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can see your herbivorous side RAW novel - Chapter 151
너의 초식이 보여 151화
십천간편(3)
구진만은 손도끼를 거두었지만, 여전히 노려보았다. 그래서 언제든 싸울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동교는 어디 있습니까? 아이에게 한 가지만 물어보면 됩니다.”
“너, 정말……. 몰라서 묻는 것이냐?”
구진만의 대답이 이상했다.
이럴 때는 백 마디 말보다 마음을 읽는 것이 빨랐다. 그리고 깨달았다.
동교는 이곳에 없었다. 구진만도 동교를 잃어버린 것이다. 일이 점점 복잡하게 꼬이고 있었다.
나는 잠깐 생각한 후, 그에게 물었다.
“동교를 찾는 걸 도와주겠소. 같이 찾아봅시다.”
“헛소리 말고 꺼져라. 그리고 다시는 오지 마라.”
그는 단칼에 거절했다. 얼핏 보니 배신을 여러 번 당했고, 그래서 사람을 못 믿는 것 같았다.
“그럼 꺼져줄 테니, 어떻게 됐는지만 알려주시오. 동교를 누구에게 뺏긴 거요?”
“흥.”
그는 말도 없이 집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의도대로 그는 동교에 대해 짧게 생각했다.
‘동교야. 조금만 기다려라. 모산파 배도식……. 내가 반드시 찾고 만다.’
그리고 그는 도와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배도식이 어디 있는지, 그의 행방을 찾아달라고 부탁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내일 저녁에 만나기로 했다는 것까지 알 수 있었다.
으음. 모산파의 배도식이라. 일단 그놈을 찾아야겠군. 그리고 내일 다시 오면 몇 가지를 더 알게 되겠지.
이만 물러났고, 부 노인이 말한 이선 객잔으로 갔다.
* * *
청아를 비롯하여 산적들은 거의 새벽이 되어서야 이곳에 도착했다.
너무 힘들어 몇 번이고 쉬면서 온 탓이다. 그들은 너무 힘들다고 바닥에 드러누웠고, 어떻게 돌아갈지 걱정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물었다.
“산적 짓을 계속할 생각입니까?”
“아닙니다.”
“절대 아니죠. 당장 그만두겠습니다.”
그들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나중은 어떨지 몰라도 지금은 다들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 산적 두목이 더욱 그러했다. 나는 다시 물었다.
“그럼 이제 뭘로 먹고 살 겁니까?”
“아아. 그건…….”
그들은 대답하지 못했다.
애초에 너무 가난해서 산적질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산적이 되기 전에는 무엇을 했습니까?”
“농사를 지었습니다.”
“그런데요?”
“나라에서 세금을 하도 많이 걷어가니까요. 입에 풀칠하기 힘들어서 산으로 도망쳤습니다.”
부 노인 역시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휴우. 저희도 비슷합니다. 세금을 많이 걷어가니, 인건비라도 줄어보려고 가족끼리 일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근래에 들어 세금이 세 배나 늘었습니다.”
심지어 객잔 안에서 듣고 있던 객잔 주인조차 한마디 했다.
이유는 모르지만, 세금이 터무니없이 늘어났고, 그것 때문에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었다.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으나, 급한 일 때문에 잠시 미루었다. 일단 은 백 냥을 꺼내어 부 노인에게 주었다.
“받으십시오.”
“이, 이건 웬 돈입니까?”
“저희가 부서뜨린 수레 값과 친구분을 소개시켜 준 대가입니다.”
“네에? 아닙니다. 저희 목숨을 구해주셨는데, 당연히 해드려야죠. 이런 돈은 받을 수 없습니다.”
“받으세요. 그리고 만약 이 돈으로 여유가 되신다면, 저 사람들 밥벌이라도 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나는 산적들을 가리켰고, 그제야 부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그리고 정중히 허리를 굽혔다. 나는 그럴 필요 없다고 하면서 급히 나가려 했다.
그러자 산적 두목이 다가왔다. 그는 눈치가 빨라, 돌아가는 사정을 대충 짐작하고 있었다.
“자, 잠시만요. 은인. 성함을 알고 싶습니다.”
“하운평입니다. 저는 이 정도로 끝내지만, 계속 산적질을 하다가는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나쁜 짓은 그만두십시오.”
“언제 올지 모르는 두 번째 기회를 주셨잖습니까? 절대 놓치지 않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는 머리가 땅에 닿도록 숙였다.
나는 이곳에 있기가 부담스러웠다. 청아에게 잠시 기다려 달라고 전음을 보낸 뒤, 서둘러 객잔을 나섰다.
* * *
그길로 혼자 모산파를 찾아갔다.
아무래도 십천간편 일이 길어질 것 같아서, 모산파 일을 먼저 처리할 생각이었다.
모산파는 폐쇄적인 정책만큼이나 분파를 거의 만들지 않았다. 각 성마다 딱 하나씩 있는데, 합비에는 서쪽에 하나 있었다.
“오오. 자네가 하운평인가? 손안 장로님께 술법을 배우고 있다고?”
이곳 합비성 분파의 책임자는 ‘반포도사’라는 사람이었다.
약간 살집이 있는 몸에 푸근한 인상이었고, 처음 보는 나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생각지도 못한 환대였고, 나도 부드럽게 인사했다.
“네. 반갑습니다. 그리고 어려운 점이 있다고 들었는데,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습니다.”
“말만 들어도 고맙네. 사실 군주께서 몹쓸 악귀에 걸린 지 벌써 한 달이나 지났네. 매일매일 정향왕께서 연락이 오는데, 우리 입장이 아주 곤란한 상황이야. 그동안 갖가지 방법을 다 써봤는데 실패했거든.”
“그러시군요.”
그런데 이상한 건 반포도사는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대전 앞에서 계속 말하고 있었다.
그는 잠시 망설이더니 어렵게 입을 열었다.
“사실 이번 일은 우리 모산파의 명예가 걸린 일이고, 생존이 걸린 일이네. 정향왕은 군주를 굉장히 아끼시니, 혹시 그녀가 잘못되면 모산파도 끝장인 거지.”
“알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이니까 다들 신경이 예민해져 있다네. 자네에게 함부로 말할지 몰라. 그리고 모산파의 장문인까지 와 있는 상황이라…….”
“장문인요? 손곡진인께서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그렇다네.”
현 모산파의 문주는 ‘손곡진인’이었다.
그는 손 자 돌림의 막내지만, 약 일 년 전에 문주가 되었다고 들었다. 손안진인은 그가 수완이 좋아서 문주의 역할을 잘할 거라고 칭찬했었다.
하지만 내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그는 매우 계산적이고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그를 만나자마자,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래. 네가 손안 사형에게서 법술을 배우고 있다고?”
“네. 무적문의 하운평이라고 합니다.”
대의청으로 안내되었고, 이곳에는 손곡진인을 비롯하여 여러 도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의자에 앉지도 못했는데, 손곡진인이 질문부터 던졌다. 그리고 주위에 있는 모산파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속삭였다.
“너무 어린걸?”
“천학관 학생이라잖아.”
“그런 자가 어떻게 초어괴를 물리쳤지?”
“운이 좋았겠지. 아아. 손안 장로님께서 보내신 편지에는 손안 장로께서 도와줬다고 하더군.”
“그럼 그렇지. 그럼 여기까지 왜 온 거야?”
“나야 모르지.”
그리고 질문을 던지는 이도 있었다. 대다수가 무례한 말투였다.
“빨리 와달라고 요청은 했지만, 정말 빨리 왔군.”
“술법은 어디까지 배웠느냐?”
“네가 초어괴를 잡았다고 하던데. 혼자 잡은 것이 맡느냐? 샅샅이 얘기해야 한다.”
“아니, 그전에 초어괴가 분명한지 확인해 봐야지. 요괴에 걸린 사람의 증상이 어떻더냐?”
이 사람들이 처음 보는 나에게 왜 이러는 거지? 상황이 예민해져서 이러는 건가?
하지만 문주인 손곡진인은 처음에 말을 걸더니, 그다음부터는 가만히 앉아 있었다. 마치 강변 너머 불구경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와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읽었고, 조금은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모산파는 일 년 전에 모종의 사건으로 전 문주가 잃었다. 갑작스러운 죽음이었고, 다음 문주를 결정하지 못해 매우 곤란한 상황이었다.
본래 예정자였던 손문진인은 객지에서 죽었고, 그다음 배분인 손안진인은 문주직을 거절했다.
결국 손자 돌림의 막내인 손곡진인이 문주가 되었지만, 점점 불만 쌓여갔다. 그가 일 년간 문파를 이끌었지만, 결과가 참담했기 때문이다.
그는 편협하고 독단적이었고, 모산파의 성세는 눈에 띄게 나빠졌다. 그를 지지하는 세력 역시 크게 줄어들었다.
한쪽에서는 손안진인을 다시 문파로 데려와야 한다. 그가 문주에 적합하다.
이런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손곡진인은 초조해졌다. 급기야 나를 깎아내려 손안진인을 폄하하려는 계획까지 세운 것이다.
그래서 이런 치졸한 질문을 하는 거였군.
여기까지 안 이상 맞춰줄 생각은 없었다.
“저는 손안진인 님을 생각해서 최대한 빨리 달려왔습니다만, 제가 생각한 것보다 대우가 좋지 않군요.”
그러자 모산파 도사들의 반응은 둘로 나뉘었다. 미안해하는 도사들과 더 노려보는 도사들이었다.
후자는 문준인 손곡진인을 지지하는 세력이었다.
“손안진인 님의 제자라면, 모산파의 제자이기도 하다. 그런데 문파의 어른들에게 말투가 그게 무엇인고. 버릇이 없구나.”
“저는 손안진인에게 술법을 배우지만, 천학관의 학생이지, 모산파의 제자가 아닙니다.”
선을 분명히 그었다. 그리고 차분하게 말했다.
“사람이 왔으면, 최소한 앉게는 해줘야죠. 그리고 인사부터 하는 것이 예의이고, 도리라 배웠는데요. 저는 언제쯤 인사를 할 수 있을까요?”
몇몇 도사들의 얼굴이 붉어졌다. 내가 만약 별 볼 일 없는 문파의 제자라면 찍어 눌렀겠지만, 나는 권왕의 제자였다. 그들도 알고 있었다.
그들 중 한 명이 소리쳤다.
“이쪽 상황은 굉장히 심각하다. 인사 나누고 할 시간도 부족하고, 초어괴의 퇴치를 위해서는 다 같이 힘을 모아야 할 때야. 즉 네가 초어괴를 물리쳤다고 하니, 당연히 우리에게도 정보를 나눠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너는 그것도 모르고 왔느냐?”
“이상하군요. 지금 저에게 한 질문들은 전부 손안진인께서 답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아주 자세히요. 설마 그것도 모르고 이 자리에 오셨습니까?”
“흠흠. 듣긴 했지만, 본인의 입으로 다시 한번…….”
“그것이야말로 시간 낭비 아닙니까? 말씀하신 대로 인사할 시간도 부족한데 말이죠.”
그러자 다른 한 명이 소리쳤다.
“그래도 우리는 무림의 선배들이다. 정말 예의를 갖추어라.”
“모산파 분들도 예의가 없으십니다. 저는 후배이긴 하나, 십이지존 권왕의 제자이고, 무적문의 소문주입니다.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시지요.”
“끄응. 한마디를 안 지는구나.”
“도사님들이야말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것 같군요. 저와 싸우자는 뜻입니까?”
“뭐, 뭣이라?”
그들은 기가 찼는지 입을 다물었다. 눈치를 보던 한 명이 변명하듯 말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정인군주와 관련된 일이다. 우리로서는 조심해야 하고,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네가 이해해라.”
“군주가 아픈 지 오십 일이 넘지 않았습니까? 조심스러워할 시기는 지난 것 같은데요. 지푸라기로 잡는 심정으로 저를 부른 것 아닙니까?”
“으음…….”
분위기는 냉랭해지고, 저들은 화가 났다. 하지만 더 이상 함부로 말을 하지는 않았다.
“저도 오래 있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정인군주를 치료하실 거면 제가 도와주고, 아니면 그냥 돌아가겠습니다.”
손곡진인은 말없이 노려보았다.
그는 옆에 있는 사람들과 뭔가 의논했고, 그들의 마음을 읽어보니 대충 알 것 같았다.
[저놈 혼자 정인군주를 치료하게 둡시다. 어차피 치료를 못 할 테니, 손안진인까지 같이 비난하면 되는 거죠. 그리고 만에 하나 정인군주가 조금이라도 이상해진다면, 모든 걸 그에게 뒤집어씌우는 겁니다. 그럼 정향왕의 분노가 모산파가 아닌 무적문에게 향하겠죠.]“좋아. 지금 가 보자.”
손곡진인이 먼저 일어섰고, 나머지 사람들도 그를 따라 움직였다.
* * *
정인군주가 쉬고 있다는 청안당으로 향했다.
말이 좋아 쉬는 곳이지, 감옥이나 다름없었다. 창문도 없는 방에 모산파의 상급제자들이 철통같이 지켰고, 여기저기 부적과 절전을 깔아놓았다.
가까이 가자, 정인군주의 목소리가 들렸다.
“야 이것들아. 너희들이 이러고도 무사할 줄 알아? 전부 대가리를 잘라서 뇌수를 파먹고 말겠다. 손발을 말에 매달아 뽑아버리겠다는 말이다.”
마치 시정잡배처럼 굉장히 거칠고 화난 목소리였다. 옆에서 같이 걷고 있던 반포도사가 속삭였다.
“초어괴 때문에 저러는 걸세. 그냥 무시하게.”
“아까 전에 제가 말을 너무 함부로 했죠? 죄송합니다.”
“아닐세. 우리가 먼저 잘못한 거지.”
그리고 전음으로 말했다.
[사실 나는 손곡진인을 좋아하지 않는다네. 자네 덕분에 그의 똥 씹은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오히려 속이 시원했다네.]나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그에게 한 가지를 물었다. 반운도사 배도식에 관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