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necromancer in a fantasy game RAW novel - Chapter 28
028
손을 뗀 카리나는 연신 목덜미를 훔쳤다.
그녀의 얼굴이 미열로 달아올라 있었다.
“여기는 열기가 충만해서, 화염의 흐름이 완만해! 생각 외로 마법 부여가 잘 되더라고! 그래서 되는 대로 내 심상을 그려 넣었지! 내가 마법 부여를 하면서 이런 적이 없었거든? 마탑에 있을 땐 마법 부여 시험에서 항상 낙제였는데··· 핫.”
드물게 신난 목소리로 재잘대던 카리나가 급히 입을 틀어막았다.
주문을 새겨넣다 보니, 의외로 잘 풀려서 의욕이 앞섰다는 건가.
재차 검에 새겨진 주문을 헤아리던 토드는 혀를 내둘렀다.
“흥이 올랐다기엔, 아주 많이 과한 것 같습니다만.”
카리나가 뾰족한 투로 답했다.
“왜.”
단순한 마법검이 아니다.
아마 불지옥에서 올라온 대군주들의 무기가 이러지 않을까.
“이걸 휘둘렀다간 착용자와 상대방이 동시에 녹아내릴 겁니다. 정말 가공할 만한 파괴력이군요”
게다가 일부러 칼날이 깨지도록 고안한걸 감안하면 폭발과 동시에 파편들이 사방에 튀길 것이다.
주력 무기로 사용하기엔 완전히 부적격.
한창 작업에 몰입하면서 달아올랐던 머리가 가라앉으니, 비로소 카리나의 눈에도 검이 들어왔다. 검에 새겨진 주문의 발현을 머릿속에서 연상해본 결과, 항상 귀결되는 결말은 폭발.
도저히 써먹을 만한 물건이 아니다.
자기가 생각해봐도 의욕이 지나쳤다고 생각했는지, 카리나는 민망한듯 고개숙였다.
“그으, 그런가.”
그런데 검에 새겨진 마법을 살펴보니 분명 토드가 알던 주문은 아니었다.
카리나 특유의 독창적인 기풍이 서린 마력혼에 토드가 감탄했다.
“그나저나 이건 에스터리츠 양만의 고유한 주문이군요.”
그녀는 다소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뭐어,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더라고.”
겸양을 떠는 것이 아니라, 정작 당사자인 카리나조차 자신이 어떻게 구현했는지 모를 지경이었다.
좀 전의 감각을 돌이켜보면 마치 무언가에 홀린듯이 마법 부여에 몰입했었으니.
고개를 끄덕인 토드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중에 명칭을 붙일 일이 있다면, 「대전차 죽창 」이 되어야만 할 겁니다. 단언컨대, 이보다 더 어울리는 이름이 없을 테죠.”
“전차? 죽창?”
다소 생소한 용어에 카리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굳이 부연 설명을 보태지 않은 토드는 다른 검을 가리켰다.
“···이제 한 자루 남았으니. 그냥 저건 단순히 인화성 정도만 붙여줍시다.”
카리나의 얼굴이 핼쑥해졌다.
“하나, 더 하라고.”
“그럼요. 어차피 내일 전투가 있을 텐데, 자봐야 긴장돼서 얼마나 자겠습니까.”
“아니··· 보통은 전투를 앞두고 오히려 체력을 비축해두는 게 맞지 않아?”
하품을 흘린 토드가 바닥에 걸터앉았다.
“아까 눈 좀 붙이지 않으셨습니까. 빨리 끝마치면 빨리 자러 가는 겁니다.”
울상을 지어도 사령술사의 손속은 가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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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토드의 마수에서 해방된 카리나는 군막을 향해 비틀대며 걸어갔다.
친히 배웅까지 해준 토드가 그녀를 향해 고개숙였다.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에스터리츠 양. 부디 푹 주무시길.”
“···꺼, ···져. 이, 개 같은.”
카리나는 천막을 휙, 닫아버렸다.
금새 안쪽에서 쌕쌕대는 숨소리가 들린다.
잘 자네.
피식 웃은 토드는 이리저리 고개를 비틀었다.
아직 해가 뜰 기미는 보이지도 않고.
어차피 내일 있을 전투를 생각하면 잠을 자기엔 글러먹었다.
서둘러 자신의 텐트로 돌아온 토드는 굳건하게 위치를 사수하던 이스라에게 다가갔다.
그를 발견한 이스라가 인사를 건넸다.
【아, 사령술사. 좋은 아침이네. 물론 해가 뜨기엔 한참 이르다만.】
죽음의 기사는 곧장 토드가 쥐고 있는 것에 흥미를 보였다.
【자네 손에 들린 건 뭔가?】
끈으로 묶여있던 아마포를 풀자, 어스름 속에서 장검 두 자루가 선명하게 타올랐다.
“솔마르의 성물로 벼려낸 장검입니다. 거기에 에스터리츠 양이 마법을 부여했죠.”
【멋지군!】
이스라의 안광이 반짝였다.
“이보다 늑대인간을 잡는데 적합한 무기는 없을겁니다.”
【전적으로 동의하네.】
“한번 칼자루를 잡아보시겠습니까?”
그러자 이스라가 안광을 좁혔다.
【크흠. 헌데 성물로 벼려낸 검이라 하지 않았나? 그런 고결한 물건을 감히 이 몸이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네만···.】
그러면서도 연신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는게, 잡아보고 싶어 안달난 모습이다.
“어째서요. 혹시 신벌이라도 떨어질까, 겁이라도 나신 겁니까?”
이스라가 발끈했다.
【겁이라니! 으레 순리에 어긋난 존재들이 성물에 섣불리 손댈 수 없는 건 널리 알려진 이치가 아닌가?】
“성검 역시 한낱 병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어찌 무인된 자가 무구를 마다하시는지요.”
콧김을 흘린 죽음의 기사가 성큼성큼 다가왔다.
【허어, 이 어찌 저명한 사실을 모른단 말인가! 그래도 난 자네가 비록 허약하지만 사특한 사령술사답게 나름 똑똑한 줄 알았거늘, 굳이 이걸 본인이 직접 증명해야겠나?】
스르릉.
【어?】
역시.
검을 뽑아든 이스라는 멀쩡했다.
“검기를 맺어보시지요.”
【아, 알겠네.】
투구를 긁적인 이스라가 기합을 넣었다.
꽤 묵직한 양의 마력이 불쑥 빠져나간다.
이스라가 경건한 자세로 장검을 다잡은 순간.
콰아악-!!
연녹색 화염이 칼날 위에서 요동쳤다.
전에 희끄무레하던 기운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납고, 혼탁하며, 짙은 불길이었다.
검을 치켜든 이스라가 환호했다.
【마검!!】
허공에 부웅, 검을 휘두를 때마다 공기를 찢어발기는 파공음이 뒤따른다.
이스라의 안광 역시 사납게 타올랐다.
【마검이다-!!】
어지간히 마음에 들었던지 이스라의 어깨가 들썩였다.
【역시! 무릇 죽음의 기사라면 그에 어울리는 무구가 있어야지! 마검이다, 마검! 후후, 흐흐! 히히.】
한창 죽음의 기사가 광소를 터뜨리는데, 찬물을 끼얹는 한마디가 울려퍼졌다.
“성검입니다.”
끼기긱-
어색하게 고개를 비튼 이스라가 곧장 반박에 나섰다.
【하, 사령술사. 이게 어딜 봐서 성검이라는 건가. 누가 봐도 사악하고, 강력하고, 불경하고, 파괴적인 마검이 아닌가!!】
“못 믿으시겠지만, 제가 예배당에서 우연히 찾아낸 은촛대를 녹여내 벼린 검입니다. 고로 성검이지요.”
【흠! 믿기 어려운 이야기다만, 어쨌거나 원료가 성물이라 했더라도, 이건 틀림없는 마검일세! 왜냐하면 본인의 손에서 완연히 마검으로 거듭났기에!!】
“성검이라니까요.”
【마검일세! 내가 타락시켰네!】
죽음의 기사는 고집불통이었다.
무기의 재료에 대한 고찰부터, 그걸 휘두르는 자의 차이, 어떤 목적에 사용되는 것인지, 둘은 쉬지 않고 언쟁을 벌였다.
그렇게 2시간 정도 검의 본질을 두고 옥신각신했을까.
토드는 동이 터오는 걸 목격했다.
그는 망설임 없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렇군요. 아무래도 마검이 맞는 것 같습니다.”
【기사도 전집에 따르면, 무구는 그녀를 다루는 무인의 투영일세. 고로 둘은 동일시된 관계로 묶인, 뭐라?】
사령술사가 빙긋 웃었다.
“당신이 옳습니다. 당연히 마검이지요. 이만 날이 밝았으니, 전투 준비를 하러 갑시다.”
이스라는 그 자리에 멈춘 채로 안광을 깜빡였다.
여태 검의 본질에 대해 치열하게 언쟁을 벌이다가, 돌연 수긍한다니?
고개를 꺾은 죽음의 기사는 뒤편의 푸르스름한 여명을 목격했다.
단순히 시간이나 죽이려고 논쟁을 벌였다니! 나만 진심이었나?!
그제서야 알아차린 이스라가 분개했다.
【날 능멸하다니, 사령술사! 본인은 그대를 섬기는 몸이니 용서할지 몰라도, 내 마검은 용서치 아니할 지어니!】
“아니, 좀 전에는 무구와 무인이 동일선상에 놓였다면서요! 순 궤변 아닙니까?”
【사악한 마검이라, 본인의 말도 듣지 않네!】
보급 물자를 사이에 두고 제자리에서 둘은 빙빙 돌았다.
촌극은 얼마 안 가 중단됐다.
돌연 섬뜩한 포효가 온 땅에 울려 퍼졌기 때문이었다.
고요하던 야영지가 순식간에 뒤집어졌다. 개들은 짖어대고, 울부짖는 말들을 달래려 병사들이 분주히 움직인다.
쥐죽은듯이 있던 구울들도 울음소리를 듣곤 흥분해서 거품을 물거나, 발톱을 긁어댔다.
“조용.”
토드가 눈을 부라리자, 놈들이 잠잠해졌다.
이스라의 안광은 세차게 타오르고 있었다.
【짐승치곤 짖는 소리가 웅대하군.】
음성에 감출 수 없는 호승심이 묻어난다.
“쉬운 상대는 아닐 겁니다.”
검기를 회수한 이스라가 답했다.
【허나 사냥이라는 게 말이네. 조무래기들을 아무리 잡아봐야 시시하단 말이네. 기왕이면 큰 놈을 노려야 보람차지 않겠나?】
라이칸스로프가 모습을 드러내면, 아무리 토드가 뜯어말리더라도 이스라는 덤벼들 것이다.
투쟁심은 이스라를 움직이게 만드는 원천이자 자신을 규정짓는 정체성이므로.
일방적으로 종속당한 하급 망자들과 달리, 이스라는 조금 처지가 다르다.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게 마땅히 무인다운 기개이지요.”
【암!】
토드가 나머지 한 자루도 마저 건네자, 이스라가 의아해했다.
【이것과 같은 검이 아닌가?】
“글쎄요. 어찌보면 이것이야말로 진정 마검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실패작이거나, 우연의 산물이지요.”
검을 받아든 이스라가 안광을 좁혔다.
【흠, 별 문제는 없어보이네만. 무게 균형도 알맞고, 날의 예기와 손잡이의 감촉도 훌륭하거늘.】
“그 검은 마법 부여가 과도하게 들어가서, 아마 검기를 불어넣는 즉시 폭발할 겁니다. 이건 유사시에만 사용하시길.”
이스라가 혀를 찼다.
【쯧쯧, 그 요술쟁이가 과욕을 부린 모양이로군.】
“먼저 준 검도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이스라. 은을 섞어 주조한 것이라, 날이 오래 버티진 못합니다.”
한 쪽 눈으로만 검을 살피던 이스라가 대꾸했다.
【검기를 흘려넣을 수만 있다면 크게 문제되진 않을 걸세. 다만 검기의 사용 자체에 제약이 있다니··· 이, 아까운걸!】
어지간히 검이 마음에 들었던지, 이스라는 건틀렛을 부르르 떨었다.
그나마 이스라는 고위 망자이기에 검에 새겨진 화염을 견딜 수 있지만, 고열은 점진적으로 망자의 육신을 갉아먹기에 오래 사용하기엔 부적합하다.
여태껏 토드는 마법사 계열 클래스의 특성상 딱히 장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지만, 전방에서 맞서싸우는 이스라는 다르다.
소환수를 육성하려면 경험치를 먹이는 일도 중요하지만, 어울리는 장비를 맞춰주는 과정도 필요했다.
“이번 일이 끝나면 당신에게 더 어울리는 무기를 찾아보겠습니다.”
이스라가 어깨에 검날을 걸친 체 히죽 웃었다.
【어차피 전공을 세우다 보면, 명성이나 악명에 관계없이 자연히 보화와 병장기는 뒤따르기 마련이네. 괘념치 말게나.】
허리끈에 장검 두 자루를 패용한 이스라.
그를 향해 토드가 일렀다.
“이스라, 명심하세요. 군공을 쌓는 것도 중요합니다만, 항상 자신의 보전이 최우선입니다.”
소집을 알리는 나팔이 연이어 울려 퍼졌다.
출전이 임박했다.
“명예라는 게, 목을 맬수록 도리어 제 목을 조여오는 고약한 습성이 있지 않습니까.”
신중하게 움직여라.
오만하게 굴지 마라.
사령술사의 조언에 죽음의 기사가 음산하게 웃었다.
【누구보다도 본인이 잘 알고 있지. 염려 말게. 사령술사. 아직 세상에 맹위를 떨치지도 못했는데, 어찌 여기서 쓰러지겠나.】
어느 때보다도 안광이 사납다.
이스라가 품은 열성 역시 마법사가 일으킨 불꽃 못지않다.
【놈을 친히 본인을 알릴 장대한 서사시의 첫 장을 장식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네만···.】
그럼에도 토드는 물러서지 않고 죽음의 기사를 대면했다.
고개를 젖힌 이스라가 다소 못마땅한 투로 뇌까렸다.
【···자네가 그리 간곡히 부탁한다면, 전황을 살펴 가며 움직일 순 있겠지.】
비로소 토드가 미소지었다.
“약속하신 겁니다?”
사령술사가 손을 까딱이자, 하수인들이 우르르 그의 뒤를 따랐다.
토드는 굳이 야영지를 우회하지 않고, 가로질렀다.
누구도 마땅한 제지를 가하지 않았다. 이따금 심약한 병사들이 기겁하거나 소리를 지르는 소동이 있긴 했다.
적어도 대놓고 경멸 어린 악담을 면전에서 퍼붓던 때와 비교하면 그나마 나아졌다는 걸 위안삼아야 하는 걸까.
송장 특유의 악취와 망자가 뿌리는 한기에 멸시 어린 시선이 쏟아지는 건 여전했다만.
그들은 마을의 경계 옆에 도달했다.
“이게 전부입니까?”
입에 천을 둘러맨 크뤼거가 서 있었다.
“예. 시신 수습은 언제나 성가신 일이다만, 그중에 상태가 온전한 걸 추려내는 건 여간 고역이 아닙니다.”
히죽 웃은 토드가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앞으로는 시킬 일 없을테니, 염려마시길. 고생하셨습니다.”
토드 옆에 서 있던 구울이 으르렁거리자, 크뤼거가 물러섰다.
사령술사가 품에서 방울을 꺼내들었다.
“내가 그대를 부르노라. 누구도 그대의 한 맺힌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아니하였나니, 그리하여 내가 여기 왔노라.”
영문도 모르고 몰살당한 자들.
종래엔 신의 자비를 부르짖으며 예배당까지 들어가 농성했음에도, 끝내 짐승처럼 끌려 나와 살해된 영혼들.
피로 얼룩진 읍소마저 묵살당하여 남은 것은 악의와 증오뿐이라.
저들의 한에 호소하라.
“제후에겐 봉토를 다스릴 권리뿐만 아니라, 마땅히 그 땅을 살아가는 이들을 보호할 의무 또한 있거늘. 멜다비어의 공작, 디트마흐는 그 의무를 저버리고, 도리어 그대들의 목숨과 터전을 불살랐노라! 이 어찌 한탄스럽고 천인공노할 일인가?”
딸랑, 딸랑. 딸랑. 딸랑.
“가로되, 나는 그대들에게 피의 보복을 약속하겠노라. 진정 복수를 갈망하는 자들만 이리로 나오라.”
방울이 요동치고, 허리춤에 걸린 향로를 향해 쉴 새 없이 연기가 파고든다.
나무토막처럼 뻣뻣하게 굳어있던 시신들이 천천히 구덩이를 기어올라, 다시금 지상에 바로 선다.
그가 원했다면 여기 있는 모두를 일으켜 세웠으나, 그리 하지 않음은 최후의 양심이리라.
더 이상 일어서는 자들은 없었고, 토드는 끊임없이 구덩이 주변을 돌면서 향로를 흔들었다.
한참동안 위령문을 읊조리던 토드는 방울이 멈추고 나서야 비로소 멈춰섰다.
새로이 일어난 망자들은 가만히 서서 그를 지켜본다.
“나머지는 편히 잠들 것입니다.”
사령술사의 읊조림에 망자들이 고개를 조아린다.
하수인들의 규모를 헤아려본 토드는 썩 만족스러웠다.
이 정도면 자신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하인리히가 훼방을 놓더라도, 얼마든지 단독 작전 수행을 할 수 있다.
게다가 적지 않은 업이 쌓였다.
대략적으로 가늠해보니 나머지 두 마을의 망자들까지 소생시킨다면 아슬아슬하게 30 레벨을 달성할 지도 모른다.
‘이제 변수는 없군.’
기대된다.
라이칸스로프는 얼마나 강할지.
과연 이스라와의 1:1 상황에선 어떤 양상이 펼쳐질지.
자신의 하수인들이 전장에서 얼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할지.
속히 자신의 전능함을 확인해보고 싶다.
게다가···
‘라이칸스로프를 구울로 살려낸다면 얼마나 강할까?’
사령술사라면 언제나 새로운 하수인을 갈망하는 법.
살면서 나름 인내심을 많이 길렀다고 자부한 토드였지만, 오늘따라 기다리는 시간이 유독 길게 느껴졌다.
부우-!
날카로운 나팔 소리가 출병을 고한다.
서약병이 끌고온 말에 올라탄 토드가 선언했다.
“출정한다.”
사령술사가 휘하에 거느린 하수인은 이러했다.
죽음의 기사, 이스라.
스킨워커 구울 7마리.
중무장한 해골 서약병 14기.
걸어 다니는 시체 50구.
총 72기의 망자.
일개 중대에 버금가는 전력이 제 주인의 뜻에 따라 전장에 나선다.
죽은 자들이 걷는 길 위로 희미한 여명이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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