마유성이 보스 몬스터 를 처치하는 데에 더욱 큰 공을 세 우지만, 점수는 해원량이 훨씬 더 많이 받던가.
순수 전투력은 마유성이 당장 우세 할지 몰라도, 사람을 이끌고 전략을 짜는 능력은 해원량이 앞서기 때문 이었다.
최고의 전투 마법사, 마유성.
최고의 전략 마법사, 해원량.
그 사실이 ‘원작 로판’에서는 당연
했다.
하지만 이 세상은 원작 로판이 아 니다. 백유설이라는 아주 커다란 이 레귤러가 끼어들었기 때문이다.
‘흐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백유설이 존재하는데도, 과연 마유 성과 해원량이 그 분야에서 최고로 군림할 수 있을까?
그의 두뇌는 이미 해원량을 가뿐히 뛰어넘었으며, 개인 기량 역시 마유 성에게 크게 뒤지지 않는 것으로 추 정 된다.
무(武)와 문文)을 모두 겸비한 기사.
‘그거참 로맨스 판타지에서나 나올 법한 캐릭터네.’
그리 생각해 놓고 보니 상당히 우 스워서 헛웃음이 나왔다.
“자자, 다들 자리로 이동하도록!”
조교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생도들 을 각자의 게이트로 인도하였다. 풀 레임은 C-7 게이트 앞에서 조용히 대기 중이던 낯익은 친구를 발견하 고서 다가갔다.
“제키. 우리 같은 조네? 한번 힘내 보자.”
자신을 똑닮은 흑색 단발을 한 키 가 큰 소녀, 제키에게 말을 걸어보 았지만 그녀는 잠시 눈만 마주칠 뿐 대답하지 않고서 고개를 홱 돌려버 렸다.
풀레임은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그 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싸가지 보소.”
제키는 평소 같이 몰려다니던 평민 친구들까지 내치고서 요새 이상하리 만치 조용하게 지내고 있었다. 다른 아이들에게 이유를 물어보아도 알 수 없다는 대답과 함께 짜증만 돌아 올 뿐이었다.
‘몰라. 나도 걔 이제 졸라 짜증 나. 그냥 걔 빼고 다니려고.’
为반이라고 아주 저 혼자 잘났나 봐. 그 와중에 풀레임은 S반이라고 함부로 못 대하는 거 같은데, 아주 쌤통이다. 너 오기 전까지는 대장행 세까지 했다니까?’
‘너도 걔한테 그만 신경 쓰지 그 래?’
‘어휴, 풀레임은 쓸데없이 착하다 니까.’
사실 친구들의 말마따나, 풀레임의 짜증 지수도 한계치까지 솟아 있었
‘나도 맘 같아선 백유설의 말이고 뭐고 모른 척하고 싶단 말이지….’
그런데 어쩐ス】, 그녀의 ‘감’이 그러 지 말라고 격렬하게 경고하고 있었 다. 제키를 가만히 둬서는 안 된다 고.
-지금부터 1학년생도 여러분의 페 르소나 게이트 실습을 시작하겠습니 다.
-생도 여러분께서는 모두 페르소 나 게이트로 입장해 주시기 바랍니 다.
시간이 되었다.
풀레임을 비롯하여 C-7조의 학생
들이 모두 페르소나 게이트 앞에 서 자, 조교가 게이트를 가동시켜 주었 다.
화아아악!!
게이트 속으로 서서히 신체가 빨려 들어 가는 느낌과 동시에, 세상이 무너지는 것만 같은 기묘한 감각이 전신을 휩쓸었다.
딸랑, 딸랑-!
종이 부딪치는 소리.
라~ 라라라~ 月
기계적으로 울리는 노랫소리.
눈을 뜨자.
스텔라 돔의 드넓은 들판은 온데간 데없이 사라진 채, 웬 대저택의 무 도회장이 풀레임을 반겨주었다.
“아이하렌의 무도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눈앞에는 웬 노집사가 고개를 숙이 고서 예를 갖추었다.
그렇다.
이곳이 페르소나 게이트.
현실과 동떨어진 세계이지만, 현실 과 너무나도 쏙 빼닮은 바람에 현명 한 마법사들조차 길을 잃고서 동화
되어버리는 아주 위험한 곳.
명심해야 한다.
‘눈앞의 저 사람은 진짜 같지만 가 짜야.’
그 사실을 상기해 내고서 풀레임은 깊게 심호흡을 하였다.
지금쯤 다른 마법사들은 페르소나 게이트의 패턴을 분석하여 키워드를 알아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알아낸 키워드는 일렬로 죽 나열되어, 페르소나 게이트를 클리 어할 방법을 말 그대로 ‘가이드’해 줄 것이다.
하지만 풀레임은 굳이 그러지 않았다.
“내가 입을 드레스와 구두는 준비 됐겠지?”
고개를 뻣뻣하게 들고서 당당히 말 하자 노집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에 쏙 드실 겁니다「
“드레스룸으로 안내해.”
곧이어 그는 풀레임을 호화로운 드 레스룸으로 안내하였다. 뒤로는 시 녀 4명이 따라붙었다.
‘유혹의 무도회장.’
이곳을 돌파하는 방법은 이미 알고 있다만, 자신이 굳이 나서지 않더라 도 에이젤이 주인공으로서 깔끔하게
페르소나 게이트를 공략해 낼 것이 다.
이곳에서 그녀가 하려는 역할은 하 나. 홍비연과 에이젤의 마찰을 최대 한 줄여보는 것.
그렇게만 하면, 문제없이 이번 에 피소드를 돌파해 낼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