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necromancer in a fantasy game RAW novel - Chapter 4
004
이미 진작에 저들의 저급한 수준을 꿰뚫어본 토드였다. 여러 정황으로 보아 여기 있는 놈들은 탈영병 중에서도 떨거지들만 모인 집단이다.
하물며 싸움이 두려워 도망친 비겁자들이 되살아난 시체들을 상대로 싸울 수 있을까?
곳곳에서 시체들이 놈들을 덮쳤다.
“우와아악!!”
머리가 쪼개진 시체가 달려든다. 다짜고짜 주둥이부터 들이민 망자가 위아래로 턱뼈를 딱딱 부딪치는 소리가 섬뜩했다.
어찌나 힘이 센지 창대로 저지하던 병사의 몸이 뒤로 넘어갔다.
와드득, 꽈직, 콰직.
어느새 짙게 깔린 안갯속에서 발버둥치는 인영들이 뒤엉켰다. 무기를 휘두르거나, 도망치다가 넘어지고, 발목이 붙잡혀 뜯어먹힌다.
엉겁결에 쇠뇌를 당긴 사격수는 제 동료의 등에 화살을 꽂아넣기도 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사령술사가 히죽 웃었다.
역시 오합지졸 버러지들이야.
그중에서 그나마 쓸만한 놈이라면 예의 백부장이라던 녀석.
그는 달려드는 시체들을 모조리 박살내고 있다.
‘이런, 시발!’
백부장은 당혹스러웠다.
당장 마법사를 사로잡을 때까지만 해도 오늘의 수확은 기대 이상이었다.
그런데 저 염쟁이가 요사스러운 주문을 읊은 순간, 상황이 급변했다.
가뜩이나 뿌옇게 드리워진 연무 탓에 코앞의 사물도 분간하기 어려운데, 마차에 타고 있던 놈들 뿐만 아니라 죽은 졸개들까지 일어나 피아를 구분하는 게 불가능한 지경이었다.
그래서 백부장은 자신의 시야 반경에 들어오면 무조건 처죽이고 봤다.
【크으으···!】
망자가 핏발선 눈동자를 부릅 뜬다.
어지간히 기백이 있는 자라도 감당하기 어려운 광경이었다.
“아, 아아!”
실성한 병사가 그대로 주저앉았고, 망자들은 게걸스럽게 그를 물어뜯었다.
한 명의 숨이 끊어지면 방울 소리가 울려 퍼지고, 새로운 망자가 일어난다.
제 동료가 됐음을 인지하면 망자들은 우르르 일어나 산 자의 기척을 쫓았다.
“빌어먹을! 도망치지 말고 모여라! 멍청한 새끼들아!”
백부장이 고함쳤지만, 그의 졸개들은 군율로 단합된 집단과 거리가 멀었다.
서로 뒤엉켜 찌르거나, 도망치다가 넘어져 시체밥이 되고, 다시 일어난다.
딸랑-···!
또 방울 소리.
어느새 주변에 가득하던 비명은 잦아들었다.
죽은 자가 흘리는, 가래 섞인 신음만이 가득할 뿐.
혼자 남았음을 깨달은 백부장이 이를 악물었다.
“씨발, 씨발. 씨바알!”
악에 받친 인간의 집념은 대단하다. 어떻게든 살아남겠다는 필사적인 생의 의지를 보라.
백부장은 도끼와 검을 풍차처럼 휘두르며 자신에게 달려드는 망자들을 찢어발겼다.
이따금 허리가 끊어진 시체가 발목을 물어뜯었지만, 머리통을 걷어차고. 팔을 토막내고.
저런 놀라운 무위를 전장에서 보였다면 백부장보다 한참 높은 지위에 도달했을 지도 모른다.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서야 빛을 발하는 발악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마는······
그럼에도 끝내 그는 서른 구에 달하는 망자를 모두 죽였다.
비록 온몸이 피투성이였지만, 핏발이 선 눈자위가 선연하게 번쩍였다.
아름다워!
간혹 끄트머리에 몰린 자들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을 뛰어넘는 용력을 발휘하기 마련!
토드는 경탄을 마지못해 기꺼이 박수를 쳐줬다.
“대단한 실력입니다. 브루노 백부장! 어째서 당신같은 무장이 여기서 재능을 썩히고 있었는지 의문이군요.”
이빨을 깨문 브루노가 도끼를 틀어쥐었다.
“이게 다냐?”
주변을 돌아본 토드는 어깨를 으쓱였다.
“예, 아무래도 걸어다니는 시체들은 고기방패에 불과하니까요. 그래도 대단합니다. 설마 이걸 혼자 전부 상대할 거라곤 생각도···”
백부장이 토드를 향해 쏜살같이 달려들었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참극에 넋이 나가 있던 보부상이나 장물아비도 미처 반응하지 못할 정도로 날랜 움직임이었다.
그러나 토드의 입은 여전히 재잘거렸다.
“못했으니까요. 그나저나 여기서 검문 행세를 하면서 얼마나 죽였습니까?”
“···씨! ······팔!!”
한 뼘.
토드의 얼굴과 브루노의 도끼날 사이의 거리였다.
조금만 더 뻗으면 뺨을 처갈릴 수 있는데.
브루노의 등 뒤, 발 밑에서 뻗어나온 손가락들이 그를 움켜쥐고 있었다.
토드는 악에 뻗친 브루노의 눈길을 들여다봤다. 사령술사는 손가락을 까딱이며 휘파람을 불었다.
“장사가 꽤 잘 됐나 봅니다? 당신에게 원한을 품은 사람들만 해도 수레 3채는 되겠군요.”
브루노의 악몽이 실체화되어 그를 옭아맨다.
흐릿한 그림자가 얼굴을 들이밀고, 속삭이는 것들이 또렷한 목소리로 부른다.
몸을 움직이려 필사적으로 발악했지만, 그럴수록 손아귀들이 더 강하게 브루노를 붙잡았다.
자신의 업보였다.
결국 백부장은 겨우 목을 쥐어짜내 외쳤다.
“살려··· 주시오···.”
“안됩니다.”
토드가 빙긋 웃었다.
어림도 없지. 너한테 쌓인 피의 업이 얼만데.
그는 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보부상을 일으켜세웠다.
“가서 마법사 양은 괜찮은지 살펴봐주세요.”
“아, 예. 예···.”
그의 지시에 후들거리는 다리를 겨우 일으켜 세운 보부상이 마법사에게 다가갔지만, 그녀는 손길을 거부했다.
카리나는 찢어진 살결에 대고 불꽃을 일으켜 지지고는, 허리춤에서 물약을 끼얹었다.
살에서 치직, 거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환부가 격하게 끓어오르다가 딱지가 금세 앉는다.
그 와중에 앓는 소리 한 번 안내고. 깡다구는 있네.
흐트러진 옷자락을 가다듬은 마법사는 핏기가 가신 얼굴로 중얼거렸다.
“당신들은 사라진 줄 알았는데.”
“그랬었죠.”
토드의 의미심장한 대답을 곱씹던 마법사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
이윽고 손아귀에 뒤덮인 브루노에게 시선이 닿은 카리나. 망령들이 그를 감싸고 있는 모습은 계속 보기가 힘들었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
“나한테 뭘 바라는 거야.”
“당신이 마무리를 해주셔야겠습니다.”
카리나가 힘없이 되물었다.
“왜 하필 난데······.”
“그야, 저분이 꽤 튼튼해서 말이죠. 괜히 업이 튀는 걸 방지하려면 단번에 죽여야 합니다. 화염 주문이 살상력은 확실하지 않습니까.”
장물아비나 보부상은 충격을 받아서인지, 제대로 몸을 가누지도 못했다. 아마 마무리하려면 여러 번 찔러야 할거다.
브루노가 필사적으로 몸을 뒤틀었지만, 손을 모은 카리나가 작게 읊조렸다.
아까부터 느꼈지만 시전 속도가 좀, 많이 느리다.
보통 이 게임에서 마법사를 육성할때 「캐스팅 감소」는 필수로 찍는 스킬 패시브인데, 아무래도 육성법이 단단히 잘못된 걸로 보였다.
손끝에 응축된 기운을 휘두르자 화살처럼 맺힌 불꽃이 백부장의 이마를 꿰뚫었다.
“끄르륵···”
피거품을 쏟아낸 브루노가 바닥에 고꾸라졌다.
그의 앞에 선 토드는 무릎을 굽혀 땅에 흐르는 핏물을 어루만졌다.
“죄 많은 자여. 피는 핏값으로 갚아야 하는 법. 그대들의 업은 내가 거두어 가노라.”
스르륵.
브루노 뿐만 아니라, 주변에 쓰러진 탈영병들에게서 무형의 기운이 토드에게로 스며든다.
장물아비와 보부상은 느끼지 못했지만, 마력에 조예가 있는 카리나의 눈에는 생생하게 보였다.
탁하고 진한 죽음의 기운을 게걸스럽게 섭식하는 사령술사의 모습이.
마탑의 서고에도 기록이 남지 않은, 진귀한 장면이었다.
이윽고 업을 갈무리한 토드가 눈을 떴다.
꽤 쏠쏠한 수확이었다.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은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그럼 주변 정리를 좀 해봅시다.”
그의 쾌활한 어조와 달리, 주변은 온통 피비린내 가득한 주검으로 가득했다.
토드를 제외한 모두가 떨떠름한 표정이었다.
어느새 빗줄기가 그치고, 안개도 걷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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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구덩이는 파뒀지만, 추가로 탈영병들의 시신까지 매장해야 했기에 구덩이를 더 넓혀야 했다.
자진해서 삽질을 하는 토드를 향해 보부상이 조심스레 물었다.
“그, 흑마법사 양반. 외람된 말이네만, 아까처럼 시체들을 일으켜서 구덩이를 파게하면 되지 않나? 굳이 수고스럽게 그럴 필요가 있나.”
“이미 한 번 무력화된 망자는 다시 일으킬 수 없습니다.”
아직은요. 뒷말을 삼킨 토드는 이마에 맺힌 땀을 훔쳤다.
게다가 죽은 자를 강제로 살려내 축적하는 ‘피의 업’과 달리, ‘눈물의 업’은 이런 장례 행위를 통해 쌓인다.
파밍 기회는 알뜰하게 챙기는 토드였다.
약식으로 명복을 빌어주는 의례까지 마친 토드는 카리나의 도움을 받아 화장까지 한 뒤에 매장을 마쳤다.
그렇게 정리를 마치고나니 어느덧 한밤 중이었다.
그렇게 불가에 모인 인원은 4명.
자작거리는 모닥불에 모인 이들의 표정은 제각각이었다.
누구도 입을 뻥긋하지 않는 가운데, 눈치를 살피던 보부상이 삭정이를 집어넣으며 포문을 열었다.
“나는 피에트라고 하네. 앞서 마차에서 말했듯, 보부상 일을 하고 있지. 난리 통에 한몫 잡으려고 쾨흘링에 가는 길이었고.”
겨우 용기를 냈지만, 여전히 숨 막히는 침묵만이 감돌았다. 이에 장물아비가 가뜩이나 험악한 인상을 구겼다.
“이보쇼. 영감. 이 씹창난 분위기에 한가롭게 통성명이나 하자고?”
“아니, 어찌 됐든 간에 이제 남은 일행이 우리들 뿐이지 않은가. 당장 오늘 밤을 여기서 지내야 할 텐데, 이대로 입을 꾹 다물고 있을 노릇도 아니잖나.”
마차에 탔던 인간들은 죄다 죽었고, 시체들이 일어나는 광경을 봤음에도 저런 넉살을 부리다니.
피에트에 대한 토드의 평가가 ‘오지랖 넓은 수다쟁이’에서 ‘배짱있는 사내’로 상향 평가가 이루어졌다.
토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저는 토드입니다. 평범한 장의사입니다.”
태연하게 자신을 장의사라 소개하는 뻔뻔함에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
실로 고약한 농담이었다.
“난 쇠렌이다. 주인없는 물건은 돈이 되지. 하물며 땅덩이도 큰 제후들 간의 싸움이라면 죽는 놈들도 많을 테고.”
문득 토드를 곁눈질하던 쇠렌이 중얼거렸다.
“살면서 죽는 놈들이 되살아나는 일까지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지만···.”
눈을 마주칠 용기까진 없었는지, 쇠렌은 토드의 시선을 애써 회피했다.
“아까 솜씨를 보아하니 평범한 장사꾼은 아니신 것 같습니다?”
토드의 지적에 쇠렌은 여전히 시큰거리는 손목을 주물렀다.
“뭐, 대충 칼밥 먹던 놈이다. 지금은 때려쳤지만, 일단은 그쪽처럼 평범한 이력이라고 해둬.”
토드가 피식 웃었다.
자연스레 모두의 시선이 마지막 차례인 사람에게 몰렸지만, 마법사는 여전히 무릎을 감싸안은 채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미소 지은 토드는 마른 입술을 훑었다.
“어쨌거나 다들 쾨흘링이 목적지라는 점에선 뜻이 일치하는군요.”
모닥불이 세차게 휘날리며 불똥을 일으켰다.
분쟁 지역으로 향하는 인간들의 마음속에 제각기 다른 속셈과 욕망이 타오르듯.
“저는 이곳의 지리에 밝진 않습니다. 여기서 쾨흘링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아시는 분 계십니까?”
기다렸다는 듯 피에트가 답했다.
“마차가 출발한 바운하펜에서 쾨흘링의 경계까지 2주가 걸리네. 오늘이 6일차였으니, 아직 절반도 안온 셈이지.”
전복된 마차를 응시하던 토드는 입맛을 다셨다. 이미 죽은 말들 위로 파리들이 윙윙댔다.
“여기가 어디쯤이라고 보십니까?”
앓는 소리를 삼킨 피에트가 고개를 긁적였다.
“원래는 알레상 강의 지류를 따라 올라가야 하는데, 마부 양반이 격전지를 피해가느라 숲길로 들어온 모양이네. 경로를 조금 이탈하긴 했어도, 안전한 길목이었지만······.”
탈영병들이 여기까지 새어 들어와 도적 행세나 하고 있다는 건 그만큼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징조였다.
쇠렌이 턱을 문질렀다.
“시팔, 앞으로도 가는 길에 이런 일이 잦을 거라는 소리 아녀. 게다가 백부장 정도 되는 놈까지 뛰쳐나올 정도면 전세가 어느 쪽에 기운 지도 자명하고.”
“이리공 디트마흐의 군재가 탁월하다곤 들었는데, 그래도 슈테판 변경백이 이렇게까지 수세에 몰릴 줄은 몰랐네만.”
토드는 자세한 내막까진 잘 모른다.
어쨌거나 그는 사령술사.
자잘하게 장례나 치루거나, 무덤을 도굴해서 획득하는 업은 많지 않았다.
보다 큰 한 방이 절실했기에 사상자들이 많이 발생할 싸움을 찾아서 여기까지 온 것.
대충 탈영병들의 꼬라지나 저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쾨흘링 분쟁에서 정배는 이리공 디트마흐, 역배는 변경백 슈테판이다.
이 상황에서 당연히 토드가 합류할 진영은 명확했다.
다만 변경백에 대한 얘기가 나올 때마다 마법사의 귀가 쫑긋거리는게 뻔히 보여서, 괜히 웃음이 나왔다.
“그렇다면 두 분은 이리공 휘하로 들어가겠군요.”
“당연한거 아냐? 이리공은 손속이 잔혹한 걸로 유명하다고. 전세가 기울었다면 이리공 밑에서 부스러기라도 먹고 떨어져야지.”
그 부스러기라도 제법 쏠쏠할 테니, 사람들이 몰려드는 까닭일 것이다. 피에트 역시 생각이 크게 다르진 않은 듯, 별 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우리의 마법사께선 조금 생각이 다른 것 같습니다.”
토드의 지목에 마법사의 몸이 크게 움찔거렸다.
변경백의 병력 동향을 얕게나마 알고 있는 것도 그렇고, 변경백 소속이라길래 방심한 게 명확한 근거는 아니다.
다만 곧장 눈동자에 적의를 드러내는 걸로 보아, 답은 뻔히 드러난 모양이다.
“···아무리 당신이 사령술사라고 하더라도, 그 상황에서 날 건져준건 고맙게 생각해.”
오호, 보은을 안다니 다행이다.
“하지만 날 이리공에게 넘길 생각이라면, 아까처럼 맥없이 당하진 않을 거야. 비는 그쳤어.”
그녀의 눈동자가 모닥불처럼 이글거린다.
돌연 험악해진 분위기에 피에트는 딸꾹질을 했고, 쇠렌의 손이 슬금슬금 내려간다.
“대화를 좀 해보죠. 뫼를렌푸르트에서 왕림하신 카리나 양.”
“제대로 불러. 나는 카리나 폰 에스터리츠다.”
에스터리츠?
분명 들어본 이름인데,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어쨌거나 본인이 원하신다면야.
“바라시는 대로. 에스터리츠 양.”
토드가 과장된 모양새로 양손을 내보였다.
“왜 적색 마탑에선 당신을 슈테판 변경백에게로 파견한 겁니까? 그것도 아직 견습생 신분인 문하생을?”
카리나의 동공이 요동쳤다.
뫼를렌푸르트에는 일곱 마탑 중 하나인 홍염 마탑이 있다. 퀘스트 동선 때문에 여러 차례 들려본 적이 있어서, 카리나의 소속을 알아내는 건 어렵지 않았다.
토드가 보기에 카리나는 아직 미숙한 애송이.
노련한 게이머인 토드는 무언가 모종의 이벤트가 엮여있음을 눈치챘다.
그러자 카리나는 도화선에 불이 붙은 것처럼 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붉어진 얼굴로 소리쳤다.
“나, 난··· 견습생이 아냐! 5서클에 도달한··· 마지스터라고!”
엥?
고개를 기울인 토드는 자신이 빙의 전, 인게임에서 상대했던 마법사들을 회상했다.
5서클이면 전장을 주름잡는 실력자에 속한다.
좀 전에 죽였던 백부장 브루노의 기량이 예상 외긴 했어도,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많이 쳐줘봐야 한 20 레벨쯤?
고작 그런 놈한테 고전한다라···.
“뭐, 그렇다고 해둡시다.”
“이익···!”
아무래도 저 다혈질 풋내기의 자기변호가 길어질 것 같다.
토드는 보따리에 들어있던 사과를 베어물었다.
“일단 시장하니 저녁이나 먹으면서 더 자세히 얘기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