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can see the bulletin board after 5 second RAW - chapter (233)
5초 후의 게시판이 보여! 236화
56. 비켜!⑵
“……다녀올게.”
“민아 아빠……
걱정스러운 표정의 아내에게 겨우 미소한 이경훈이 무릎을 굽혀 앉으 면서 딸, 민아와 눈높이를 맞췄다.
민아가 곧 울음을 터트릴 듯이, 울
먹이며 말하길.
“아빠가 어떻게 되셔도 아빠는 아 빠에요, 아빠! 그러니까……!”
“엄마 말씀 잘 듣고 있어야 한다, 민아야. 알았지?”
“Absolutely!”
민아가 결국 울음을 터트리더니 이 경훈을 끌어안았다.
민아를 토닥여준 이경훈이 아내에 게 다시 미소하곤 현관을 나섰다.
이경훈이 ‘Daddy!’ 하며 울부짖는 민아의 오열을 애써 외면하며 좀처 럼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재촉했 다.
이경훈의 가족이 화목하긴 해도 이 경훈이 원정을 갈 때마다 매번 이런 눈물의 이별을 하지는 않는다.
이번 휴스턴 원정 중에 있을 충격 적인 일 때문이다.
‘해야 하는,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지. 그러니……
피할 수 없어서 즐기지는 못해도, 적어도 당당히 맞서기로 하는 이경 훈이 었다.
이경훈이 가장의 무게, 그 숙명을 느끼며 원정길에 나섰다.
루키 헤이징.
말 그대로, 루키를 괴롭히는 거다.
미국의 프로 스포츠 리그의 문화 로, 마치 신고식 같은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상, 새싹위키.
말도 안 되는 심부름을 시키거나, 얼굴에 먹거리들을 던지거나, 이상 한 헤어 스타일을 강요하거나 하지 만, 메이저리그에서의 루키 헤이징 O..
“큭, 크큭……! 별 꼬맹이 녀석 꼴 좀 봐! 진짜 장난 아니라고!”
“저 자식, 지금 자기 등록명을 스 타로 한 걸 후회하고 있을 거야! 하 하!”
“고개를 흔들어, 별 꼬맹이! 그 정 신 나간 모빌을 움직여보라고!”
누리끼리한 별 모양 인형 옷을 입 은 시저 스타가 우울한 표정을 애써 숨기지 않으며, 보란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자, 인형 옷 머리에 붙어있는 귀여운 모빌들이 이리저리 흔들렸 다.
그 꼴을 본 엔리케 파라가 침까지 흘리며 게걸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크크륵크크! 제러미 램이 당했고 오스틴 머피가 당하고 있는 지랄 같 아!”
시저 스타가 손으로, 정확히는 손 을 덮은 인형 옷으로 얼굴을 가리면 서 침울하게 중얼거렸다.
“다음 스네이크스 경기에서 제러미 를 보면 친절하게 대해야지……
“괜찮아, 시저! 네 인형 옷이 그놈 거보다 훨씬 멋지니까!”
“실례야, 카진스키! 제러미 램은 합성! 별 꼬맹이는 진짜! 이건 엄청
난… 크큭, 차이라고!”
“미안한데, 그 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아줄 수 있어? 시저? 내 두 살 난 아들이 좋아할 것 같거든!”
“푸흐하아하악하아하하하……
시저 스타가 영혼이 빠져나간 듯, 멍하니 혼잣말했다.
“제니. 제발 일주일 동안만 인터넷 을 하지 말아줘……
“일주일로는 턱도 없지!”
“평생 박제되겠지! 네가 죽어서도 말이야! 하하!”
“젠장••••••!”
이렇듯, 메이저리그에서의 루키 헤 이징은 우스꽝스러운 옷차림으로 원 정길에 나서도록 하는 거다.
비행기에 올라타 원정지에 도착할 때까지 말이다.
그때, 또 하나의 피해자인 잭 블레 이크가 나타났다.
시저 스타 때와는 사뭇 다른 격한 반응이 이어졌다.
“우욱! 우우욱……
“내 캐리어가 어디 갔지? 선글라스 를 써야 할 것 같은데. 그래야지 저 꼴을 안 본다고, 젠장.”
“미안한데, 잭. 너 정말 역겹다
라는 동료들의 역정에도 실실 쪼개 대기만 하는 잭 블레이크의 코스튬 은 분홍색 큐피드였다.
등 쪽에는 작은 날개까지 달린, 본 격적인 의상이었다.
잭 블레이크가 세트인 듯한 화살을 들어, 동료들에게 겨눠 보이며 말하 길.
“사랑의 천사 잭 블레이크의 화살 을 맞고 싶은 사람?”
“죽여 버리기 전에 아가리 닥쳐, 잭.”
“너는 그냥 안 하면 안 되겠냐, 잭? 진짜 부탁이다.”
“지금이 바로 장사할 때군. 2백 달 러짜리 선글라스 1천 달러에 판다!”
“하나 줘.”
잭 블레이크가 가벼운 춤까지 추 며, 낄낄 웃어댔다.
“그러게 선량한 루키를 골탕 먹일 생각은 마셨어야지.”
“선량은, 개뿔!”
“선수 노조에 항의하자고. 이런 비 인격적 이벤트를 당장 폐지하라고.”
“폐지가 아니면 실명을!”
가만히 있던 제이슨 킴벌리가 어째 서인지 안도하며 말했다.
“내가 입었던 미역인간 코스튬은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토니 필라의 코스튬은 전형적인 치 어리더 복장이었다.
짐짓 짓궂은 농담을 건네던 샌프란 시스코 타이탄스의 선수들이 아쉬워 했다.
“사실, 저게 경훈이 입을 코스튬이 었다고 하더라고.”
“갑자기 바뀌었다지, 아마?”
저 치마 짧은 복장이 자신의 것이
아니게 됐다는 사실에 안도한 이경 훈이었지만, 마냥 안도할 수만은 없 었다.
왜냐하면…….
“대체 뭘 입히려고 그렇게 하 는…… 이게 누구야!”
“오…… 오오오……
“뭐야……. 무릎이라도 꿇어야 하 는 건가? 하하!”
후광을 표현한 전등이 붙은, 차라 리 천에 가까운 무언가를 덮듯이 뒤 집어쓴 이경훈이 나타났다.
재미있게도, 등에는 ‘갓!’ 유니폼의 마킹이 되어있었다.
‘갓!’ 유니폼을 팔릴 때까지 팔아먹 겠다는 샌프란시스코 타이탄스 프런 트 측의 의지가 엿보이는 코스튬이 었다.
시저 스타의 코스튬처럼 굴욕적이 거나 잭 블레이크, 토니 필라의 코 스튬처럼 민망하지 않은, 무난한 코 스튬이지만…….
‘종교인인 동료들이 불쾌하게 생각 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내가 고른 것도 아니지만 말이지.’
무엇보다도 장난으로라도 신인 척 하는 게 썩 겸연쩍은 이경훈이었다.
‘갓’ 유니폼을 입었을 땐 현장의
분위기를 타기도 했고, 그래도 될 업적을 세워내기도 했지만.
‘이 망할 LED만 없었으면 괜찮았 을 텐데, 젠장……
적어도, 아내와 딸 앞에서 부끄럽 지 않은 모습임에 만족하는 이경훈 이었다.
이경훈의 걱정도 괜한 기우에 불과 했다는 게 곧 드러났다.
“갓! 갓! 갓!”
“굽어살피소서……
“어이, 신! 악수 좀 해줘! 5연타석 홈런은 못 치더라도, 3연타석 홈런 정도는 한 번쯤 쳐보고 싶어서!”
“저 후광 좀 봐……
“혹시 오른쪽 자리 맡아놓은 사람 있어요? 아무도 없으면 내가 하게!”
아무도 이경훈의 코스튬에 이의를 표하지 않았다.
“출발하기 전에 사진이나 찍자고! 휴스턴 도착하면 부리나케 뛰어야 할 테니 말이야! 하하!”
클러비의 농담에 모든 루키들이 이 경훈을 중심으로 모여들기 시작했 다.
“경훈이, 그…… 뭐랄까, 성스러운 포즈를 취해줘요. 그러면 우리가 그 주위를 둘러쌀 테니까요.”
“르네상스 미술에 나오는 아기 천 사가 된 기분이군.”
“퐁퐁을 흔들어대면서 찍는 게 좋 을까요, 경훈?”
O r.
그리하여, 여러 가지 의미로 전설 로 남을 사진이 찍혔다.
그 직후.
[버펄로스 게시판]
[경훈이 형 근황.jpg / oo (58.228)]
[20 신 됨][@o@ / 경훈버펄로스]
[우와!]
[앜긔 킈 크 킈 긔 긔긔그크 크 킈크 긔 그긔 그그 / oo (223.62)]
[엌긔 그그거 그 그 그 긔그거 그그]
[저 후광 CG 아니라 전등 쓴 거라 던데 / oo (27.117)]
[개쩐다]
[시저 스타 졸귀 아니냐 거거커거거 긔거/oo (175.223)]
[개호감 크。]
[저 핑크 천사 새낀 흑우종이냐 / oo (1.153)]
[이런 말 하면 안 되는데 킈크거거 그 진짜 토 나오네 긔그거거거키
[잭자이크 안 하냐 / BF’s]
[아—
[익명 / 타이탄스가 루키 헤이징을 했다고 하던데]
[익명 / 이거야!]
[익명 / (사진)]
[익명 / 경훈이 뒤집어쓴 저 천도 판다면 팔릴걸?]
[익명 / 갓! 유니폼은 지금 없어서 못 살 정도니까]
[익명 / 농담 아니고 대체재로 괜찮
을 것 같은데?]
자신을 놀리듯 나타난 5초 후의 게시판을 치워버리며, 이경훈이 한 숨을 내쉬었다.
세 시간가량의 비행으로 휴스턴에 도착한 샌프란시스코 타이탄스는 휴 스턴 스페이스맨스의 홈으로 직행했 다.
구단 버스에서야 정장으로 갈아입
은 시저 스타가 미간을 바짝 좁히며 읊조렸다.
“스페이스맨스……
메이저리그 아메리칸 리그 서부 지 구에서 선두를 독주 중인, 명실상부 아메리칸 리그 최강의 구단, 휴스턴 스페이스맨스.
그런 휴스턴 스페이스맨스와 샌프 란시스코 타이탄스의 인터 리그가 치러지기까지 불과 몇 시간밖에 남 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타이탄스와 휴스턴 스페이스맨스는 이번 시즌에 한 차 례 맞붙었던 적이 있다.
이경훈이 부상으로 빠져있던 때에, 홈에서 3연전을 치렀고…….
혈전을 치렀지만, 세 경기 모두 패 배하며 스윕을 내줬다.
이경훈이 부재했다지만은, 내셔널 리그를 절대적으로 지배하던 샌프란 시스코 타이탄스의 선수들에게는 실 로 충격적이며, 믿을 수 없는 패배 였다.
“……우리가 월드 시리즈에 올라가 면, 그 상대는 스페이스맨스가 될 거다.”
주장, 제럴드 포지가 담담한 어조 로 말을 이었다.
“곧 9월이지. 이제 우리도 포스트 시즌을 준비할 때가 됐다는 거야.”
포스트 시즌.
샌프란시스코 타이탄스의 ‘가을의 영광’을 아는 선수도, 모르는 선수 도 설레기 충분한 단어다.
“우리가 스페이스맨스에게 스윕당 했었다는 게 우리가 스윕하지 못할 이유는 절대로 못 된다. 이번에는 우리가 스윕하는 거다……! 스페이 스맨스가 그랬듯이, 원정에서!”
어느새 연설이 된 제럴드 포지의 외침에, 샌프란시스코 타이탄스의 선수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 우리가 누군데! 타이탄스! 내셔널 리그의 지배자! 샌프란시스 코 타이탄스라고, 젠장!”
“솔직히, 2차전은 우리가 손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였어. 후반에 그 새끼들한테 운이 따라서 그렇지!”
“2차전만이냐? 1차전도, 3차전도 이길 수 있었다고!”
“그렇다면 이번 3연전도 이길 수 있겠군. 맞지?”
“당연하지, 자식아!”
“지금은 경훈도 있잖아! 우리의 베 이스볼 갓!”
“그렇지, 경훈?!”
“어, 어어……
얼떨떨하게 대답하는 이경훈을 놔 둔 채로 샌프란시스코 타이탄스의 선수들이 소리치기 시작했다.
“휴스턴을 불태워버리고! 스페이스 맨스를 짓밟아버리자!”
“가을에 만나면 우리 눈도 못 마주 치도록 아주 작살을 내버리자고!”
“경훈의 5연타석 홈런 기록을 내가 깬다! 스페이스맨스 투수 놈들을 박 살 내버리면서 말이지!”
“스페이스맨스를 스윕하면 샌프란
시스코로 돌아갈 때 내가 입고 온 코스튬을 한 번 더 입어줄게요!”
잭 블레이크의 말에 달아올랐던 분 위기가 팍 식었다.
“지랄하지 마, 잭.”
“차라리 반대로 하는 건 어때? 스 윕을 못 하면 샌프란시스코로 돌아 가는 길이 지옥이 되는 거지!”
“반대로 하겠다고 말해! 잭! 좋은 분위기 망치지 말고!”
잭 블레이크가 삐친 표정으로 마지 못해서 고개를 끄덕이자, 샌프란시 스코 타이탄스의 선수들이 갈채하며 환호했다.
“▲윙! 스원! 스원! 스원! 스윈! & 윕!”
“스윕이 아니면 실명을!”
샌프란시스코 타이탄스의 선수들이 어떻게 미친 짓을 하든, 이경훈은 얼떨떨한 그대로 자리에 앉은 채,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려댈 뿐이었 다.
찾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능이……
이경훈이 5초 후의 게시판 개발자 모드의 숨겨진 기능을 찾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