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can see the bulletin board after 5 second RAW - chapter (108)
5초 후의 게시판이 보여! 109화
28. 죽을 것 같다……. (4)
이경훈이 배트를 들고 버펄로스의 더그아웃에서 나오자, 김현태 감독 은 자신도 모르게 혀를 차며 생각했 다.
‘왜! 왜 나오는 건데!’
출전 명단에는 있었다지만, 클리닝 타임에 그라운드로 나오지 않았다.
이경훈은 적어도 오늘 경기에는 출 전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었던 이 유다.
그런데…….
‘6회 말에서야 대타로 나오는 이유 가 대체 뭐야!’
이경훈은 울브즈가 앞서가기 시작 한 직후, 이렇게 대타로 나오게 되 었다.
김현태 감독이 생각했다.
‘혹시……. 유경룡 감독의 생각인 가?’
이경훈을 선발 출전시키지 않으며,
울브즈가 이 경기에 전력을 다하게 한 뒤.
결정적인 상황에서 이경훈을 투입 함으로써 승리를 거두고.
전의를 상실한 울브즈를 제압하며 3연전을 쓸어 담고 2위 자리를 더 욱 확실하게 가져갈 생각이다.
라고, 김현태 감독은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선 이런 기용이 나올 이유가 없어.’
이경훈이 몸살 탓에 링거를 맞았다 는 상상까지는 못 한 김현태 감독이 었다.
김현태 감독이 초조하게 입맛을 다
셨다.
‘하지만, 받아칠 방법은 있다.’
2사 1, 2루 상황이지만, 이경훈을 거르고 2사 만루 상황에서 버펄로스 의 6번 타자와 승부하는 거다.
하지만.
‘투수가, 형석이가 과연 2사 1, 2 루에서의 고의사구 작전을 이해할 까……?’
안형석은 물론이고, 다른 울브즈의 선수들의 사기에도 좋지 않은 영향 을 미칠 터다.
그 결과가 좋지 않거나, 결국은 패 배하게 된다면…… 그 좋지 않은 영
향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게 된다.
‘아무리 이경훈이라고 해도 쉽게 거를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거지.’
결국, 김현태 감독은 다른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정공법이다. 이경훈과 형석이를 붙여보는 수밖에 없어.’
굳이 소극적인 승부를 주문하지 않 더라도 울브즈의 배터리는 이경훈에 게 쉬운 승부를 걸지 않을 거다.
그렇게, 이경훈을 볼넷으로 내보낸 다 해도 괜찮다.
‘그러다가 아웃이라도 잡아낸다면,
오히려 분위기를 확실하게 가져올 수 있어. 중요한 건, 쉽게는 안 지 는 거다.’
그런데.
쉬이 이 익.
딱!
실투.
단 한 개의 실투였다.
..텅!
이경훈이 안형석의 실투를 놓치지 않으며, 기어코 홈런을 때려냈다.
유유히 버펄로스 필드의 다이아몬 드를 돌기 시작한 버펄로스의 ‘5번
타자’ 이경훈을 보면서, 울브즈의 김현태 감독이 황망한 한숨을 내쉬 었다.
“하••••••
이경훈에 대한 공략을 여러 번 시 도했고,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 던 김현태 감독은 이 상황에 염증마 저 느끼고 있었다.
김현태 감독이 생각했다.
‘이번 시즌은 포기하고, 이경훈을 울브즈로 데려와서 다음 시즌을 노 려보자. 그렇지 않고서는 정말……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다.
탁!
이경훈이 홈 플레이트를 밟으며 4 대 2의 스코어를 만들었다.
이 경기의 행방이 사실상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9회 초.
이경훈은 선발 포수는 아니었지만, 마지막 포수였다.
[2위다!!!!!!!!!! / oo (61.43)] [2222222222222 / oo (39.7)] [버펄로스 10년 만에 2위 등극 / BF’s] [이게 꿈이냐 실화냐 / oo (123.200)] [둘 다임 그그긔그긔크긔긔거그 / oo (1.129)] [~”0″~ / 경훈버펄로스]쐐액…….
붕!
퍼
이경훈의 미트에 무사히 들어온 볼 을 확인한 주심이 짧고 굵게 선언했 다.
버펄로스의 승리를 말이다.
“스윙, 아웃! 게임 셋!”
최종 스코어, 7 대 3.
버펄로스가 울브즈와의 3연전, 그 1차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승점 차이 없는 2위로 올라섰다.
버펄로스 필드가 요동치고 있었다.
“버! 펄로스! 버! 펄로스!”
“이경훈! 이경훈! 이경훈!”
“으아아악! 경훈이 형!”
버펄로스의 팬들이 울부짖었고.
“그렇지!”
“2 위다!”
“계속 갑시다, 계속!”
버펄로스의 선수들이 소리쳤으며.
“흐으아악!”
이경훈이 포효했다.
승자의 특권이었다.
“이경훈 선수! 인터뷰 부탁드립니 다!”
이경훈에게 중계방송의 MVP 인터
뷰 요청이 들어왔다.
이경훈이 흔쾌히 고개를 끄덕여 보 이면서 생각했다.
‘내가 아니었으면 어쩌나 내심 걱 정했는데 다행이군.’
단언컨대, 오늘보다 MVP 인터뷰 를 원했던 날은 없었을 거라고 이경 훈이 생각했다.
그때, 버펄로스의 프런트 직원이 아나운서에게 말했다.
“오늘 인터뷰는 짧게 부탁드립니 다. 빨리 들어가셔야 하셔서요.”
이경훈의 컨디션을 염려해 건넨 요 청이었다.
아나운서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 덕이며 대답했고.
머지않아 MVP 인터뷰가 시작되었 다.
“버펄로스의 포수이자, 한국 국가 대표의 포수. 올림픽 영웅 이경훈 선수가 오늘의 MVP에 선정되셨습 니다. 축하드려요, 이경훈 선수.”
“감사합니다.”
“오늘은 선발 포수가 아닌 대타로 출전을 하셨는데요. 괜찮으시면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을까요?”
이경훈이 잠시 고민하다 대답했다.
“몸살 기운이 있어서 병원에서 링 거 맞고 왔습니다.”
김현태 울브즈 감독이 울분을 터뜨 릴 만한 발언이었다.
아나운서가 확인하듯 물었다.
“그럼, 병원에서 링거를 맞고 그라 운드로 돌아오신 건가요?”
“예.”
이경훈의 대답에, 아나운서가 감탄 하면서 말했다.
“버펄로스의 프런트 직원분께서 인 터뷰를 짧게 해달라 부탁하신 이유 가 다 있었네요. 이경훈 선수의 컨
디션이 좋지가 않아서…. 그럼에
도 불구하고 결승 홈런을 때려내셨 고, 버펄로스를 2위 자리까지 올려 놓으셨습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이경훈 선수?”
이경훈이 버펄로스 게시판에서 봤 던 게시글을 떠올리곤 대답했다.
“버펄로스가 2위가 된 게 10년 만 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제가 아직 신인이었던 시절의 일인 셈입니다. ……아, 신인 하니까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가 없는데, 오늘 선발 포수 로 출전한 박승중이 ”
이경훈의 대답이 길어지는 조짐을 보이자 버펄로스의 프런트 직원이
애타는 표정으로 발을 동동 구르기 시작했다.
이경훈이 괜찮다는 듯 웃어 보이곤 대답을 마쳤다.
“……박승중을 비롯한 버펄로스의 동료들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동료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게 자 랑스럽습니다.”
“버펄로스와 버펄로스의 동료들에 대한 이경훈 선수의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멋진 대답이었습니다. 마지막 으로, 버펄로스의 팬들께 한마디 부 탁드립니다!”
이경훈이 미리 생각해 뒀던 대답을
말하기 시작했다.
“버펄로스 팬 여러분……. ……아 직 한 팀 남았습니다. 감사합니다.”
2위에 만족하지 않으며 1위인 드 래곤즈의 왕좌를 찬탈하겠다는 이경 훈의 선언에, 버펄로스 게시판이 뜨 겁게 달아올랐다.
[멘트 미쳤죠 개멋지죠 / oo (1.129)] [나는 이런 형님이 버펄로스 선수라 는 게 아직도 안 믿긴다 / oo (39.7)] [1 위 갑시다, 1위 / oo (123.200)][평생 따라가겠습니다 형님 / BF’s]
[그저 갓……. / oo (61.43)]
[으0으 / 경훈버펄로스]
버펄로스 필드의 현장 반응은 더욱 뜨거웠다.
이경훈의 짧지만 강력한 답변에, 아나운서가 인터뷰를 마치는 멘트를 치려던 때.
“잠시, 한마디만 더 해도 괜찮겠습 니까?”
“그럼요.”
아나운서의 대답에, 이경훈이 관계
자석의 가족들을 향해서 손을 흔들 어 보이며 외쳤다.
“민아야! 여보! 고마워!”
이경훈의 아내와 딸, 민아가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이경훈이 머쓱한 표정으로 덧붙였 다.
“가족들이 오랜만에 경기를 보러 와서요. 이렇게라도 고마움을 표하 고 싶었습니다.”
이경훈이 오늘 경기만큼은 MVP 인터뷰를 꼭 하고 싶어 했던 이유 다.
아나운서가 웃는 낯으로 인터뷰를
마치기 시작했다.
“이경훈 선수의…… 스윗한 링거 투혼으로 버펄로스가 2위에 올라섰 다는 말씀과 함께 MVP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날.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서 버펄로스 필드로 출근한 이경훈의 컨디션을 유경룡 감독과 박창화 코치가 직접 체크했다.
“몸 상태는 어떠냐.”
“나쁘지 않습니다.”
링거가 잘 들었던 덕분인지, 아니 면 다른 이유 덕분인지, 이경훈의 컨디션은 꽤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이경훈이 생각했다.
‘70%? 80%? 출전을 못 할 정도는 아니라는 건 확실하다.’
이경훈의 대답에 유경룡 감독이 잠 시 고민하다 말했다.
“지명타자로 나가자.”
울브즈와의 3연전은 끝나지 않았지 만…… 이미 2위에 오른 이상 무리
할 필요는 없다는 거다.
유경룡 감독의 말에, 이경훈이 순 순히 수긍했다.
‘괜히 오버했다가 다시 어제처럼 될 수는 없지. 내심 하루 정도는 쉬 어가고 싶었고.’
지명타자로서 출전하는 건 괜찮은 컨디션 조절이 될 거다.
그리고…….
‘믿고 맡길 수 있는 백업 포수가 있으니까.’
박승중이 있기에, 안심하고 지명타 자로서 나갈 수 있는 이경훈이었다.
하지만, 이경훈은 지명타자로서의 역할만 하지는 않았다.
[울브즈 게시판]
[이제는 박승중 애송이 새끼 리드에 도 능1욕 당하네 개 같은 새끼들 / OO (61.81)]
[다른 건 몰라도 포스트 시즌에서 버펄로스 만나면 떡실신 당하는 건 확정인 듯。。/ 티베트승냥이]
[시즌 농사를 이렇게 조지나 / SPSD]
[그런데 박승중 투수 리드가 이경훈
투수 리드랑 비슷해지고 있는 것 같 지 않냐 / OO (58.228)]
비슷한 게 아니었다.
‘내 리드지.’
버펄로스의 지명타자 이경훈이 버 펄로스의 배터리 코치를 거쳐 버펄 로스의 포수 박승중에게 사인을 보 냈다.
모든 상황에서는 아니었다.
‘내 리드가 필요한, 위기 상황에서 만 내도 충분하다.’
어제의 패배로 크나큰 타격을 받은
울브즈는 이 정도만으로도 제압할 수 있는 상대가 되고 말았다.
이경훈이 버펄로스의 배터리 코치 에게 말했다.
“같은 볼로 한 번 더 가라고 해주 십 시오.”
그렇게, 이경훈의 사인이 버펄로스 의 배터리에 전달되었고.
쉬이이익…….
붕!
……팡!
“스윙! 아웃!”
울브즈의 4번 타자인 이대원에게 이 경기 세 개째의 삼진 아웃을 안 겨주었다.
울브즈의 타선의 핵인 이대원을 봉 쇄하자 울브즈의 득점 루트가 차단 되었고.
쐐애애액…….
딱!
팡!
“아웃!”
버펄로스의 선발 투수인 제이콥 다 니엘의 완봉승이라는 극단적인 결과 를 낳게 되었다.
1차전에 이어 2차전마저도 승리를 거둬낸 버펄로스는 울브즈에게 숨 쉴 틈조차도 주지 않았다.
선발 포수로 복귀한 3차전에서, 이 경훈은 시즌 41호 홈런과 42호 홈 런을 연타석으로 터뜨렸다.
더 볼 것도 없었다.
쉬이 이 익.
딱!
팡!
“아웃! 게임 셋!”
그리하여, 버펄로스가 울브즈에게 스윕을 거두었다.
버펄로스의 2위 자리를 공고하게, 의심의 여지 없이 단단하게 다진 거 다.
이경훈이 생각했다.
‘용 모가지 따러 간다.’
2위, 버펄로스가 1위, 드래곤즈의 아성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