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guitarist RAW novel - Chapter 106
솟아오르는 혜성을 잡아라 (2)
분위기가 이상하다.
많이 이상하다.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급박하기 그지없는 얼굴을 보고 있자니 괜히 가슴이 웅장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인기뮤지익! 일요일 출혀언!”
목청껏 소리를 지르는 아저씨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되게 듬직한 인상이시다.
목소리에 담긴 특유의 그루브 때문인지, 교무실 선생님들의 시선이 단번에 쏠렸다.
그는 일말의 창피함조차 느끼지 않는 듯, 나에게 척,
손을 내밀었다.
“콜?”
“…”
뭐가 콜이란 거지.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야.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그가 내민 손을 멋쩍스레 쳐다보았다.
악수 무시당하면 기분 나쁘겠지?
그렇다고 손을 맞잡자니 뭔가 찜찜하고.
난 2초 정도의 고민 끝에 가위를 냈다.
“….”
“…”
“내가 졌네요. 우리 쪽으로 들어온다는 뜻으로 받아들 …”
“이겨드렸으니 상황 설명 좀 들어도 되겠습니까?”
“…그래요. 패기가 있네!”
껄껄껄.
사람 좋은 얼굴로 웃는 듬직한 아저씨.
“실례하겠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행정 직원들이 후다닥 달려와 ‘종이컵’이 아닌 ‘찻잔’에 탄 커피를 내려놓는다.
나는 눈치껏 유일하게 비워져 있는 상석 앞에 섰다.
뭔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들이 잡상인은 아니란 건 알겠다.
나한테 볼일이 있는 것도 잘 알겠다.
“ … 1학년 수재지? 인기 많네~ 부럽다.”
“하하하 …”
“얘기들 많이 나누세요~”
행정직원 누나가 가볍게 손을 흔들며 가벽 뒤로 사라졌다.
담임 선생님도, 교감 선생님도, 학생주임도.
가벽 너머에서 나를 그냥 멀뚱히 쳐다보고만 계신다.
선생님들이 나서지 않는 걸 보니 학교에 관련된 일은 아닐 것이다.
음악 방송이니 뭐니 이야기를 꺼내는 거 보니까 …
방송국 관계자들인가?
아니 근데 방송국 관계자들 ‘여럿’이 날 찾아올 이유가 있나?
턱-
나는 상석에 앉았다.
동시에, 정장 차림의 어른들 모두가 앉았다.
그들은 침착하기 그지없는 얼굴로 꾸벅, 묵례를 했다.
느끼고 있던 의문은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금방 풀렸다.
“블루드림의 김창석입니다.”
“어… 블루드림 … 이요?”
“예! 블루드림입니다! 알고 계시나요?”
나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블루드림.
현재 기준으로 유명 유튜버 몇이 속해 있는 mcn이며, 미래에는 더더욱 성장할 mcn이다.
“김수재씨의 영상이나 활약들을 정말 많이 찾아봤습니다! 가장 먼저 찾아뵙고 싶었지만, 회사의 사정으로 이제서야 김수재씨의 앞에 이렇게 인사를 드리게 되었 …”
“풉.”
옆에 앉아 있던 중년 여성이 웃음을 터뜨렸다.
“… 왜 그러시죠?”
“딱 보니까 견적 나오네~ 기사 나고 인기 좀 끄니까 부랴부랴 찾아온 거겠지.”
“너무 무례한 거 같은데요, 그쪽이라고 뭐 다를 바 …”
“저희는 오래전부터 면밀히 검토를 해왔어요. 안녕하세요, RW엔터테인먼트 정희애 과장이에요~”
나긋나긋한 목소리를 지닌 과장 아주머니도 나에게 명함을 내밀었다.
RW엔터 …
와.
“와우.”
나는 감탄을 내뱉었다.
한국의 ‘3대 연예 기획사’라고 불리는 곳 사람이 나를 직접 만나러 와주다니.
놀라움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인기 뮤직~ 공중파~ 를 연신 외치던 아저씨 또한
턱-!
탁자 위에 명함을 내려놓았다.
“우리 회사 많이 왔죠? 다운 엔터 박요한 부장입니다.”
…나는 반사적으로 꾸벅, 고개를 숙였다.
“아 … 신세 많이 지고 있습니다!”
“하하, 신세는 저희가 지고 있죠.”
… 이런 날이 나한테 찾아오다니.
상황 파악이 끝났다.
모든 것의 파악을 마쳤다.
이게 꿈인가?
아니면 생시인가?
나는 볼을 힘껏 꼬집었다.
아프다.
존나 아프다.
꿈이 절대 아니다.
허벅지를 꼬집어도, 손톱으로 손바닥을 눌러보아도,
고통은 어김없이 내 뇌에 전해졌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으아아아아아아악!
“악!”
나는 온몸에 오르는 전율을 필사적으로 억누르며 악 소리를 내뱉었다.
RW에서 나온 직원들이 움찔, 몸을 떤다.
… 걱정했었는데.
기획사에서 평생 제의가 안 오는 건가 싶었는데.
새 곡을 이곳저곳에 찔러봐야 하나 싶었는데.
아니었다.
존버의 승리다.
보라.
Rw
다운엔터.
블루드림.
방송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 들어봤을 회사 사람들이,
회사의 ‘스카우터’들이!
내 앞에 있다.
나에게 제의를 하러 왔다.
꾸준히 유튜브 활동을 하고, 무대에 서고, 광고 대박을 내고.
학교 시험을 팽개치고 벌인 행적들이 드디어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조바심에 못 이겨 여기저기 찔러봤으면 이런 광경은 구경도 못 했을 것이다.
존버는 승리한다!
“그건 그렇고 참 우연입니다. 왜 다 같이 한시에 모이고 지ㄹ 이런 상황을 맞이했는지.”
“방금 지랄이라고 하신 거 같은데요?”
“선동이 사람 잡습니다.”
블루드림 쪽 젊은이들과, 다운 엔터 쪽 사람들은 서로에게 날 선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정희애 과장은 둘을 본 체 만 체하며 종이백을 턱-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이번에 난 기사 잘 봤어요~ 광고 영상 정말 멋지더라구요!”
“감사합니다.”
“이게 별건 아닌데 … 저희 회사와 콜라보로 특별히 제작된 상품으로 …”
오 …
쇼핑백 안에는 티셔츠 같은 게 들어 있었다.
회사한테 선물을 받을 줄은 몰랐네.
나름 유명한 브랜드와 콜라보 해서 만든 건가?
여름옷 사려고 했는데 잘됐…
“허! 하!”
박부장은 아저씨 같은 추임새를 내뿜었다.
그리고서 …
“신대리.”
“옙!”
옆에 앉아 있던 젊은 직원에게 시켜 선물을 테이블 위에 올렸다.
이런 날이 오기도 하는구나.
회사에서 직접 고가품을 들고 찾아오기도 하는구나.
지갑 …
허세끼가 좀 있는 애들은 무리해서 준 명품 같은 거 사던데.
이건 누구나 아는 유명 명품 브랜드였다.
“….”
“제의를 하려면 성의를 보여야 하는 겁니다 과장님. 그쪽은 … 대리인가?”
“아 … 그 … 예.”
“저는 부장입니다.”
“아 네.”
박부장은 콧방귀를 흥, 하고 뀌었다.
뭔가 … 이질적이긴 하지만,
기분이 좋다.
상당히 좋다.
물질이 마음의 전부는 아니지만, 비싼 물건 받아들고 싫어할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환희는 순식간에 머리끝까지 솟아올랐고,
그리고 …
냉정과 망설임이 찾아왔다.
“…”
“저희는 선물 준비를 못 했습니다만 … 오시기만 한다면 영상 촬영 지원을 1순위로…”
“행사나 공연은 저희 쪽이 더 낫지 않겠어요? 라비다 멤버들이랑 친분도 있으시다면서요?”
…소속사가 있으면 좋다.
활동을 도와주니까.
하지만 …
나는 아이리즈 멤버들을 떠올렸다.
행사에 불려다니고
합숙도 하고
주어진 일은 무조건 처리해야 하고.
하민서는 좀 자유로워 보이긴 하지만, 아직 제대로 데뷔하기 전이라 그런 걸 거다.
“….”
내가 유명인의 삶을 꿈꾸지 않는 건 아니었다.
비틀즈도, 레드 제플린도, 그 어떤 유명 밴드나 기타리스트도.
소속사가 없는 사람은 없었다.
내 꿈은 세션맨이 아니다.
내 음악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 뮤지션이다.
드디어 찾아온 갑작스럽기 그지없는 제의에, 나는 필사적으로 침착함을 짜내었다.
“아 … 제안 정말 감사드립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정리가 잘 …”
“어렵게 생각하실 거 없어요~ 소속사에 소속되면 그, 작곡활동 하시잖아요? 그거 도움 드리고, 행사 요청 들어오면 잡아드리고~”
“….”
뭐 연예 기획사가 하는 일이 다 똑같긴 하지.
다만.
문제가 있다.
사실 소속사란 게 말로만 저러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인기 좀 떨어졌다고 팽 당하지 않으리란 법은 없었다.
“라비다뿐만 아니라~ 저희 소속 가수들이랑 콜라보레이션 진행하면 그것도 좋고요~”
“그건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리즈나 설하 씨와 친분이 있으시죠? 음반 제작부 사람들이랑은 이미 형 동생 하는 사이시라고 …”
“저희 쪽이 좀 더 편하지 않겠어요?”
“아니 말이 어떻게 그런 …”
“수재씨는 유튜브 쪽이 …”
…나는 입을 주먹으로 감싸며, 고민에 들어갔다.
예상치 못한 호재였다.
인기뮤직? 당연히 서고 싶다.
존나 서고 싶다.
다만.
“저기 … 근데, 셋이 딱 맞춰서 찾아오신 이유가 뭔가요?”
“아, 그건 수재씨가 요즘 인지도 향상도 있고 광고도 … 그러니까 연예계 쪽으로…”
“저희도 수재씨를 …”
뭔가 걸리적 거리는 이 기분.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던 불안함.
정체가 희꺼멀하게 드러났다.
“… 계약서 한 번 봐도 될까요?”
“어 ….”
“음 …”
“보시죠.”
박부장이 가장 먼저 나에게 계약서를 내밀었다.
다른 두 회사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뭐,
이렇지 뭐.
사실이지 아니한가.
사람들한테 얼굴 좀 팔리고, 유명세 좀 얻었다고 해도.
기타리스트는 기타리스트다.
기타를 들고 노래를 부르는 것도 아니고.
밴드에 속한 것도 아니고.
악기 연주자.
‘화제’의 악기 연주자.
저 사람들이 뭐라 나불거려도 ‘내 상태’는 변하지 않는다.
화제를 모으고 있으니까, 나 데려다가 콜라보나 광고 좀 시키면 당장은 인기를 모을 수 있으니까.
이 사람들이 단순히 ‘빨아 먹기’ 위해 접근했는지 아닌지 모르겠다.
진짜 음악적으로 지원해줄지도 모르겠다.
진심으로 나를 원한다면 계약서가 아주 성의 있었겠지.
그냥 뭐,
계약서는
업계평균이거나, 평균 살짝 밑이었다.
나는 17세이면서
17세의 김수재가 아니다.
감언이설에 홀랑 넘어갈 정도의 멍청이가 아니란 소리다.
이들이 이렇게 갑자기 찾아온 이유도 알 것 같다.
광고가 개시되고, 실적과 뉴스가 나오기 시작한 게 어제나 그제니까.
그들은 기타 광고를 보며 돈 냄새를 맡았고, 나를 찾아왔다.
회사는 자원봉사단체가 아니다.
돈 냄새를 맡아야 움직인다.
뭔가 뿌듯하기도 하면서 …
좀 그렇네.
소이 아버지께서 쏘아 올린 작은 공이 큰 파도를 일으킨 느낌이다.
나는 약 5분 동안 침묵을 지켰다.
침묵이 깨진 것은 …
“어~? 나선생님 아니세요?”
“하하 안녕하십니까.”
교무실에, 나숙호 선생님이 들어오셨을 때였다.
“어? 손에 드신 건 …”
“수업할 때 쓰면 좋을 거 같아서 남는 것 좀 가져왔습니다.”
“아이고 뭘 이런 걸 다 …”
선생님들께서 이야기하시는 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나숙호 선생님께 고개를 숙였다.
“어, 수재 아직 안 갔니?”
동시에,
연예 기획사 사람들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와… 반갑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 다들 어쩐 일로 … 아~?”
진짜 생태계 개좁네.
다 얼굴만 보면 척이구나.
나숙호 선생님은 아주 자연스럽게 의자를 끌어다 자리에 앉으셨다.
마치 보호자라도 만난 듯, 필사적으로 설득을 시작하는 기획사 사람들.
나선생님은 인자한 웃음을 지으시면서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기만 하셨다.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가만 있어 보자.
나선생님은 … 어디 소속이시지?
어딘지 회귀하기 전에도 못 들어본 것 같은데.
나는 시끄럽기 그지없는 대화를 정갈하게 끊어버리고, 나선생님께 질문했다.
“저 … 선생님.”
“응?”
“선생님은 소속사가 어디신가요?”
“나는 …”
나는 꿀꺽 침을 삼켰다.
그리고 동시에, 놀랐다.
“없어.”
없다.
나숙호 선생님은, 소속사가 없으셨다.
“하하, 정확히 말하면 1인 사업자지. 내가 일 따내고, 회계는 외주 맡기고.”
“…아.”
그렇구나.
한국 기타계의 거장이시니까.
돈이 없으신 분이 아니시니까.
인맥도 넓으시니까.
이해가 간다.
“수재야, 선택은 네 자유야. 소속사에 들어가면 회사 분들이 일을 잘 주지만 … 알지? 넌 어리니까 모든 걸 혼자 처리하기는 힘들긴 해도…”
“….”
나숙호 선생님은 걱정스러운 듯한 표정을 띠셨다.
유명세를 얻었다.
무대로, 곡으로, 광고로.
좋았다.
하지만, 지금 당장 모든 것을 결정하는 건 좀 그랬다.
소속사가 필요하긴 하지만, 소속사가 생김으로써 자유를 잃기도 할 것이다.
나숙호 선생님은, 내가 분위기에 휘말리지 않았으면 하는 눈치셨다.
“감사합니다. 고민해보고 다시 연락드려도 될까요?”
“아 …”
“예. 물론입니다.”
“….”
“솔직히 저는 …”
꿀꺽,
식은땀을 삼킨다.
내가 바라는 것.
안 될 걸 알고 있으면서도, 바라는 것.
그것은 …
“저는 회사의 모든 요구를 소화해낼 능력이 … 아니, 마음대로 활동을 … 이것도 아닌데.”
단어 정리가 잘 안 된다.
내가 하고 싶은 것.
아주 간단했다.
곡 만들고 싶고
무대에도 서고 싶고
돈도 벌고 싶은데
싫은 일은 하기 싫다.
솔직히 어리광이다.
근데 어차피 세 회사나 찾아온 거.
질러보는 게 낫지 않나?
조건이 좋아질 수도 있잖아.
내 머릿속에, 아주 적절한 단어 하나가 떠올랐다.
필터링이 된 단어가 아닌, 나의 본심.
나는 그것을 내뱉었다.
“저는 … 개 멋대로 활동하고 싶습니다 …!”
….
“오우야.”
“화끈하다.”
진심은 관통력이 아주 쎘다.
나숙호 선생님이 갑작스런 나의 선포에 크크큭, 하고 웃음을 지으신다.
“우선, 계약을 재조정해서 다시 따로 만나보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아 …”
“그러죠.”
나숙호 선생님의 중재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나 고마우시고, 인자하신 분이었다.
어떻게 감사를 표현해야 할지 … 어떻게 갚아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
기획사의 세 사람은 꼭 다시 연락 달라며 내게 명함을 두 장씩 쥐여주었다.
듬직한 인상의 아저씨는 잔뜩 풀이 죽은 듯, 아주 씁쓸해 보이는 표정을 지으셨다.
나는 20분이나 기다린 친구들을 데리고,
풍족한 인심을 자랑할 목적으로 뷔페에 데려갔다.
나선생님은 오늘도 바쁘셔서 식사를 같이 못 했다.
쩝- 쭈왑- 쯔압.
쩝쩝거리는 소리가, 뷔페의 창가 자리에 울려 퍼진다.
소이는 조용하게 먹는데.
최유진도 입은 안 벌리고 먹는데.
윤수빈 진짜 개시끄럽네.
내 동생도 저거보단 조용하겠다.
존나 신경 쓰인다.
신경 쓰여서 스파게티가 목구멍에 막혀버릴 것 같다.
“와 진짜”
“응?”
“제발 진짜.”
“왜?”
“사실 드럼을 너무 많이 쳐서 하이햇 소리랑 쩝쩝 소리랑 똑같이 들리는 거 아님?”
“응 아니야~”
윤수빈은 우리들을 쳐다보며 더욱더 쩝쩝대기 시작했다.
일부러 그러는 거구나.
개때리고싶네.
나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간신히 억눌렀다.
“김수재 패기 진짜”
“와 어떻게 다 돌려보내냐?”
“조건 별로였어?”
“솔직히 말만 번지르르했음.”
“선구안 발동했냐?”
“말로만 구워삶으려던 건가?”
“그럴걸? 나선생님 안 계셨으면 넘어갔을지도 몰라.”
“와우.”
말이랑 행동이 일치해야 하는데.
세 회사 다 그렇지는 않았다.
“야, 그래도 인기뮤직 출연은 좀 아깝 …”
“아아아아악! 말하지마아!”
나는 현실부정을 하며 접시에 머리를 쳐박았다.
시험이 끝난 기념으로 무한 뷔페를 무한으로 즐긴다.
10대의 식욕은 정말 왕성했다.
디저트로 소프트 콘 두 개를 작살내려고 할 때 즈음,
여자애들의 조잘거리는 볼륨이 커져갈 때 즈음.
띠링-!
핸드폰이 울렸다.
– 박요한 부장입니다. 그냥 서주시죠.
메시지는 열다섯 글자 채 되지 않았다.
“… 어?”
“뭔데?”
“뭐야?”
나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