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Have Max Level Luck RAW novel - Chapter 5
“으으.”
한성은 아릿한 한기를 느끼며 일어났다.
어제 무리를 한 것이었나, 으슬으슬하다.
“오늘은 마법 기초 교양 수업이고······ ‘얜 샤를’도 만나야 하고.”
프랑스계열 미국인. 초반엔 한성과 비슷했던 존재감 없는 후보생. 후반까지도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캐릭터 중 하나다.
정말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던 캐릭터.
그러다 한 스트리머가 ‘엑스트라 키우기’라는 컨텐츠를 하다 ‘앤 샤를’에게 [보물] 등급 아이템부터 온갖 [성장 물약]을 가져다 바치고 파티 플레이로 [업적]을 붙여주기까지 했다.
그러자, 그녀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해 버렸다.
몇몇 다른 엑스트라는 절대로 그렇게 성장하지 못했던 것을 보면 그녀가 특별했던 것이 틀림없었다.
“난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
[대상 개화]라는 능력이 있고 [정보 열람]이라는 게 있다.
이런 걸 바로 ‘이능(異能)’이라 한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을 이뤄내는 것. 이 ‘세계(世界)’에서 괴수와 인간과의 전쟁 근간(根幹)이 되는 힘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리 이능이라고 하더라도, 개화는 개화만 가능하다.
앤 샤를과 친해지는 건 한성 자체의 능력이라는 것.
“앤 샤를이 어떤 캐릭터였더라······.”
한성은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마법 기초 교양 수업이 있는 강의실로 이동했다. 굉장히 먼 거리라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 * *
강의실에 들어간 한성은 섬찟 놀랐다.
‘야야! 이한성이다.’
‘진짜? 대박. 완전 못생겼어.’
‘길성현, 진 훈, 한 별······ 게다가 성시연까지 이한성 경계하는 거 실화임?’
‘쩐다. 500위가 저렇게 시선을 받을 수가 있나.’
속삭이는 소리가 다 들린다. 미안하지만 이 녹화용 카메라의 마이크 성능은 최고급이거든.
– 인지도가 상승합니다.
– 다수의 캐릭터에게 시선을 받습니다.
– 인지도 : 12 Point 획득!
거기에 인지도 포인트까지 얻었다. 지금까지 총 60포인트. 100까지만 모여도 하급 랜덤 박스 하나는 구할 수 있을 거다.
‘관종 짓 한번 해?’
한성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아직은 아니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육체 능력치를 만들어 놓고 해야 한다.
‘이야, 지금 고개 젓는 거 봤어? 너희들 따위는 답이 없다는 거지.’
‘와아! 대박. 어떻게 저렇게 생겨서 저렇게 건방질 수가 있지?’
‘실력이 있으면 그게 건방이야? 자신감이지.’
‘근데 못생겼잖아.’
‘······하긴.’
한성은 이를 악 물고 자리에 앉았다.
‘대박은 무슨 대박이야.’
왜 또 저런 착각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못생긴 건 팩트. 한성이 저들을 무시하고 깔본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저것들은 나중에 대륙을 뒤흔들 영웅들이다. 악으로서든, 선으로서든.
어떻게든 잘 보여서 동료가 되어야 하는데, 저렇게 소문이 나면 앞길이 막힐 게 뻔하다.
“안녕하십니까. 마법 기초 교양 수업을 맡은 ‘마도사’ 이정현입니다.”
화(火) 속성 마법이 주가 되는 화염의 마도사 이정현. 실력뿐 아니라 외모까지 출중해서 월드 클래스급 스타이기도 한 유명인이다.
이정현 마도사는 한성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수업을 시작했다.
“아, 진짜 너무 어려운데?”
진 훈이다. 육체 능력에 특화되어 있기에 마법엔 젬병.
옆에 한 별이 이것저것 알려준다.
아무리 초능력에 재능이 있다고 하지만, 마도사 집안이기에 마법 엘리트 교육을 받았다는 설정인 거다.
“조금 더 쉽게 생각해 봐, 마법이라고 하니까 어려운 거지. 그냥 퍼즐 놀이한다고 생각하면 돼.”
너무 어린아이 가르치듯 하는 게 아닌가 싶지만, 진 훈의 마법 수준은 정말 그 정도다.
한성은 순간 궁금한 마음에 ‘정보 열람’을 사용했다.
이 게임을 하면서 진 훈이 어디까지 성장하는지 안다. 하지만 그 성장점의 정확한 수치와 재능들은 자세히 알 수 없었다.
– 정보 열람을 사용합니다.
– 규격 외 등급의 능력입니다.
– 대상의 [청명한 심안(A/SS)]을 무시합니다.
– [정보 열람(F/EX)]의 수준이 낮습니다. [상세 정보]를 제외한 대략 정보만 열람 됩니다.
능력치 : [근력 42] [속도 33] [민첩 38] [체력 41] [감각 44] [마력 45] [정신력 37] [지능 18] [매력 25] [행운 62] 잠재력 : 385/981
고유 능력 :
육체 강화(B/A), 과부하(미개화/S)
특수 능력 :
청명한 심안(A/SS), ■■■(미개화/???), ■■■(미개화/???)
특성 :
신력지체(B/SS), 만독불침(미개화/SS), 쓰러지지 않는 투지(미개화/S)
‘와······.’
감탄밖에 나오질 않는다.
미개화인 특성이 2개나 더 있고 미개화 고유 능력까지 하나가 있다. 최소 A등급에서 SS등급까지 다양하다. 게다가 아직 볼 수 없는 특수 능력까지?
‘미개화면, 거의 가졌다고 해도 되는 능력들이니까.’
보통 미개화된 특성이나 능력은 ‘경험’이나 특정 ‘깨달음’으로 무조건 개화할 수 있다는 게 정설.
고유 능력, 특수 능력, 특성 등. 지니고 있지 않은 능력이라도 ‘던전’ 혹은 ‘몬스터’에게, 추후 [격]이라는 걸 얻게 된다면 괜찮은 걸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저걸 다 가지고 있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
역시 주인공급 캐릭터.
하긴, 그가 메인 시나리오에서 세운 업적이라면 SSS등급의 능력과 재능. 두 개는 얻어야 맞긴 하다. 아니면 기존 재능이 각성해 진화하는 걸 거다.
그래야 맨손으로 드래곤도 때려잡지.
게다가 능력치를 봐라.
한성은 진 훈의 진심 어린 딱 밤이면 머리통이 날아갈 거다. 그 정도로 10대 능력치와 40대 능력치는 괴리가 상당하니까.
운 능력치까지도 상당한 괴물이다.
‘역시 주인공급이라는 건가.’
한성은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다른 캐릭터들도 한 번 훑었다.
그러다 얜 샤를에 시선이 닿았을 때였다.
‘역시!’
뭔가 있을 것 같긴 했다.
‘심안’, ‘제 3의 눈’, ‘뛰어난 관찰자의 눈’ 등. 여러 [정보 열람] 계열의 [능력]이 있어야 대략적으로나마 알 수 있는 것들.
하지만 한성은 달랐다.
아직 수준이 낮다고 하지만, 그 누구보다 정확한 정보 열람이 가능하다.
능력치 : [근력 22] [속도 18] [민첩 18] [체력 21] [감각 24] [마력 25] [정신력 17] [지능 18] [매력 27] [행운 32] 잠재력 : 204/822
고유 능력 :
전격 소환(C/A), 신속화(미개화/B)
특수 능력 :
신벌의 주인(미개화/SS),■■■(미개화/???)
재능 :
왕의 길(미개화/SS)
완전한 ‘대기만성(大器晩成)’형 영웅.
한성은 튜브에서 완전하게 성장한 얜 샤를의 영상을 틀었다.
번쩍.
세상이 꺼진 듯이 거대한 빛줄기가 하늘을 가른다. 밝아진 세상에 나타난 한 명의 여인. 금색 장발의 여인인 얜 샤를은 은빛 갑주를 입고 기다랗게 일렁이는 [궁니르]를 지니고 있었다.
‘오딘.’
여자판 오딘이라 불렸던 그녀다.
그녀의 손짓에 다시 세상이 밝아지며 수천 마리의 [악마]가 재로 변했고 수만의 몬스터 무리는 피를 토하며 쓰러진다.
그녀는 [신벌의 주인]이라는 이명으로도 불렸다.
‘이명은······ 그녀의 특수 능력이었군.’
문제는 [신벌의 주인]이나 [왕의 길]이나 ‘업적’으로 이뤄진 ‘격’이 없으면 개화할 수 없다는 것이었고 샤를은 그런 업적을 세울 능력이 너무나 부족했다.
‘이런 인재는 무조건 키워야 한다!’
그래야 클리어에 가까워지고 한성의 생존율까지 올라가지 않겠는가. 하지만 중요한 건, 그녀를 선(善)에 치우치도록 하면서 한성의 곁에 있게 하는 거다.
‘먼저 친해져야겠어.’
그러려면 이 매력 능력치부터 올려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아직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
“그럼 잠시 쉬었다 하겠습니다.”
마도사 이정현의 말에 후보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차를 마시기도 하고 화장실을 가기도 했다.
고등학교로 돌아온 기분이다.
“하, 17살부터 20살이었지.”
어렸을 때 재능과 능력을 확인받고 훈련을 거치며 올라온 이들은 보통 17살에 입학하고 재능이 늦게 발견되면 몇 년의 기초 교육 과정만으로 들어오기도 한다.
물론, 그러려면 압도적인 재능이거나 능력이어야겠지만.
그래도 20살이 넘어가면 영웅 아카데미에 들어올 순 없는 시스템이다.
한성은 슬쩍 일어나서 얜 샤를을 쫓았다. 자판기 앞에 서서 주머니를 뒤지다가 잔돈이 없는 건지 스마트 워치를 찾는다.
그런데 이게 웬일.
스마트 워치까지 충전을 하다 못 가져온 모양이었다.
‘이것도 [운]의 영향이 있는 건가.’
“하나 먹을래요?”
한성은 스마트 워치로 결제하며 말했다.
얜 샤를이 당황한 눈으로 한성을 바라보다 누군지 깨닫고 깜짝 놀란다.
“어? 어어! 한성? 이한성?”
“아, 날 알아요?”
“다, 당연하죠! 신입생 중에 이한성을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 봐요?”
드르르. 달칵.
그렇게 말하는 사이 한성의 음료가 나오고, 눈짓으로 하나 고르라는 표시를 했다.
“아, 아뇨. 괜찮······.”
얜 샤를은 괜찮다는 듯 팔을 젓다가 음료 하나를 눌러 버린다. 이미 결제 대기 상태이기 때문에 음료가 쑥 나온다.
“앗, 미안해요. 실수에요!”
“고맙다고요?”
“네? 아, 고마워요. 고맙습니다.”
얼굴이 빨갛게 올라온다. 원래 성격이 그런 건지, 설정상 17살이라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잘 당황하는 타입이었다.
“오며 가며 인사나 해요.”
“아,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첫인상은 이 정도면 됐다. 처음부터 너무 다가가도 오해를 살 게 뻔하니.
게다가 이 매력으론 무리다.
각 캐릭터는 플레이어에 대한 ‘호감도’라는 게 있고, 매력은 그 호감도에 큰 영향을 끼친다.
‘성격은 적힌 그대로. 천천히 친해지는 게 제일 좋고······ 자신의 재능에 열등감을 가지고 있기에, 그 부분을 잘 만져주면 된다.’
천천히 다가가자. 천천히.
곧 수업이 시작되었고 ‘마법 변환 공식’에 대한 기초 이론 설명이 시작되었다.
당연히 한성이 얻을 건 없었다.
한성은 조용히 마력을 끌어올렸다.
‘마력 지배가 있으니 컨트롤이 훨씬 쉬울 거야.’
한성의 손끝에서 뽑혀 나온 아주 얇은 마력의 실.
두 가닥이 나와 꼬이며 하나가 되고, 또 두 가닥을 뽑아내 하나를 만든다. 그렇게 만들어진 두 개의 가닥을 다시 합친다. 이런 식으로 수십, 수백 번 반복하면 아주 얇지만 어마어마하게 압축된 마력의 실이 만들어진다.
‘자꾸 풀어지려고 하고 잘 뭉쳐지지 않아.’
마력 능력치가 낮은 것도 이유고, 마력지배의 현 등급이 F급이라는 것도 큰 이유였다.
-마력 1이 상승하였습니다.
-마력 1이 상승하였습니다.
머리가 지끈거릴 때까지 뽑아내면 마력 능력치가 오른다.
다른 이들이 본다면 말도 안 된다면 절규할 훈련 방법이었지만, 한성은 52년이나 하던 짓이다.
그런데 사기적인 [마력지배]까지 가지고 있으니 안 될 리가 없었다.
‘능력 뽑아내려면 이걸론 턱도 없는데.’
히든 피스 중 하나.
이런 방식으로 수천, 수만 개의 실 가닥을 꼬고 또 꼬는 거다.
그 상태에서 마법진을 만들면 S급 [초고농도 마력]이라는 패시브 고유 능력을, 강기를 만들면 S급 [초고농도 강기]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문제는 그게 가능할 ‘마력량’과 ‘마력 컨트롤’이 되려면 천재가 몇 년은 숨만 쉬고 이 짓만 해야 한다는 거다.
‘나라면 1주에서 2주.’
끝
ⓒ [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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